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인종에 대하여 외 (수상록 선집)

식인종에 대하여 외 (수상록 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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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인간성과 타인에 대한 몽테뉴의 생생한 사유
정확한 번역과 상세한 해설로 만나는 고전의 세계
몽테뉴 수상록에서 인간성과 타인에 대한 생생한 사유를 담아낸 6개 장을 선별해 엮었다. 표제 장인 〈식인종에 대하여〉는 16세기 유럽인들이 식민지 침략을 통해 처음 마주한 중남미 원주민들에 대한 사유가 담긴 에세이다. 몽테뉴 수상록에서 가장 중요한 장 가운데 하나로 인용되지만, 지금까지 국내에 제대로 소개될 기회가 없었다. 정복지의 주민을 ‘식인종’, ‘야만인’으로 본 당시 유럽인들의 인식과 다르게 그들의 삶을 이해하고 깊게 들여다보려 한 ‘교양인’ 몽테뉴의 사유를 생생히 확인할 수 있다.
몽테뉴 수상록은 ‘최초의 에세이’로 잘 알려진 고전이지만, 3권 107장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 때문에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 또 몽테뉴가 수많은 인물과 텍스트를 인용했기 때문에 수상록을 제대로 읽기 위해서는 이에 대한 이해 또한 필수적이다.
책세상문고 고전의세계 시리즈로 기획된 이 책은 현대 몽테뉴 연구에서 비평 판본의 결정본으로 여겨지는 플레야드 판본을 저본으로 삼았다. 몽테뉴, 루소, 레비스트로스 등을 연구하며 여러 원전을 국내에 소개해온 고봉만 교수가 번역을 맡았다. 또한 200개에 달하는 주석을 통해 원문에 등장하는 인물과 텍스트에 대해 설명하고, 해설 〈타인을 이해한다는 것〉을 통해 몽테뉴 사상의 현대적 의미를 풀어냈다.
니체는 “몽테뉴 같은 사람이 글을 썼다는 사실이 삶의 즐거움을 배가시켰다”라고 썼다. 현대 한국인에게도 역병과 환란의 시대를 산 ‘모럴리스트’ 몽테뉴의 글이 고전 본래의 의미로 새롭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저자

미셸에켐드몽테뉴

MichelEyquemdeMontaigne
16세기프랑스의대표적사상가이자모럴리스트.‘에세이’라는글쓰기장르의원조라할《수상록》을남겼다.
1533년프랑스서남부도르도뉴에서태어났다.교육열이높은아버지덕분에어려서부터가정교사에게맡겨져라틴어를모국어처럼익혔고,6세때보르도인근의기옌학교에입학해중학과정을마쳤다.16세무렵부터툴루즈대학에서법학을공부한후1556년경페리괴조세재판소의법관에이어1557년보르도고등법원의법관으로일했다.1558년《자발적복종》을쓴철학자이자법률가에티엔드라보에시를만나둘도없는우정을나누었으나1563년페스트로그를잃는아픔을겪었다.1568년사망한아버지피에르의뒤를이어몽테뉴영주로서영지를상속받았고,이듬해스페인신학자이자철학자레몽드스봉의《자연신학또는피조물의책》을프랑스어로번역해발간했다.아버지를잃은지얼마안되어남동생아르노가운동경기중에입은부상으로요절한데다몽테뉴자신이낙마사고로죽을뻔했다.1570년에는첫아이가태어난지두달만에세상을떠나고말았다.몽테뉴는보르도고등법원재판관의딸프랑수아즈드라샤세뉴(1545~1602)와결혼해서딸여섯을낳았지만,하나를제외하고는모두일찍죽었다.
공직생활에부담과환멸을느껴1570년37세로보르도고등법원법관직을사임하고이듬해초쯤자신의성으로돌아와독서와글쓰기에몰두했다.1572년경집필을시작한《수상록》의초판은1580년보르도에서출간되었다.그해신장결석을치료할겸여행길에올라스위스,독일을거쳐이탈리아에서오래머물다1581년말에몽테뉴성으로돌아오는데,이경험을기록한일기는몽테뉴사후에발견되어1774~1775년책으로출간되었다.이후보르도시장으로선출되어일했으며,두번째임기에는종교전쟁과페스트로피난을떠나는등고초를겪었다.그동안가필과수정을거듭해온《수상록》의3권107장에이르는신판을1588년에간행했고,1590년에는관직을맡아달라는앙리4세의요청을건강을이유로정중히거절했다.1592년자택에서중증후두염으로숨을거두었다.

목차

들어가는말
제1권30장식인종에대하여
제3권6장마차들에대하여
제1권36장소카토에대하여
제1권50장데모크리토스와헤라클레이토스에대하여
제2권19장신앙의자유에대하여
제3권11장절름발이에대하여
해제-타인을이해한다는것


더읽어야할자료들
옮긴이에대하여

출판사 서평

동정심이비아냥거리인시대에몽테뉴는이렇게썼다
“우리야말로모든야만스러움에서그들을능가한다”
몽테뉴도역병의환란을겪었다.흑사병이창궐하여영지인구의절반과평생의친우였던에티엔드라보에시를잃었다.환란은역병뿐이아니었다.같은신의이름으로서로를죽이는종교전쟁이몽테뉴의일생내내계속되었다.몽테뉴는고립된이들이죽은이의시체를먹으며삶을잇는것을보았다.
그때는또한유럽인들이‘신대륙’을발견하고정복전쟁에열을올리던시기였다.유럽인은각자자신이신대륙에서보고들은것에대해목소리높여떠들었다.그러나당시그곳은미지의세계였다.“나는세계지도를보았다네.그러곤깨달았지.기독교를충심으로받드는지역이세계의극히일부분에지나지않는다는것을말일세”(에라스무스).신대륙원주민들은‘잔인하고야만적인식인종들’이었기에정복과교화의대상이었고,유럽인은이들을멸시하고하찮은존재로여겼다.이렇게만설명할수없을만큼잔혹한학살과착취가있었다.
동정심이란사치이자비아냥거리인시대였다.그러나몽테뉴는이렇게썼다.“우리야말로모든야만스러움에서그들을능가한다.”

타인을이해한다는것
아메리카발견에서비롯된지리적인식확장은유럽사회에커다란문화적충격이었다.몽테뉴역시꽤오랫동안혼란과두려움을느꼈다.하지만신대륙의이야기를폭넓게접하면서몽테뉴는익숙하게여겼던것들을다르게바라보는법을인식하게되었다.
물밀듯쏟아져들어오는새로운정보를마주한몽테뉴의태도에주목할만하다.신대륙의부富는그의관심사가아니었다.몽테뉴는무엇보다야만인,미개인,식인종이라불리는원주민들에관심을두고,‘타인이란무엇인가’,‘우리는누구인가’라는고민에천착했다.또한“우리는자신이사는고장의사고방식이나관습,그리고직접관찰한사례를제외하면진리나이성의척도를갖고있지않다”라고말하면서,자민족중심주의가지닌편협함,배타성,‘애처로운’우월감을비웃는다.
몽테뉴가가장혐오한것은자신의독단에갇히는것이다.“자신의경향에만사로잡혀,거기서벗어나지못하고그것을변화시키지도못한다면,우리는우리자신의친구가될수없으며자신의노예가될뿐인것이다.”타인과의대화는우리를독단과아집의위험에서구해주는가장확실한방법가운데하나다.그러나여기에는한가지조건이있다.자신과다른존재,즉타인을대화의대등한상대로인정하고선입관이나편견없이그의의견을받아들이는,열린마음을가져야한다는것이다.
우리는타인의생각,풍습,독특한행동이지닌무한한다양성에대해몽테뉴가보여준호기심과열린태도에서그밑바탕이되는다음과같은정신을눈여겨보아야한다.“조금은과장된말일수있으나나는모든인간을동포로생각한다.폴란드인도프랑스인과마찬가지로포용하며,같은국민으로서의결속을모든인간에게공통되는보편적인결속다음에둔다.나는내가태어난고장의감미로운공기에연연하지않는다.나에게새로생긴지인知人들은이웃에살아서우연히알게된지인들만큼이나가치가있다.노력해서얻은친구들은대개지연이나혈연으로맺어진친구들보다더우위에있다.자연은우리를자유로운존재이자얽매이지않는존재로이세상에내놓았는데,우리가스스로를좁은곳에가두어버리는것이다.”
몽테뉴가인생의절반이상을종교전쟁속에서보냈고,증오와잔혹,살육과파괴가최고조에달했던시대와동정심이나동포애가비아냥거리인세상을살았다는사실을생각하면이는실로놀라운발언이라고아니할수없다.평생세계곳곳에깊은관심을두었던여행의대선배,‘세계시민’몽테뉴가우리에게건네는지극히옳은전언이다.이인용문속에는타자를환대하고배려하는몽테뉴의탁월한통찰이담겨있다.몽테뉴의이야기는곧정신과사고의연속성속에서바라보아야할,‘타자’에대한초대이자대화라고할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