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이상학 서설

형이상학 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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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칸트 비판철학 입문을 위한 안내서 《형이상학 서설》로
형이상학의 새로운 역사를 읽는다
칸트가 자신의 주저 《순수이성비판》을 ‘좀 더 대중적인 버전’으로 쓴 책. 책세상문고 고전의 세계《프롤레고메나》(2013)의 개정판이며, 제목을 《형이상학 서설》로 변경함과 함께 본문 전체를 검토해 오류를 바로잡고 역자 주와 해제를 보완해 독자의 이해를 도왔다.
유구한 철학의 역사를 통틀어 가장 난해한 철학 저서를 꼽으라고 한다면 어떤 책을 꼽을 수 있을까? 어렵지 않은 철학책이 있을까마는 그 영향력이나 중요도 면에서, 또 피해 갈 수 없다는 점에서 칸트의 《순수이성비판》보다 독자를 힘들게 하는 책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순수이성비판》의 난해함은 칸트 당대에도 유명했는데 당시 가장 저명한 철학자 가운데 한 명인 모세스 멘델스존은 칸트에게 《순수이성비판》출간 5년 뒤에도 여전히 책을 통독하지 못했음을 고백하며 자신의 신경을 지치게 하는 이 책을 “죽기 전에 면밀하게 생각할 희망이 아주 없지는 않을 것”이라고 쓴 반어적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순수이성비판》은 철학의 대상을 이성 밖의 존재들로부터 ‘인간 이성능력 일반’으로 옮겨옴으로써 서양 철학사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회를 가져왔다는 평가를 받는 책이다. 하지만 출간 당시부터 서술의 방대함이 야기한 ‘불명료함’, 기존의 철학 체계와 상충하는 ‘특수한 언어 사용’ 등으로 대중의 무관심과 학계의 몰이해에 부딪혀야 했다. 무엇보다 칸트를 실망시킨 것은 아마도 당대의 가장 저명한 학자들인 테텐스, 헤르츠 그리고 멘델스존으로부터 아무런 반응도 이끌어낼 수 없었다는 점일 것이다.
이에 칸트가 《순수이성비판》의 요지를 좀 더 분명하고 간명하게 서술해 이성 비판의 전체 개관을 시도하고자 기획한 책이 바로, ‘머리말’, ‘학문으로의 안내’, ‘연습’ 등의 의미를 담은 이 《학문으로서 출현 가능한 미래의 모든 형이상학을 위한 서설》(약칭 《형이상학 서설》)이다. 《순수이성비판》 1판(1781)이 나온 2년 뒤에 출간된 이 책에서 칸트는 새로운 내용을 첨가하거나 변형을 시도하진 않지만 주저인 《순수이성비판》에서 전제되는 이론을 보다 일목요연하게, 그리고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형이상학 서설 서문에서 밝히고 있듯 “스스로 철학하는 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철학의 본령인 ‘형이상학의 학문으로서의 가능성’을 비판적으로 탐구하는 책이다. 이를 위해 칸트는 순수이성의 전체 범위를 그 경계와 내용에 있어서 완벽하게 그리고 보편적 원리에 따라 규정하는 작업, 곧 순수이성의 비판 작업을 수행한다. 이를 통해 그는 형이상학에 대한 독단적
이고 회의론적인 답변은 근거 없고 불확실한 것에 불과함을 밝혀내고 학으로서 형이상학의 가능성을 진단한다.
칸트는 《형이상학 서설》이 주저 《순수이성비판》을 읽고 난 후에 보충으로서 유용할 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칸트 스스로가 자신의 철학 요체를 담아낸 책이니만큼 칸트 비판철학에 입문하고자 하는 독자에게 이보다 더 좋은 안내서는 또 없을 것이다.
저자

임마누엘칸트

ImmanuelKant
한창번창하던동프로이센의국제적인항구도시쾨니히스베르크에서가난한마구제작자의아홉남매중넷째로태어났다.경건주의학교를거쳐쾨니히스베르크대학교에진학한칸트는논리학과형이상학담당교수인마르틴크누첸에게서뉴턴물리학과독일계몽주의자크리스티안볼프의사상을접한후이를자신의엄밀한학문의표본으로삼았다.가정형편상더이상학교를다닐수없게되자생계를위해9년동안가정교사로일하다1755년대학으로돌아와교수자격논문〈형이상학적인식의제1원리에관한새로운해명〉을발표한다.이논문으로교수자격을얻긴했으나,쾨니히스베르크에서교수직을얻지는못하고15년간사(私)강사로활동하게된다.
1770년마침내쾨니히스베르크대학의논리학·형이상학교수로임명된칸트는이때부터독창적인저술들을써내기시작했다.쉰일곱이되던1781년철학사상일대혁명이라할만한《순수이성비판》을출간한것을시작으로《도덕형이상학을위한기초놓기》(1785),《실천이성비판》(1788),《판단력비판》(1790)등을차례로출간한다.그의대표저작이라할《순수이성비판》은출간당시텍스트의난해함으로많은오해와혹평을감수해야했는데칸트는이러한반응에실망하면서도자신의비판철학을보다쉽게대중에게이해시킬수있는저술을고민하게된다.《학문으로출현가능한미래의모든형이상학을위한서설》(약칭《형이상학서설》,1783)은이러한고민의결과로분량이나논의를진행하는방법론적인면에서《순수이성비판》의난점을보완한책으로평가받는다.시인하이네는칸트를로베스피에르에빗대어그가모든독단적형이상학의머리를베었다고칭송했다.이성을비판의법정에세우고경험론과이성론의양극단을종합한칸트의비판철학은모든학문의정수로서철학의지위를재정립하는데기여했으며,현대철학의토대이자출발점으로서오늘에까지이어지고있다.

목차

들어가는말|염승준

형이상학서설
머리말
형이상학서설
맺음말
부록

해제-인간이성의도야를위한형이상학|염승준
옮긴이주
더읽어야할자료들
옮긴이에대하여

출판사 서평

형이상학의가능성탐색을위한이성의훈육

《형이상학서설》은《순수이성비판》의좀더‘대중적인버전’으로세가지점에서《순수이성비판》과차별화된다.첫째,《순수이성비판》보다4분의1정도로분량을줄여서술의방대함이가져온불명료성을제거했으며둘째,구체화되고이론적인문제제기의모든사유과정을따랐고셋째,설명과논의방식에서《순수이성비판》에서의종합적방법대신분석적방법을채택했다.특히논의방식의변화는대중성을제고한칸트의전략적인선택으로《순수이성비판》이“학문이자기의모든분절들을,하나의전적으로특수한인식능력의구성물조직으로서,그자연스러운결합에서제시되도록”하기위해전적으로‘종합적교습방식’에따랐다면,《형이상학서설》은“마치사람들이찾아야하는것이주어져있는양전제”하고그조건들을탐색하는분석적방법에따라서술함으로써그가능성을탐색한다.이로써비판철학의요점이보다쉽고명확하게독자들에게전달되고있다.
본역서는이마누엘칸트의《형이상학서설》가운데서문과부록그리고§1∼5및《순수이성비판》의‘초월적변증론’에상응하는“초월적주요물음에관하여셋째부분:어떻게형이상학일반이가능한가?”를옮긴것이다.이부분을우선옮긴이유는칸트가《순수이성비판》에서여러차례강조하고있는순수사변이성의인식원리들과인식요소들간의유기적관계를여기서다루고있기때문이다.독일대학철학과세미나의경우《순수이성비판》의‘초월적변증론’바로전단계인‘순수지성의종합적원칙들’을다루는데만총8학기4년의시간이소요된다고한다.대부분의학생이책의마지막부분인‘초월적변증론’이나‘초월적방법론’까지다루지못하는경우가많기때문에《순수이성비판》의마지막장인‘초월적방법론’부터시작하는방식을택하기도한다.따라서《형이상학서설》가운데서도형이상학과관련된부분을먼저읽어보는것이칸트철학의본령을이해하는전략적방법이라는것이역자의설명이다.
《형이상학서설》의§40∼56에해당하는“어떻게형이상학일반이가능한가”는형이상학의논의대상인인간영혼의이념들,우주론적이념들,신학적이념들의가능성에대해묻고있다.칸트는경험을통해서는얻어질수없는이러한초월적이념들은‘이성의사변적사용’에서뿐만아니라‘실천적사용의유용성’을통해서그객관적실재성이증명되어야한다는점을강조한다.이러한유용성을획득하기위해서는이성의엄격한자기비판과자기인식을통한이성훈육이우선시되어야한다는것이바로이책을통해칸트가말하고자하는핵심이다.

모든독단주의에맞선도전,이성주의와경험주의를종합하다

칸트는당대의형이상학이독단적교조주의에빠져있다고진단하고이성을비판의법정에세움으로써재래의형이상학을혁신하고자했다.기존의관념론자들이오직순수지성과이성의관념들중에만진리가있다고주장한반면칸트는순수지성혹은순수이성에의한사물인식은순전한가상이며오직경험으로가능한현상속에서만진리를찾을수있다고주장함으로써자신만의초월적관념론을주창했다.
관념론에대한비판에도불구하고그의철학을관념론이라고부를수있는것은공간과시간이라는형식속에서경험을통해주어지는현상들은‘경험적실재성’과‘초월적관념성’을동시에갖기때문이다.이초월적관념성이바로인간의자연본성이그해명을요구하는형이상학의원천이된다.칸트는이를순수이성의이념들이라부르며어떤경험을통해서도주어질수없는이순수한이성개념들의객관적실재성을탐색한것이다.그결과경험밖에존재하는이이념들의실재성은시공간적제약이나자연필연성으로부터인간존재를자유롭게해줄실천적의지의원천으로서이성의사변적사용에서의유용성이있을뿐이라는결론에도달한다.“범주의객관적실재성은이론적이고,이념의객관적실재성은단지실천적이다”라는칸트의언명은이를표현한말이다.
칸트는또한형이상학의역사를이성주의와경험주의의전쟁의역사로규정하고있는데,그는형이상학이이양극단의오류에또다시빠지는것을경계하고자순수이성의비판을감행했다고말한다.칸트가자신의고유의철학에서사용하는개념들은기존의이성주의,경험주의,관념론으로부터차용한것이아니다.따라서그의철학을이성주의와경험주의의종합이라고할때,종합의의미는절충적의미의종합이아닌전혀새로운지평에서의종합이라고할수있다.이로써칸트의비판철학은모든학문의정수로서철학의지위를재정립하는데기여했으며,현대철학의토대이자출발점으로오늘에까지이어지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