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다시는 세상을 보지 못할 것이다

나는 다시는 세상을 보지 못할 것이다

$15.00
Description
모든 권력은 언론을 통제하고픈 욕망에 사로잡힌다
어째서 언론의 자유와 사상의 자유가 오늘날에도 유효한지를
수년에 걸쳐 온몸으로 써 내려간 아흐메트 알탄의 옥중 수기
모든 권력은 기본적으로 언론을 통제하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힌다. 견제 세력을 자신의 통제 범위 안에 두고, 변수를 최대한 줄임으로써 권력을 유지하고 싶은 욕망은 이념이나 진영을 떠나 모든 정치권력이 마주하게 되는 근본적인 욕망이다. 그러므로 제도적 민주화와 상관없이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는 언제라도 훼손될 수 있는 위험성을 내포한다.
이 책 《나는 다시는 세상을 보지 못할 것이다》는 언론의 자유가 갖는 의미와 그 범위에 대해서, 그리고 이를 지키기 위해 지식인에게 부여된 사회적 책임과 그 발언의 무게에 집중한다. 저자 아흐메트 알탄은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 생각의 자유를 꾸준히 추구해온 작가다. 그는 권위주의적 정부의 억압으로 억울하게 투옥되지만, 지식인이자 작가로서의 사명과 정체성을 잊지 않으려 애쓰며 계속해서 저항하고 쓰겠노라고 외친다. 이러한 결의를 담아 옥중에서 어둠 속 희미한 빛에 의지해 잉크로 적어 내려간 19편의 수기는 변호사를 통해 밖으로 몰래 반출되어 번역자의 손에 건네졌고, 터키어 판본이 없는 상태에서 영어로만 먼저 출간되었다.
대한민국의 1970~80년대 독재정권 하에서도 김지하를 비롯하여 많은 작가와 지식인들이 투옥되었으나 그때에도 권력의 펜을 꺾을 수 없었다. 그럴수록 더욱 작가와 지식인의 살아 있는 정신은 정권을 겨냥한 날카로운 칼로서 역할을 해왔다. 이러한 역사적 경험을 가진 우리에게 터키의 한 언론인이자 작가이며 지식인인 아흐메트 알탄의 옥중 수기는 남다르게 다가온다. 특히 언론과 미디어의 가짜뉴스와 왜곡을 법으로써 대응하겠다며 헌법상의 언론의 자유, 사상의 자유를 제한하려는 시도가 있는 이 시점에서 더욱 그렇다. 독자들은 저 멀리 터키의 한 작가가 보내온 편지를 읽으며 언론 및 표현의 자유가 한국 사회에서 이미 지나간 의제가 아니라 여전히 우리네 삶을 관통하고 있는 ‘지금-여기’의 문제임을 인식하게 해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삶의 가장 어두운 순간에서도 작가와 지식인의 역할에 대해 고민하며 쓴 이 옥중 수기는 오늘날의 우리에게 작가와 지식인의 역할과 언론과 사상의 자유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준다. 특히 이 책에 수록된 〈심판〉이라는 에세이의 다음 대목은 아흐메트 알탄의 치열한 작가 정신과 자유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저자

고영범

평안북도출신실향민부모님밑에서,1962년서울에서나고자랐다.대학에서는신학을,미국에서다닌대학원에서는영상제작을전공했다.이런저런다큐멘터리와광고,단편영화를만들었다.〈태수는왜?〉,〈이인실〉,〈방문〉,〈에어콘없는방〉,〈서교동에서죽다〉등의장편희곡과《레이먼드카버》(아르테)를썼고,《시나리오어떻게쓸것인가1,2》(민음인),《레이먼드카버:어느작가의생》(강출판사)등의단행본과또한〈불안〉,〈스웨트〉,〈예술하는습관〉,〈오슬로〉등의희곡을번역했다.현재미국에살면서집안의실향민전통을이어가는중이다.

목차

서문
영문옮긴이의글

문장하나
유치장에서의첫날밤
거울과의사
교사
핑크색폴더들의공동묘지
부정
시간과의조우
내감방주변에서의여행

연쇄살인범
메리엠
자기자신의운명을써내려간소설가
심판
재판관의걱정
나무의정령들
공고
수갑

작가의역설

옮긴이의글

출판사 서평

“나는태풍의한가운데있다.
나는싸울것이다.나는용감할것이고,
바로그이유때문에스스로를경멸할것이다.

나는쓸것이다.살아남기위해,견뎌내기위해,
싸우기위해,나자신을사랑하고
내실패들을용서하기위해.”

2016년발생한군사쿠데타를진압하고반대세력을숙청한에르도안정부에의해
억울하게투옥돼종신형을선고받은작가아흐메트알탄,
지식인의역할과작가정신이주는희망과위안에대해말하다

2016년7월15일터키에서군사쿠데타가발생했다.일부군인들이앙카라와이스탄불의주요국가시설을장악하고‘앞으로평화의회가국가를운영한다’는성명을발표했다.그러나얼마지나지않아터키군중의격렬한반대에부딪혔고이튿날에르도안대통령은이에힘입어신속하게쿠데타세력을와해하고상황을정리했다.이후에르도안대통령은대규모의숙청작업을벌였는데수만명의군인,경찰,공무원이체포됐고여러무고한피해자가발생했다.이때에르도안대통령은자신에대해비판적인사회저명인사들을함께체포구금하고,쿠데타와연루하여옥에가두었다.이책의저자아흐메트알탄과그의동생메흐메트알탄도그들중하나였다.
‘터키의밀란쿤데라’로불리는터키대표작가아흐메트알탄은한결같이언론의자유와사상의자유를옹호해왔다.어릴적부터아버지가정부의핍박을받으며옥살이를하면서도자신의존엄과신념을굽히지않았던모습을보고자란덕분에그또한아버지와마찬가지로모든억압에저항해왔다.저자는2008년한매체에오스만제국이아르메니아인을대량학살한사건피해자들에게헌정하는글을발표한이래로요주의인물이되었다.그는“우리가중요하게생각하는문제에대해침묵한다면치욕스러워야마땅하다”고주장하는등권위주의적인정권에만대항하는것이아니라사회의악습,편견과도맞서싸웠다.그가관심을가졌던건오로지언론과창작의자유,생각(사상)의자유였다.
이처럼오래전부터정권의눈밖에났던알탄은2016년텔레비전방송을통해쿠데타세력에게‘은밀한메시지’를전달했다는터무니없는혐의로체포및기소되었고이듬해2월정부전복을시도했다는죄목으로‘가석방없는종신형’을선고받았다.그러나저자는두려움과절망에사로잡히면서도인간으로서의존엄과작가로서의품위를잃지않기위해고뇌하며내면의싸움을해나간다.
알탄은옥중에서의비인간적인대우와고립으로인해몇번이나무너질것같은순간에도작가가무엇을해야하는지를고민하고제대로된사회에서지식인이할수있는일이무엇인지를사유하며스스로를다잡고버텨나간다.그는‘앞으로도계속해서글을쓸것’이며‘그런동안에는그무엇도자신을없애지못할것’이라고말한다.글을쓰기위한상상력을잃지않는다면“그들은나를감옥에집어넣을수는있지만날거기에가둬두지는못한다”며절망적상황에서도작가정신이자신에게주는희망과위안에대해말한다.이책은이를통해지식인의역할은무엇이며그책임이어디까지인지를사유하는동시에자칫케케묵은것처럼보일수도있는작가정신이어째서오늘날에도여전히유효한가치인지를보여준다.

예술가는어떤존재이며어떻게살아가는가?
글쓰기의운명,창작의어려움,작가의내적원동력과실존적고민은담은
한예술가의솔직한작가선언

이책은한예술가의솔직한자기고백이기도하다.저자는수명이다하는날까지사방이막힌감옥에서지내야하는상황에서도상상력을발휘한다.모든세속적인요소를등진채산골마을에서살아간젊은교사의사연을듣고상상력을통해스스로를그자리에대입함으로써그순간만큼은교도소에서벗어나자유로워진다.또한창작의근원이되는꿈을탐구해자신의무의식안에감추어진목소리에귀를기울인다.또한교도소에책을넣어달라는청원을넣어톨스토이의《카자크사람들》을받아들고감격스러워하며오랜만에독서의재미에빠져든다.그는책을읽으면서지금까지자신이읽어온톨스토이,발자크,플로베르,도스토예프스키,조이스등을떠올리며작가가작품을쓰는데직관이얼마나중요한지에대해역설한다.최종적으로는자신은‘상상하고,책을읽고,글을씀으로써몸은감방에갇혀있을지언정앉은자리에서도전세계어디든갈수있고,무엇이든할수있으며,권력자들이자신을감옥에집어넣을수는있지만가둬두지는못할것’이라고말하며,‘나는작가다’라고선언한다.
아흐메트알탄은뉴욕타임즈의로드노들랜드기자와서면으로비밀리에진행한옥중인터뷰에서“이책《나는다시는세상을보지못할것이다》가아무리대단한용기를보여준다하더라도,정권의입장에서보면작가란실질적인위협이라기보다는무언가를휘둘러서쉽게쫓아버릴수있는모기같은존재아니겠느냐”고한질문에다음과같이답변하였다.
“그들은작가를죽일수도있고,감옥에처넣을수도있고,고문할수도있다.하지만작가들이벌레나되는것처럼무언가를휘둘러서쫓아버릴수는없다.작가는몸으로만존재하지않는다.그들이작가를향해무언가를휘두를수록,그들의위상은떨어지고,작가의힘은더강해진다.그리고그들이휘두르는무언가자체도모기가되고만다.이것이바로작가들이권력자들에게그토록강한분노를유발하는근본적인이유중하나다.나는내가쓴글들이오늘날터키를장악한정치권력들보다더오래살아남을수있다고희망할수있는권리를얻었다고생각한다.작가들과비교하면,정치권력은가련할정도로허약하다.”
이인터뷰에서힘주어얘기한것처럼,아흐메트알탄에게정치권은짧고위태로운반면살아있는작가정신은그어떤권력의위협에도굽히지않는강력한힘을가졌다는점을,옥중수기의전편을통해서확인할수있다.이처럼신간《나는다시는세상을보지못할것이다》는단순한옥중수기를넘어작가로서의정체성에대한고민,글쓰기의운명,창작의어려움,작가를작가이게만드는내적원동력과실존적고민을담은예술가의자기고백이기도하다.알탄은이처럼끝이보이지않는수형생활에서도끊임없이글을쓰기위한재료를찾고상상의세계와마주한다.이는단순히고단한상황을극복하기위한노력을넘어계속해서작가로살아가기위한투쟁의과정이자기록이다.이를통해독자들은여러예술가소설에서봐왔던것처럼창작을이끌어내는작가의내적원동력과실존적고민이무엇인지를들여다보는동시에한명의예술가가얼마나치열하게내면의싸움을해나가는지를확인할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