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 럭 클럽

조이 럭 클럽

$18.27
Description
“그리고 나는 마작 테이블 앞에 앉아 있다.
본래 우리 엄마의 자리였던 동쪽,
모든 것이 시작한다는 그곳에”
전 세계 17개 언어로 번역되고 77주 동안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를 기록하며 많은 이에게 감동을 선사했던 네 모녀의 이야기가 다시 돌아온다. 중국계 미국인 이민 2세대 여성 작가 에이미 탄의 장편소설 『조이 럭 클럽』은 오늘까지 대표적인 여성 문학이자, 디아스포라 문학 작품으로 손꼽힌다. 웨인 왕 감독에 의해 동명의 영화로도 만들어져 큰 사랑을 받았다.
엄마와 딸은 아마 평생 서로를 완전히 이해할 수 없는 운명을 타고난 존재들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살아가면서 아주 희미한 이해의 실마리에 가닿게 되는 순간이 있는데, 바로 그 지점에 가슴 벅찬 감격과 숨 막힐 정도로 압도적인 생명력의 근원이 있다.
소설 속 엄마들은 중국이 전쟁과 사회 격변으로 혼란스럽던 시기에 미국으로 이민을 온다. 느릿한 기선을 타거나, “홍콩, 베트남, 필리핀, 하와이 등 정말 오만 군데를 다” 경유하는 비행기를 타고서. 그때 그들의 가슴에는 희망이 있었다. ‘미국에 가면 날 닮은 딸을 낳을 거야. 그곳에서는 늘상 풍족할 테니 슬픔으로 배 채울 일이 없고, 그 애를 얕잡아볼 사람도 없어. 그 애가 완벽한 미국식 영어만 하게끔 가르칠 테니까.’
‘조이 럭 클럽’은 그렇게 중국에서 미국으로 건너온 엄마들의 마작 모임이다. 조이 럭 클럽에서 그들은 배 터지게 먹고, 웃고, 마작을 한다. 다시 배 터지게 먹고, 웃고, 세상에서 가장 즐거운 이야기를 나눈다. 지나간 과거의 좋은 날들과 앞으로 찾아올 더더욱 좋은 날들에 대하여. 비록 가슴속에는 중국에서 겪은 가슴 아픈 사연들이 켜켜이 쌓여 있었으나, 그 희망과 기쁨이 있었기에 살 수 있었다.
그리고 “이제 여자는 늙었다. 그리고 여자에게는 딸이 있다.” 엄마의 바람대로 제대로 된 미국식 영어를 구사하고 “슬픔보다는 코카콜라를 더 많이 마시며 자란” 딸, 엄마의 사연을 알지 못하고, 중국과 미국이라는 두 정체성 사이에서 다소 혼란스러워하며 살아가고 있는 딸이. 엄마는 딸이 중국과 미국의 좋은 점만을 추려 제 것으로 삼기를 바랐으나 그 두 가지가 조화를 이루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미처 알지 못했다.
한편 미국에서 나고 자란 딸은 중국에서 온 엄마를 다 이해하지 못한다. 그때까지도 엄마가 딸에게 차마 자신의 사연을 제대로 말해주지 못했던 까닭이다. 그것들은 모두 너무나도 아프고 슬픈 이야기들이었으므로. 그래서 이제 딸의 눈에 비친 엄마는 “가게 주인들과 옥신각신하며 물건 값을 깎고, 공공장소에서 이를 쑤시고, 레몬색과 연분홍은 겨울옷으로 좋은 색이 아니라는 것을 모르는” ‘기인’일 뿐이다. 엄마가 중국어로 말하는 것을 견딜 수 없지만, 엉터리 영어로 무언가 설명하려 드는 것도 한심스럽다. 엄마와 딸은 마치 서로 다른 언어를 쓰는 것만 같고, 실제로도 그랬다. 엄마가 중국어로 말하면 딸은 영어로 대답했으니까. 하지만 삶의 중요한 시기와 여러 혼란스러운 순간들 속에서는 어김없이 엄마를 생각하고 마침내 엄마의 진실을 어렴풋하게나마 이해하게 되는 순간에 도달한다.
이들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질문한다. 딸은 정말 엄마의 자리에 앉아, 온전히 엄마의 입장이 되어볼 수 있을까? 과거에 엄마를 살게 했던 소망이 오늘의 딸을 살아가게 하는 생명력이 될 수 있을까? 소설 『조이 럭 클럽』에서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저자

에이미탄

저자:에이미탄
『조이럭클럽(TheJoyLuckClub)』『부엌신의아내(TheKitchenGod’sWife)』『백가지비밀감각(TheHundredSecretSenses)』『접골사의딸(TheBonesetter’sDaughter)』『물속의물고기를구하는법(SavingFishfromDrowning)』등과아동도서『달의여인(TheMoonLady)』과『중국샴고양이(TheChineseSiameseCat)』를썼으며,회고록『운명의반대편(TheOppositeofFate)』을출간했다.그의작품은35개언어로번역되었다.
영화〈조이럭클럽〉의공동제작자이자공동각본가를맡았으며,오페라《접골사의딸》의대본을썼다.수많은잡지와앤솔로지에에세이와소설을수록했으며,2024년4월에세이『마당새연대기(TheBackyardBirdChronicles)』가출간되었다.

역자:이문영
책을읽고,기획하고,번역한다.『조이럭클럽』을번역했다.

목차

천리너머에서온깃털
징메이우의이야기:조이럭클럽
안메이슈의이야기:흉터
린도종의이야기:붉은초
잉잉세인트클레어의이야기:달의여인

스물여섯개의사악한문
웨벌리종의이야기:게임의규칙
레나세인트클레어의이야기:벽에서들려온목소리
로즈슈조던의이야기:반반
징메이우의이야기:두부류

미국식해석
레나세인트클레어의이야기:밥풀남편
웨벌리종의이야기:사방
로즈슈조던의이야기:나무가없는사주
징메이우의이야기:최고로좋은것

서녘하늘의황태후
안메이슈의이야기:까치들
잉잉세인트클레어의이야기:나무사이에서기다리며
린도종의이야기:두얼굴
징메이우의이야기:두장의티켓

출판사 서평

어머니에서딸에게로이어져온삶의역사
그모든이야기속에서빛나고있는소망과
넘쳐흐르는해류처럼강인한생명력

총4장으로이루어지는소설은네명의딸과세엄마의시점이교차하는방식으로서술된다.세상을떠난엄마수위안의이야기는그의딸징메이의시점에서서술된다.수위안은과거중국에서전쟁중난리통에잃어버린두딸을평생찾아헤맸다.그리고엄마가죽고없는이제,징메이는엄마의두딸이중국에살아있다는소식을듣게된다.

웨벌리는태어난이래로줄곧엄마와마치체스를하듯수싸움을벌여왔던것같다고생각한다.엄마는흑이고그는백이다.웨벌리가아무리전략을짜도말판을건너나를향해거침없이진군해오는엄마앞에서는속수무책이다.차이나타운에서태어난‘위대한미국의최연소체스챔피언’이었던어린시절부터세무전문변호사가된지금까지쭉.하지만사실그의엄마린도가바라는것은그저딸이자신의이야기를정확히이해해주는것뿐이다.

로즈는어느날갑자기남편으로부터이혼을통보받고혼란스러워한다.엄마안메이는그런딸에게충고한다.네생각을똑바로말해야한다고.그러지않으면주어진기회를영영잃어버리게된다고.자신도어린날하마터면그렇게될뻔했기에잘알고있다고.

레나의결혼생활은위태롭다.연애시절부터‘더치페이아닌더치페이’를했던그들은결혼뒤에도그원칙을철저히고수하고있다.레나는가계부를들여다보며생각한다.‘남편이이번주에차량용품을사는데100달러를썼으니내가50달러를줘야겠네.아,내가50달러어치원예용품을샀으니까25달러만줘도되겠구나.’비록남편의연봉이레나보다일곱배나높지만,모든비용을철저히반반씩내는것이‘공평’이니까.레나는어느순간부터이생활에이유모를회의를느끼면서도어찌할바를알지못해힘들어한다.범띠엄마잉잉은그모습을보며다짐한다.스스로도외면해왔던아픈과거를딸에게모두들려주겠다고.그로써딸에게범의기운을일깨워주겠노라고.

네모녀의이야기를인물별로각각들려주는구성을취하지만,읽다보면결국모든이야기가하나로통하고있음을깨닫게된다.나아가이들의이야기는결코픽션에머물지않고,현실을살아가는우리의삶과도연결된다.결국『조이럭클럽』은여성의계보로이어져내려온삶의역사다.

천리너머에서온깃털과
눈물을마시고살아가는까치,
금색면과검은면을동시에지닌호랑이가살아가는
인생이라는신화의세계

『조이럭클럽』을쓴작가에이미탄은엄마의인생을이해하는순간,작가로서의삶이열렸다고회고한다.우리의삶은그자체로이세상모든이야기가살아숨쉬는보고이자,파도처럼강한힘이도사리고있는신비의세계이기때문일것이다.

소설은‘천리너머에서온깃털’‘연못을들여다보던어린소녀가자라엄마가되고다시그딸이연못을들여다볼때까지그속에살았다는거북이’‘눈물을마시고자란다는까치’‘모든삶을집어삼켜버리는강과그런강의흐름까지바꾸는바람’‘자신의금색면을숨기며나무사이에숨은호랑이’등여러동양신화적모티프를차용한다.그위에이세상에서제일강인한여자들의이야기가날실과씨실처럼하나로얽혀든다.그렇게이루어낸생이라는무엇보다강렬한신화가우리에게진한감동을전한다.깊은영감과,삶을정면으로직시하고다시계속살아내게하는힘이바로『조이럭클럽』에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