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말을 건다 (속초 동아서점 이야기)

당신에게 말을 건다 (속초 동아서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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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속초 동아서점 이야기『당신에게 말을 건다』. 1956년부터 현재까지 60년 넘는 시간 동안 속초에서 자리잡은 '동아서점'의 이야기가 오롯이 담겨 있다. 할아버지 김종록 씨에게 ‘어쩌다가’ 서점을 물려받은 아버지 김일수 씨. 그리고 시간이 흘러 아들 김영건 씨한테까지. 동네 서점이 갖고 있는 정서와 마을에 오랫동안 뿌리 내려온 시간은 '서점 이야기'에서 나아가 '삶'까지도 느끼게 만든다.
저자

김영건

저자김영건은강원도속초에있는작은동네서점에서태어났다.1990년대서점호황기의끝자락을서점창고에서친구들과숨바꼭질하며보냈고,2000년대이후서점불황기에는서점바깥에서영화를보거나음악을들으며보냈다.서점이야어떻게되든상관없는삶을살았다.대학에서불어불문학을전공했다.r발음과《이방인》의세계에서읽고떠들고헤맸다.내삶이어느요절한불란서시인의삶처럼굳세고강렬하기를소망했지만,졸업후공연기획비정규직노동자로일했다.매일보도자료를썼고포스터와소책자를만들었으며,이따금소책자등을서울에있는몇몇독립서점에배포하며뿌듯해했다.고향을떠난지구년만에속초에돌아와아버지의서점을잇고있다.1956년에개점한서점을지금의시간에이식하고자발버둥치지만,녹슨세월앞에서자주고개를떨군다.다시고개를들면수만권의책들이일제히나를바라보고있다.육십일년된서점의이년차서점사람으로주육십오시간을서점에서근무하고있다.

목차

프롤로그

서점이뭐라고_‘조만간’이라는녀석은참!
어쩌다보니책이다_도망친곳에천국은없다
아버지의서점_거기엔여전히아무도없었다
책과나_그럼책은원없이읽었겠네요
양가감정_책도된장찌개처럼
삼분의이_속초에뭐가있는데요?
나의서점탐방기_기능과아름다움은왜공존할수없을까?
반품의맛_이토록많은책이왔다가간다는것
개업전철야작업_마치코끼리라도삼킨것처럼
서가분류법_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
눈물의캘리그라피_어차피예쁘자고한건아니니까
책을꿰뚫는맛_새로나온책있어요?
검색대가없는서점_도서위치의미학
서점과문학상의관계_이거정말축하할일이군!
납품_어찌됐건우리에게도움이되는일
서점발베스트셀러_나는당신에게말을건다
추천의기술_고작책한권이무슨일을할수있겠어
직거래와도매상_떠올리는것만으로도고맙고짠한
나홀로예약_정말로해드릴까요?
독립출판물_우리서점에오는한가지이유
도시의공원_얼토당토않은무언가
아버지의자리_그아저씨어디있어요?
옛날손님_저지금잘하고있습니까?
언제까지라도_저역시침이고입니다
명문당_곧오시겠지
고요서사_없어져선안되는서점
꼰대와의투쟁_내가너만했을때
아내_벌써여름이구나
아내_함께일한다는진실의무게
여행자의책_누구나멋진사람
시쓰기의바이블_시언어책있어요?
포켓몬고_포켓몬문고
마지막책_인생이농담을하면우리는책을산
속초에서의겨울_우리는사랑에빠졌다
아버지와서점_나의작은손등과빛바랜책

에필로그

출판사 서평

속초에는뭐가있어요?
이책을읽은사람이라면대답할것이다.
닭강정이랑동아서점요.

서점에서일하면책을원없이읽을수있을까?
책도된장찌개처럼제값받고파는시대가올까?
기능과아름다움은왜공존할수없을까?
나지금잘하고있는걸까?


동아서점만큼이나알차고정갈한글들을읽을수있게해줘서고맙다._고요서사차경희
강릉이커피로유명해졌듯이속초는책으로유명해질것같다._땡스북스이기섭
책이있고,사람이있고,온기가가득한그곳.‘동네서점’의가치를재발견하다._마음책방‘서가는’성미옥
서점인에의한,서점인을위한,서점인의이야기.게다가재밌기까지하다._미스터버티고신현훈
서점일을맘껏나눌수있는동지를만났다.신난다._북바이북김진양
바닷바람쐬고감자전먹고동아서점에들러마음에드는책몇권골라돌아오는겨울여행._사적인서점정지혜
시들시들시든책방이생기발랄하게바뀐비밀!여기달큼한사람이있다._이음책방조진석
그는속초앞바다만큼이나깊고푸른영혼으로서점과책을이야기한다._진주문고여태훈

삼대째서점
강원도속초에는삼대째이어오는서점이있다.바로‘동아서점’이다.1956년부터현재까지60년넘는시간동안동아서점은우리에게말을걸어왔다.《당신에게말을건다?속초동아서점이야기》에는그말들이담겨있다.
이책의저자김영건매니저는서울에서비정규직공연기획자로일하다고향속초에왔다.계약기간도끝나가고,다시이곳저곳입사원서를쓰자니대책없이막막했기때문이다.그러다아버지김일수씨의서점운영제안을얼떨결에승낙했다.아버지김일수씨도비슷했다.할아버지김종록씨에게‘어쩌다가’서점을물려받았고,‘어찌어찌하다’사십년동안서점일을했다.사명감같은게있어서한게아니었다.그저시간이흘렀다.
김영건매니저는아버지김일수씨와함께서점을재정비했다.이만권의책을반품하고,그보다많은책을들여놨다.마치빵을굽는것마냥밴딩기(일종의포장기계)앞에서책을포장했다.한기가가득한서점에서부자(父子)는조용히책을진열했다.아버지와아들이투닥거리며깨달은것은‘서점일’이그들에게그런대로잘어울린다는거였다.
《라캉미술관의유령들》을‘예술’로분류할지,‘정신분석학’으로분류할지,‘철학’으로분류할지고민하며한국의서가분류법에의문을품었고,동아서점만의분류로사소한실험을하며인터넷서점이아닌오프라인서점에갈이유들을하나씩만들어갔다.어설픈손글씨안내문을써붙이기도했고,신간배본을받지않고각종일간지에소개된책정보등을참고하며서점에들여놓을책들을정성껏골랐다.
김영건매니저는‘책한권이무슨일을할수있겠어’라며비관하지만,끝내‘서점’이라는없어져선안되는공간을포기하지않는다.비로소‘서점사람’이된다.
이책은김영건매니저의글과정희우작가의그림이어우러져속초의바닷가처럼먹먹하고따듯한감정을불러일으킨다.

서점사람들
이책에는옛동아서점사진몇장이실려있다.1960년중반,속초동아서점은책뿐만아니라각종문구품,우표,수입인지등도취급했다.또한《주부생활》대리점을겸했다.1960년후반에는취급물품을더넓혀배구공과농구공등을들여놓았다.1986년에는서점건물이증축됐다.서점옆에는오랫동안다방이하나있었는데끝내문을닫았다.빠르게변화하는현대사회에서어떤가게가60년넘도록살아남는것은거의기적과도같다.특히‘서점’은더욱그러하다.“서점업계가불황이다.”“사람들이책을읽지않는다.”이같은불평을할여유가없다.
속초동아서점을거쳐간사람들은셀수없이많다.사람들은그곳에서연애편지에베껴적을시집을사기도했고,내기바둑에서기필코이기고자바둑책을사기도했다.또동네아이들은축구공을사서동네를한바탕어수선하게만들기도했다.속초동아서점에는이모든것이새겨져있다.
한할머니는김영건매니저의옷자락을잡고아버지김일수씨를찾는다.“그아저씨가있어야책을살수있다”고한다.김일수씨가오자할머니는환하게웃으며김일수씨를따라책을고른다.김영건매니저는단골손님들이고를만한책들을‘나홀로예약’하고,그손님들의눈에띌수있도록책을진열한다.서점은사람과사람을이어준다.김영건매니저는그곳에서아내를만났고,함께일하고있다.

우리앞으로도,앞으로도부디
아버지김일수씨의꿈은‘백년서점’이다.기력이다할때까지김영건매니저옆에서그의일을돕는것이다.그는다짐한다.그동안여러가지부족했거나제대로하지못했던것들을조금늦은이제부터라도잘해보고싶다고.무엇보다아들에게도움이되고싶다고.
김영건매니저는아버지김일수씨에게미안하다.머리가굵어진이후아버지를으레‘기성세대’취급하며무시했기때문이다.그러나서점을함께운영하며자신의행동이부끄러워졌다.그는오직‘서점’에관해서만쓰고자했는데,어느순간아버지김일수씨에대해쓰고있었다.
아버지라는배를탄아들,아들이라는배를탄아버지.이들이앞으로도부디‘동네서점’을지켜주길바란다.

에필로그중에서
아버지,저는이책에서서점과그둘레에관해이야기하려고했습니다.그못지않게저는아버지이야기도했습니다.이러한연유로,만일당신께서이책을읽게되신다면다소민망할수도있을것입니다.(…)제나름의주관이확고해진이후저는당신을설득하거나당신에게설교하려들었고,그게잘안될때면당신을으레‘기성세대’취급하며고개를절레절레흔들곤하였습니다.제사에서부터정치까지,밥먹을때습관에서부터무심코내뱉는말버릇에까지,우리의견해차는제정祭政을막론하고,일상과무의식의경계를넘나들며도무지사그라질기미가보이지않았습니다.(…)아버지.서점을새로가꾼후에당신과함께일하며,때로는깨끗하고반짝이는서점안에서있는당신을보며어색해하기도했습니다.솔직히말씀드리면,그럴때마다저는당신과우리서점사이에건널수없는강이,메울수없는커다란간극이있는것만같다고느꼈습니다.(…)부끄럽게도저는정말그렇게생각했습니다.당신의서점과그안에짙게고인세월을등에짊어지고제가바라본것이라곤고작,다가오는세월앞에선당신의묵묵한헌신에대한계면쩍음에불과했습니다.(…)‘서점’이라는세월앞에강을건너고,간극을넘어서야하는사람은아버지가아니라바로저인지도모르겠습니다.당신이라는배를타야만,당신의존재를제몸에지녀야만그간극을넘어비로소서점에다다를수있음을,이렇게뒤늦게라도깨닫게되어다행입니다.(…)아버지.앞으로도부디오랫동안서점에계셔주세요.오래오래제곁에있어주세요.

*책속으로추가
개업전철야작업_마치코끼리라도삼킨것처럼
이만권의책은거대한화물트럭에실려왔다.대형트럭뒤에는마치코끼리라도삼킨것처럼자기몸집만한무언가가천으로덮여있었다.트럭에서어렴풋이바다냄새가났다.대도시로부터속초까지오는동안,단언컨대저거대한트럭뒤에실린무언가가책일거라고는그누구도상상조차하지못했으리라.나역시살아오는동안그렇게큰트럭에다름아닌책이담겨있는광경은본적이없었다.이말을아버지에게전하자,당신은예전에수없이본장면이고수없이겪은일이라고했다._51~52쪽

서가분류법_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
“지금은틀리고그때는맞다”라는얘기처럼,어쩌면지금의나는그때의나보다훨씬무책임하고자유분방해진것일지도모르겠다.하지만실제로나는이전보다훨씬더오랜시간한권의책을두고어디에꽂아야할지고민한다.고민을거듭한그책이잘팔리지않았을때전보다훨씬더마음아프고,반대로잘팔렸을때는전과비교할수없을정도의큰기쁨이차오른다.서가의분류도서점의수만큼이나다양할수있지않을까?실제로그렇게된다면,그것만으로도사람들은인터넷서점이아닌‘서점’에갈최소한한가지이유는확보한셈일것이다._60~61쪽

눈물의캘리그라피_어차피예쁘자고한건아니니까
처음몇몇장소에손글씨를써서부착했는데,얼마지나지않아방문한한커플이웃으며얘기하는걸그만들어버렸다.여기손글씨좀봐.순간너무창피해서당장에다떼어버리고싶은걸꾹참고견뎠다.어차피예쁘자고한건아니니까….몇번이나나를위로했다.
_65쪽

책을꿰뚫는맛_새로나온책있어요?
나는서점일을시작한이후로지금까지신간배본을받아본적이없다.처음엔뭣도모른채그렇게했던게사실이다.뭐가뭔지도모르는상황에서아무런생각없이수많은책을그저왔다가보내는일이영내키지않았다.반품에트라우마가생긴것일까?책을속절없이반품해야한다는것이유독마음에걸렸다.일단한번우리서점에입고된책은,그게한권이든다섯권이든열권이든,어떻게든다팔아보자는담대하고도청순한마음이었다._67쪽

검색대가없는서점_도서위치의미학
나는다름아닌책의‘편집진열’을중요하게여기는서점사람중한명이었다.때로는책이출간되는경향에의해,가끔은시국에의해,드물게도어떤날에는책표지색깔이나제목의연관성에따르는등,서점원저마다의고유한맥락속에서책을자유롭게편집하여배열하는게서점의묘미이자경쟁력이라고생각했다.당연하게도문제는이렇게책이왔다갔다하는만큼책의위치데이터를매번수정할수가없다는것이었다.책의위치는매입시점에단한번정해지지만,실제책의자리는처음정해진위치로부터하염없이미끄러진다.이러한이유로여전히우리서점은도서검색대가없는‘희귀서점’으로남아있기도하다._74쪽

서점과문학상의관계_이거정말축하할일이군!
결과적으로행운인지불행인지,나같은게으른인간에게2016년노벨문학상수상결과는꽤복되었다.아니나다를까수상소식을뒤늦게듣고책을주문하려고보니,아뿔싸.출간된책이자서전한권밖에없었다.그렇다.밥딜런은뮤지션이다.노벨문학상발표날이지났는데도서점은작년과는다르게,하지만그전날과는다름없이잠잠했다.노벨문학상이라는작지않은사건에서책과서점의입지가조금은줄어든듯하여섭섭함이느껴지는한편,당장엔별다르게분주할것없는이흐름에씁쓸하게몸을맡긴다._79쪽

납품_어찌됐건우리에게도움이되는일
도서납품은한건에커다란규모의돈을서점에벌어다준다.그규모가클때는한달매출액과맞먹기도하고,그규모가작을때조차도하루매상에버금갈만하다.그렇다.대체왜서점은도서관청구기호생성법을익혀야하고,왜책에라벨을붙여야하는지따위의질문은고이접어두자.지금껏쭉그래왔고,따라서하던대로만하면약속된금액이고스란히지급된다.서점업계가불황이다.사람들이책을읽지않는다.이같은불평할여유가있다면,지금당장라벨을붙이자.그리고도장을찍자._84쪽

서점발베스트셀러_나는당신에게말을건다
그런데가만히보면,애석하지만인정할수밖에없는사실은,내가소개하고싶은마음이드는책들은대체로전국적인베스트셀러가될것같은책들이아니라는것이다.따라서나의보다구체적이고현실적인목표는‘서점발베스트셀러’보다도손님들로부터‘최소한의답장’을받는일이다.베스트셀러만소개하고잘팔릴것같은책들만진열했다면아마묻혀버리고말지도모르는책.그렇게묻혀버리고말기엔아까운책.그런책들을손님들에게어떻게소개해야그들로부터응답을받을수있을까?어떻게해야당신이이목소리를듣고책을펼칠수있을까?_91~92쪽

추천의기술_고작책한권이무슨일을할수있겠어
책추천하는일에대해서라면,나는여기에한가지항목을더추가하고싶다.이책,정말추천해도되는것일까?이책을추천하고나서도나는부끄럽지않을수있을까?추천하기전에마지막한번망설이는일.잘하는것도,좋아하는것도좋지만,한번쯤은멈춰서망설이며자문해보는일.거창하게말해서이것을책추천에관한윤리라고불러도될것같다._97쪽

직거래와도매상_떠올리는것만으로도고맙고짠한
강원도어느바닷마을서점에서책이팔려봤자얼마나팔리겠느냐마는,책뒤에새겨진가격말고도다른무언가가눈에어른거린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