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아팠다 : 위인들의 질환은 세계를 어떻게 바꾸었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아팠다 : 위인들의 질환은 세계를 어떻게 바꾸었나

$17.00
Description
어떻게 하면 가장 나답게 앓고, 가장 나답게 죽을 수 있을까?
누군가가 앓는 ‘병’을 통해 그의 삶과 생의 철학을 성찰할 수 있을까?
이 책은 세계사를 수놓은 유명인들의 질환에 돋보기를 갖다 대고 ‘병(病)’을 통해 ‘생(生)과 노(老)’를 톺아본 독특한 탐색이 결과물이다. 즉 세계사의 위인 가운데 특정 질환을 앓은 사람을 골라 그들이 질환을 앓게 된 배경·경과·결과와 함께 그들이 겪었던 고통과 대응 방법을 소개한다. 위인전은 대부분 그들이 지닌 남다른 재능과 평범한 우리에게 보여준 끈질긴 노력과 위대한 성취를 들려준다. 그들이 앓은 질환과 감내했던 고통의 시간, 그리고 영원히 묻힌 죽음은 낡고 찢어진 역사의 뒤 페이지에 가려져 좀처럼 드러나지 않는다. 그런데 정말 신기하게도, 위인의 위대한 성취는 거의 대부분 그가 앓은 질환의 원인이거나 결과다.
인간이 스스로 건강의 주체로 살도록 이끌지 못하는 현대의학은 의미 없는 연명의료처럼 환자의 숨만 조금 더 오래 붙여줄 뿐이다. 고장 난 컴퓨터나 부서진 자동차를 고치듯, 지극히 환원주의적인 진단과 처방에 골몰하는 현대의학은 환자가 자신의 병을 성찰할 기회마저 빼앗아버린다. 약 몇 알과 주사 한 방으로 어떤 병이든 낫게 해줄 것 같은 병원은, 기도하는 척하고 헌금만 내면 어떤 죄라도 용서해줄 것 같은 교회와 뭐가 다른가? 죄가 죄인의 것이라면, 병은 환자의 것이다. 교회가 죄인을 진정한 회개로 인도하듯, 병원도 환자를 건강한 성찰로 이끌 수 있어야 한다. 죄인이 죄를 고백하듯, 환자도 질환에 승복할 수 있어야 한다.
이제 질문이 하나 남는다. 건강한 사람이라면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라고 묻는 것, 그리고 어떤 병이든 약을 먹어야 할 만큼 앓고 있는 사람이라면 “나는 어떻게 살아왔던 걸까, 앞으로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라고 성찰하며 묻는 것 말이다. 이 책은 독자들이 던질 법한 이런 질문에 하나의 통찰을 제공할 것이다. 이 책의 각 챕터에 등장하는 유명 인물들은 최근 사망한 순서대로 소개했다. 1장(울었다)에서는 질병 때문에 억울하게 죽었다는 느낌이 강한 사람들을, 2장(이겼다)에서는 질병을 극복하거나 질병에도 성과를 낸 사람들을, 3장(떠났다)에서는 죽는 모습이나 죽음에 대한 태도가 특별했던 사람들을 다뤘다. 유명인의 업적이나 특징을 가장 명확하게 드러내주는 각각의 제목을 음미하는 맛은 이 책이 제공하는 색다른 즐거움이다. 에피소드마다 위인들이 앓은 질환을 원고지 2매 분량으로 정리하여 실었으므로 흥미로운 이야기와 함께 의학(의약) 정보도 얻을 수 있다. 병을 앓고 있는 사람, 병에 걸리고 싶지 않은 사람, 생로병사라는 생명체의 숙명 앞에서 인생의 의미를 찾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저자

이찬휘,허두영,강지희

1999년‘보톡스’라는브랜드를확산한공로로미국제약회사앨러간에서감사장을받았다.주사로주름살을펼수있는약품‘보트리늄톡신’을설명하기어려워용감무식하게‘보톡스시술’이라보도한게결과적으로‘세계적인브랜드’를탄생하게만들었다는것이다.연세대천문기상학과를졸업하고,공군기상장교로비행장에서전투기상예보를한뒤KBS기상전문기자로새벽4시부터밤10시까지하루에8번씩생방송으로일기예보를했다.SBS로옮겨기상은물론과학과의학전문기자로일했다.퇴직한뒤,지금도백발을휘날리며의학관련교육을하거나영상을제작하고있다.초대한국과학기자협회회장을지냈다.

목차

저자의말
1장그래서차라투스트라는이렇게울었다
얼굴이하얘질수록가슴이문드러진마이클잭슨/두려움을이기려바람을따라간장국영/식탁의인형처럼,먹지못한다이애나스펜서/블랙잭처럼의술을베풀고싶었던데즈카오사무/‘내가아닌모습으로사랑받은’마릴린먼로/난소암때문에노벨상에초대받지못한로절린드/거식증으로‘황소’와함께점점말라간이중섭/신데렐라에서‘잠자는미녀’로변한에바페론/관습의‘탯줄’을끊어영양실조에걸린나혜석/안네프랑크가일기로남길수없었던발진티푸스/정말똥구멍이찢어지도록가난했던김유정/신을창조한러브크래프트를쓰러뜨린소장암/폐결핵으로‘박제가되어버린천재’이상/피터팬처럼네버랜드에서날아다닌제임스배리/빨간스카프와함께나비처럼사라진이사도라덩컨/관절염때문에건축에서뼈를드러낸가우디/단맛짙은사과를그리다가당뇨에걸린폴세잔/행동하는에밀졸라가가스중독으로죽은이유/난쟁이로트레크가쏘아올린슬픈왜소증/중이염으로‘불행한왕자’오스카와일드/뇌졸중을앓고도광견병을정복한루이파스퇴르/콜레라의저주를풀지못한차이콥스키/물감을빨면서해바라기를그린빈센트반고흐/아내무덤에가서야환상에서깬베를리오즈/수학을너무잘해도박에중독된에이다러브레이스/커피를들이부어소설을‘달여낸’오노레드발자크/쇼팽이평생소심하게피아노에매달렸던이유/‘매화꽃’에시달려겨울나그네처럼떠난슈베르트/조선후기사회의고름을짜내는데실패한정조/진혼곡을작곡하다과로사한볼프강모차르트/아버지의학대로옷을두려워한사도세자/돌팔이에게백내장수술받고눈을감은바흐/요절한천재블레즈파스칼의괴상한죽음

2장그래서차라투스트라는이렇게이겼다
점령군당뇨와협상하는법을알려준김성원/루게릭병의블랙홀에서탈출한스티븐호킹/파킨슨병의잔펀치에무너진무하마드알리/게임이론으로조현병을물리친존내시/낙엽을쓸며치매조차잊어버린로널드레이건/결핵도심장마비도쓰러뜨리지못한마더테레사/‘지식인을위한변명’으로숨가빴던사르트르/애거사크리스티의실종사건을추리하는법/끔찍한충수염을‘맨발’로돌파한아베베비킬라/참호에서‘골룸’을만나참호열에걸린존톨킨/사흘만이라도세상을보기원했던헬렌켈러/사과떨구듯천식을떨어뜨린체게바라/항복을죽기보다싫어한마마보이,더글라스맥아더/잿빛에서‘장밋빛인생’을노래한에디트피아프/잡초에서유채꽃으로당당하게인정받은우장춘/죽음의천사와싸우다절규한에드바르뭉크/열등감을불태워‘구루병’에서바로선알프레트아들러/인형으로세상을보는눈을뜬앤설리번/재생불량성빈혈로라듐을졸여낸마리퀴리/머릿속이‘뒤죽박죽엉망’이었던토머스에디슨/백내장을앓고마음으로보는법을배운모네/류마티스는지나가지만르누아르는남는다/뇌종양을앓으면서‘아모르파티’를외친니체/책임을너무많이져어깨가망가진클라라슈만/공황장애에서적자생존하는법을터득한찰스다윈/뇌전증으로영혼의재료를얻은도스토옙스키/아기넷을잃고‘프랑켄슈타인’을낳은메리셸리/귀경화증으로‘침묵의소리’를듣게된베토벤/투렛증후군에도영어사전을완성한새뮤얼존슨/진폐증은렌즈깎는스피노자의명료한직업병/두눈을잃은덕에목숨과명예를얻은존밀턴/빛을훔친벌로조울증을앓은렘브란트반레인/흑사병의비극을희곡으로바꿔낸윌리엄셰익스피어

3장그래서차라투스트라는이렇게떠났다
나무에서생태계의‘난소’를찾은왕가리마타이/‘Hungry’와‘Foolish’로고집부린스티브잡스/자신의장례식에도지각한엘리자베스테일러/AIDS의방아쇠를당기고죽은프레디머큐리/지루해서두번죽는짓은못하겠다는파인만/유방암에맞서‘달콤한인생’즐긴잉그리드버그만/저승도대서양처럼직접날아간찰스린드버그/스테로이드의‘만번발차기’에쓰러진이소룡/아랍의분쟁처럼자꾸재발한나세르의대사증후군/‘세상을파괴하는죽음의신’이된로버트오펜하이머/아인슈타인이모차르트를듣지못하게만든동맥류/전립선암으로죽음의‘기쁨’을받아들인비트겐슈타인/죽음마저‘창조적파괴’로받아들인슘페터/엄청난돈을들여‘변비탈출’을시도한간디/‘병균’을‘박멸’하려고홀로코스트를저지른히틀러/누가버지니아울프의조울증을두려워하랴?/구강암앞에서당당하게시가를즐긴프로이트/간경변으로‘사자의시간’을멈춘무스타파아타튀르크/유방암도두손든루살로메의가짜가슴/청나라의‘폐병’을고발하고폐결핵으로죽은루쉰/‘모가지가길어서슬픈’여인을그린모딜리아니/‘목신의오후’에클로드드뷔시가앓은대장암/신문왕으로등극하면서장님이된조지프퓰리처/대체의학으로본인은살아남은마크트웨인/술에취해코를고는브람스를좋아하세요?/니트로글리세린으로돈을벌고건강은잃은노벨/‘발바닥에서정수리까지’부스럼에시달린마르크스/침대에서떨어진‘미운오리새끼’한스안데르센/‘악의꽃’을가꾸다가실어증에걸린샤를보들레르/군대는물론본인을먹이는데도실패한나폴레옹/성가신질염에도우아한품격을지킨마담퐁파두르/술을산초판자처럼데리고다닌세르반테스/육식을고집하면서운동을게을리한세종

출판사 서평

‘병(病)’은왜피할수있는고통이라고말할까?
생로병사(生老病死)는불교에서말하는인간의네가지고통이다.그중‘병’은피할수있는고통으로지목된다.덕분에우리는병을통해인간의삶과철학에대한깊은성찰을끌어올릴수있다.현대의학의힘으로도어쩌지못하는종점‘사(死)’에이르기까지인간은누구나‘노(老)’와‘병(病)’이라는삶의계단을차례로밟아나간다.그러나우리사회는언제부턴가젊음을추앙하느라‘노’를혐오하게되었으며,‘병’을죄악시하게되었다.그런데정말‘노’와‘병’은우리가‘무찔러야할’그어떤것,원하지않고겪고싶지않은그어떤것일까?그렇다면역으로생로병사중‘피할수있는’고통인병을통해인간의삶을어떻게즐길수있을지성찰해볼수있지않을까?하지만안타깝게도현대사회에서는병에대한불안이과도하게확대되면서온갖담론이판을치고병에대한진정한이해와성찰이무시되고있다.

어디가아픈지알면어떤사람인지알수있다
병을알기위해서는그사람의전체적인삶을이해해야한다.나아가현대의학의한계를극복하기위해서는철학적접근도필요하다.인간의삶과병에대한철학적접근을통해우리가병을경험하는과정에서얻을수있는깊은성찰과통찰이가능해지기때문이다.즉인간은병을통해자신의삶을깊이이해하고,그과정에서의고통을통해더강한존재가될수있다는뜻이다.저자는서문에서이렇게말한다.“건강에관심이부쩍늘어난건좋은일이다.자신이나가족이앓거나앓을것같은병을알아두는건정말바람직한일이다.하지만병에만집중하다보니병이너무커져버렸다.늘어난건건강에대한관심이아니라병에대한불안이다.병을줄이려다외려더커지는건아닐까?(중략)병을알려면사람부터봐야한다.그사람의생로사를모르는채,어찌병만알수있을까?”

내앓는병을통해나를성찰하기
요즘우리에게허락된병원의‘3분진료’는그야말로병만볼수밖에없는구조다.의사가어찌3분만에환자의삶(생로사)을파악할수있으랴만,이를탓하기전에나스스로나의병을성찰하는게옳다.“왜이병에걸
렸을까?”“이아픔은어디서오는걸까?”“어떻게피할수있을까?”“어떻게하면이아픔을두번다시겪지않을수있을까?”하면서말이다.우리모두내가앓는병과내가먹는약으로,나의생로병사를성찰해야한다.그러고나면자연스레다른사람의아픔을이해하고공감하게된다.그들의생로병사를들으면서내고통의해결방법도찾게된다.또한놀랍게도‘병’은‘사’를성찰하게해준다.즉‘어떻게죽을것인가?’(Howtodie)를진지하게고민하게해준다.죄가죄인의것이라면,병은환자의것이다.교회가죄인을진정한회개로인도하듯,병원도환자를건강한성찰로이끌수있어야하지않을까.

책속에서

그의탁자위에는사과와함께설탕그릇이자주등장한다.사과는시간이지날수록당도가높아진다.가지에달렸든,가지에서떨어졌든말이다.그사과의단맛을얼마나오랫동안눈으로깨물고,코로맡았을까?쭈글쭈글말라비틀어질때까지사과를관찰하고그리던화가의몸도덩달아당도가높아졌다.화가는1890년당뇨로진단받고,풍경이정물화처럼고요한시골로숨어들었다.어쩌면,4년전에아버지가남긴풍족한유산이당뇨에독이됐을까?당뇨로쇠약해지는몸이사과처럼쪼그라드는것처럼느꼈을것이다.서서히짙어지는죽음의‘단맛’을직감한세잔은해골을그리기시작했다.썩어가는사과옆에‘당도’가짙은해골이등장했다가,사과가사라지고해골이피라미드처럼쌓였다.사과의공간을해골이대체하는걸까?“맹세코,나는그리다가죽을것이다”(Ihavesworntodiepainting).1906년10월,쇠약한몸을끌고밖으로나가그림을그리다가,갑자기불어닥친비바람에갇혔다.그림도구를챙겨서둘러돌아오다가폭우속에쓰러졌다.마침지나던우편마차에실려돌아온세잔은저체온증으로기관지염이폐렴으로악화됐다.왜그랬을까?이틀뒤또그림을그리러나섰다가다시쓰러졌다.화가는사라지고사과만남았다.향년67세._단맛짙은사과를그리다가당뇨에걸린폴세잔

어릴때익힌,옷에대한분별은결국정신병으로나타났다.세자는새옷을싫어하다못해두려워했다.옷한벌입히기위해열벌넘게지어올렸다.새옷을귀신이라여겨,이탓저탓하며몇번을입어보고맘에들지않으면태워버렸다.간신히한벌을입으면다해질때까지입었다.옷입기를어려워하는의대증(衣帶症)이다.의관을갖추면아버지를만나야한다는불안에서비롯된강박장애다.옷을입을때마다맘에들지않는다고시중드는나인들을매질하거나불로지졌다.다들꺼려하는옷입기를도와주러세자빈혜경궁홍씨까지나섰지만,바둑판을던져얼굴이퉁퉁붓도록만들었다.내관을죽인뒤그머리를들고다니는가하면,하루에여섯명을죽이기도했다.아끼던후궁경빈박씨마저때려죽이고박씨와낳은아들은전군까지연못에던졌다.세자를싫어하던노론이가만히있을리없다.1762년7월세자가반란을모의한다는노론의귀띔에,세자를꿇리고곤룡포를벗긴영조는아들의옷을보고격노했다.부모가죽으면입는상복을아들이왜걸치고있냐는것이다.세살때배운대로,세자는사치스럽지않은무명옷을좋아했다.정성왕후와인원왕후의잇단3년상이끝나도아예무명옷을속옷처럼입고다니던때였다.무명옷은그대로세자의상복이되어버렸다._아버지의학대로옷을두려워한사도세자

그리스올림피아에서불붙은성화를세계각국을두루돌며옮기다가,개막식에서성화대에불을붙이는순간은올림픽에서가장극적인장면이다.1996년미국애틀랜타주경기장에서성화를받은마지막주자가성화대에붙인불이기세좋게화르르타오른모습은올림픽역사상가장멋진장면가운데하나로꼽힌다.가장평범한방식으로가장큰감동을선사했기때문이다.마지막주자는서있는것도힘겨워보였다.성화를전달받고제자리걸음하다시피몸을반쯤돌려가까스로성화를지폈다.움직임이굼뜬데다어색하게늘어뜨린왼팔을덜덜떨었다.몸통은물론다리와얼굴까지후들거렸다.하지만성화봉을쥔오른손은거의흔들리지않았다.성화가타오르는순간,8만관객의환호와함께베토벤의합창교향곡이웅장하게울려퍼졌다.‘나비처럼날아벌처럼쏜다’던무하마드알리가50대중반의나이에몸을제대로가누지못하는모습은충격으로다가왔다._파킨슨병의잔펀치에무너진무하마드알리

척추측만재활에너무몰두해서그럴까?맥아더는갈수록꼿꼿해졌다.국방예산을놓고루즈벨트대통령과언쟁을벌이고,한국전쟁작전에서트루만대통령에반발하기도했다.차림도꼿꼿했다.짙은선글라스에근엄하고절제된군복이다.술과담배도별로즐기지않았다.옥수숫대로만든콘콥(CornCob)담뱃대를즐겨물었지만,흡연은그리많이하지않은것으로보인다.꼿꼿하고도도한태도는의료진마저긴장하게만들었다.담석증으로병원에입원할때,의료진은환자에게서제대로혈압을재거나피를뽑을수있을까걱정했을정도다.역시환자는꼿꼿했다.황달의그심한가려움에도몸에긁은자국이거의없었다.쓸개를제거하는수술도계속반대했다.평생건강했던맥아더에게수술은‘항복’을의미했기때문일까?미루고미루다받은수술에서큰콩알만한담석이여럿나왔다.꼿꼿함의대가였을까?수술이성공적인가싶더니,얼마지나자식도에서계속피가새어나왔다.심각한증상이온몸으로확산되면서24일동안수술을2번더받았지만,1964년4월그유명한연설처럼‘노병은사라졌다’(Justfadeaway).향년84세.사인은급성신부전과간부전._항복을죽기보다싫어한마마보이,더글라스맥아더

‘모델하우스’같은집에서니체를돌본누이는열렬한히틀러지지자였다.오빠의글을짜깁기해서파시스트의입맛에맞춰출간한것이다.나치를싫어하던전문가들은정치적인이유로음습한매독의딱지를붙여버렸다.하지만,니체는일찌감치차라투스트라를통해이렇게말했다.‘그대의몸은그대의철학보다더많은지혜를품고있다’(신체를경멸하는자들에대하여).나쁜시력은두통을낳고,두통은뇌종양으로이어졌다.니체는시력은
안경으로보완하고,두통은산책으로돌파하고,뇌종양은사유로넘어섰다.글을읽거나쓸수있는시간은짧지만,사유할시간이풍부했기에,그의문체는구체적인묘사나설명보다추상적인비유와상징으로가득하다.그래서차라투스트라가내뱉는명제나잠언같은짧은아포리즘(aphorism)은어렵다.그날,차라투스트라는마부의채찍질에도꼼짝하지않고꿋꿋하게우뚝선말을보았다.잔혹한채찍에복종하지않고고통을견디는말을보며,‘두통의망치’에두들겨맞고괴로워하는자신이부끄러웠을지도모른다.그말은왜그랬을까?자신의운명을사랑했을까?인간이위대해지려면,지금이순간있는그대로의자신과자신의삶을사랑할수있어야한다.차라투스트라는이렇게외쳤다.‘아모르파티’(AmorFati.운명을사랑하라)._뇌종양을앓으면서‘아모르파티’를외친니체


여느천재와달리오펜하이머는오래앉아집중하는‘엉덩이힘’이부족했다.불안하고우울한성격탓이다.오히려흡연이숨을쉬는것처럼편안하게느껴졌을까?일찌감치10대에흡연에빠져들어30대에결핵에걸렸다.대학에서강의를하면서도줄담배를피워댔다.말도빨리하고연기도쉽게내뱉았다.꽁초까지타도록들고있다가비벼끄면서재빨리다른한개피에불을붙였다.이렇게피워댄담배가하루에5갑이다.1945년8월,일본히로시마와나카사키에서원자폭탄이폭발하면서무려12만명이죽었다.불안하고우울할때그리스나라틴어는물론심지어산스크리트어로된고전까지탐독하던그였다.사상최악의참사를전해들은오펜하이머에게힌두경전의두려운저주가떠올랐다.“이제나는세상을파괴하는죽음의신이된다”(NowIambecomeDeath,thedestroyerofworlds).엄청난살상을확인하고못내견딜수없던그는“내손에피가묻었다”라며해리트루먼대통령에게죄책감을호소했다._‘세상을파괴하는죽음의신’이된로버트오펜하이머

최고의지성인들이왜그녀에게빠져헤어나지못했을까?루는강렬한눈매와줏대가강한코와두툼한입술로얼굴이분명한반면,목이길고허리가가늘어몸은전체적으로가냘퍼보였다.니체가비겁하게‘꼬집은’볼품없는가슴도약점이다.‘팜파탈’하면떠오르는이미지가전혀아니다.남성지성인들은그녀가뿜는이지적인매력에황홀한‘지적오르가슴’을경험했을것이다.안타깝게도루는남자를사랑하는방법을몰랐다.짝사랑에치인지성
인들은바위처럼끄덕하지않는그녀에게부딪혀달걀처럼깨졌다.정신적으로심각한타격을입거나,칼부림이나자살같은극단적인몸부림을보이기도했다.(…)짝사랑의저주가말년에쏟아진걸까?허리통증에이어당뇨와심장질환과유방암같은온갖질환들이몰려와달달볶아댔지만,지성의‘뮤즈’는바위처럼흔들리지않았다.오랜병고때문일까,나치의박해때문일까,아니면삶에대한최종결론일까?요독증을앓다1937년편안하게눈을감은루의유언은간명했다.“최선은결국죽음이군”(Thebestisdeath,afterall).향년76세.그런그녀에게유방암은아무것도아니었다.루는일흔네살에한쪽유방을도려내는수술을받고도태연했다.“니체가옳았어.지금이렇게가짜가슴을달고있잖아.”_유방암도두손든루살로메의가짜가슴

‘프롤레타리아의질병!’마르크스는자신이앓는병이자본주의가자신에게내린천형이라여겼다.런던의열악한환경이나더러운다락방의석탄아궁이는그럴수있지만,술과담배는자신이절대양보하지않는기호품이었다.‘자본론’을탈고하면서,허옇게부푼수염사이로누렇게찌든이를드러내며말했다.“‘자본론’으로는이걸쓰느라피워댄시가값도안나올걸세.”부스럼은가엾은마르크스를가장괴롭힌질환이다.그가보낸편지곳곳에부스럼때문에겪은고통이구구절절드러난다.마흔중반들어발에나기시작한부스럼이등으로옮아갔다가뺨으로,다시등으로되돌아왔다.‘두더지잡기’처럼짜증나게힘들었을까?결국부스럼은겨드랑이,허벅지,사타구니,항문주위로번져그의온몸을지배했다.‘공산당선언’에서배회하는‘유령’처럼!‘주먹크기’로부푼부스럼에좌절한마르크스는스스로면도칼을들고부스럼을찌르거나도려내기도했다.엉덩이가아파앉지도못하고,서서집필을이어갔다.얼마나고통스러웠을까?그는발바닥에서정수리까지온통부스럼으로시련을겪은구약성서의의인욥을떠올렸다.‘나는욥만큼고통을받고있다네.단지하느님을두려워하지않을뿐’.마르크스가앓은부스럼은‘화농성땀샘염’(한선염)일가능성이높다._‘발바닥에서정수리까지’부스럼에시달린마르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