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포 제인 오스틴 (최초의 문학이 된 여자들)

비포 제인 오스틴 (최초의 문학이 된 여자들)

$17.00
Description
“새로운 문학이 태동하는 그 현장에,
언제나 여자들이 있었다”
처음 만나는 여성 고전문학의 세계
『비포 제인 오스틴』
고전문학을 읽다 보면 항상 의문하게 된다. ‘아무리 여성의 활동이 제약되었던 옛날이라지만, 여성 작가가 쓴 작품을 찾아보기가 이렇게나 힘들단 말인가?’ 실제로 ‘여성 고전문학 작가’라고 하면 대부분은 18~19세기에 활동한 브론테 자매, 메리 셸리, 제인 오스틴 등을 떠올리는 데 그치는 듯하다. 하지만 그들 앞에도 문학적으로 풍성하고 의미 있는 성취를 이룬 여성 작가들이 많이 있었다. 이 책은 제인 오스틴 이전의 여성 작가들이 거의 발굴되지 않았고, 그들의 업적이 대중에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호주의 페미니스트 학자 데일 스펜더는 과거의 여성 작가들을 연구할수록 제인 오스틴은 여성 문학의 시발점이 아니라, 이미 오래전부터 이어져 온 여성 문학의 전통을 계승한 인물임을 깨닫게 된다고 말한다. 나아가 이들 여성 작가들은 단순히 존재하였을 뿐 아니라, 새로운 문학 장르가 태동·발전하던 순간마다 중요히 기여했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차례대로 10~12세기 헤이안 여성 문학, 중세 수녀들의 문예 활동, 15세기에 집필된 크리스틴 드 피장의 『여성들의 도시』, 12세기 르네상스와 16~17세기 영국 르네상스기에 활동한 여성 작가들, 마거릿 캐번디시의 『불타는 세계』, 라 파예트 부인의 『클레브 공작부인』 등을 소개한다. 그로써 그간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았던 여성 문학의 유산을 되찾고, 문학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널리 퍼뜨리고자 한다.
저자

홍수민

저자:홍수민
홍익대학교예술학과졸업.일본사이타마대학에서석사학위를받았고,현재호주시드니대학교GenderandCulturalStudies박사과정에재학중이다.국내에번역된여성고전을소개하여여성의작품으로세계문학을다시읽는독서프로젝트인‘뽀삐네책묶음’을2020년부터진행하였다.2022년,백설희작가와함께첫단행본인『마법소녀는왜세상을구하지못했을까?』를출간하였으며,동년‘뽀삐네책묶음’프로젝트로트위터코리아크리에이터에선정되었다.
트위터@Poppy_Hong
이메일soomin.hong@sydney.edu.au

목차

들어가며

1장.헤이안,중궁님이보고계셔!
헤이안문학소녀와‘걸어서세계속으로’
언프리티일기문학
수필vs소설,잘봐언니들의싸움을
고참여방들의슬기로운문예생활
폐하,그강을건너지마세요

2장.중세유럽시스터액트
로스비타,너의강한목소리가들려!
결혼은선택,철학적사유는필수
여자의철학,가장정치적인문제가되다
요람에서무덤까지,여성문학의인큐베이터

3장.난공불락의도시에오신것을환영합니다
여성논쟁,드랍더비트
1400년대여성혐오자들의베스트셀러
여성은도시를부수고창조한다
여성주의인가아닌가,그것이문제로다

4장.잃어버린르네상스를찾아서
땅에묶고가둔다면사랑도묶인채,결혼도묶인채
이토록도발적인중세부부의세계
해시태그#애증#정쟁#냉혈남#망한사랑
팬과안티를모두미치게만든슈퍼스타극작가

5장.미친매지와정신나간물질의세계
신은주사위놀음을…할까?말까?
너는듣고있는가,기계적과학의노래
EPPURSIMUOVE,그래도물질은살아있나니
장래희망은미래의자연철학인플루언서
공작부인의다시만난불타는세계

6장.귀부인은문학과연애한다
사교계의여왕?문단의여왕!
체험,숨막히는궁정생활의현장
로망이든누벨이든스타일이좋으면그만이지
엇갈리는사랑의서막:응답하라1678
공작님의X는당신을선택하지…

나오며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여성문학,어디서부터어떻게읽어야할까?
지금여성고전을읽고자하는당신을위한
1타20피문학안내서

이책은총여섯개장으로이루어진다.1장에서는10~12세기일본헤이안시대의문학을다룬다.『사라시나일기』『청령일기』등일기문학과함께,최초의소설로알려진『겐지이야기』를쓴무라사키시키부와최초의수필『베갯머리서책』을쓴세이쇼나곤등당대궁중여성들의문학활동을소개한다.이시대의여성들은단순히사실을있는그대로전달하는것이아니라,그사실을해부하여진실로서후대에전하고자했다.오늘날우리에게그시대의삶이이토록생생하고입체적으로전해져오는것은아마그때문일것이다.

2장은독일의로스비타와프랑스의엘로이즈,멕시코의소르후아나의일생과문학활동을소개하며,3장은중세유럽문학사최초의여성주의논쟁에참전하여혐오와곡해로부터여성들을변호하고지키기위해글을썼던크리스틴드피장의삶과그의대표적인작품『여성들의도시』를다룬다.

4장은르네상스역사가조안켈리의말을빌려질문하는것으로서두를연다.‘문예부흥기라하는르네상스가과연여성들에게도르네상스였는가?’그리고비록남성들과함께찬란한르네상스기의영광을누리지는못했으나,엘리자베스케리와애프러벤등여성작가들은결코글쓰기를멈추지않았으며,그로써세상에새로운목소리를더하였음을말한다.

5장과6장은각각‘최초의SF’와‘로판(로맨스판타지)장르의시조’라는주제로마거릿캐번디시의『불타는세계』와17세기궁정문학을다룬다.‘여성에게이성이있다’는당연한명제조차논쟁의대상이되어야했던시대에마거릿캐번디시는여성의몸으로‘이세계가어떻게구성되어어떤원리로운행되는가’를고민했다.그리고마침내‘모든물질에는이성이있다’는자신의세계관을담은작품을선보였으니,그것이바로『불타는세계』다.이어지는6장에서는자신의이야기를솔직하게담은편지로서간문학이라는새로운장르를개척해낸세비녜라는인물을조명한다.또라파예트부인의『클레브공작부인』을통해‘사랑,연애,결혼’이라는오래된테마안에여성의삶과욕망,성장과투쟁이반영되는양상을주목한다.

『비포제인오스틴』은국내에번역된문학작품들을저본으로한다.이책을통해흐름을파악한뒤,본문에소개된여성문학작품들도읽어본다면여성문학을더욱깊게이해할수있다.문학을전공하는학생들이기초적인지식을쌓을수있을만큼알찬내용을담아내면서도,누구나편히읽고쉽게이해할수있도록쓰였다는것이특장점이다.그과정에서단순히개개작품의내적맥락만을들여다보고분석하는것이아니라,그작품을쓴여성작가의삶과당시의시대상,사회·문화적배경까지폭넓게다루어총체적인이해를이룰수있게했다.

오늘우리의‘독서’가고전을,나아가역사를만들것이다
지금우리가여성고전문학을읽어야하는이유

“대부분의독자들이들어본적도없고존재하는지조차몰랐던여성소설가들의위대한유산을찾아냈을때,스펜더는기존영문학연구가크나큰상실을겪고있다는사실을발견했습니다.”_본문에서

스펜더는여성문학의유산을되찾기위해서는“여성소설이제인오스틴으로부터시작되었다는기존문학계의통념에도전해야”한다고말한다.여성에대한사회·문화·제도적혐오와차별,멸시가만연하던시대에도여성들은글을썼다.글쓰기야말로스스로존재할수있는길이었기때문이다.여성은집밖출입도마음편히할수없었던헤이안시대에여성들은글을통해자기를표현하고,사랑과우정을쌓아나갔다.또한‘중세수녀원문학’이라하면더없이보수적인성격을띠었을것같지만사실그야말로‘시스터액트’라할정도로스스로사유하고행동·실천하는여성들의문학이었음을,우리는이책을통해이해할수있다.여성은제대로된교육을받을수없다는현실조차이들에게장벽이되지못했다.오히려독학을통해기존관습에서벗어난새로운문학을선보임으로써이세상을풍요롭게한것이다.

혹자는질문할지모른다.오늘날에우리가고전을읽어야하는이유는무엇이냐고.T.S.엘리엇은“역사란과거에대한비판적인식과함께현재에자신감을갖고미래를의심하지않는것”에서시작한다고말했다.현재를살아가는우리가“과거문학의성취에대해비판적감각과자긍심을유지해야한다”는것이다.과거의성취를잊으면현재를긍정하기도,미래를낙관하기도요원해진다.따라서여성문학의찬란한미래를낙관하고자하는이라면,여성고전의존재를알고,읽어야한다고이책은주장한다.여성문학의역사와전통을아는지식이여성문학의현재를풍성하게하고그미래를열어줄것이기때문이다.

이책을읽으면비록기록되거나널리알려지지않았다해도우리보다앞서살다간여성들이분명있었음을확신하게된다.그들은글로써자신의존재를세상에주장하고자했으며,이세계가무엇으로,어떻게이루어져있는가에대해고민했다.『비포제인오스틴』을통해우리보다앞서살다간여성작가들의투지와끈기,강인한생명력이독자들에게전해지기를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