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야 TRIGGER - GD 시리즈

빵야 TRIGGER - GD 시리즈

$17.50
Description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창작산실 선정 ‘2022 올해의신작’
2023년 LG아트센터 서울 U+스테이지 초연
두산연강예술상, 동아연극상, 차범석희곡상, 대한민국 연극대상을 수상한 김은성 작가의 신작으로 파란만장한 한국의 근현대사와 그 시대를 살아가는 인물들에 대한 따듯하고 섬세한 시선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이야기는 매번 편성에 실패하는 한물간 드라마 작가 ‘나나’가 드라마 소품창고에서 우연히 낡은 99식 소총을 발견하면서 시작된다.
나나는 낡은 소총에 ‘빵야’라는 이름을 붙이고 빵야의 이야기로 드라마 대본을 쓰기로 결심한다. 나나는 그의 이야기로 대작을 쓰고 재도약하겠다는 꿈을 꾸지만, 가슴 아픈 자신의 지나온 삶을 기억하고 싶지 않은 빵야는 좀처럼 이야기를 들려주지 않는다. 그러다가 나나에게 소원 하나를 들어줄 것을 제안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한다.
저자

김은성

저자:김은성
극작가.2006년<시동라사>로데뷔하여변두리의소외된사람들과근현대사의사건들을통해상실에대한트라우마,남은이의부채의식등우리사회가가지고있는깊은슬픔에대해질문을던져왔다.
희곡집으로《썬샤인의전사들》《목란언니》《연변엄마》《바닐라》등이있다.

그림:최정우
2017년연극<스물>로데뷔,<히스토리보이즈><빵야>등무대에꾸준히오르고있으며,드라마<징크스의연인><넘버스>등에출연했다.그림작가로도활동하면서<서울국제아트엑스포2023><대한민국미술박람회2023>등의전시에참여했다.

목차

등장인물..9

1.시상식..작가의꿈..11
2.파티..발상의계기..17
3.소품창고..소재의발견..25
4.99식장총..취재와조사..30
5.트리거..시놉시스작성..36
6.국화자국..트리트먼트구성..52
7.몽블랑..제작회의..65
8.기무라..1부집필..77
9.길남이..2부집필..87
10.주인공..대본미팅..97
11.선녀..3부집필..107
12.무근이..4부집필..124
13.보물섬..집필계약..138
14.신출..5부집필..152
15.장총의꿈..대본회의..164
16.원교와아미..6부집필..175
17.동식과설화..7,8부집필..187
18.장총80년사..최종트리트먼트작성..201
19.240억..편성회의..211
20.멈춘이야기..대본정리..219
21.백일장..작가의글..228
22.악기들..작가의일..234

작가후기..240
부록..244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나나 대학교1학년다이어리.
그러니까25년전,그일기장맨앞장에.

스무살나나의글씨가자막으로떠오른다.
나나,소리내지않고입을껌벅인다.

자막 내가기쁜이야기를하나만들면세상에기쁜일하나가생겨나요.
내가슬픈이야기를하나만들면세상에슬픈일하나가사라져요.
_15쪽
의자에앉은채로잠이든빵야의뒷모습.
장총을들고빵야앞에서있던나나,총기전문가가앉아있는책상을향해걷는다.

총기남무게3.8킬로그램.
나나길이112센티미터.
총기남구경7.7밀리미터.
나나유효사거리500미터.
총기남최대사거리3,400미터.
나나총8,000발사격가능.
총기남99식소총입니다.
_31쪽

나나 1945년인천조병창에서만들어진장총은
경성주둔일본군헌병의총이된다!
일본의패망!
한반도에남겨진장총은
국방경비대병사의총이된다!
한국전쟁발발!
국군과인민군의손을오가며
살육전에동원되는데!
주인이바뀌며이어지는
끝이없는비극!
과연장총의운명은어찌될것인가!
_48쪽

너는그냥업자가원하는이야기를써주면돼.
아니야,
왜내의도를몰라줄까?
그래,한물간작가라서그래.
아니야,
지금이소재는지금방식으로쓰는게맞아.
벌써보름이나지나갔어.
그냥쓰던대로쓰자.
꼭주인공이있어야돼?
여럿이서끌고가는스토리가왜안되는데?
아니야,
그렇게쓰면어차피계약도못하는거
지금이라도주인공을찾아보자.
길남이를죽이지말고계속살릴까?
평생살구랑엇갈리는이야기로만들까?
아니야,
그럼장총은어디로가는데?
_105쪽

저를지배하고있는솔직한감정은
두려움입니다.
역사를이야기로쓸자격에대한두려움.
나한테기무라를욕할자격이있을까?
선녀한테감정을이입할자격이있을까?
나는기억하고기록하고증언하기위해
이야기를쓰고있는것일까?
나는이야기를쓰기위해
이야기를쓰고있는것이아닐까?
나는진심으로함께아파하고있는걸까?
이야기의완성을위해그들의고통을
내마음대로편집하고있는것은아닌가?
물음표하나가정리되기도전에
다른물음표들이꼬리를물며이어집니다.
고민이깊어졌습니다.
써나가기무척힘겨웠습니다.
나는쓸자격이있을까?
용기가사라집니다.
_160쪽

나나 저는쓰고싶습니다.
성공하고싶은욕심때문입니다.
돈을벌어야하기때문입니다.
하지만쓰는일이마냥좋기때문이기도합니다.
역사를살아가는그들과
지금을살아가는내가만나는일입니다.
함께이야기를나누고있다는착각이들때
진심으로행복합니다.
계속쓰고싶습니다.
_161쪽

전쟁을팔아먹는수많은이야기.
아픔을팔아먹는수많은거짓말.
카우보이총이돼서원주민을쐈어.
에일리언총이돼서우주인을쐈어.
해도해도너무하잖아?
어제는은행강도,오늘은탈영병.
총이필요한온갖무대에
노예처럼끌려다녔어.
내일은어디?
베트콩총이래!
그만좀찍어라.
그만좀찍어!
언제면끝날까?
이놈의전쟁판!
_207쪽

빵야 고마웠어.
내이야기들어줘서고마웠어.
많이무서웠었어.
조금나아졌어.
나를봐줘서고마웠어.
조금이나마털어놓을수있어서좋았어.
나나 …미안해.
너를많이아프게했어.
그게가장마음에걸려.
_225쪽

빵야 나는우리집대문이었어.
나는마당의펌프였어.
나는부엌의가마솥이었어.
아버지삽이었어.
어머니호미였어.
우리교회촛대였어.
우리신당쇳대였어.
간이역기찻길이었어.
시골길자전거였어.
대포만들고,총을만들어야하는데
철이없으니까,온갖쇠붙이들을다끌고왔어.
쇠붙이란쇠붙이는죄다끌려왔어.
나없으면우리집누가지키나.
나없으면우물물꽁꽁얼텐데
나없으면밥은어디에짓나.
어서가서죽이라도끓어야하는데
예배당촛불은누가지켜?
우리막내학교에는뭘타고갈까?
나없으면큰일나는데.
갑자기끌려왔어.
영문도모르고끌려와서
모두모두총이됐어.
너도나도총이됐어
나도그렇게총이됐어.
_226~227쪽

한국현대사의비극을연대기적으로방대하게다룬작품이라비극적역사속인물들의아픔을되새기는것도중요한메시지이지만,《빵야》에서내가가장중점을두고전달하고싶었던메시지는‘무엇을꿈꾸다실패했을때,그이후에우리는어떻게살아가야할까?’이다.
좌절과상처를어떻게극복할수있을까.
무엇을믿고다시일어설수있을까.
어떻게다시용기를얻을수있을까.
‘드라마를끝까지쓰고싶은나나’와‘악기가되고싶은빵야’의도전과실패,그리고다시일어서는과정을통해서일단나부터위로받고싶었던것같다.
_작가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