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자의 본질에 관한 열 차례의 강의

학자의 본질에 관한 열 차례의 강의

$12.30
Description
피히테가 1805년 독일 에를랑겐 대학에서 진행했던 대중강연을 바탕으로 한 ‘학자의 본질과 자유의 영역에서 그것이 드러난 모습에 관하여’라는 강의록을 최초로 완역한 것이다. 책세상문고·고전의세계가 출범할 당시 두 번째 책으로 출간되었던 〈학자의 사명에 관한 몇 차례의 강의〉의 후속편이라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오늘날의 대한민국만큼이나 혼란스러웠던 세기 전환기의 독일에서 피히테는 당대 문제의 근본적 해결책이 바른 학문과 학자의 상을 탐구하는 데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진리와 자유를 학문의 본질로 보았고 이것을 인간의 본질적 가치로 규정한다. 그리고 학문 연구를 소명으로 삼은 학자는 어떤 사명과 이념을 가지고 학문에 임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떠한 자세여야 하는지 이야기한다.
사업을 수주하고 연구비를 끌어와야 하는 오늘날 대학의 모습에서, 순수 학문의 중요성과 학자의 도덕성을 강조하는 피히테의 입장은 시대착오적이고 고답적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그는 아무리 세상이 변한다 해도 사람이 사람다워야 함이 당연하듯, 학문은 학문다워야 하고 학자는 학자다워야 한다고 웅변한다.
저자

요한고틀리프피히테

가난한세공업자의십남매중장남으로태어났다.그의재능을발견한한목사의도움으로학교에다니기시작했다.시립학교와귀족학교에서수준높은교육을받으며,유년시절에이미정통교리주의와계몽주의간의갈등을경험하고,18세에예나대학교에진학하여신학을공부하기시작한다.그러나어려운경제사정으로졸업시험도치지못한채가정교사로일한다.1790년칸트의철학을접하면서정신적인혁명을경험하고,자유의철학인칸트의사상에매료되어〈모든계시에대한비판시도〉라는최초의철학적인글을써서칸트를직접만난다.칸트는이글을읽고익명으로출간할수있도록도와준다.이후이저작의저자임이밝혀지면서피히테는무명의가정교사에서일약유명한철학자로세간의주목을받게된다.이후괴테에게서칸트주의자인라인홀트의승계자로지목받아예나대학교의교수가된다.그러나예나대학교에서의생활은그다지평탄하지않았다.귀족출신대학생들의비밀조직을해체하려한그의시도가혼란을불러일으켰고,실러와의공동작업역시어떤성과도없이격렬한논쟁으로끝나고말았다.더욱이‘학자의사명에관한몇차례의강의’가일요예배시간에시행되자교회로부터반박당하게되고,이일을빌미로무신론자로몰려결국예나대학교를떠나게된다.베를린으로건너간그는지식이나학문자체를대상으로하는‘학문의학’인지식학을현실로전환시켜보고자하지만실패하고만다.이후그의명성은점차희미해졌다.그러다가1805년〈독일국민에게고함〉이라는연설을통해사람들의기억에서되살아난다.1810~1812년에베를린대학교의초대총장으로활동하다슐라이어마허와의불화로총장직을그만둔다.1814년,장티푸스에감염되어숨을거뒀다.주요저작으로는《전체학문론의기초》,《인간의사명》,《독일국민에게고함》,《학문론또는이른바철학의개념에관하여》,《자연법의기초》등이있다

목차

들어가는말|서정혁
서문

첫번째강의:전체의계획
두번째강의:신적이념이라는개념의상세한규정
세번째강의:초보학자일반에대하여.특히재능과노력에대하여
네번째강의:연구의성실성에관해
다섯번째강의:연구자의성실성은어떻게표현되는가
여섯번째강의:학문의자유에대하여
일곱번째강의:보편적으로완성된학자에대하여
여덟번째강의:통치자에대하여
아홉번째강의:구술하는학자-교수자에대하여
열번째강의:저술가에대하여

해제-학자의사명과본질


더읽어야할자료들
옮긴이에대하여

출판사 서평

200년전피히테가학문적양심을저버리고권력과자본에결탁한학자들에게던지는따끔한일침
-세상사에아무리학문이휩쓸린다해도학문은학문다워야하고학자는학자다워야한다
대기업으로부터연구비를지원받고기업에유리한보고서를써준학자가있다.그의보고서는해당기업의제품을사용했다가가족을잃은사람들의법적대응을반박하는용도로사용된다.또다른일군의학자들은권력의주변인물과결탁하여부정입학과부당한학사관리를지시했다.오늘날우리사회를부끄럽게만든일부학자들의모습이다.이들이일반적인학자의모습이라고할수는없지만,누구나우러르는명문대학의총장이며학장,저명한교수였음은부인할수없는사실이다.그들은학자에게주어진학문과권위,지위를사리사욕을채우는데사용했다.이처럼학자들이권력과자본에무기력하게굴복하는일련의사건들을지켜본어느교수는‘앞으로무엇을가르칠것인가’묻는다.도덕이힘을잃고자신의행동에책임지는일이드문사회에서무엇을가지고학생들앞에설것인지고민한다.또학자로서의양심이무너진스승에게제자들이무엇을배울지우려한다.직업으로서의학문과다른사람을가르친다는것의의미를돌아보고스스로경계하기를촉구한것이다.
《학자의본질에관한열차례의강의》는피히테가1805년독일에를랑겐대학에서진행했던대중강연을바탕으로한‘학자의본질과자유의영역에서그것이드러난모습에관하여’라는강의록을최초로완역한것이다.책세상문고·고전의세계가출범할당시두번째책으로출간되었던《학자의사명에관한몇차례의강의》의후속편이라볼수있는작품이다.오늘날의대한민국만큼이나혼란스러웠던세기전환기의독일에서피히테는당대문제의근본적해결책이바른학문과학자의상을탐구하는데있다고생각했다.그는진리와자유를학문의본질로보았고이것을인간의본질적가치로규정한다.그리고학문연구를소명으로삼은학자는어떤사명과이념을가지고학문에임해야하는지,그리고어떠한자세여야하는지이야기한다.사업을수주하고연구비를끌어와야하는오늘날대학의모습에서,순수학문의중요성과학자의도덕성을강조하는피히테의입장은시대착오적이고고답적으로보일수있다.그러나그는아무리세상이변한다해도사람이사람다워야함이당연하듯,학문은학문다워야하고학자는학자다워야한다고웅변한다.


도덕적관점에서바라본학자의사명과본질
-학자는단순히‘우수한한인간’이아니다,학문적도야를통해신적인이념에닿으려노력하는사람이다
피히테는평생에걸쳐인간의사명과본질을탐구한철학자다.한사람한사람을신의이념을좇는고귀한존재로보았기에,모든인간의사명은학자가추구해야하는그것(진리와자유)과동일하다고생각했다.피히테가예나대학교시절부터10년넘는시간동안학자의사명과본질에천착한이유도이때문이다.학자의사명과본질,도덕이바로인간의사명이자본질,도덕인것이다.

“우리가진정한학자의윤리를서술하려면,우리는우선그의〔학자로서의〕본질을진술해야만합니다.이본질의개념으로부터학자의윤리가완전하게남김없이도출되어야합니다.전자의전제된본질로부터이렇게도출을완결하는것이이강의의본래목적입니다.따라서이강의의내용은다음과같이약술될수있습니다.즉이강의는학자의본질에대한서술이자,자유의영역내에서학자의본질이현상하는바에대한서술입니다.”

그는학자의본질을두가지측면에서접근한다.‘학자의본질은무엇인가?’그리고‘어떻게학자가되었으며학자로서의자신을유지하기위해어떤노력을경주하는가?’학자라면마땅히,그리고끊임없이자신에게이러한질문을던지고답해야한다.피히테가보기에이것은학문을직업적소명으로삼은이들의당연한의무다.그것은학자가자연적현상의배후에서작용하는근거,즉‘신적인이념’을인식하고사랑함으로써존재의이유를확인받는특별한존재이기때문이다.
신적인이념이표면적으로드러난것이‘세계’다.그래서그속에서살아가는인류는신적인이념이여러가지모습으로드러나는것을보게된다.세계는대체로다섯가지의모습을띄고있는데입법의영역,자연인식과지배의영역,종교의영역,학문의영역,예술의영역이그것이다.이들영역에서자신을갈고닦아‘신적인이념’을획득하기위해노력하는이들이바로‘그시대의학자’이다.그렇기때문에피히테는학자를‘우수한한인간’이아니라‘학문적도야를통해신적인이념에도달하거나도달하기위해노력하는사람’으로본다.


학문의본질에이르기위한길
-성실성과자유,진리는평범한곳에있다
그렇다면학자들은‘신적인이념’을어떻게알아채는가?피히테는천재의타고난재능과후천적인노력이합쳐져야만가능하다고말한다.물론개인에게잠들어있는천재성은그리쉽게드러나는것이아니다.반드시드러날것처럼행동하면서지속적으로성실히노력해야만한다.결국성실함이뒷받침되어야만천재성도드러날수있다는의미다.
학문연구의과정에서‘타고난재능’과‘후천적인노력’양자는통합되어야하고그중어느하나가없다면둘다아무쓸모가없게된다.이러한통합을통해학자가마치‘자유로운예술가’처럼될때학자는완성되며,완성된후에도지속적인도야는필요하다.또한재능이제대로발현되려면재능은재능자신에만매달려서는안되며‘사태’를주시할수있어야한다.재능이있는지없는지를의식하기전에이미재능을발휘하며활동하는사태의측면이중요하다.(해제중에서)
그렇다고성실함이모두에게성공을가져다주는것은아니다.성실하게학문에매진한다해도‘신적인이념’에닿는데실패할수도있다.아니오히려그럴확률이더높다.하지만피히테는성실한태도를견지하여스스로존엄함을지킬것을주문한다.그리고늘깨어있으라한다.재능과성실성이부족한사람에게학문은세속적인목적을획득하기위한수단이되기십상이다.그러므로학자는스스로에대한존경과믿음,신뢰를갖고있어야하며,천박하고통속적인것에얽매이지말고자신의말과문제의식을지켜야한다.그래야일상적인사견의노예가되지않을수있다.여기에학문의자유를확충하기위한노력을더해야한다.학자스스로법칙을부여하고완수해야만자유를확장할수있다.학문의본질에이르러자유를확장하는과정을거치며무르익어야만완성된학자로서‘이념의삶’과현실의삶을일치시키는경지에이르게된다.이것이학문의본질에이르는길이다.
이책은피히테가일반인과이제막대학에입학하여학문을시작하려는학생들에게한사람의학자로서학문에관한자신의견해를드러내고있다.타고난재능보다성실한노력을강조하고,학문을밥벌이로생각하면안된다는그의평범한주장이비현실적으로느껴질수도있다.그러나학문을하나의통일체로간주하고학자로서의존엄함을스스로존중하고권력과세속적이익과거리를두어야한다는그의주장은여전히귀기울여들을만하다.학자들이스스로‘우수한한인간’임을자처하고,자신의학문으로부터비롯된힘과지위를마구휘둘렀을때어떤끔찍한일들이일어나는지우리는현실에서확인하고있다.피히테의평범한주장이더묵직한울림으로다가오는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