한국에서 태어나서 (자칭 리얼 엠씨 부캐 죽이기)

한국에서 태어나서 (자칭 리얼 엠씨 부캐 죽이기)

$11.20
Description
블랙코미디 소설의 최전선에서 각종 실험적인 작품을 발표한 작가 류연웅. 문학장, 스포츠, 학교 등 사회적 문제가 산재한 모든 곳을 가리지 않고 무대로 삼았던 그가 이번에는 힙합 음악과 그 주변 세계를 무대로 한 소설을 써내려갔다.

『한국에서 태어나서(부제:자칭 리얼 엠씨 부캐 죽이기)』는 모종의 실수로 ‘힙합의 신’에 의해 24시간 안에 죽을 운명에 처한 ‘릴뚝배기’와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우승해 대스타가 되었지만 SNS에서의 말실수로 24시간 안에 뮤직비디오를 완성해야하는 ‘조헤드’, 두 래퍼의 이야기를 다룬다. 이 책은 아티스트가 놓인 위치에 따른 시선 변화와 아티스트가 발 딛고 있는 세계에 대해 입체적으로 숙고하게끔 만든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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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류연웅

인천에서태어나서콘텐츠메이커로살고있다.장편소설『근본없는월드클래스』,연작소설『못배운세계』를집필했다.한국예술종합학교음악극창작과에서음악극을만들고있다.다크와블랙을추구하는코미디작가.

목차

릴뚝배기의안멋진죽음上
조헤드의멋진하루上
릴뚝배기의안멋진죽음下
조헤드의멋진하루下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한국에서태어나서ㅈ같다.”vs“제가만약힙합을버리려고한다면…가차없이저를
뒤지게해주세요.”

내아마추어시절팬들아.정말미안.얼마없는너희챙기려고노력많이했다.너네들이내앨범은안구매해도,뮤직비디오에‘미국에서태어났으면전세기끌고다녔다’‘한국에서태어나서안타깝다…’같은댓글을달아주면나도일일이대답했다.감사합니다.큰힘이됩니다.하지만솔직히큰힘안됐다.어쩌란건가싶었다.다시태어날수도,굶어죽을수도없는노릇인데.나도먹고는살아야했다.
-41쪽에서

‘조헤드’는언더그라운드래퍼시절힙합오디션프로그램을디스하면서꿋꿋이자기의길을걷고자했다.그러나생활비가부족했던조헤드는힙합오디션프로에지원하고심지어우승까지해버린다.문제는언더시절팬들이그가메이저와타협다했고욕하고동료마저돌아섰다는것이다.조헤드자신도은연중언더그라운드시절자신의모습이진짜힙합다웠다고생각하는데….이모든게한국특유음악시장탓이라고생각하며“한국에서태어나서ㅈ같다.”는문장을비밀SNS계정에게시한다.한시간뒤,그는비밀계정이아니라공식계정에올렸다는걸깨닫는다.

연예기자들은조헤드를매국노인양취급한다.방송국의쇼케이스마저취소될운명이다.그때소속사아트디렉터가방송국PD앞에서이게모두‘노이즈마케팅’이었다며묘수를꺼낸다.‘한국의팬들에게감동의메시지를보내는반전’을주기위해깜짝이벤트를벌이는중이라고.물론전혀사실이아니다.그러나이렇게된이상어쩔수없다.조헤드는팬들에게보여줄특별한뮤직비디오‘한국에서태어나서’를단하루만에완성시켜야한다.

“릴뚝배기야.넌이제뒤졌다.”
“누구신데요?”
“나는너의신이다.”
“신이요?”
“네가기도했던내용을잊었느냐.”
제가만약힙합을버리려고한다면…가차없이저를뒤지게해주세요.
-11쪽에서
`
한편랩스타조헤드대신언더그라운드래퍼‘릴뚝배기’가존재하는평행우주.열심히작업해1집‘나는벌레’를발표했지만올라오는댓글이라곤“얘는미국에서태어났어야했다.”“한국에서태어나서댓글이하나도없네.”같은소리뿐이다.미국래퍼들처럼‘진짜힙합’을해서한국사람들이못알아준다는소리겠지만,릴뚝배기는마음이좋지않다.지금죽어버리고다시미국에서태어날수도없는데어쩌란건지싶다.그렇게힙합을그만둬야겠다고생각하는순간,신이그의앞에나타나이제죽을시간이라고말한다.그이유는열일곱살,자신이힙합을버리려한다면가차없이죽여달라고기도했기때문이다.

신은마지막하루를살아갈시간을주겠다는조건을내건다.릴뚝배기는자신의인생을되돌아보며마지막하루를어떻게장식해야할지,누구를만나어떤이야기를나눌지고민하게되는데….

한아티스트의성장과엔터테먼트산업에서행해지는아이러니,다종다양한아티스트와예술계에발을걸친이들의고군분투를다룬군상극.

소설은평행우주에서살아가는같지만다른두래퍼,조헤드와릴뚝배기가말한마디때문에처한부조리한상황으로시작된다.그로인해두사람은전에생각해보지못한세상의면면을들여다보게된다.조헤드의경우말한마디에의해그와얽혀있는회사전체인구가움직인다.이사,아트디렉터,회사연습생,연기자지망생,음악감독등이조헤드의뮤직비디오를찍기위해동원된다.릴뚝배기는말한마디실수에죽을운영에처하지만,지난인생을되새기며어머니,동료래퍼무알콜과버터맨,자신이줄곧랩하던낡은공연장사장,힙합꿈나무청소년등과만난다.조헤드와릴뚝배기는자신이단순히‘개인’으로존재하는아티스트로서가아닌.엔터테인먼트와미디어산업등에의해위치지어진구조적정체성을깨닫는다.그리고예술세계와발을걸친사람들이어떻게상호작용하고있는지성찰하게된다.

이소설은예술세계에존재하는인간군상의보고에만그치지않는다.조헤드가찍는뮤직비디오가사실은릴뚝배기가평행우주에서힙합의신에의해죽임을당하는이야기라는게밝혀지면서,릴뚝배기가처해있는부조리한상황이실은조헤드가과거언더그라운드래퍼였던시절을깨끗하게청산하는작업이었다는게드러난다.이소설의부제‘자칭리얼엠씨의부캐죽이기’는조헤드가릴뚝배기의정체성을상실해야하는,엔터테인먼트기획에의해과거의자신을죽여야만하는아이러니한상황을지시한다.

그렇다고이이야기가거대엔터테인먼트산업과개인아티스트의대결구도를그리는것은아니다.이소설은언더그라운드시절분노의가득차있던랩퍼릴뚝배기의모습을마냥긍정적으로,그렇다고마냥부정적으로그리지않는다.조헤드는릴뚝배기시절자신이어떤면에서리얼힙합스러웠다고생각하지만,동시에아마추어같았다고생각하며,힙합오디션에서승리를거두고생긴새로운자아가어떤걸얻었고어떤걸놓쳤는지고심해보게된다.이세계와단절하려는게아닌이세계에이미‘속해’있는아티스트의입체적인모습을그려내고있는것이다.

또한금수저출신이면서예술을하려했던무알콜이나,예전에는알아주는언더그라운드래퍼였으나이제는길거리에서전단지를나눠주며자신의앨범을겨우홍보하는버터맨등을묘사하며‘노력’이나‘천재성’으로쉽게포장되지만실은그렇지않는,하나의정의로만봉합되지않는예술세계의복잡성에대해토로한다.나아가소설은기회와성장,상실과우울이라는,삶전반을관통하는주제로나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