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해부학 : 몸에 새겨진 기억, 소마틱스, 건강의료 분야 전문가를 위한

이 책은 인간 존재의 형태, 이미지, 그리고 생명의 층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안내서이다. 프로세스 관점에서 보면, 인간의 삶은 영화 장면이 지나가는 것과 같다. 따라서 그 움직임이 느리면, 순간에서 순간으로 지나갈 때 느끼는 감정의 모양 변화를 인지할 수 있다. 우리의 삶을 사진으로 찍어 각각의 프레임을 살펴보면 다양한 감정의 모양이 시퀀스처럼 이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세포가 분화하여 태아가 되고, 태아는 아이가 되고, 마침내 어른이 된다. 이런 과정을 거쳐 수정란은 분할되고, 구획이 생기며, 연결 통로를 갖춘 후, 전해질로 채워진 여러 가지 미로 체계를 형성한다. 인간은 처음에 자궁과 어머니, 그리고 다양한 형태의 외적 환경에 의해 둘러싸여 있으며, 이를 통해 감정적 형태의 층을 형성한다. 이 과정을 통해 형성된 소마의식somatic consciousness은 이미지를 통해 자신을 시각적으로 표현한다.

모든 인간은 똑바로 서있지만 개개인마다 다양한 모양과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 책에 그려진 그림과 소개된 내용은 개인적 경험의 구조에 대해 다룬다. 또한 책의 구조 자체가 마치 인간처럼 겹겹이 구성되어 있다. 존재라는 드라마는 6개의 단막으로 나뉘는데 1장의 주제는 ‘탄생’이다. 1장에서는 세포의 구성 단계, 발생학, 내부 장기의 발달, 막의 형성, 그리고 내부 연결성에 대해 다루며, 혈관과 선들이 액상의 생명 물질을 실어 나르고 의식에 생기를 불어 넣는 모습을 묘사한다. 2장 제목은 ‘신체설계’이다. 탄생의 설계도는 성인의 형태를 갖추며 완성에 이른다. 조직은 기능에 따라 분화되어 신체를 연결시키고, 움직임을 만들며, 정보를 실어 나른다. 이러한 구조를 통해 감정적 인지의 기반이 펼쳐진다. 3장 제목은 ‘상처가 형태로’이다. 인체의 발달 흔적과 직립의 형태는 상처나 고난, 모욕감에 의해 변형된다. 타고난 형태는 과거 개인이 지나온 감정적 배경에 의해서 바뀌게 된다. 4장 제목은 ‘소마디스트레스 패턴’이다. 사회적 의무감이나 개개인의 자기형성self-organizing 과정이 유전적으로 타고난 본인의 감정과 서로 부딪칠 때 이러한 것들이 어떻게 형태에 반영되는가에 대해 다룬다. 성인은 한 개인으로서 존재를 이뤄가는 동안 생물학적 기록을 남긴다. 인간은 처해진 환경 안에서 반응하며 살아가는 동안 그만의 독특한 감정적 형태를 형성하는데 이 형태는 개인의 의식을 만든다. 5장은 ‘소마 실체’에 대해 다룬다. 소마 실체란 복잡한 여러 겹의 막 구조물을 가리키며, 소마 실체를 파악함으로써 소마의 교육과 재건의 필요성을 확인할 수 있다. 마지막 장은 ‘소마 상호작용’이다. 이 장에서는 개인이 세상과 연결되어 협동이나 사랑, 친밀감과 같은 다양한 관계들을 어떻게 맺어 나가는지 보여준다. 이러한 소마 상호작용으로 만들어진 형태들이 서로 어울려 춤을 추듯 인간 공동체를 이룬다.

이 책에서는 그림이 중요한 학습 자료로 제공된다. 이를 통해 감정적인 소마 실체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스트레스와 자극이 극심한 경우, 인체의 원초적 형태가 어떻게 변해 가는지 그림에 잘 나타나 있다. 살면서 겪는 어려움에 대한 인간의 반응은 흥분, 단호함, 애정, 보살핌, 성욕과 같은 감정표현을 통해 독특한 형태를 만든다.

감정해부학은 소마 교육을 위한 교재이며 인체지리학과 개인 역사의 원형을 배우는 학문이다. 감정해부학은 형태와 유전자 그리고 형태 생성을 억압 또는 촉진시키는 사회 규범social forces 사이의 상관관계를 보여준다. 소마 형태가 복합적이면 즉, 다양한 감정 패턴을 경험하면 소마적으로나 감정적으로 보다 풍부한 삶을 살아가는 기반이 된다. 감정해부학은 오랜 시간 진화해 온 인체의 수수께끼를 다루며, 인간이 살면서 겪는 도전 상황과 즐거운 경험이 어떻게 인체 구조에 표현되어 있는지 보여준다. 또한 인간의 과거와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까지 들여다 볼 수 있는 정보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