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으로 간 여성들 : 그들이 써 내려간 세계 환경운동의 역사

숲으로 간 여성들 : 그들이 써 내려간 세계 환경운동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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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숲으로 가야만 했던,
숲을 품고 지킨 여성들의 이야기

환경운동의 역사를 일군 위대한 여성들을 만나다!
수 세기 전부터 여성은 환경보호의 선두에 서서 자연을 지키려고 노력했다. 아이를 낳아 양육하면서 환경이 파괴되고 개발로 인해 살 곳을 잃으며 본능적으로 자연을 지킬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작용했을 것이다. 아이에게 건강하고 유독성 없는 먹거리와 공간을 선사하고 싶은 마음은 절박했으리라. 유명한 남성 환경운동가도 많다. 왜 굳이 여성 환경운동가일까?

“세계가 얼마나 뜨거워질지 결정권을 지닌 이는 대부분 늙었고, 남성이다.
기후 대응 속도에 가장 분노한 이들은 대부분 젊고, 여성이다.”

《뉴욕타임스》에 실렸던 기사다. 2021년 11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를 취재한 기자는 현장의 분위기를 위 문장 하나로 정리했다. 기후변화 회의장의 세계 지도자들은 대부분 남성인데, 글래스고 시내를 메운 채 시위를 벌이는 환경운동가는 상당수가 젊은 여성으로 극명한 대조를 이루었다. 기자는 회의장 안팎의 분위기를 지적하는 동시에 기후변화 대응의 문제점과 한계를 정확하게 꼬집었다. 2022년 10월 이집트 샤름 엘 세이크에서 열린 제27차 총회(COP27), 2023년 12월 산유국인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제28차 총회(COP28)에서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금까지 존재했던 환경운동가 관련 도서 대다수가 남성 위주의 이야기다. 여성의 지혜나 통찰력을 표현할 정치적 공간이나 위치는 없었다. 『숲으로 간 여성들』은 역사적인 여성 환경운동가들을 사회, 경제, 정치, 복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조망하며 활동가로 소개한다. 여성 환경운동가들을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본 이유는 실제로 모든 것이 이어져 있기 때문이다. 환경 파괴 문제는 결국 원주민 문제, 식민주의, 인종차별과 성차별, 불평등, 개발과 환경 파괴, 사회의 법과 제도, 독재를 포함한 민주주의 문제와 모두 연결되어 있다. 환경이 파괴되면 가장 먼저 피해와 고통을 겪는 이는 빈곤한 사람들, 원주민, 그리고 여성들이다. 하지만 이들의 목소리는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으며, 여전히 무자비한 폭력에 짓밟히고 만다. 이를 정면으로 마주하여 해결하지 않고서는 갈수록 격화되고 있는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없다.
저자들은 언론사에서 오랫동안 국제뉴스를 다뤄오면서 세상의 모든 일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극심한 가뭄 피해로 인한 식량난이 ‘아랍의 봄’과 십여 년에 걸친 시리아 내전, 난민 사태 등으로 이어졌던 것처럼, 지금 우리의 행동 하나하나가 앞으로 기후변화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다. 부디 이 책이 ‘지구에서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것’에 대해 고민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저자

오애리,구정은

저자:오애리
신문사기자로국제부와문화부등에서오랫동안일한뒤지금은꾸준히책을쓰고옮기고있다.국제문제와역사,생태와문화이슈에관심이많다.국제사회에서벌어지는다양하고복잡한문제의역사적인맥락을전하고인문사회학적인이해를높이는데노력하고있다.
『모든치킨은옳을까?』『성냥과버섯구름』『전쟁과학살을넘어』등을공동저술했고,영화감독마이클무어의『세상에부딪쳐라세상이답해줄때까지』와놈촘스키의『정복은계속된다』를우리말로옮겼다.

저자:구정은
신문기자로오래일했고,지금은국제전문저널리스트로활동하면서글을쓰고있다.강한것보다는힘없고작은것,눈에띄는것보다는가려지고숨겨진것에관심이많다.
『사라진,버려진,남겨진』『여기,사람의말이있다』『10년후세계사』『성냥과버섯구름』『부자나라,가난한세계』『101세계』를썼고,『나는라말라를보았다』『팬데믹의현재적기원』등을번역했다.

목차


저자의말

01구두공의딸,수족관을세우다_잔빌프뢰-파워,힐데가르트폰빙엔,마리아지빌라메리안
02집은개인의것이지만,공원은모두의것_옥타비아힐
03더이상침묵할수없습니다_레이첼카슨
04바다없이는생명도없다_실비아얼,티어니타이스,아샤데보스
05착취와차별속에서내의식은탄생했다_리고베르타멘추와라틴아메리카의여성들
06아프리카에심은일억그루의나무_왕가리마타이
07고릴라들의벗,이곳에잠들다_다이앤포시
08환경운동가들의무덤이된아마존_도로시스탱수녀와숲지킴이들
09우리의땅을돌려달라_위노나라듀크와마돈나선더호크
10차라리내등에도끼질하라_메다팟카르와인도의여성환경운동가들
11우리가가장잘하는일로맞선다_마마알레타와에린브로코비치,기업과싸운투사들
12‘배들의무덤’에서사람들을구하라_리즈와나하산
13호수를지키는여성들_마리나리흐바노바,베라미셴코,갈리나체르노바
14정치를녹색으로물들이다_페트라켈리와알렉산드리아오카시오-코르테스
15도대체무엇을위한발전입니까_일본의히라타키미코
16재난자본주의에맞서다_달마카르타헤나
17작은노력이기회를만들어낸다_이사투시세이,이칼앙겔레이,파티마지브렐
18우리의목소리는막을수없다_어우홍이와중국의청년세대
19지속가능한미래의틀을만들다_그로할렘브룬틀란
20세계의툰베리들이말한다_미래를앞당기는젊은활동가들

출판사 서평

무너지고실패하면서도
환경운동을포기하지않은여성들의이야기

인간의모든삶은환경과관계된다.이책에는자연과인간의공존을위해헌신한여성들의이야기가담겨있다.책의앞부분은선구적으로문제를제기했던서구엘리트여성들이주를이루며,중반부부터는20세기후반에목소리를내기시작한소수집단여성들의이야기를집중적으로다루었으며,후반부에서는미래세대의생각과목소리를소개한다.천여년전독학으로생태학을정립한독일의수녀이자종교학자힐데가르트폰빙엔,브라질아마존열대우림보호에생명을바친도로시스탱수녀,녹색투사에서민주화운동가와정치인으로변신한과테말라의리고베르타멘추와케냐의왕가리마타이,독일녹색당의리더페트라켈리에이르기까지많은여성의이야기를담았다.그들의삶과투쟁은경이로울만큼치열하다.중증암에걸린상태에서도살충제와제초제등화학물질의유독성을탐구하며『침묵의봄』을펴내어사회에엄청난파문을일으킨레이첼카슨의인간적인면모는감동을자아낸다.‘재활용의여왕’으로불리는감비아의이사투시세이를통해지구를뒤덮은쓰레기문제를살펴보고,러시아생태학자마리나리흐바노바를통해서는바이칼호수지역의생태파괴실태를들여다본다.또한스웨덴의그레타툰베리를비롯해세계곳곳에서뛰고있는청년환경운동가들의절박한심정을전하고자했다.

그중에서도인도여성들의활동은그야말로처절하다.삼백여년전,군주의성을짓기위해잘려나갈위험에처한나무들을껴안아지키다가도끼에찍혀목숨을잃은인도여성환경운동가들은이름도없이그저‘환경운동을한그룹’으로만알려져있다.그들은마을에커다랗게자란나무를베지말라며다같이나무를끌어안고버티는시위를벌이다죽음을맞이했다.이러한운동과희생이오늘날숲을지키는운동으로발전했다.서부티모르에서제대로교육받지못하고가난한원주민으로살아가던마마알레타는채석장대리석바위위에앉아전통옷감을짜는시위를이끌었다.기업들은현상금을내걸었고,살해협박까지받았지만그는멈추지않았다.그결과광부들은채석장을떠났고이들이짠전통직물이언론에소개되었다.자연을잘아는여성이가진통찰력이돋보이는역사적사건이다.

지구를지키기위해
우리가할수있는것은무엇일까

‘여름’의공식이바뀌고있다.역사상가장더운여름,역대최장열대야,역대최장기여름을매년갱신중이다.2024년에도지구곳곳은극단적인이상기후로몸살을앓았다.사우디아라비아와이라크,시리아등중동,인도와태국을포함한남아시아와동남아,그리스와튀르키예등지중해연안국가들,그리고미국까지전세계가펄펄끓는여름을맞았다.특히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낮최고기온50도를넘나드는폭염속에서이슬람성지순례인하지기간에만1,300여명이사망했다.이는한해전사망자200여명의약6배가넘는규모다.인도에서도50도안팎의폭염이예년보다일찍찾아와장기간이어지면서많은사람이목숨을잃었다.중국남부지역에서는역대급폭우가내리면서많은이재민과재산피해가발생했다.우리나라도예외는아니다.6월중순부터기온이36도까지치솟으며역대가장빠른열대야가나타났고,6월서울평균기온은177년관측사상처음으로30도를넘었다.지구평균기온은2023년6월이후13개월연속으로역대최고기록행진을이어갔으며,산업화전인1805∼1900년보다1.64도나높은수치를기록했다.지구표면뿐만아니라해수면온도도연속최고로나타났다.

지구온난화와기후변화는먼미래남의나라일이아니라,내일상에즉각적으로영향을미치고있다.물론여전히무관심한사람이대다수인것도사실이다.그럼에도일회용종이컵대신텀블러를사용하고,플라스틱페트병에든생수를소비하는대신수돗물을받아보리차를끓여마시거나필터가든정수용기로걸러마시는사람들을주변에서점점더자주만난다.가게에서아보카도를사려다가도‘수자원약탈자’라는악명을떠올리며손을거두고,한계절입고버려도좋다는가벼운마음으로예쁜티셔츠를구매하려다‘패션의환경파괴’를생각하면서죄책감을느끼는세상이됐다.그러다가도‘나한사람이노력한다고뭐가달라질까?’회의감이들지만,그어떤역경과위협에도꺾이지않았던녹색투사들의이야기는언제까지고우리의가슴을뜨겁게할것이다.

2023년9월,한국은2025년제54차세계환경의날개최국으로선정됐다.세계환경의날은매년6월5일로,유엔환경계획과개최국이공동주관해환경보전을위한국제사회의관심과노력을다짐하는세계최대규모의환경행사다.2025년에는국제플라스틱협약발효에맞춰플라스틱오염종식에전지구적인관심이쏠릴예정이다.환경부는세계환경의날개최국으로서플라스틱오염방지를위한국제사회노력을선도할것이라고밝혔다.그러나정부의환경정책은마련은지지부진할뿐더러운영되던제도마저철회한다는입장을피력했다.일회용컵보증금제를지자체자율에맡긴다고발표하자참여율과컵반환율이모두급감했다.“한국은세계환경의날행사를개최할자격이없으며,한국이세계환경의날을그린워싱에악용하는것을방관할수없다.”는환경단체의주장이나오는만큼정부의진정성있는노력이필요하다.

미래세대는점차환경문제를아주예민하게받아들인다.국가를운영하는사람은경제발전,기회균등등균형적발전을생각해야하므로환경운동가입장에서만결정하기어려울것이다.현실적문제지만그와는별개로지금젊은세대는미래에자신이누릴‘내것’으로서의환경을뺏긴다고생각할수밖에없다.개인이할수있는실천이없을때,문제의식을느끼는것도중요하지만유권자로서표를잘선택하는것도중요하다.우리는제대로알고시민권리를최대한활용해야만한다.그리고목소리를내는사람이많아지면지속적으로환경문제가제기될것이다.젊은여성세대가갖고있는문제의식이현재로선미약해보여도오늘날의“숲으로간여성들”은이후거대한결과를만들어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