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항의 멜랑콜리 (2025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저항의 멜랑콜리 (2025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22.00
Description
헝가리 현대문학의 거장이 한층 장대한 차원으로 끌어올린 묵시화!
BBC가 선정한 2000년 이후 100대 영화 중 하나로 선정된 벨라 타르 감독의 영화 《베르크마이스터 하모니(Werckmeister Harmonies)》의 원작 소설 『저항의 멜랑콜리』. 데뷔작 《사탄탱고》에서 체제에 유린당한 사람들이 고통의 쳇바퀴에 포박되는 과정을 탱고의 스텝-앞으로 여섯 스텝, 뒤로 여섯 스텝-이라는 형식으로 구현했던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의 이번 소설은 헝가리의 어느 작은 마을에 유랑 서커스단이 세상에서 가장 큰 고래를 보여준다며 들어서며 온갖 소문과 편집증이 난무하며 벌어지는 상황을 그려냈다.

살을 에는 추위가 계속되고 가로등은 이유 없이 켜지지 않으며 거대한 나무가 하루아침에 뿌리째 뽑혀 드러눕더니 수십 년간 멈춰 있던 교회 시계가 움직이기 시작하고, 때마침 한 유랑 서커스단이 도시에 들어선다. 한눈에 들어오지도 않는 어마어마한 거수(巨獸)는 구약성서 욥기에 나오는 바다 괴물 ‘리바이어던’과 포개지고, 동시에 고래를 운반하는 불길한 트럭은 사실상 마을에 어떤 직접적인 해도 입히지 않고 그저 광장 한가운데 조용히 세워져 있는 것만으로 마을 전체를 광기로 몰아간다는 점에서 트로이 목마가 함의하는 방대한 예술적 상상력을 불러일으킨다.
저자

크러스너호르커이라슬로

1954년헝가리줄러에서태어났다.부다페스트대학에서문학을공부하고독일에서유학했다.이후프랑스,네덜란드,이탈리아,그리스,중국,몽골,일본,미국등세계여러나라에체류하며작품을써왔다.
헝가리현대문학의거장으로불리며고골,멜빌과자주비견된다.수전손택은그를“현존하는묵시록문학의최고거장”으로일컫기도했다.크러스너호르커이는자신의작품세계를관통하는종말론적성향에대해“아마도나는지옥에서아름다움을추구하는독자들을위한작가인것같다”라고말한바있다.영화감독벨라타르,미술가막스뉴만과의협업을통해자신만의독특한세계관을확장하고있다.
주요작품으로《사탄탱고》(1985),《저항의멜랑콜리》(1989),《전쟁과전쟁WarandWar》(1999),《저아래서왕모SeioboThereBelow》(2008),《마지막늑대TheLastWolf》(2009),《세상은계속된다TheWorldGoesOn》(2013)등이있다.
그의소설은여러언어로번역되었으며다양한국내및국제문학상을수상했다.헝가리최고권위문학상인코슈트Kossuth상과대문호산도르마라이S?ndorM?rai의이름을따제정한산도르마라이문학상을비롯해,독일의베스텐리스테SWR-Bestenliste문학상과브뤼케베를린Br?ckeBerlin문학상,스위스의슈피허Spycher문학상등을받았고,2015년에는맨부커상인터내셔널부문ManBookerInternationalPrize을수상했다.2018년《세상은계속된다》로같은상최종후보에또한번이름을올렸다.2025년노벨문학상을수상했다.

*국내에알려진이름은‘라슬로크라스나호르카이’였으나국립국어원외래어표기법규정과헝가리어의성-이름순표기방식에따라‘크러스너호르커이라슬로’로표기했다.

목차

도입:이례적인상황들
협상:베르크마이스터하모니
결론:추도사
옮긴이의말

출판사 서평

“서구문명이라는이름의암울한역사에대한통찰!”_맨부커심사위원단
“현대저작의자잘한관심사들을훌쩍뛰어넘는다!”_W.G.제발트

《사탄탱고》작가크러스너호르커이라슬로,
이번엔‘리바이어던’을불러내다!

헝가리의어느작은마을,살을에는추위가계속되고가로등은이유없이켜지지않으며거대한나무가하루아침에뿌리째뽑혀드러눕더니수십년간멈춰있던교회시계가움직이기시작한다.때마침한유랑서커스단이‘세상에서가장큰고래’를보여준다며도시에들어서고,온갖소문과편집증이난무한다.데뷔작《사탄탱고》에서체제에유린당한사람들이고통의쳇바퀴에포박되는과정을탱고의스텝-앞으로여섯스텝,뒤로여섯스텝-이라는형식으로구현한크러스너호르커이라슬로는《저항의멜랑콜리》에서다시한번‘세상의끝과그너머’를그리기위해이번에는‘고래’를선택했다.
이‘한눈에들어오지도않는어마어마한거수(巨獸)’는구약성서욥기에나오는바다괴물‘리바이어던’과포개진다.동시에,이고래를운반하는불길한트럭은사실상마을에어떤직접적인해도입히지않고그저광장한가운데조용히세워져있는것만으로마을전체를광기로몰아간다는점에서트로이목마가함의하는방대한예술적상상력을불러일으킨다.
W.G.제발트의말처럼이소설이보여주는통찰의보편성은‘모든현대저작의자잘한관심사들을훌쩍뛰어넘는다’.단락구분하나없는광대한검은강같은활자들에는녹아든메시지는어느하나로압축되기어렵다.그것은작가가건너지른동유럽의격변사이기도,각계급의사회적의식형성에대한냉혹한성찰이기도,‘한낮의악마’라고도했던멜랑콜리의진창에붙박인인간의운명이기도,키치와블랙코미디에서그리스비극을이끌어내려는시도이기도,또는그모두이기도하다.

헝가리의은둔자,예술가들의예술가
맨부커인터내셔널부문수상작가가선사하는황홀한문학체험

지난해알마는소설《사탄탱고》를출간해크러스너호르커이라슬로를한국독자들에게처음소개했다.이소설을원작으로한동명의영화는벨라타르감독의전설적인촬영기법과7시간이넘는러닝타임으로화제를모으며먼저한국에소개된바있다.수전손택이“남은생애동안매년한번씩은반드시보겠다”는말로상찬했던영화의압도적스케일에매혹된관객들은원작을만나길기다려왔고,소설《사탄탱고》의출간은그오랜갈증에단비를내렸다.‘헝가리의은둔자’‘예술가들의예술가’로만알려진크러스너호르커이는기존에소개된세계문학들이가닿았던지평너머의경험을선사하며‘낯선황홀함’을찾아헤매던독자들의영토에착지했다.
이번에알마가두번째로선보이는《저항의멜랑콜리》는작가특유의묵시화(?示畵)를한층장대한차원으로끌어올린다.맨부커상인터내셔널부문심사위원단은이작품을두고“서구문명이라는이름으로통용되는암울한역사에대한통찰”이라고평가했다.이소설또한벨라타르감독의영화<베르크마이스터하모니(WerckmeisterHarmonies)>로만들어졌다.아직국내에는소개되지않았지만BBC가선정한2000년이후100대영화중하나로선정되기도했다.알마는크러스너호르커이라슬로의또다른대표작《저아래서왕모(SeioboThereBelow)》《세상은계속된다(TheWorldGoesOn)》《마지막늑대TheLastWolf》등도순차적으로소개한다.문학이밀어올릴수있는세계의한계를의심하지않는독자라면이컬렉션을통해무엇으로수식해도미지(未知)로남을한거장에대한평가를저마다채워넣을수있을것이다.
용암처럼퍼붓는문장,
몰락하고또저항하는캐릭터,
소설밖에서소설을지배하는멜랑콜리

많은포스트모던작가들이광기의시선으로파헤친현실을다루지만,크러스너호르커이는이중‘가장이상한작가’로평가받는다.지칠줄모르는그의서술은한문장으로한페이지를넘기는일이허다하다.《저항의멜랑콜리》의영문판번역가이자시인인조지시르테스(GeorgeSzirtes)는이를“느리게흐르는용암같은서사”라고비유했다.헝가리의한마을을배경으로한이서사에는일련의생생한캐릭터들이서로치밀하게얽혀있다.
서커스단이몰고온‘고래’에겁먹은사람들이우왕좌왕하며혼란을키우는사이,자신의야욕을위해서라면앞뒤가리지않는에스테르부인은마을을장악하겠다는계략을짠다.그녀의남편에스테르죄르지는과거뭇이웃의존경을받는음악학교학장이었으나수년전스스로세상에서격리되기로결심한이후온종일침대에누워지내는,늙고병약하며‘애매모호한명망가’이다.그가아직가느다랗게세상과연결되는순간은서른다섯살의청년벌루시커가식사를챙겨주기위해그‘우울한침실’에방문할때다.밤낮으로자신만의‘코스모스’에사로잡혀별과달과태양을떠들며마을을배회하는벌루시커는비록속세의눈에는그나이먹도록사람구실못하고술과몽상에찌든마을의백치이지만,에스테르에게는바깥의난장속에서자신의영혼을구도하는유일한사람이다.세계에‘저항’하는이둘의기묘한우정은에스테르부인을통해현현되는파시즘과충돌하며마을을잠식한공포와불안속에서소용돌이친다.
제목에들어간단어‘멜랑콜리’는정작책속에한번도언급되지않는다.번역자구소영의말대로라면‘표지밖’에서활동하며독자의머릿속을떠나지않는이증상의근본적인두개념은‘두려움(공포)’과‘슬픔(실의)’이다.또한<뉴요커>의말을빌리자면이책에등장하는모든인물이“자신의사적인낙원(Edens)을정확하게묘사할수없다는사실은그들의내면을덜아름다운동시에더아름답게”만든다.이같은아이러니는‘지옥에서아름다움을추구하는독자들을위한작가’라고스스로를수식했던크러스너호르커이만의역량을다시금확인하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