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은 어떻게 정치가 되는가 (91년 5월투쟁과 김은국의 《순교자》로 본 정치 죽음 진실)

죽음은 어떻게 정치가 되는가 (91년 5월투쟁과 김은국의 《순교자》로 본 정치 죽음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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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죽음은 어떻게 정치가 되는가』는 이 5월투쟁을 중심에 놓고 정치-죽음-진실의 관계를 성찰한다. 역사의 중요한 사건에 대한 객관적 분석이자, 이 사건에 투영된 첨예한 이슈인 ‘정치-죽음-진실’의 문제를 집요하게 파고든 정치철학적 고찰이다. 국가와 정치권력은 어떻게 죽음에 개입하는가? 정치적 죽음에 있어 진실이 어떻게 은폐되고 정의는 어떻게 지연되었는가? 현실의 투쟁과 담론 투쟁에서 지배 세력과 저항 세력은 어떻게 갈등하고 대립했는가? 우리는 정치적 죽음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는가? 정치와 죽음의 관계가 헐거워지고 정치 세계에서 진리/진실의 지위가 근본적으로 위협받고 있는 오늘날(2016년 옥스퍼드 사전 올해의 단어는 ‘탈진실post-truth’이었다) 정치-죽음-진실의 문제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깊이 응시하는 정치학자의 시선이 이러한 질문들을 정치하게 탐색한다.
저자

강정인

저자강정인은서강대학교정치외교학과교수이다.미국캘리포니아버클리주립대학에서정치학박사학위를받았다.본래서양정치사상을전공했지만,현재는주로비교정치사상,한국현대정치사상을연구ㆍ강의하고있다.최근저서로《한국현대정치사상과박정희》(2014),《Western-CentrismandContemporaryKoreanPoliticalThought(서구중심주의와현대한국정치사상)》(2015),《탈서구중심주의는가능한가:우리학문의이론적대응》(공저,2016),등이있으며,《ContemporaryKoreanPoliticalThoughtandParkChung-hee(한국현대정치사상과박정희)》가출간을앞두고있다.

목차

책머리에

1장정치ㆍ죽음ㆍ진실?1991년5월투쟁을중심으로
1.한국현대정치사의정치와죽음
2.예비적고찰
국가/정치,폭력/죽음,민주주의
일상과정치|단순한삶,참된삶,일상적삶
3.1991년5월투쟁분석?정치ㆍ죽음ㆍ진실을중심으로
강경대타살의정치적의미
박승희로비롯된젊은이들의연이은분신자살
이른바‘김기설유서대필논쟁/사건’
정원식총리서리봉변사건과언론의편파보도
4.5월투쟁이제기한정치철학적문제들
권력과진실|인륜ㆍ패륜(반인륜)공방
유폐된진실과거부된정의
5.진실과정의를위하여

2장신없는세계에서의진리/진실
?김은국의《순교자》분석을중심으로
1.정치와진리/진실사이에서
2.《순교자》,신없는세계에서진리/진실을묻다
3.진리/진실그리고현대의곤경
4.《순교자》에나타난정치와초월적진리사이의긴장
5.정치의상징적활용으로서의기만
6.신목사의죽음과그의미

3장미국의반전영화는과연‘반전’적인가?
1.축제에묻힌참상
2.토끼목숨,사람목숨
3.반전反戰여론의반전反轉
4.미국반전영화의실상
5.반전메시지의허구성
6.미국의반전영화와제국주의적세계관
7.전쟁을지지하게만드는미국반전영화
8.미국의반전영화를보는제3세계의시각
9.인식의전환을위하여

부록/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국가는어떻게죽음에개입하는가?우리는그죽음을어떻게기억하는가?
한국현대사와민주주의를추동해온정치-죽음-진실의고리를성찰하다

죽음은모든인간이단독자로서맞닥뜨려야하는숙명이다.그러나때로그것은지극히정치적이며공적인사건이되기도한다.2400년전소크라테스가감옥에서독배를들고죽음을맞은이후‘정치와죽음과진실’의문제는철학과정치와예술등의영역에서줄곧중요한문제였다.특히민주화과정이정치-죽음-진실의고리를중심으로전개되어온한국사회에서는그무게가유독무거울수밖에없었다.최근고故백남기농민의사인이병사에서외인사로수정되고,경찰청장이이를사과하면서87년박종철,이한열의죽음을같이언급한일은다시한번개인의죽음과권력의관계를,‘민주주의라는나무는피를먹고자란다’는역사의교훈을생각하게한다.5월광주의시민들과이후목숨을바친젊은이들의희생을강조한문재인대통령의5?18민주화운동37주년기념사도한국현대사에서의정치와죽음과진실의결집을재확인하게했다.또한우리의세월호나최근런던그렌펠타워화재에서보듯국가가책무를다하지못했을때불의의사고는정치적죽음이된다.
이처럼엄중한역사의흐름가운데서도정치와죽음의문제가그어느때보다첨예하고뜨겁게분출되었던때를꼽는다면바로91년5월투쟁일것이다.시위도중진압대의쇠파이프에맞아사망한명지대생강경대,이에항의해일어난열한명젊은이들의잇단분신자살,노조위원장의의문사와시위대학생의질식사,김기설유서대필논쟁,정원식총리서리봉변사건과언론의편파보도.1991년4월26일부터6월29일까지점화,확산,소진되었던‘91년5월투쟁’의양상이다.
정치사상과현실정치를아우르며묵직한화두를제기해온정치학자강정인교수(서강대정외과)의신간《죽음은어떻게정치가되는가》는이5월투쟁을중심에놓고정치-죽음-진실의관계를성찰한다.역사의중요한사건에대한객관적분석이자,이사건에투영된첨예한이슈인‘정치-죽음-진실’의문제를집요하게파고든정치철학적고찰이다.국가와정치권력은어떻게죽음에개입하는가?정치적죽음에있어진실이어떻게은폐되고정의는어떻게지연되었는가?현실의투쟁과담론투쟁에서지배세력과저항세력은어떻게갈등하고대립했는가?우리는정치적죽음을어떻게기억하고있는가?정치와죽음의관계가헐거워지고정치세계에서진리/진실의지위가근본적으로위협받고있는오늘날(2016년옥스퍼드사전올해의단어는‘탈진실post-truth’이었다)정치-죽음-진실의문제는어떻게진행되고있는가?…과거와현재와미래를깊이응시하는정치학자의시선이이러한질문들을정치하게탐색한다.

꽃잎처럼붉은죽음의기억,진실혹은거짓의역사―91년5월투쟁과정치?죽음?진실

5월투쟁의발단,강경대타살의정치적의미
91년5월투쟁은87년민주화이후사회운동세력이주도한가장규모가큰투쟁이었다.운동주체의변화등을통해사회운동의과제와실천을확대하고변화시키고광범위한민주화를촉진한사건임에도,민주화가어느정도진전된후에일어난일이어서인지간과되거나망각되곤한다.87년6월항쟁으로절정에이르렀던민주화열망이12월대선에서의여당후보당선으로무참히꺾이고,1990년3당합당으로주도권을확보한노태우정부가민주화세력을탄압하면서공안정국이강화된것이5월투쟁전야의상황이었다.이런상황에서1991년4월26일시위에참가했던명지대1학년생강경대가백골단의쇠파이프로구타당한끝에사망하는사건이일어났다.이후전남대생박승희를시작으로총11명이분신자살을감행했으며,의문사한노조위원장과시위도중질식사한학생까지합치면강경대의타살打殺은한달사이에총13명의죽음으로이어졌다.
6월항쟁이부천서성고문,박종철?이한열의죽음으로전두환정권에대한국민적분노가폭발한데서비롯되었음을기억하는대중에게강경대타살은직선제로선출된노태우정권도폭압성에서차이가없음을드러낸사건이었다.폭력의정당한사용이란국가의폭력사용을법과제도로규제함으로써그사용을줄이고문명화하는것을뜻한다.저자에따르면,강경대사건은노태우정권에서도과거군부정권이그랬듯“공권력행사가폭력의벌거벗은사용에서벗어나지못함으로써국가의폭력사용이헌정적단계에진입하지못했음”을드러냈다.일종의병영체제로발전해온,국가에의한폭력사용의정당화를성취하지못한한국근대국가의현실을노출했던것이다.

참된삶을위해단순한삶을버리다
이책은강경대타살의정치적의미를살펴보는한편‘단순한삶과참된삶’이라는맥락에서분신을감행한젊은이들의죽음을해석한다.참다운삶을가장강렬하게주장하는방법은그참다운삶을위해목숨을던지는것이다.6월항쟁이노태우정부로귀결되고1989년문익환목사의방북을기화로공안통치가조성되는등폭압정치가재현되었을때,일부젊은이들은참다운공동체의삶에대한신념과노태우정권퇴진?민자당해체라는주장을자살이라는적극적인행동을통해납득시키려했다.자신들의신념과주장이참된것임을보여주는유일한방법이그신념과주장을위해스스로목숨을끊는행위,곧단순한삶을내던지는행위라고믿었던것이다.
5월의분신정국에서지배세력은자살의순수성과자율성을훼손하는전략을취했다.5월8일의김기설분신자살에대해당국과검찰과제도언론은자살을선동하는배후세력이김기설의유서를‘대필’했음을기정사실화했다.“죽음의굿판을당장걷어치워라”(김지하),“죽음을선동하는어둠의세력이있다”(박홍)는지식인들의발언이당국의‘날조’를도왔다.반정부투쟁이최고조에달한5월18일,검찰은전민련총무부장강기훈을유서대필자로지목해자살방조죄로기소했다(한국의드레퓌스로불린강기훈은2015년에야대법원에서무죄를확정받았다).검찰의발표로운동권은심대한도덕적타격을입었고,이후시국에항의하는분신자살은급격히줄었다.배후세력과유서대필자의존재로자살의순수성과자율성이의심받는상황에서,즉자살의정치적의미가훼손당하는상황에서‘정치적’행위로서자살을선택하기가어려워졌던것이다.이후지배세력은6월3일외국어대에서정원식총리서리가학생들에게달걀과밀가루투척을당한일을‘반인륜적패륜행위’로부각하는데성공했고,이러한담론공세는국민들의냉소와무관심으로이어졌다.“국민의냉소와무관심이정권유지에특효약이라는것은아리스토텔레스의《정치학》과폭정의역사만큼오래된정치이론과경험이줄곧증언해온바이다.”

유폐된진실과거부된정의
정치-죽음-진실을중심으로5월투쟁을분석한저자는‘권력과진실,인륜?패륜공방,유폐된진실과거부된정의’라는소주제들을통해5월투쟁이제기한정치철학적문제들을성찰한다.한나아렌트에따르면,현대정치에서대중에대한선전?선동이정부의중요업무로부상하면서“조직화된거짓말”이진리/진실에대한무기로활용되기시작했고,정치권력의공격앞에서‘사실적진실’은곤경에처할수밖에없다.5월투쟁당시의이른바김기설유서대필사건은이사실적진실의취약성을극명하게보여준다.저자는정부와사법부와언론의결탁앞에서대중역시‘배후조종에의한자살’을‘사실’로받아들였을것이라고말한다.아렌트가진실의우연성과대조적으로거짓말은의외성을띠지않고논리적이기때문에상황에따라더설득력있게들린다고지적했듯,두려움과당혹스러움등모순적감정에사로잡힌‘살아남은자’들에게죽음의분신행렬이라는유례없는사태를설득력있게설명하는것은오히려분신배후조종설이었으리라는것이다.
역사적으로지배세력은‘진실이감옥에갇히고정의가거부되는동안’정치적명분과실리를동시에챙겼다.노태우정권은유서대필사건과정총리서리사건을교묘하게조작,왜곡함으로써정세를역전시키고정권재창출에도성공했다.그래서우리는피로쓴진실이궁극적으로승리할지는몰라도그승리가오히려“종이위에먹으로쓴진실과그승리로공허하게남게되는것은아닌가”라는회의와역설에직면하게된다.저자는박해받는진실의모순적운명을인정하면서도,현재의시선으로그리고미래지향적관점으로역사를바라보려한다.현재의부정의한권력과그기원을고발하고공권력의잘못된집행에대한진실을밝혀냄으로써궁극적으로시민의권리와민주주의의진전에기여할수있다는것이다.죽음으로써‘진실과정의’를지켜온비극적역사를더이상되풀이하지않는길도거기서출발할것이다.

신없는세계에서진실을묻다―김은국의《순교자》분석
91년5월투쟁을다룬1장에이어2장은한국계미국인작가김은국의소설《순교자》(1964)의핵심주제,곧‘6.25전쟁발발당시평양에서북한공산당에의해처형된12인의목사를과연순교자로볼수있는가’를‘정치와진리/진실과죽음’이라는핵심개념들을중심으로검토한다.진리/진실이처한현대적곤경에기초해서정치와초월적(종교적)진리사이의긴장과갈등,정치와사실적진실(기만)의관계,그리고소설속신목사의죽음이정치와진리/진실의갈등에관해던지는의미를검토한다.

미국의반전영화는과연‘반전’적인가?
3장에서는미국의베트남전개입과참담한패배이후이에대한반성의시각에서만들어진1970~80년대의미국반전영화들이과연‘반전’적인지를비판적으로검토한다.여기서는정치죽음진리/진실이라는개념들을직접논하지는않지만,전쟁이라는극단적정치적행위가고도의폭력을수반한다는점에서죽음이라는문제를함축하고있고,또전쟁에나간병사들이‘무엇을위해목숨을바치는것인가’,‘정치공동체와연관해삶과죽음의참된의미는무엇인가’하는문제의식에필연적으로직면하게된다는점에서정치와진리/진실이라는문제를함축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