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디 평전 : 문명에 파업한 비폭력 투쟁가 - PEACE by PEACE

간디 평전 : 문명에 파업한 비폭력 투쟁가 - PEACE by PEACE

$20.72
Description
인도의 사상가이자 행동가
모한다스 카람찬드 간디(Mohandas Karamchand Gandhi),
그의 사상과 지성의 역사, 사회사를 집대성한 비판적 평전
역사는 변화한다. 정신도, 지성도, 사상도, 사회도, 문화도, 문명도 마찬가지다. 그리하여 이 책은 간디에 대해서도 ‘불변의 위대한 인물’이라는 종래의 관점으로 바라보기를 거부한다. 우리가 흔히 간디를 말할 때 사용하는 ‘마하트마(Mahatma)’라는 호칭은 그의 이름의 일부가 아니라 ‘성자’라는 뜻의 존칭이다. 간디의 평전을 쓴 요게시 차다(Yogesh Chadha, 1934~)는 그 호칭이 도리어 그의 진정한 인격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이 책은 간디를 성자가 아닌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조명한다. 그것은 그의 약점이나 문제점도 인정한다는 뜻이다. 이 책은 간디의 지성사이자 사상사, 사회사로서 쓰였다. 간디의 사상이 사회 변화에 대응하여 변하여 온 과정을 살피며 그의 역사를 여러 측면에서 조명하되, 그것 또한 변화할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한다.
우리가 사상가 간디에게 배울 점은 무엇보다도 이의 제기와 비판 정신에 있다. 간디는 평생을 그렇게 살았으며, 특히 자신에 대한 무조건적인 숭배를 극도로 경계했다. 그러므로 우리는 간디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해야 한다. 그에 대한 종래의 비판과 비교적 최근에 제기된 비판까지 다각도로 검토하고 공정하게 판단하고자 하는 것이 이 책의 관점이다. 특히 최근 아룬다티 로이(Arundhati Roy, 1935~)와 인도 공산당 등이 제기한 비판에 대해 집중적으로 검토했다. 그러므로 이 책은 ‘비판적 간디 평전’이다.
간디는 비폭력을 주장했지만 비겁한 자들의 비폭력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그는 공장이나 회사에서의 노동 파업을 주도했을 뿐 아니라, 영국의 세계 지배라는 거대한 ‘역사적 과업’과 나아가 ‘근대 서양 문명’이라는 것 자체를 파업하자고 외쳤다. 그 파업의 수단은 ‘사티아그라하’였다. 그가 파업을 주장한 이유는 그때 그 사람이 진정으로 두려움이 없어져 남들은 불가능할 정도의 자유를 누리는 까닭이다. 마음에서 공포가 제거되면 타인의 노예가 되는 것에 절대로 동의하지 않기 때문이다. 즉 파업은 우리를 자유롭게 하고 독립인임을 느끼게 한다. 그래서 국가나 정부는 물론, 사회나 가족에 대해서도 대항할 수 있게 한다. 그처럼 자유로운 개인이야말로 국가에 의존하지 않고 자신의 사회를 창조하는 ‘자치’를 할 수 있다. 간디는 자유로운 사람들이 자치하는 새로운 사회를 꿈꾸었다.
저자

박홍규

저자:박홍규

세계에대한폭넓은이해를바탕으로글을쓰는저술가이자노동법을전공한진보적인법학자.걷거나자전거를타고시골에서농사지으며자유·자연·자치의삶을실천하고있다.오사카시립대학에서법학박사학위를받았고오사카대학등에서강의하고하버드로스쿨,노팅엄대학,프랑크푸르트대학등에서연구했다.1997년『법은무죄인가』로백상출판문화상을수상했고,2015년『독서독인』으로한국출판평론상을수상했다.비판적태도의저술을이어왔으며,다수의책을집필하거나우리말로옮겼다.2007년에간디의『자서전:나의진실추구이야기』를번역한뒤『남아프리카에서의사티아그라하』와『인도의자치』를번역하였다.이는각각『간디,비폭력저항운동:남아프리카에서의사티아그라하』(2016),『간디가말하는자치의정신』(2017)이라는제목으로출판되었다.『영혼의지도자간디에게배우는리더의철학』(2012)과『함석헌과간디』(2015)를썼고,루이스피셔의간디평전『간디의삶과메시지』를우리말로옮겼다.번역한『자서전』과집필한『영혼의지도자간디에게배우는리더의철학』은대한민국의책중유일하게인도의국립간디박물관에소장되어있다.

목차


머리말
일러두기

1부간디안내
1.나는왜이책을쓰는가?|2.간디를알기위한인도소개|3.간디부교재

2부식민지인도에서자라다(1869~1888)
1.세포이항쟁|2.포르반다르의유아시절|3.라지코트의학창시절

3부제국에서배우다(1888~1891)
1.런던유학시절|2.‘채식주의자’간디|3.‘종교인’간디

4부남아프리카에서서다(1891~1901)
1.남아프리카로가다|2.‘인도인’간디|3.‘사회운동가’간디|4.‘군인’간디|5.‘언론인’간디|6.‘사회인’간디

5부‘사티아그라하’로싸우다(1906~1915)
1.‘민족주의자’간디|2.‘톨스토이주의자’간디|3.‘사상가’간디|4.‘농민’간디|5.‘승리자’간디

6부인도에서싸우다(1915~1928)
1.인도로돌아오다|2.‘수도인’간디|3.사티아그라하의시작|4.시행착오|5.물레|6.『바가바드기타』|7.세계의간디

7부완전독립을향해(1928~1939)
1.‘순례자’간디|2.‘고독자’간디|3.카스트문제|4.세바그램아슈람

8부인도,독립하다(1939~1948)
1.전쟁|2.인도의분열|3.마지막단식|4.인도가간디를죽였다

꼬리말:지금우리에게간디는?_509
간디연보_525

출판사 서평

간디를중심으로한거대한정신사
총8부에걸쳐조명하는간디의생애

흔히간디는인도의독립을성취한민족주의자리더라여겨진다.이제까지우리나라에소개된간디상도여기서크게벗어나지않는다.그러나이책은간디의영웅적리더십이인도독립의가장큰요인이었다고보지는않는다.간디외에도여타많은독립투사와인도인전체의노력이있었으며,무엇보다제2차세계대전이후식민지민족독립을중심으로한세계정세변화에힘입은바가크기때문이다.이책은독립운동가로서간디삶의측면보다는비폭력불복종운동가또는인권투쟁가로서의보편적이고실천적인측면을더욱강조한다.나아가그의인권투쟁은정치적독립이나자유만이아니라사회·경제적평등과새로운삶의형태를추구한점에서어떤인권투쟁보다도폭넓고깊이가있음을조명하는것도이책의특징이다.

이책은모두8부로구성된다.1부에서는간디의생애와인도에대한배경지식등전체를이해하기위한기본사실을안내한다.평전이본격적으로시작하는2부에서는어린시절을,3부에서는영국유학시절을다룬다.유학생활은삼년도채안되지만,간디가자신의사상을형성하는데기본이된경험과지식을쌓은시기다.이시기를하나의부로상세히다룬다는점이이평전의특색이다.4부와5부에서다루는남아프리카시절과그뒤로도간디는오랫동안동서양의다양한사상을섭취하고종합하여자신만의독특한사상을만들었다.그리고그에근거하여실천하려는치열한노력끝에인도역사상최초로대중을민족독립운동,나아가아나키즘적인민중운동으로이끌수있었음을6부부터8부까지에걸쳐볼수있다.대부분의분량을간디가인도에서펼친독립운동을설명하는데할애하는여타평전들과달리,그의생애전반을비교적균형잡힌비중으로다룬다는것이이책의특색이다.간디가독립운동이전에남아프리카에서했던사티아그라하운동을중시한점또한그러하다.

간디를비판한암베드카르나타고르,네루등에대해서도그까닭을알수있을정도로상세히설명했다.또한톨스토이,라이찬드라.비베카난다등간디의생애와사상형성에지대한영향을미친사람들에대해상술한다.

간디의핵심사상사티아그라하
사티아그라하는파업이다

우리나라에는간디에대해정확히다룬책이적다.특히그의핵심사상이자평생영국에저항하는독립투쟁의목적·방법으로써사용한사티아그라하의의미가잘알려지지않았다.그것은‘진리파지운동’이나‘진리실험운동’등의어려운말로번역되었지만,한마디로반체제,파업이다.이책은간디의‘파업인생’이야기다.빈부귀천과남녀노소를막론하고인도의모든이가한번듣고바로실행할수있었을만큼단순한일이우리나라에와서는왜이토록어렵게표현된것일까?간디의사티아그라하는대단히신비롭고복잡해보통사람은이해하기도어려운철학적·종교적운동처럼알려졌으나실상은아주단순하다.거짓·불공정·부정의·불평등·억압·착취·비겁·침략·폭력·욕망등에서벗어나공정·정의·평등·자유·배려·용기·비폭력·절제등진실을추구하는것이다.간디의사티아그라하가어렵게느껴지는것은,이기기위해서온갖수단과방법을불사해야한다는일반적인통념에어긋나기때문이지그자체가난해해서는아니다.간디는평생시행착오를거듭하면서도실패를두려워하지않고‘참’,즉진실을추구하며살았다.그것이우리가그에게서본받아야할가장소중한점이다.

간디의사티아그라하,즉파업의대상에는종교·학문·사상·제도등과심지어육식이라는식사양식까지서양의모든것이포함되었다.간디는모든것에대한반체제자였다.그는잘못된제국과문명에의해타락한인도의전통도파괴하고새롭게거듭나야한다고주장했다.인도의독립을주장하면서도지배자가영국인에서인도인으로바뀔뿐인독립은무의미하다고말했다.인도의독립은영국문명으로부터의독립이어야했다.간디는더불어살고자하는의지를가진자유롭고평등한개인들이스스로만들고운영하는작은마을사회아슈람을이상적인삶의기본단위로삼았다.그리고독립된인도가하나의강대국이아니라수만개의작은마을사회로이루어진연방이기를바랐다.이는인도에서는물론이고어떤제3세계지도자들에게서도볼수없는발상이다.

여전히우리나라에서파업은어려운일이다.법적으로도많은제약이따르며,엄청난민·형사책임을지게된다.노동조합에대한사회분위기도적대적이다.간디는영국이지배하는식민지인도에서평생‘파업질’을한‘파업꾼’이었으나,그가그로인해오늘날한국에서벌어지고있는것과같은일들을당하지는않았다.책에는진리를추구하는행위로서의파업이어째서‘나쁜짓’‘반사회적인일’로여겨지게되었는가에대한저자의진지한회의와고민이담겨있다.

철저히자기성찰하고치열히투쟁한인간간디
그래서우리는지금간디를읽는다

‘불변의성자’라는관점에서벗어나바라보는간디는‘비폭력시민저항’‘청빈’‘자기성찰’등을보여준사상가이자행동가다.간디를적대하였던윈스턴처칠은그를‘약한지도자’라평하였으나,아인슈타인은그의죽음을애도하며“앞으로인류앞에그와같은사람이다시나타나기는힘들것”이라말했다.이책은우리가사는현대에미루어보았을때간디는가장훌륭한인간이었다평한다.그러나간디가작금에우리가처한모든문제를해결할수있는만병통치약은아니다.그에게도비판할지점이있다.특히만년에어린손녀와나체로동침하였다는것과카스트제도를인정한점등이그러하다.그러나그러한일면들만으로그의생애를단정지을수는없다.간디또한실수가잦았으며약점과모순이많았으나,언제나그것을솔직하게드러냈고,고치려고노력했다.그런점에서그는철저히자기성찰하는인간이었다.언제나자신을정직하게,진지하게,치열하게들여다보고반성했다.이책을읽고나면단순히평화에대한지향으로서의비폭력이아니라,어떠한숭고한투쟁의수단,인간진보를위한계몽의수단으로서의비폭력의의의를발견하게된다.

간디일생의절정은최고의출세나축재따위가아니라가장치열한싸움이었다.그의삶자체가비판자들과의투쟁이었다.가장큰싸움은대영제국을상대로한것이었으나,그는공산주의자뿐아니라민족주의자와국가주의자,심지어힌두교와이슬람교의지도자들과도싸웠다.그런싸움들속에서갖가지비판과혐오가생겨났고,결국간디는극단의비판자내지는혐오자가쏜흉탄에스러졌다.

이책은오늘날한국에간디동상을세우는것과같은일을꾀하지않는다.인도에가면도처에서간디동상을볼수있고간디의초상을담은지폐가통용되지만,지금인도가간디의길을따르고있다고는여겨지지않는다.그러므로그모든일은간디의뜻을존경하여따르겠다는의지가아니라,자신들이자행하는일을간디라는권위에기대합리화하기위한요식행위에지나지않는지도모른다.한국에서는더욱더그러하여,간디를말로서나그럴듯하게가장하는수단으로숭배할뿐이다.숭배가반드시나쁜것은아니지만,잘못을가리기위한숭배는위선일뿐이다.이책은간디의길을가기위해서는그의목소리를본래그대로들어야만한다는목적의식을가지고쓰였다.그리하여간디를무조건적인숭배의대상으로방치하기보다그의삶과사상을통해‘오늘우리가본받아따라야할점’이무엇인가를적확하게짚어낸다.무한한폭력과욕망의시대에‘비폭력’과‘청빈’의표상으로서의간디의생애는우리에게중요한의미를전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