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시대의 풍경이 되다

자동차, 시대의 풍경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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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고종의 포드에서 제네시스까지, 대한민국 자동차 100년의 스케치
『자동차, 시대의 풍경이 되다』는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 선행디자인팀에서 10여 년간 실무자로 활동하고, 지금은 대학에서 산업 디자인을 연구하고 있는 이문석이 자동차를 문화사의 측면에서 접근한 책이다. 자동차가 처음 국내에 들어온 조선시대부터 무인 자율주행차 출시가 목전에 와 있는 오늘날까지, 역동적으로 변화해온 자동차의 디자인과 우리 사회의 역사적 변화를 살핀다.

정치와 경제, 산업, 사회, 문화 환경이 자동차 디자인에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지를 분석하고 시대별로 자동차 디자인 양식을 정리한다. 도입 초기의 흑백사진과 오래된 광고 이미지가 있는가 하면, 미래의 자동차와 개발과정에서의 스케치와 렌더링 등이 균형 있게 배치되었다. 이러한 통합적 고찰을 통해 디자인은 디자이너 개인의 독창적 생산물이 아닌, ‘시대의 산물’임을 밝힌다.
저자

이문석

저자:이문석
현대자동차에서오랫동안컬러디자이너로근무했다.이화여자대학교와국민대학교에서공부했고,지금은우리디자인의여러면모들을인문학적지식으로풀어내는일에푹빠져있다.앞으로는우리디자인의참모습을탐색하는작업에몰두할생각이다.일상의물건,색채를중심으로우리의조형태도와습관,미감등의식의깊은곳을여행하며진정한우리모습을만나려한다.
이런마음으로그간《신유목민의디자인》,《서울디자인15풍경》의저술에참여했고,〈일제시대자동차디자인의기초적토대형성에관한연구〉,〈근대기자동차에대한사회적인식〉,〈한국산업제품의색채연구〉,〈승용차의외장색운영과선호색을통해본색채의시대성고찰〉,〈근대가구디자인의유형분류와양식적특징〉등여러편의논문을발표했다.여러대학에서연구내용을학생들에게전하며,색채디자인에관한실무를알려주는일도하고있다.

목차

들어가며7
디자인을이해하는얇은지식17

1.자동차사회,시동을켜다
굴러다니는쇠망아지,자동차38
자동차풍류,포드T형50
소비도시경성으로,유선형쉐보레58
자동차,새로운가치기준62
식민지인,식민지기술72

2.폐허에서일어난의지의자동차
고물의무한변신,재생자동차93
처음으로출발한다,시-바ㄹ119
양장미인,새나라136
새나라와똑같이,신성호143
코티나는코피나146
하동환버스,국군이있는월남으로151
안전에완벽을기한포드뻐스153
일상의디자인,익명의디자이너156
스타일을향한대중의눈160

3.꿈의실현,자동차수출
한국형소형차170
절약시대를앞서가는,브리사177
그대이름은,포니180
캠페인과자동차문화205

4.마이카붐
일상생활의필수품,마이카220
다섯번놀랐습니다.엑셀242
세계로미래로,르망254
세계는지금프라이드스타일259
세계의명차와함께달린다,엘란트라261
‘소나타는차’에서중형세단의걸작로,쏘나타264
마이카를즐기는여러가지방법267

5.다양한삶,다양한자동차
전환기,모던에서포스트모던으로290
신세대감각,엑센트와아벨라315
X세대의로망,티뷰론과엘란318
라이프스타일자동차,갤로퍼와카니발323
큰차비켜라,마티즈와아토스328
애국주의가남아있는에쿠스331
속은같게,겉은다르게,투싼과KM스포티지335
브랜드전략의첫사례,제네시스와로체이노베이션337
무조건예뻐야돼,쏘나타와쏘울342
삶의심미화345

자동차디자인의미래349
나가며362

스케치와렌더링369
자동차디자인연표≫377
주≫385
참고문헌≫399
사진목록≫414

출판사 서평

우리자동차100년의초상,
자동차디자인이되다

자동차산업은이제새로운국면에접어들고있다.지난100년동안의자동차와는비교도할수없을만큼새로운자동차가모습을드러낼것이다.구글같은IT기업에서연구해오던무인자율주행차의상용화가코앞에와있다.사람이운전에서해방되는시대가곧열릴것이다.실제로구글에서내놓은자율주행차량은모든조작장치가사라지고출발과비상정지버튼,시트만남았다.
새로운방향설정과디자인의혁신적실험이가능하다는면에서기회이기도하지만,과거방식을답습하다가는추락할위험도도사리고있다.생활방식과생각,욕망,기술등모든것이변화하고있다.당연히과거성공을거두었던모델도앞으로성공을거둘지장담할수없다.그런데우리는이러한흐름에동참하지못하고아직까지자동차의외관을아름답게꾸미는데만열중하고있다.저자는이대로계속피상적인멋부리기에골몰하다가는지금까지쌓아올린공든탑이순식간에무너질지도모른다고경고한다.패러다임의변화에대응하고지속적인성장을이루기위해서는고유한디자인철학을정립해야한다고이야기한다.그리고그시작은‘자신을정확히아는것’이라고말한다.그녀가우리자동차100년의시간을하나하나끄집어낸이유다.
자동차는등장과함께우리에게시공간을압축시키는놀라운경험을선사했다.게다가이물건은태어날때부터‘비싸고멋진것’이어서누구라도단숨에마음을빼앗아버리는놀라운능력이있었다.누군가최신의자동차를소유하고있음은그가다가오는시대의주도권을틀어쥐었다는표현이기도했다.이러한초창기의수용방식은자동차를이동수단이라는기능적가치보다는권력이나부같은상징으로이해하는복합적인시각을만들어냈다.자동차에대한사람들의첫인상은그대로우리자동차문화의밑동이되었다.

#장면1
1913년경성거리에처음으로문을연자동차판매상은자동차를아는사람도,구입할수있는사람도거의없던시대에이목을끌어자동차를알리고팔아볼요량으로판촉행사를열었다.이행사에서판매상은차체를울긋불긋한비단으로감고장안의명기와지역유지를태워카퍼레이드를한바퀴돌고나서술잔치까지벌인모양이다.기생과술,재력가를동원한이모습은사람들에게자동차가이동수단이라기보다유흥과오락거리라는인상을강하게심어주었다.

#장면2
버스가정차한곳으로여기저기뛰는사람들,“다탔으면오라이”라고외치며만원버스에승객을밀어넣는버스안내양,승객을안으로몰아넣기위해급출발과급정거를되풀이하는‘조리질운전’,조리질운전에이리저리서로부딪히며넘어지듯쏠리는버스안의풍경은일상이되었다.

#장면3
난생처음으로마이카를가지게된사람들은차를멋지게꾸미려고애썼다.마치자신의방을꾸미듯이운전에필요하지도않는여러가지것들을차안팎에붙이고늘어놓으며치장했다.차안에는필수품처럼시트와핸들에덮개를씌우고,바닥에는보조매트를깔았다.읽지도않는외국잡지와등받이쿠션을넣어놓고,대쉬보드위에향수병을올려놓았으며,뒷선반에는과일바구니에요란한커버의티슈통도놓았다.

자동차는가장밀접한생활용품이자이동수단이다.그런데오랜시간위와같은사건들을직·간접적으로겪으면서사람들은자동차에다양한함의를부여하게되었다.기생을태우고술판을벌이는카퍼레이드를보고,우리는자동차가이동수단이라는생각보다는부유한이의놀잇감이란생각을가지게되었고,‘조리질운전’을하는만원버스에서시원하게뻗은길을달리는승용차를보면서마이카의꿈을키워왔으며,처음장만한마이카의기쁨을꾸미는데열중하는방식으로나타냈다.그렇게자동차는개성과스타일을드러내는기호가되었고,어느누군가에게는자신의신분과부를뽐내는도구로활용되어왔다.그리고재미있는사실은이러한사람들의생각이자동차디자인에고스란히반영되었다는것이다.즉사람들의꿈과도전,욕망이디자인에반영되어거리를돌아다녔던것이다.그리고이런거리풍경은또다시사람들의의식에커다란영향을끼쳤다.
《자동차,시대의풍경이되다》는우리자동차100년의역사를통해우리의모습을돌아보는책이다.저자는영리하게도우리곁에가장가까운,그러면서도사람들의욕망과꿈이반영되어있는자동차에서우리의모습을찾았다.이책은아마자동차를좋아하는사람은물론이고,그렇지않은사람들에게도흥미로운시각을제공할것이다.아울러산업디자인의꽃이라일컫는‘자동차디자인’의과정을맛볼수있는것도이책의작은즐거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