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보다 성스러운 (양장본 Hardcover)

천국보다 성스러운 (양장본 Hardcover)

$11.50
Description
한국 사회의 일상화된 모순과 역사를 지배해온 신성한 보편에 불경한 질문을 던지다!
현실과 이상이 결합하는 낯선 행성, 견고한 일상의 궤도에 틈입하는 새로운 소설 시리즈 「FoP(포비든 플래닛)」. 가장 SF다운 SF를 쓰는 작가로 알려지며 봉준호 감독의 영화 《설국열차》 시나리오 자문을 맡기도 했던 김보영 작가의 『천국보다 성스러운』. 신앙과 젠더, 종교와 페미니즘이라는 만나기 어려워 보이는 영역들을 신의 강림이라는 기이한 사건 속에서 풀어낸 작품으로, 책으로 묶이기 전, 적막의 아름다움을 포착하는 작가로 알려진 변영근과의 협업으로 미술관 ‘전시공간’에서 먼저 공개되며 호평 받았다.

광화문 한복판에 신이 강림했다. 사건은 놀라웠지만 신의 형상은 익숙했다.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에서 아담과 손가락 장난을 치고 있는 그 남자의 얼굴로, 신은 남자 · 백인 · 이성애자 · 비장애인의 형상으로 내려왔다. 신이 강림한 날, 퇴근 후 서울의 좁은 아파트 부엌에서 허겁지겁 밥을 차리는 영희에게 아버지가 말했다. 그는 방에 드러누워 텔레비전으로 생중계되는 신의 얼굴을 보며, 신의 형상이 저러하니 나를 경애해달라는 애처로운 눈빛으로 말했다. “역시, 신은 남자로구나….”
저자

김보영

가장SF다운SF를쓰는작가이자,한국SF팬덤의절대적인지지를받는작가로알려져있다.게임개발자겸시나리오작가로활동하다가2004년제1회과학기술창작문예공모전에서《촉각의경험》으로중편부문에당선되면서본격적으로작품활동을시작했다.
한국과학문학상심사위원을역임했고,영화〈설국열차〉의시나리오작업에참여했으며,폴라리스워크숍에서SF소설쓰기지도를하거나,다양한SF단편집을기획하는등SF생태계전반에서활발한활동을하고있다.소설과소설집으로《멀리가는이야기》《진화신화》《당신을기다리고있어》《저이승의선지자》등이있다.

목차

천국보다성스러운

발문_신의이름으로부정당하는모든이를위하여(김용관)

작가의말_절대자가차별주의자라면우리는그절대성과어떻게싸워야하는가

출판사 서평

한국SF팬덤의절대적지지를받는김보영
적막의아름다움을이미지로포착하는변영근
알마FoP시리즈의시작을알리는환상의콜라보레이션!

“하늘에서신이내려왔습니다
신은남자의모습을하고있었습니다
그날이후로모든것이변했습니다”

신이차별주의자라는생각,
그로부터시작된다섯가지‘불경한’상상과압도적그래픽의콜라보레이션

광화문한복판에신이강림했다.사건은놀라웠지만신의형상은익숙했다.미켈란젤로의〈천지창조〉에서아담과손가락장난을치고있는그남자의얼굴로,신은남자·백인·이성애자·비장애인의형상으로내려왔다.신이강림한날,퇴근후서울의좁은아파트부엌에서허겁지겁밥을차리는영희에게아버지가말했다.그는방에드러누워텔레비전으로생중계되는신의얼굴을보며,신의형상이저러하니나를경애해달라는애처로운눈빛으로말했다.“역시,신은남자로구나….”

《천국보다성스러운》은치밀한세계관과담대하고전복적인사고실험,인간본성에대한존재론적사유로한국SF팬덤의절대적지지를받고있는김보영작가가신앙과젠더,종교와페미니즘이라는만나기어려워보이는영역들을신의강림이라는기이한사건속에서풀어낸작품이다.서울아파트의비좁은부엌한구석에서시작된주인공영희의다섯가지상상은광화문의하늘과그아래혼잡한광장,인류가절멸한먼미래를오가며한국사회의일상화된모순과역사를지배해온‘신성한보편’에‘불경한’질문을던진다.절대자가차별주의자라면,우리는그절대성과어떻게싸워야하는가.

이책은‘적막의아름다움을포착하는작가’로알려진변영근의‘오프닝그래픽’으로시작된다.태양과같은광량을내뿜으며현신한신의모습을몽환적색감의압도적이고도서정적인풍경으로그려낸변영근작가는소설의흐름과는다른,그래픽으로만이루어진짧고상징적인또하나의서사를완성했다.한권의소설책안에변주된이야기를담아낸만큼,오프닝그래픽은본문페이지와는다른별색잉크로인쇄된색지를삽입하여제본했다.두작가의협업은책으로묶이기전미술관‘전시공간全時空間’에서먼저공개되며호평받았고,《천국보다성스러운》으로정식출간되었다.

절대자가차별주의자라면,
우리는그절대성과어떻게싸워야하는가

가장SF다운SF를쓰는작가로알려지며봉준호감독의〈설국열차〉시나리오자문을맡기도했던김보영작가가이번에는성소수자와페미니즘을정면으로다루는소설을펴냈다.유난히도노을이붉은저녁,과학이지배하지않는시절이었다면신관들이며점쟁이들이거리로뛰쳐나와신의계시라며호들갑을떨만큼짙은핏빛으로하늘이물든그날,광장의하늘에신이내려오며이야기는본격적으로시작된다.

첫번째이야기인인류역사에대한짧은우화는남자와여자를가르고그차이를성역화한기나긴과정이신의이름으로,신의의지를빌려자행되었음을간추려보여준다.남자는,백인은,이성애자는,비장애인은필요할때자신을닮은모습으로신을소환하지않았던가.두번째이야기에서인간은미래의신이된다.인류가절멸한미래에인공지능로봇은인간을멸종한신으로떠받들고부활시키려한다.그러나시도는번번이실패한다.신전에모인로봇들은회의를거듭하지만신의비합리성을납득할수없다.잠시엔진을달구며전자두뇌를맞댄그들은고심끝에설마하는마음으로한가지다른방식을시도한다.인간에게는당연한일일지모르나,로봇에게는믿을수없는방식을.

세번째이야기부터영희의상상과현실은뒤섞이기시작한다.유난히도노을이붉은저녁광화문하늘에서신이내려온다.어떤미치광이가장난으로만든홀로그램일까?어쩌면첨단기술로빚어낸새로운홍보물일까?신의형상은답하지않는다.그러나생김새만으로도신은아주명확한메시지를던지고있다.신을본사람들은모두들신과자신의공통점을찾아내려고혈안이다.신의강림이라는새로운조건에처해진인간의반응이란실로그럴것이다.우선두려워할것이고,절대자의의중이궁금할것이며,말없이외형을매개로메시지를전하는신으로부터자신과의공통점을찾을것이다.그러나이는어쩌면신이강림했기때문만은아닐것이다.자신과성별,성적취향,세대,피부색,민족이같은신을소환하여자신의주장과존재의정당성을얻으려는사람들은역사를통틀어늘있지않았나.신과닮지않은자들의역사는늘지워졌고,그사실은광화문광장의하늘에신이내려온다한들달라지지않을것이다.

모든것이제자리로돌아가고기이한사건은사람들의기억에서삭제되지만영희는무언가를깨닫고행동하기시작한다.영희의마지막상상은먼미래가아닌,우리세대의한순간이다.그것은우리가도달할수없는불가능한‘천국’과같은세계가아닌가능한다른세계로서의우리가디딘‘지상’이다.신을소환하지않는,천국보다성스러운지상을만드는일은스스로가온세상에뿌려진신의한파편임을지각하는사람들의몫일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