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마녀는 숲으로 갔다

그리고 마녀는 숲으로 갔다

$23.00
Description
끝나지 않는 여름을 살아가는 마녀들의 이야기
『그리고 마녀는 숲으로 갔다』
환경오염과 기후 변화로 위기를 맞은 세상 속에 살아가는 마녀들의 이야기를 담은 그래픽노블이다. 우리는 “많은 것이 소리 없이 무너지는” 여름을 보냈다. 폭염에 말라 바스러지고, 가차 없는 폭우에 녹아 문드러지고 휩쓸려 갔다. 이처럼 지독한 여름이 해를 거듭할수록 길어지고 있다. 사랑하는 존재들이 파괴되고 사라져가는 것을 안타까워하며, 좀처럼 괜찮아지지 않는 저릿한 마음으로 끝나지 않는 계절을 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이 거대한 파괴의 흐름 속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무력감과 죄책감이 마음을 병들게 하지만, 이 책은 말한다. 세상에는 산 것보다 살아남은 것이 더 많으니 우리는 서로를 돌봐야 한다고.

이것은 우리의 이야기이자 만신나루에 사는 마녀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자연이 병들어버린 세상에서 눈짓 한 번으로 파도를 잠재우고 손짓 한 번에 숲을 세웠다는 위용은 다 과거의 영광이 되었다. 지금 이들은 만신나루라는 마녀 보호구역에 유폐된 처지다. 마름병을 앓는 잎사귀처럼 온몸 곳곳이 까맣게 타들어가는 불치병을 앓으며 서서히 죽어가고 있다. 그래도 무심코 마트에서 손에 쥐었다가 싹이 나게 해버린 감자를 이것도 인연이라며 밭에 심고, 많은 비를 견디고 살아남은 무화과 열매로 잼설기를 만들어 나누며 살아간다. 마치 무력해지는 순간조차 일상을 유지하고 주변을 돌보며 살아가고자 하는 우리들처럼.

‘산’은 오 년 전 자취를 감춰버린 ‘초원’을 그리워한다. 그들은 이십 년 전 일어난 산불로 고아가 되었다. 당시 겨우 열다섯 살이었던 초원은 자기보다 한참 어린 산을 거둬 보살피고 길러냈다. 결코 사라지지 않을 흉터를 얻었지만 서로가 있기에 혼자는 아니라 위안하며 살아가던 어느 날, 초원이 자취를 감추었다. 만신나루에 개발 바람이 불던 시기였다. 초원이 사라진 후 개발 계획은 거짓말처럼 중단된다. 마치 그가 만신나루에 엄습한 모든 위기와 소란을 삼키고 가라앉아버린 것처럼. 다른 마녀들처럼 마름병을 앓는 산은 이제 자신에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예감한다. 때마침 기자 ‘송주’가 취재를 위해 만신나루에 내려온다. 산은 송주와 힘을 합쳐 초원의 행방을 찾아나서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한밤중 산을 부수고 나무를 뽑아내는 요란한 공사 소리와 함께 만신나루 개발이 재개된다.

먹과 푸른 색조, 섬세한 그림체로 서늘하고 서정적으로 그려낸 여름의 장면들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정서와 마음을 전하며, 좀처럼 가시지 않는 여운을 준다. 무화과가 익어가는 여름과 가을의 경계에 선 우리에게 이 만화를 추천한다.
저자

산호

일러스트레이터이자만화가.부산에서태어났다.영화스토리보드작가로일하던중하고싶은이야기가많아져만화를그리게되었다.장편그래픽노블『그리고마녀는숲으로갔다1』,그래픽노블『장례식케이크전문점연옥당』,단편만화『비와유영』을출간했으며,만화와일러스트레이션을통해그림속에이야기를담는작업을계속하고있다.
Instagram.sanhomaydraw

목차

1화.끝나지않은계절
2화.병든잎을돌보는일
3화.불씨
4화.당신이가르친것
5화.안녕하세요
6화.사라지고남은
7화.자세히봐요
8화.증명
9화.모든물은바다로간다
10화.안부
11화.동백
12화.생(生)
13화.숲으로
14화.무덤
15화.아이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에코페미니즘에기반한서사
서로를돌보는여성들의이야기
이책은자연에대한착취와여성에대한폭력은그방식등의측면에서결이같다는에코페미니즘의문제의식에공감하여기획되었다.에코페미니스트들은우리가자멸하지않는유일한방법은인간간의관계와비인간세계와의관계를강화하는것이라고역설한다.이책은자연과의유대를이어가고서로를돌보며살아가는마녀들을통해기후위기시대삶의가능성을보여주고자했다.또한“모두들이소모적인패러다임에서벗어나는것부터시작해야”한다고역설한다.
마녀라는개념은사회적지위가낮고취약하여도심과떨어진숲주변에거주하던여성들에서유래되었다고추정된다.중세에이르러사람을저주하거나독살하고가축을해친다는등의부정적인이미지가강화되었지만,이들은숲에자라는약초를찾아병을고치고아이를받거나,풍년및비가오기를기원하는제를지내기도했다.의사(치료사)이자약초사,산파와무속인을겸했던것이다.문명은그런그들을‘신비’‘비이성’‘원시종교’‘민속신앙’이라여기며탄압했다.
흔히들마녀라고하면검고긴옷을입고길고뾰족한모자를쓴채빗자루를타고보름달뜬밤하늘을나는장면을떠올린다.이책은그러한종래의이미지와는달리마녀를우리와같은평범한사람으로표현했으며,그생활또한일상적으로그렸다.다만거대한유기체로서순환하는자연에서힘을얻는다는설정을두었다.그것은살리고회복하는힘이다.마녀들은시들어가는초목을살릴수있고,동식물의소리를들을수있다.마녀들이죽은자리에는숲또는호수가생겨그자체로자연을이룬다.이책은에코페미니즘에대해제기되어온비판과우려역시진지하게고민하며견고한서사를쌓아개연성을부여하고살아숨쉬듯개성있고주체적인여성캐릭터들을그려냈다.특히무속신앙을기반으로만신과무당들이모여사는‘만신나루’라는공간을창조하여독창적인한국형마녀를탄생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