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학, 인간과 공간을 말하다(리커버판)

지리학, 인간과 공간을 말하다(리커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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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지리학, 일상 공간을 매개로 삶과 교감하다
피시방, 패스트푸드점, 현금 지급기 같은 공간이 일상 곳곳에 자리하게 된 것은 사실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이동수단인 지하철이라는 공간에서 예전에는 사람들이 단순히 책이나 신문을 읽었지만, 이제 휴대전화나 DMB 같은 각종 기기들을 사용해 다른 공간의 사람들과 소통을 하거나 실시간으로 영상물을 감상한다. 또 오랜 세월 고단한 서민의 삶을 위로해온 종로 피맛골이 첨단 상가로 탈바꿈하기 위해 철거를 앞두고 있는 것처럼, 친숙한 공간이 어느 날 사라지기도 한다. 우리가 매일같이 경험하는 일상 공간의 풍경에는 이처럼 공간의 변화와 더불어 삶의 변화가 스며 있고, 보통 사람의 일상과 시대의 공기가 반영되어 있다. 일상 공간은 인간과 함께 계속 변화하며 새로운 경관을 생산하고 있고, 지금 이곳의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뿐 아니라 사회 변화, 역사의 맥락까지 두루 투영하는 총체적인 세계이다.
저자

박승규

1966년강원도원통에서태어났다.초등학교때스케이트를가르쳐주신선생님이너무좋아서교사의길을꿈꾸며한국교원대학교에진학했다.대학원을다니면서지리교육에관심을갖게되었다.한편으로는지리학을잘하기위해서는지리학에서한발물러나지리학을바라보아야한다는생각을하게되었다.그것이계기가되어당시유행하던포스트모더니즘과지리교육을연결하려는포부를품기도했다.시간이지나면서그꿈은조금더재미있게지리를가르칠수없을까하는생각으로바뀌었고,그결과물이일상생활과지리교육을연결한박사논문이다.지금은춘천교육대학교에서교양과목과지리학관련과목을가르치고있으며,문·사·철과예술이어우러져읽어내는공간에대한이야기를학생들에게들려주고싶다는생각으로연구와교육을계속하고있다.

목차

들어가는말

제1장일상공간의등장
1.지리학의변신-인간과공간의관계를묻는다
2.일상공간의등장-작고사소한것의힘
3.낯익은공간을낯설게하기-일상공간의새로운의미발견

제2장다름의지리학
1.환경문제-‘단수’가아니라‘복수’다
2.지역감정의기원에대한새로운인식-풍수는권력의도구였다
3.곡선-주름지고접힌삶의공간

제3장같음의지리학
1.맥도날드-역사와문화의지우개
2.고속도로-기억의정치공간
3.화장실을통해보는세상

제4장배치의지리학
1.여성이권력(?)-아파트
2.자본이문화를사다-백화점
3.권위와위엄을드러내다-교회,성당,사찰

제5장리좀의지리학
1.근대화의공간-반인권적이다
2.광장-등장과소멸을반복하는무정형의의미공간
3.왜광주인가-공간을통해기억하는5ㆍ18

맺는말‘지금여기’,일상의지리학을꿈꾸며
1.‘지금여기’,일상의지리학은새로운지리학인가
2.‘지금여기’,일상의지리학은무엇을꿈꾸는가


더읽어야할자료들

출판사 서평

▶‘인간학’으로서의‘지리학’
그럼에도우리는일상공간의가치를제대로인식하지못하며,그안에퇴적된의미의지층을발견하지못한다.공간과위치에관한학문인지리학조차도공간이우리삶과어떤관련을맺고있는지에는관심을기울이지않은채인간과공간속에서기능적이고과학적인시선으로법칙이나원리를발견하는데에만천착해왔다.지리학의영역을확장시켜연구해온저자의책은이런기존의지리학을해체하고일상공간을통해인간과공간의관계를탐색함으로써삶과교감하는일상의지리학을제안한다.낯익은공간을낯설게바라보는데서출발하는일상의지리학은단순한지역간차이의구분에서벗어나시선의차이에주목하고(다름의지리학),획일적인경관에서공간의의미를새롭게발견하며(같음의지리학),공간배치의미세한의미체계를해석하고(배치의지리학),공간을매개로사회현상을설명함(리좀의지리학)으로써지리학을재영토화하려한다.

맥도날드,고속도로,아파트,화장실,성당등의일상공간과더불어2002년월드컵과2008년촛불집회,5ㆍ18광주민주항쟁같은사회현상과역사적사건에이르기까지인간의삶과공간을연관지어분석한이책은결국공간을통해인간과소통하고세상과소통하며삶을성찰하는인간학으로서의지리학을꿈꾼다.이책의모색을통해우리는그동안의관성적인삶의이해에서벗어나지금여기의우리삶의양태와변화에대해더깊이사유하고이해할기회를얻게될것이다.

▷일상공간의새로운의미발견-낯익은공간낯설게보기
일상공간은익숙하고낯익기때문에주목과관찰의대상이되지못한다.이책은일상공간의의미를발견하기위해서는낯익은공간을낯설게보아야하며,이를위해기존의고정된관점에서벗어날것을제안한다.내부자의시선으로기능적인사실너머에있는내밀한삶의이야기에주목하고,유목민의시선으로다양한의미의층위에접속할것을제안하는저자는아파트나백화점같은일상공간과그배치를비판적시선으로분석한다.저자에따르면오늘날‘아파트’는지역의특성을반영하지않은획일적인경관을생산하며,평수와종류에따라부의수준과삶의양식을구별짓는준거로서계층간단절을초래하는존재가되었다.또한아파트내부의공간배치가그동안가장인아버지가잠을자는안방중심으로이루어졌다면,최근에는사회인식이변화하면서여성을배려한주방중심의배치가많이나타나고있다.건설회사들은아파트를여성의전유공간으로인식하여여성의취향에맞춘실내장식이나광고카피를선호하는경향을보이기도한다.그러나저자는이러한변화가오히려여성을아파트라는공간에가두기위한것이아닐까질문한다.여성중심으로공간배치가이루어진아파트에서여성은자연히더많은일상의시간을보내며가사에집중하게되고,이로인해다른가족구성원들은편안함과안락함을누리게된다는것이다.

일상공간을낯설게보고배치의의미체계를해석하는태도는백화점에대한시선에서도유지된다.사람들이재래시장대신백화점을주로찾는것은재래시장에비해백화점의이미지가젊고세련되어보이기때문이다.그러나저자는이런백화점의이미지는보이지않는계산된노력의산물이라고본다.최근들어자주볼수있는백화점내의문화강좌에는백화점을단순히소비행위의공간이아니라문화를배우고향유할수있는공간으로각인시키려는백화점의의도가내재한다.또백화점내이런문화공간은제일꼭대기층에배치되어이윤을높이기도하고,1층에배치되어사람들의발길을끄는역할을하기도한다.즉백화점은이제문화를이용해,소비를강요하는것이아니라소비를자극함으로써,주도적으로소비하고싶어하는현대인의욕구를충족시키며계속해서더많은이윤을내는방법을찾고,이흐름을따라공간배치도점점변해간다.

▷변하는공간,변해야하는지리학
공간은누가계획하고만들었느냐와무관하게그공간을누가점유하느냐에따라의미가달라진다.저자는이주장의근거로시청앞광장을들며그곳에서나타난사회현상들에대해공간을매개로분석한다.원래서울시청앞광장은대표적인전시행정의공간이었다.시청이자신의존재를드러내기위한‘권력의공간’이었던것이다.그러나2002년에이공간은붉은악마들의기쁨과환희의공간으로변모했다.이들은시청앞광장너머의차도까지점거하며광장을확대시켰고,새로운의미를지닌광장을만들어냈다.그러나2008년여름,서울시청앞광장은저항과비판의공간이된다.촛불을든시민이모여미국산쇠고기수입을반대하는저항의공간이자,일상의민주주의를억압하는세력에대한비판의공간으로다시변모한것이다.

이처럼공간은하나의고정된형태나의미로인식되기보다는그공간을전유하는주체와더불어살아움직인다.인간의변화에따라공간은새로운의미를부여받거나외양이변한다.그렇기에지리학또한변하는공간,인간과함께끊임없이변화하고계속해서모색해야하는것이다.그래서저자는우리에게는대개하나의의미로만읽히기쉬운일상공간들에대해,그정형화된의미를벗어나열린의미를찾으려고시도한다.또삶의모든것에공간이있고,공간속에모든것이있음을인지하는것을통해지리학이인간과교감하기를계속해서꿈꿔본다.

▶이책의구성
기존의백과사전식지리학의경계를허물어,늘우리를둘러싸고있는일상공간에주목해인간의삶을통찰해보려는이책은모두다섯개장으로이루어져있다.
제1장에서는지리학이일상과밀접한관련이있는학문임을보여주기위해,낯익은일상공간을낯설게바라보면서일상공간이갖는의미를다시금생각해본다.제2장에서는단순히지역간차이를구분하려는기능적인시선에서벗어나,시선의차이에주목하는‘다름의지리학’으로지역간차이의행간에숨어있는삶의의미를해석한다.환경문제,풍수,일상공간의직선화에대해기존과는다른시선으로해석한다.제3장에서는모든지역에서동일하게나타나는획일적인지리현상에주목하는‘같음의지리학’을통해,맥도날드,고속도로,화장실같은표준화된지리현상들의의미를살핀다.제4장에서는공간을구성하는요소들의자리매김,즉그요소들의같고다름에주목하는‘배치의지리학’을통해,아파트,백화점,교회나성당,사찰등을구성하는공간요소들의배치를분석하여그속에담긴미세한의미체계를해석한다.마지막으로제5장에서는공간을토대로하는지리학자의시선으로사회현상을설명하려는‘리좀의지리학’을통해,근대화로인해획일화된일상공간들의반인권적특성,2002년과2008년시청앞광장의의미변화,5.18광주민주항쟁등에대해해석하고전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