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더 무브 : 올리버 색스 자서전 (개정판)

온 더 무브 : 올리버 색스 자서전 (개정판)

$26.50
Description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의 저자 올리버 색스의 자서전, 이정호 작가의 그림을 입다.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올리버 색스의 자서전 『온 더 무브』가 개정판으로 새롭게 탄생했다. 새로운 표지는 ‘2016 월드 일러스트레이션 어워즈’에서 최고영예상을 수상한 이정호 작가가 《온 더 무브》를 위해 특별히 그린 작품으로 꾸며졌다. 인간의 고독을 바라보며 수확한 통찰을 글로 담아낸 시대의 지성 올리버 색스. 그의 따스한 내면을 담은 자서전이 이정호 작가의 그림과 만나 쓸쓸하면서도 유려한 느낌의 통로로 형상화되어 독자들의 노크를 기다린다.
저자

올리버색스

저자:올리버색스(OliverSacks)
1933년영국런던에서태어났다.옥스퍼드대학퀸스칼리지에서의학학위를받았고,미국으로건너가샌프란시스코와UCLA에서레지던트생활을했다.1965년뉴욕으로옮겨가이듬해부터베스에이브러햄병원에서신경과전문의로일하기시작했다.그후알베르트아인슈타인의과대학과뉴욕대학을거쳐2007년부터2012년까지컬럼비아대학에서신경정신과임상교수로일했다.2012년록펠러대학이탁월한과학저술가에게수여하는‘루이스토머스상’을수상했고,모교인옥스퍼드대학을비롯한여러대학에서명예박사학위를받았다.2015년안암이간으로전이되면서향년82세로타계했다.
올리버색스는신경과전문의로활동하면서여러환자들의사연을책으로펴냈다.인간의뇌와정신활동에대한매우흥미로운이야기들을쉽고재미있게그리고감동적으로들려줘수많은독자들에게큰사랑을받았다.<뉴욕타임스>는이처럼문학적인글쓰기로대중과소통하는올리버색스를‘의학계의계관시인’이라고부르기도했다.지은책으로베스트셀러《아내를모자로착각한남자》를비롯해《뮤지코필리아》《환각》《마음의눈》《목소리를보았네》《나는침대에서내다리를주웠다》《깨어남》《편두통》《고맙습니다》등10여권이있다.생을마감하기전에자신의삶과연구,저술등을담백한어조로서술한자서전《온더무브》를남겨잔잔한감동을불러일으켰다.

역자:이민아
이화여자대학교중어중문학과를졸업하고전문번역가로활동하고있다.옮긴책으로올리버색스의《깨어남》《색맹의섬》《마음의눈》을비롯해《인섬니악시티-뉴욕,올리버색스그리고나》《어제가없는남자,HM의기억》《해석에반대한다》《맹신자들》《정자전쟁》《얼굴의심리학》《손의신비》《허울뿐인세계화》《창조자들》《시간의지도》《수집》등다수가있다.

목차

온더무브
둥지를떠나
샌프란시스코에서
머슬비치
손닿지않는
깨어남
산위의황소
정체성의문제
시티아일랜드
여행
뇌와의식의재발견


감사의말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시대의지성이자의학계의시인으로불린올리버색스
인간애로가득했던그의삶을그린생생한자화상

모험과호기심으로점철된생기넘치는자화상

“나는모든신경학이,세상모든것이일종의모험이라고믿습니다.”우리시대의위대한지성이자의학계의큰별올리버색스.그가타계직전남긴자서전《온더무브》는올리버색스가추구한끝없는모험,중단없이나아가는삶의뜨겁고생생한기록이다.모터사이클과속도에집착했던젊은날로시작하는이회고록은휴식을모르는에너지와열정으로넘쳐난다.오랜세월세상으로부터잊힌질환과그환자들을만나삶의진로를결정하고환자들의삶속으로들어가고자결정한이후,대륙과대양을넘나들면서뇌,의식,정신의비밀과인간존재의본질을파헤쳐나간파란만장한인생의궤적이오롯이담겨있다.
사람과지적탐구에대한애정과열정,성정체성에대한고뇌와죄의식,환희와절망,유대감과깨달음,자신에게영향을준작가들과과학자들과의우정등,더없는솔직함과유머로써내려간《온더무브》는무한한호기심과예리한통찰력으로인간과세상을읽고이해하며또기록해나간색스의진면목을고스란히보여준다.이“걷잡을수없는연상정신을지닌터무니없는모험가,신경학의모든것과세상의모든것을일종의모험으로여기는열정가의생생한자화상”은,너무나인간적이기에오히려화성인적으로보이기까지하는그의특별함이유독빛을발하는,그가세상에전하는마지막선물이다.

결핍가득한삶그리고인간애의기록

올리버색스는스스로를수줍음많은성격에다사람얼굴을잘알아보지못하는얼굴맹이며,육체는‘몸짱’이지만마음은소심하고불안많고내성적이고수동적이라고평한다.거기다부모님에게늘인정받지못한다고느꼈고,지적으로도친구들에비해뒤떨어진다고생각했다.이런모자람과결함(이라고세상이말하는것들)은민감한지점에서그를옥죄고힘겹게한다.예컨대동성애자라는사실을안어머니가던진“가증스럽구나.넌태어나지말았어야해”라는말은그의내면에죄의식으로주입되어거의평생을따라다니며억압으로작용한다.또우여곡절끝에출간한《깨어남》에대해시인위스턴휴오든이“걸작”이라는찬사를보냈을때도“이것은전적으로‘문학적인’평가일텐데《깨어남》에일말이라도‘과학적’가치가있을까?그렇기를바랄따름이었다”라며자신의책과글에대해미심쩍어하고의학계의평가에신경을곤두세우며불안해한다.

그는동성애자였고‘대중적인’작가였으며마약중독자였다.그러나올리버색스는바로이존재의연약함에서부터생명의문을활짝열어젖힌다.그가맨처음의사로서스스로를자각하기시작한것은“진짜문제”를지닌“진짜사람”들을임상에서만나면서였다.“옥스퍼드대학교의예과에서한해부학과생리학공부는실전에전혀도움이되지못했다.환자들을만나고,환자들이야기를경청하고,환자의경험과곤경속으로들어가려고(또는최소한상상하려고)애쓰고,환자들을염려하고,환자들을책임지는,이모든것을다처음부터배워야했다.환자들은진짜문제를아주고통스럽게겪는(그리고종종중대한기로에선),저마다절절한사정을지닌진짜사람들이었다.그렇기에의료행위는단순히진단과치료에서끝나는문제가아니며,훨씬더중대한문제에직면하기도한다.삶의질문제를물어야하는상황이있고,심지어는생명을이어가는것이의미가있는것인가를물어야하는상황도있다.”

이는실연의아픔을잊고자마약에의존하며의사와중독자로살았던4년간의이중생활에서빠져나올때도마찬가지였다.그는임상을시작하자마자상태가호전되었고,환자들에게매료되어최선을다하면서기쁨을,무엇보다주체성과책임감을느끼면서서서히마약중독에서벗어났다.어쩌면이것은자신의결핍과결함을환자들의고통과동일시한결과일지모르며,더나아가인간의나약함이라는공통된근원에대한자각에서우러난연민과공감의결과일지모른다.“내게는흥미롭지않은환자,가치없는환자가없습니다.그들은도처에,생생하고또렷이존재합니다.뭔가새로운것을가르쳐주지않는환자,나도모르던내감정을일깨우고새로운흐름의사고를불러일으키지않는환자는지금껏만나보지못했습니다.”

이처럼그는가장낮은곳에서가장높은곳으로향했고거기에서인간에대한긍정을발견했다.극심한편두통에시달리거나,기억이나색을잃어버리거나,몸에대한지각을상실하거나,파킨슨증으로몸이얼어붙어버린사람들이있었다.가장기본이되는일상과사회관계를영위할수없는이들에게그는최대한삶다운삶을되돌려주고자했다.그는그것이의사와의료의핵심임을깨달았다.그들의다름이‘이상’이아니라특별함이며,이남다름이배제와회피의대상이아니라함께어우러져살아야할인간그자체임을.여기에서우리역시색스에게서깨우침을얻는다.(환자를포함하여)나름의“진짜”문제를가진우리한사람한사람이저마다개성과열정을지닌자유로운영혼,독립적인인간임을.우리모두가사랑하고또사랑받아야할소중하고존엄한존재라는사실을.

의학계의시인이전하는따뜻한휴머니티

첫책《편두통》(1970)을시작으로《깨어남》(1973)《나는침대에서내다리를주웠다》(1984)《아내를모자로착각한남자》(1985)《목소리를보았네》(1989)《화성의인류학자》(1995)《색맹의섬》(1997)《엉클텅스텐》(2001)《오악사카저널》(2002)《뮤지코필리아》(2007)《마음의눈》(2010)《환각》(2012)그리고자서전《온더무브》(2015)에이르기까지올리버색스의글쓰기는‘의학계의시인’이라는명성에걸맞게경이롭고경탄스럽다.

‘세상모든것이모험’이었기에그는언제나무엇에든호기심과관심이충만했고,예리한관찰자이자진심으로경청하는청자였으며,어디로튈지모르는연상능력을지닌창조적인사람이었다.어릴적매료된화학과생물학을비롯하여의학,해부학,생화학,생리학,신경의학으로이어지는지적탐구,모터사이클과수영과스쿠버다이빙과역도같은육체적도전,인간사회와자연계에관한질문과이해에서그는타고난여행가이자모험가이며탐험가였다.이모든것들에서색스는흔히극한까지파고들었고,아주‘멀리’까지나아갔다.

무엇보다올리버색스는어떤편견이나경계없이활짝열려있는사람이었다.그자신이동성애자이자마약중독자라는‘사회적약자’‘소수자’‘이단자’로서지탄과비난,죄의식과자기파괴에직면했지만거기에매몰되거나굴하지않았다.오히려기꺼이그런점을온전히있는그대로받아들임으로써,그리하여‘예외성’을‘보편성’으로승화시켜냄으로써,인간과세상에대한더욱큰이해와긍정으로나아갔다.“《아내를모자로착각한남자》서평을쓴한두사람은나를‘기이한’또는‘이국적인’질환을전담하는사람으로보았지만내가느끼기에는그반대였다.나는내가다룬병례들이‘전형적인사례’라고보았다.”이는궁극적으로인간애에가닿았다.“나는사랑에빠져도보았고빠져나오기도했다.어떤면에서는내환자들과사랑에빠졌다고할수있었을것이다(이는사물을꿰뚫어보는눈을주는그런종류의사랑이었으며,어쩌면이것이인간애일지모르겠다).”

올리버색스의글은그의삶과꼭닮아대단히투명하고진솔하며,또소설만큼드라마틱하면서무척이나인간적이다.이는신경심리학의창시자A.R.루리아의“소설식구조에극적인힘과감정이모두살아있는병례사”에큰영향을받았다.“그는사람이살아있는풍부한병례사들이자신의탁월한신경심리학논문들못지않게중요하다고믿었다.고전적접근법과소설적접근법,과학과이야기를결합시키고자했던루리아의노력은곧나의노력이되었다.루리아스스로‘작은책’이라고칭하던저서는내인생의방향과목표를바꾸어《깨어남》만이아니라내가쓴모든책의원형이되었다.”여기에부모님에게물려받은또는영향받은이야기꾼으로서의기질과능력이더해졌다.“어머니도그랬지만,환자들의인생사전체에대한강렬한관심이아버지를환상적인이야기꾼으로만들었다.아버지의병원이야기를어린우리형제들은넋을잃고들었고,이것이마커스형과데이비드형그리고내가부모님의뒤를이어의학의길을걷는데큰영향을미쳤다.”

올리버색스에게호기심은곧지적탐구로이어졌고지적탐구는글과책이되었고글과책은그의삶자체가되었다.이처럼색스에게글쓰기는삶과온전히하나였다.그의글이쉬우면서깊이있고,흥미진진하면서통찰력넘치는것은이‘언행일치’덕분이라할수있다.열네살때부터쓰기시작한일기가1,000권이넘어갔고,이일기는때때로바로책의원고가되었다.또부모님과이모,친구,동료,그리고여러작가나과학자와무수히주고받은편지는삶의동력이자지적성장의원천이되었다.예컨대신경심리학자A.R.루리아,진화생물학자스티븐제이굴드,생화학자제럴드에덜먼,생물학자프랜시스크릭,시인위스턴휴오든등과의서신교환은그의지적여정에서결정적인역할을하곤했다.

일기,또는자기자신에관한병례사의확장판이라해도무방할이자서전은이러한올리버색스글쓰기의매력을유감없이보여준다.명쾌하고적나라하고단도직입적이며,거기에유머와자기풍자라는‘균형감각’까지갖추어서그야말로빠져들게만든다.색스의삶이인습과통념을거부하고우상파괴적이었던만큼이나그의글쓰기또한파격이었다.때문에여러차례기고를거절당했고,전문적이지않다는비난이나평가절하,무시를당했다.“그동안나는‘대중적’글쓰기를하는사람으로자처해왔고또그래보였다.만일누군가가대중적이라면바로그사실때문에그사람은진지하게받아들여지지않는다.”하지만그는그런풍토와편견을이겨냈고,지금우리가익히보고인정하듯그가옳았음을세상에또렷이증명해보였다.

장대익교수는추천사에서“색스의따뜻한의학”이라는표현을썼다.‘단순한사례연구casestudy’를뛰어넘어‘병례사casehistory’를지향하는이야기들에서색스는휴머니티의진수를선보였다.“나는의료적오만과기술이철저하게인간성위에군림하는현실을목격했다.(…)그런요양원에들어가는사람들에게도일상적인생활,주체성,존엄성,자존감,어느정도의자율성이있는의미있는삶이필요하다는사실이무시되거나회피되었다.‘간호’는오로지기술적이고의료적인차원의행위일뿐이었다.”의학이‘의료’에만그치는것이아니라한사람의‘삶전체’를,그를둘러싼‘모든것’을다루어야한다는사실을색스만큼뚜렷이인식하고보여준사람은드물다.

인습을거부했던탁월한의사이자인간존엄을최고의가치로추구했던작가올리버색스.그는인간에대한크나큰긍정,그리고위대한지성과휴머니티의지표를제시한우리시대의진정한거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