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아킨토스 - 고블 씬북 시리즈

히아킨토스 - 고블 씬북 시리즈

$14.00
Description
고블 씬북 아홉 번째 작품.

SF 어워드 장편 우수상 수상 작가
박애진이 선보이는 우주 시대 귀족들의 인공지능을 둘러싼 권력 암투극.
박애진의 『히아킨토스』는 그동안 ‘작지만 강고한 이야기’를 표방해온 고블 씬북에서 소개해온 책 중 가장 두툼한 두께를 가진 경장편 소설이다. 이 소설은 전설적인 만화 『베르사유의 장미』를 우주 개척 시대의 이야기로 다시 그려낸 듯한 배경 속에서, 인공지능과 인간성에 대한 사유를 깊이 녹여냈다.

왕정 시절의 귀족 사회를 바탕으로 하는 행성, 귀족에게 범죄를 가한 혐의로 붙잡힌 로봇 ‘제로델’. 제로델은 수감되어 폐기 되어야 할 처지에 이른다. 하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제로델의 편을 드는 등 강력한 반발에 부딪치고 마는데. 사건을 조사하던 신부 ‘카이유와’는 이 행성에서 벌어진 균열과 대립을 바라보며 오래전 참전했던 고향 행성의 전쟁을 떠올린다.


사랑인가, 학습된 반응인가. 추방인가, 폐기인가.
귀족 사회에 깊이 침투한 로봇 ‘제로델’을 둘러싼 암투와 욕망.

제로델은 유르베에서는 최초로 로봇으로서 시민권을 받았고, 중세 왕정 분위기를 내기 위해 만들었던 감옥에 갇히는 첫 번째 시민이 되었다.
-26쪽

인간을 닮은 인공지능 로봇이 인격체인지 아닌지를 판명하는 소설은 지금 시대에 이르러서는 너무 클래식하다고 여길 SF 독자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소재를 어떻게 다루었느냐에 따라 클래식한 소재는 그저 고전적인 것이 아닌 특수한 소재가 된다.『히아킨토스』는 독특한 배경 속에 문제적 등장인물들을 등장시켜 클래식한 소재를 정면으로 돌파해나간다.

‘유르베’는 마치 빅토리아 시절 왕정과 귀족 사회의 풍경을 재현해놓은 듯한 소설이다. 대개 SF 콘텐츠는 우주 개척 시대임에도 왕정 시대로 회귀한 설정을 차용할 때, 저마다의 이유를 지니고 있다. 인공지능과의 오랜 전쟁으로 인해 문명이 파괴되어 제국의 환경을 갖추었다든지, 다른 문명과의 오랜 단절 때문에 정치 시스템이 후퇴했다든지 등등. 『히아킨토스』의 행성 ‘유르베’는 독특하게도 너무나 많은 풍요와 평화 때문에 왕정이 정착되었다는 설정이다. 풍부한 자원을 갖춘 시민들이 역할극으로 즐기던 귀족 놀이가 진짜 정치 환경으로 구축된 것이다.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한 귀족정. 그러나 누구에게도 과한 의무를 부여하지 않는 느슨하고 평화만이 가득한, 동시에 많은 이들이 욕망이 실현되기도 하는 사회. 유르베는 겉으로 보기에는 행복한 곳이다. 하지만 이 유르베 또한 로봇 제로델의 파괴하느냐 마느냐하는 문제를 중심으로 두 분파가 갈등하게 된다.

이때 소설의 또 다른 주인공 ‘카이유와’가 등장한다. 어두운 과거를 뒤로 하고 유르베에 정착해 신부가 된 그는 유르베 사회 속 각계각층의 인사들을 만나며, 제로델과 얽힌 그들의 이야기를 하나씩 듣는다. 그리고 유르베 사회에 속한 인물들이 각종 트라우마와 딜레마 속에 살고 있다는 것을, 제로델은 그들의 욕망을 실현시킬 수 있는 매개가 되고 있음을 깨닫는다. 유르베에서 벌어진 갈등은 단순히 제로델만이 가져온 것이 아닌, 이 사회 곳곳에 뿌려진 불합리에 의한 것일 수도 있는 것이다. 카이유와는 이 행성에서 벌어진 갈등을 보며, 자신이 참전했던 고향 행성의 전쟁을 반추하는데.

『히아킨토스』는 유르베의 환경에 깊이 침투한 제로델의 존재 양태에 관한 질문도 빼놓지 않는다. 걷잡을 수 없는 매력을 가진 로봇 제로델. 그 자신은 스스로를 어떤 존재로 정의하고 있을까? 제로델에게 씌여진 범죄 혐의는 혐의에 불과한가? 만약 제로델이 그토록 완벽한 존재라면 그가 중심축이 된 이 행성의 갈등은 어디서 오는가? 이 소설은 전개될수록 다양해질 수밖에 없는 문제의식들로 독자들을 휘어잡는다.

저자

박애진

저자:박애진

작업중커피는필수,디저트는선택.동남아시아믹스커피를종류별로구비해서돌아가며마신다.주7일,1년360일근무에만족하며,죽기전에하드속착상폴더에서무한(∞)이쓰인번호표를쥐고대기중인글들을다쓸수있기를간절히바란다.SF,판타지,스릴러,청소년소설등다양한장르의글을쓰며,다수의앤솔로지에단편을발표했다.연작소설집『우리가모르는이웃』,작품집『원초적본능feat.미소년』『각인』을출간했다.장편소설로는『지우전:모두나를칼이라했다』『부엉이소녀욜란드』『바람결에흩날리고강을따라떠도는』이있다.2022년에장편소설『명월비선가』로SF어워드장편부문우수상을수상했다.첫번째꿈은만화가였고지금도그림그리기를즐긴다.여행도좋아해서드로잉을곁들인여행기나영원한영감의원천인고양이일러스트집을내고싶다는소망이있다.

목차


히아킨토스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사랑인가,학습된반응인가.추방인가,폐기인가.
귀족사회에깊이침투한로봇‘제로델’을둘러싼암투와욕망.

제로델은유르베에서는최초로로봇으로서시민권을받았고,중세왕정분위기를내기위해만들었던감옥에갇히는첫번째시민이되었다.
-26쪽

인간을닮은인공지능로봇이인격체인지아닌지를판명하는소설은지금시대에이르러서는너무클래식하다고여길SF독자들이많을것이다.하지만소재를어떻게다루었느냐에따라클래식한소재는그저고전적인것이아닌특수한소재가된다.『히아킨토스』는독특한배경속에문제적등장인물들을등장시켜클래식한소재를정면으로돌파해나간다.

‘유르베’는마치빅토리아시절왕정과귀족사회의풍경을재현해놓은듯한소설이다.대개SF콘텐츠는우주개척시대임에도왕정시대로회귀한설정을차용할때,저마다의이유를지니고있다.인공지능과의오랜전쟁으로인해문명이파괴되어제국의환경을갖추었다든지,다른문명과의오랜단절때문에정치시스템이후퇴했다든지등등.『히아킨토스』의행성‘유르베’는독특하게도너무나많은풍요와평화때문에왕정이정착되었다는설정이다.풍부한자원을갖춘시민들이역할극으로즐기던귀족놀이가진짜정치환경으로구축된것이다.

풍부한자원을바탕으로한귀족정.그러나누구에게도과한의무를부여하지않는느슨하고평화만이가득한,동시에많은이들이욕망이실현되기도하는사회.유르베는겉으로보기에는행복한곳이다.하지만이유르베또한로봇제로델의파괴하느냐마느냐하는문제를중심으로두분파가갈등하게된다.

이때소설의또다른주인공‘카이유와’가등장한다.어두운과거를뒤로하고유르베에정착해신부가된그는유르베사회속각계각층의인사들을만나며,제로델과얽힌그들의이야기를하나씩듣는다.그리고유르베사회에속한인물들이각종트라우마와딜레마속에살고있다는것을,제로델은그들의욕망을실현시킬수있는매개가되고있음을깨닫는다.유르베에서벌어진갈등은단순히제로델만이가져온것이아닌,이사회곳곳에뿌려진불합리에의한것일수도있는것이다.카이유와는이행성에서벌어진갈등을보며,자신이참전했던고향행성의전쟁을반추하는데.

『히아킨토스』는유르베의환경에깊이침투한제로델의존재양태에관한질문도빼놓지않는다.걷잡을수없는매력을가진로봇제로델.그자신은스스로를어떤존재로정의하고있을까?제로델에게씌여진범죄혐의는혐의에불과한가?만약제로델이그토록완벽한존재라면그가중심축이된이행성의갈등은어디서오는가?이소설은전개될수록다양해질수밖에없는문제의식들로독자들을휘어잡는다.

책속에서

“케슬러사법대신이왜제로델을폐기하자고주장할까요?제로델을인간으로본다면추방형을내려야하는데그럴경우그에게이주할행성을찾을기본시간과최소한의정착비를주어야하기때문이죠.그녀는이일을오래끌기싫은겁니다.폐기가추방보다쉽기에폐기로결정된겁니다.그러나제로델은인간이에요.행성유르베에는사형제도가없습니다!”
“에레나마르박사는제로델을만들며사교계를관할하는여인들의마음을사로잡도록프로그래밍했고제로델은프로그램대로행동했을뿐입니다.”
“그말씀대로라면그에게는폭력성이프로그래밍되어있지않았을테고따라서가드공작이거짓말을한다는겁니다.그에게인간처럼잔인하고폭력적인속성이있다면그는인간이니폐기해서는안됩니다.”
“죄송하지만다소비약은아닐지요.”
“진짜잔혹한건인간이란말이에요!그가빛날때는인간으로인정하다가성가셔지자폐기로결정지은건누구죠?대관절인간의잔혹성은누가,언제프로그래밍한거죠?”
---p.118

“왜내가제로델을사람이라보지않는다고생각하지?나는이일과관련된많은이들을만났어.자네는제로델이수감된후가장오래그와시간을보낸이지.나는자네의의견도편견을갖지않고들으려했네.”
“이사건의본질은제로델이에요.그를사람이라여겼다면제일먼저제로델부터만나러오셨어야해요.”
“이일에관여된사람들은감정적으로대처하지.지나치게의인화하거나기계로만보거나.나는중립을지키려했어.”
“세상에중립이라는게존재할수있나요?존재한다면옳은걸까요?제로델을사람이라봤다면어떻게든구명하셨을겁니다.신부님이어떤분이신데요.신부님은그를구할마음까지는없으셨던거예요.”
-행성달루에가서뭘어쩌겠다는건가?그건자네의본분을망각하는일일세!나도이전쟁에반대하네.
하지만우린성직자야.중립을지켜야지!
그가행성유하를떠나려하자상급자가그를호되게책했다.그리고그를방에가두었다.카이유와는탈출했다.그래야했다.
---pp.160-1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