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이란 무엇인가 (늙음을 혐오하는 사회에 맞서다)

노년이란 무엇인가 (늙음을 혐오하는 사회에 맞서다)

$19.20
Description
모든 노인은
‘더욱 부유하고, 유식하고, 생산적인 노년’이라는
거짓 이상으로부터 해방되어야 한다.

창조적인 노년을 위한 안내서

‘박홍규의 사상사’ 시리즈 두 번째 책
『노년이란 무엇인가』
‘박홍규의 사상사’ 시리즈 두 번째 책이 출간되었다. “우정이란 무엇인가?”라는 전작의 도발적인 질문에 이어 이번에는 ‘노년’이 사상과 문화, 예술, 정치, 사회 등의 영역에서 어떻게 다뤄지고 그려져 왔는지 검토한다. 노년이란 무엇인가? 단순히 ‘늙음’과 ‘늙은 이후의 시기’를 뜻하는 것이 아님은 명백하다. 노년을 말하는 책들조차 ‘노년’과 ‘늙음’이라는 말을 터부시하는 데서 이를 감지할 수 있다. 그리하여 대신 ‘나이 듦’ ‘지혜롭게 나이 드는 법’이라는 완곡하고 ‘온화한’ 어휘들을 사용하는 것이다. 이는 비단 오늘날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만 해당하는 사항이 아니다. “늙음을 수치스러운 비밀처럼 여기고, 그런 걸 입에 담는 자체가 예의에 어긋난다고 생각”하는 경향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만연하였다. 이 책은 각 시대의 정치·사회·문화적 맥락 속에서 노년은 무엇으로 정의되었는지 살핀다. 많은 사상가는 저마다 노년을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았으며, 그 이유와 근거는 무엇이었는지도 고찰한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소위 ‘노년 사상’이라 하는 것의 실체를 파헤쳐 노년을 해방하고 진정한 자유를 누리도록 하기 위함이다. “나이와 무관하게 모두가 서로의 존엄과 가치를 인정하고 자유롭고 평등하게 사는 것”이 옳으며 “나이는 물론 성별, 인종, 성적 취향 등 그 무엇으로도 차별해서는” 안 된다고 이 책은 강조한다.
이 책은 그처럼 자연스러운 노년을 지지하며 그것을 지키기 위한 방법을 모색한다. “더욱 건강한 노인” “더욱 성공하는 노인” “더욱 유식한 노인”을 이상으로 삼는 기존의 노년 담론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노인들이 자치하며 스스로 자기 삶을 경영하는 것을 추구한다. 이 책 전체에 걸쳐 동서양 노년의 표상으로서 검토하는 이들은 중국의 도연명, 조선의 정약용, 러시아의 레프 톨스토이다. 그들이 “위대한 시인이거나, 사상가, 소설가여서가 아니라” 노년에 “새로운 창조적 혁명”을 추구하였기 때문이다. 이들은 노년에 이르면 사람은 변화하기 어렵다는 통념을 깨고 자각을 새로이 하며 삶을 새로 창조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 책은 그처럼 ‘창조적인 노년을 살아가기 위한 안내서’다.

혐오와 경멸의 대상이 되었던
노년의 역사를 ‘다시 쓰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동서양을 가로지르며 읽는
노년의 사상사
이 책은 총 1부와 2부로 구성되어 각각 근대 이전과 이후의 노년 사상을 살핀다. 오늘날 만연한 사회 문제에 대하여 혹자는 ‘건강한 유교 질서의 붕괴’를 원인으로 들며 노인과 그들의 지혜가 존중받았던 시대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근대 이전의 노년을 다루는 이 책의 1부는 ‘노인이 존경받았던 시대’란 허상이라고 말한다. 존중받는, 혹은 존중받을 만한 자격을 갖춘 노인은 극소수였으며, 생활환경이 열악하였던 시대에 노년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다는 자체가 ‘특권’이었다는 것이다. 대부분은 극심한 빈곤 속에서 죽을 때까지 노동해야 했으며, 그런 그들의 모습은 경멸의 대상이 되었다. 특권계급 노인들은 당시 사회를 이끌었으나, 부와 사회적 지위를 두고 젊은 세대와 끊임없이 갈등 관계에 놓였다. 1부에서 이상적인 노년의 표상으로 꼽을 만한 인물은 4~5세기를 살았던 중국의 시인 도연명이다. 도연명은 벼슬을 좇느라 “마음이 몸의 노예가 되었던 과거”에서 벗어나 마음 내키는 대로 살기 위하여 자연으로 돌아갔다. 그곳에서 농사지으며 농민들과 가까이 지내며 그들의 순박함으로부터 배웠다. 늙음과 죽음을 불안해하며 갈등하기도 했지만, 결국 주어진 운명을 받아들이고 순응하기로 한다.
비로소 늙고 가난한 사람들이 사상사의 무대에 등장하기 시작하는 순간은 19세기 이후이다. 2부에서는 르네상스, 바로크 시대와 19, 20세기 등 근대 이후의 노년 사상을 살핀다. 이 시대도 노년에게 적대적이었다. 이 시기에 만들어진 많은 예술작품이 노년을 추하고 혐오스러우며, 탐욕이 많고 어리석은 모습으로 묘사했다. 2부에서 이상적으로 꼽는 인물은 정약용과 톨스토이다. 정약용은 말년에 비로소 중국의 말과 글에서 벗어나 조선 말로 조선 시를 쓰게 되었다고 기뻐한다. 그리하여 노인일쾌사 5수에서 노인의 기쁨 중 하나가 “붓 가는 대로 미친 말을 마구 씀”에 있다고 한다. “나이 칠십에 전통이나 관습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비타협의 참된 지식인”이 되었다며 기뻐한 것이다. 톨스토이는 생애 3분의 2가 지났을 때 농부의 삶이야말로 자신이 가야 할 길이라고 생각하고 참회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이 시기 그가 교회의 권위를 부정하고, 모든 권위를 철저히 비판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는 자신만의 종교관을 구축하였다는 점을 이 책은 주목한다. 바로 거기서 삶에 필요한 노동을 스스로 할 것과 비폭력 무저항을 주장한 톨스토이주의가 나왔다. 이 책은 기존의 노년 사상을 톺아보고 그것에 대한 비판을 종합하여 소박하고 자유로우며 창조적인 노년의 가능성을 제안하는 것으로 끝난다.

우리에게는
부유한 노인들의 철학이 아닌
늙고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노년 사상이 필요하다
“노년에 대한 사상가들의 이야기는 대부분 공소한 것들입니다. 나는 그것을 비판하고 뒤집어야 늙고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책이 쓰일 수 있다고 봅니다.” _본문에서

역사는 언제나 승자, 강한 사람의 관점에서 쓰인다. 따라서 그 역사를 돌아보는 우리에게는 그 외 사람들의 관점을 알기 어렵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노년에 대한 사상사를 검토함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노년에 대해 말할 여유가 있었던 사람들은 경제적으로 부유하고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지위에 있었으며, 그렇지 못한 노인들은 먹고살기만도 바빴던 것이 현실이다.
이 책은 오늘날 가장 유명한 노년론으로 일컬어지는 키케로의 『노년에 관하여』를 그 대표적인 예로 든다. 그 책은 노년에 대한 고대 저술로서는 유일하게 우리말로도 여러 번 번역되었으나, 그것을 ‘단순 노년 철학 담론’만으로 볼 수는 없다. 그 책에는 공화정이 무너져가는 시기에 원로원에 입성한 키케로의 불안이 반영되어 있다. 원로원의 권위를 회복하고 지금까지 누렸던 특권을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기 위해 그 책을 썼다는 것이다. 결국 “『노년에 관하여』는 특권계급인 원로원 노인들을 위한 책”이었다.
따라서 이 책은 부유한 자들이 자신들에게 유리하도록 쓴 노년 사상을 오늘날 우리가 절대적인 진리처럼 섬겨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오히려 이 책은 그러한 노년 사상들을 철저히 비판하기 위해 쓰였다. 그로써 늙고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노년 사상이 나올 수 있으리라는 일념으로.
오늘날 대한민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노인 빈곤율을 자랑한다. 혹자는 수명만은 대폭 늘어나지 않았는가 말할지 모르나, 어쩌면 실제로 늘어난 것은 “노년의 비참함”인지도 모른다. 노인 빈곤율과 마찬가지로 치솟는 노인 자살률이 그 증거다. 따라서 이 책은 “노년 사회보장의 확립을 전제로 한 노년의 창조성 앙양”을 주장한다. 의식주를 해결하지 못하고 “굶주리고 병들어 죽지 못해 겨우 살아가는 형편”에는 창조력이 싹틀 수 없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길어지는 평균 수명과 치솟는 노인 빈곤율에 대응하여 정년을 늘리고 노인들을 재교육하여 계속 노동하게 하자고 주장한다. 그리하여 ‘사회에 기여’하게 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노동이나 교육은 노인들은 물론이고 청년들에게도 더 이상 시켜서는” 안 된다. 결국 노인이 자유롭게 해방되어 창조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는 사회 패러다임 전체를 변화시켜야 한다. 이 책은 노인들이 먼저 각성하여 그러한 ‘혁명’에 앞장서야 한다고 촉구한다.
저자

박홍규

저자:박홍규
세계에대한폭넓은이해를바탕으로글을쓰는저술가이자노동법을전공한진보적인법학자이다.걷거나자전거를타고시골에서농사를지으며자유·자연·자치의삶을실천하고있다.오사카시립대학에서법학박사학위를받았고오사카대학등에서강의하고하버드로스쿨,노팅엄대학,프랑크푸르트대학등에서연구했다.1997년『법은무죄인가』로백상출판문화상을수상했고,2015년『독서독인』으로한국출판평론상을수상했다.『유일자와그의소유』,『오월의영원한청년미하일바쿠닌』(2023경기도우수출판물제작지원선정),『밀레니얼을위한사회적아나키스트이야기』(2022중소출판사출판콘텐츠창작지원사업선정),『카뮈와함께프란츠파농읽기』(2022세종도서교양부문),『표트르크로포트킨평전』(2021중소출판사출판콘텐츠창작지원사업선정),『비주류의이의신청』(2021우수출판콘텐츠선정),『내친구톨스토이』,『불편한인권』(2018세종도서교양부문),『인문학의거짓말』,『놈촘스키』,『아나키즘이야기』외다수의책을집필했으며,『오리엔탈리즘』,『간디자서전』,『유한계급론』,『자유론』,『존스튜어트밀자서전』,『법과권리를위한투쟁』등을우리말로옮겼다

목차

머리말

제1부근대이전의노년

1.노년이란무엇인가?
2.고대의노년
3.고대동아시아의노년
4.고대그리스의노년
5.고대로마의노년
6.기독교의노년
7.도연명의노년
8.중세동아시아의노년

제2부근대이후의노년

9.르네상스의노년
10.바로크의노년
11.근대동아시아의노년
12.정약용의노년
13.19세기의노년
14.레프톨스토이의노년
15.20세기의노년
16.어니스트헤밍웨이의노년
17.현대한국의노년

맺음말

출판사 서평

혐오와경멸의대상이되었던
노년의역사를‘다시쓰다!’

고대부터현대까지
동서양을가로지르며읽는
노년의사상사

이책은총1부와2부로구성되어각각근대이전과이후의노년사상을살핀다.오늘날만연한사회문제에대하여혹자는‘건강한유교질서의붕괴’를원인으로들며노인과그들의지혜가존중받았던시대로다시돌아가야한다고주장하기도한다.그러나근대이전의노년을다루는이책의1부는‘노인이존경받았던시대’란허상이라고말한다.존중받는,혹은존중받을만한자격을갖춘노인은극소수였으며,생활환경이열악하였던시대에노년까지살아남을수있었다는자체가‘특권’이었다는것이다.대부분은극심한빈곤속에서죽을때까지노동해야했으며,그런그들의모습은경멸의대상이되었다.특권계급노인들은당시사회를이끌었으나,부와사회적지위를두고젊은세대와끊임없이갈등관계에놓였다.1부에서이상적인노년의표상으로꼽을만한인물은4~5세기를살았던중국의시인도연명이다.도연명은벼슬을좇느라“마음이몸의노예가되었던과거”에서벗어나마음내키는대로살기위하여자연으로돌아갔다.그곳에서농사지으며농민들과가까이지내며그들의순박함으로부터배웠다.늙음과죽음을불안해하며갈등하기도했지만,결국주어진운명을받아들이고순응하기로한다.

비로소늙고가난한사람들이사상사의무대에등장하기시작하는순간은19세기이후이다.2부에서는르네상스,바로크시대와19,20세기등근대이후의노년사상을살핀다.이시대도노년에게적대적이었다.이시기에만들어진많은예술작품이노년을추하고혐오스러우며,탐욕이많고어리석은모습으로묘사했다.2부에서이상적으로꼽는인물은정약용과톨스토이다.정약용은말년에비로소중국의말과글에서벗어나조선말로조선시를쓰게되었다고기뻐한다.그리하여노인일쾌사5수에서노인의기쁨중하나가“붓가는대로미친말을마구씀”에있다고한다.“나이칠십에전통이나관습에서벗어난,자유로운비타협의참된지식인”이되었다며기뻐한것이다.톨스토이는생애3분의2가지났을때농부의삶이야말로자신이가야할길이라고생각하고참회하는시간을가졌다.특히이시기그가교회의권위를부정하고,모든권위를철저히비판하는것을기본으로하는자신만의종교관을구축하였다는점을이책은주목한다.바로거기서삶에필요한노동을스스로할것과비폭력무저항을주장한톨스토이주의가나왔다.이책은기존의노년사상을톺아보고그것에대한비판을종합하여소박하고자유로우며창조적인노년의가능성을제안하는것으로끝난다.

우리에게는
부유한노인들의철학이아닌
늙고가난한사람들을위한노년사상이필요하다

“노년에대한사상가들의이야기는대부분공소한것들입니다.나는그것을비판하고뒤집어야늙고가난한사람들을위한책이쓰일수있다고봅니다.”_본문에서

역사는언제나승자,강한사람의관점에서쓰인다.따라서그역사를돌아보는우리에게는그외사람들의관점을알기어렵다는아쉬움이남는다.노년에대한사상사를검토함에있어서도마찬가지다.노년에대해말할여유가있었던사람들은경제적으로부유하고사회적으로인정받는지위에있었으며,그렇지못한노인들은먹고살기만도바빴던것이현실이다.이책은오늘날가장유명한노년론으로일컬어지는키케로의『노년에관하여』를그대표적인예로든다.그책은노년에대한고대저술로서는유일하게우리말로도여러번번역되었으나,그것을‘단순노년철학담론’만으로볼수는없다.그책에는공화정이무너져가는시기에원로원에입성한키케로의불안이반영되어있다.원로원의권위를회복하고지금까지누렸던특권을그대로유지해야한다고주장하기위해그책을썼다는것이다.결국“『노년에관하여』는특권계급인원로원노인들을위한책”이었다.

따라서이책은부유한자들이자신들에게유리하도록쓴노년사상을오늘날우리가절대적인진리처럼섬겨서는안된다고강조한다.오히려이책은그러한노년사상들을철저히비판하기위해쓰였다.그로써늙고가난한사람들을위한노년사상이나올수있으리라는일념으로.오늘날대한민국은세계최고수준의노인빈곤율을자랑한다.혹자는수명만은대폭늘어나지않았는가말할지모르나,어쩌면실제로늘어난것은“노년의비참함”인지도모른다.노인빈곤율과마찬가지로치솟는노인자살률이그증거다.따라서이책은“노년사회보장의확립을전제로한노년의창조성앙양”을주장한다.의식주를해결하지못하고“굶주리고병들어죽지못해겨우살아가는형편”에는창조력이싹틀수없기때문이다.

일각에서는길어지는평균수명과치솟는노인빈곤율에대응하여정년을늘리고노인들을재교육하여계속노동하게하자고주장한다.그리하여‘사회에기여’하게하자는것이다.그러나“지금과같은노동이나교육은노인들은물론이고청년들에게도더이상시켜서는”안된다.결국노인이자유롭게해방되어창조적인삶을살기위해서는사회패러다임전체를변화시켜야한다.이책은노인들이먼저각성하여그러한‘혁명’에앞장서야한다고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