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정 + 요괴, 찐따 : 안은미, 사랑의 둔갑술 - 활자에 잠긴 시

요정 + 요괴, 찐따 : 안은미, 사랑의 둔갑술 - 활자에 잠긴 시

$17.50
Description
삶의 일상성을 비범한 감동으로 둔갑시키는
세 예술가의 유쾌한 어울림
시와 그림으로 쓰는 에세이 ‘활자에 잠긴 시’ 일곱 번째 책이 초여름의 시작과 함께 찾아왔다. 2013년 《문학수첩》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한 배수연 시인의 안은미 사랑이 가득한 《요정+요괴, 찐따-안은미, 사랑의 둔갑술》(이하 《요정+요괴, 찐따》)이다.
‘활잠시’에서 선보이는 예술가와 그들의 예술 세계에 대한 독창적이고 신선한 해석은 익히 알려져 있지만, 5년여 만에 찾아온 ‘활잠시’ 《요정+요괴, 찐따》는 유독 심상치 않다. ‘안은미’라는 이름만으로도 온 마음이 간질간질한데, 그림으로 참여한 이가 1990년대 후반 인디밴드 신에 혜성처럼 등장한 ‘어어부프로젝트’의 백현진이기 때문이다. ‘어어부프로젝트’의 또 다른 멤버 장영규는 안은미의 음악감독으로 그와 오랫동안 인연을 이어왔지만, 백현진은 음악 외에도 연기와 연출, 행위예술과 설치미술 등 다양한 장르로 활동 영역을 넓혀왔기에 2003년 안은미의 솔로 공연에서 세 사람이 함께한 이후로 그들의 협업은 보기 어려웠다. 그러다가 2022년 세 사람이 〈은미와 영규와 현진〉로 다시 모여 춤과 노래와 음악의 난장을 만들어냈는데, 이번에는 백현진이 자신의 그림들 가운데 안은미를 떠올리게 하는 작품들을 손수 골라 배수연 시인과의 협업에 참여한 것이다.

감각적 시어와 발랄한 상상력의 시인 배수연이 언어로 짓는 안은미, 전방위 예술가 백현진이 그림으로 표상해낸 안은미라니. 세 명의 예술가가 모두 평범한 일상을 그러모아 비범함으로 둔갑시키는 놀라운 재주를 자랑하는 만큼 이보다 더 흥겨운 조합은 없으리라.
저자

배수연

저자:배수연
제주에서나고부산과서울에서자랐다.클레이애니메이터를꿈꾸던소녀시절을지나,서양화와철학을전공하고서양철학석사과정을수료했다.20대후반부터중학교미술교사로근무하며시와산문을쓴다.시집《조이와의키스》《가장나다운거짓말》《쥐와굴》을펴냈고,폴리로슨이지은《칼라르손의나의집나의가족》에에세이를실었다.
《요정+요괴,찐따》를쓰던어느날,새벽에잠을깨어침대에누운채로한시간남짓두팔을올려춤을추었다.한동작도길게반복되지않고다른동작으로흘러들어갔다.이글들이내게준선물이다.당신에게도필요한선물이도착하리라믿는다.

그림:백현진
연기,연출,미술,음악등다양한분야에서독창적인활동을펼치고있는전방위예술가다.
1997년어어부밴드(이후어어부프로젝트로개명)로음악계에데뷔하여,2014년에는프로젝트밴드방백을결성했다.미술가로서다수의개인전과단체전을열었으며,2017년국립현대미술관선정‘올해의작가상’후보에올랐다.
2022년세종문화회관에서무용가안은미,어어부프로젝트멤버인장영규와함께〈은미와영규와현진〉을공연했고,부산시립미술관에서는안은미와함께퍼포먼스공연을펼쳤다.2001년영화〈꽃섬〉으로데뷔한이후다수의영화와드라마에서활발하게활동하고있다.

목차


서문_더이상귀신을무서워하지않게되었다5

1부찐따
찐따17
아저씨를위한무책임한땐스19
호랑이콩을보고당신을떠올렸어요25
인생은엉뚱하게31
로비의루비37
당신이영화에서춤을볼때얻는다섯가지43
장면들149
사과춤딸기춤55

2부몸(과소품과세계)
몸(과소품과세계)67
장면들270
몸몸몸77
강강술래와에어로빅85
무리의포즈92
무엇을입을까198
무엇을입을까2104
고요한절도110
함께춤추기116

3부스윙앤스냅
스윙앤스냅127
렛미체인지유어네임130
좋은교사가좋은예술가일수있을까136
질문해도될까요144
흉내의미덕148
성전에서춤을155
장면들3-사마귀왈츠161
검무170

도판목록및참고·인용도서176

출판사 서평

장르의경계너머시와그림으로쓴산문
활자에잠긴시

내게안은미는노는법과우는법부터먹고사는법까지모두다시시작하도록
기쁨과용기(비눗방울놀이세트와쌍절곤)를주는예술가이다.
그는감각의풍요로움과예술적폭발력,역사적비전을그만의방식으로통합하여추는이와보는이(산자와죽은자)모두를뒤흔든다._〈서문〉중에서

삶의일상성을비범한감동으로둔갑시키는
세예술가의유쾌한어울림

시와그림으로쓰는에세이‘활자에잠긴시’일곱번째책이초여름의시작과함께찾아왔다.2013년《문학수첩》신인상을수상하며등단한배수연시인의안은미사랑이가득한《요정+요괴,찐따―안은미,사랑의둔갑술》(이하《요정+요괴,찐따》)이다.
‘활잠시’에서선보이는예술가와그들의예술세계에대한독창적이고신선한해석은익히알려져있지만,5년여만에찾아온‘활잠시’《요정+요괴,찐따》는유독심상치않다.‘안은미’라는이름만으로도온마음이간질간질한데,그림으로참여한이가1990년대후반인디밴드신에혜성처럼등장한‘어어부프로젝트’의백현진이기때문이다.‘어어부프로젝트’의또다른멤버장영규는안은미의음악감독으로그와오랫동안인연을이어왔지만,백현진은음악외에도연기와연출,행위예술과설치미술등다양한장르로활동영역을넓혀왔기에2003년안은미의솔로공연에서세사람이함께한이후로그들의협업은보기어려웠다.그러다가2022년세사람이〈은미와영규와현진〉로다시모여춤과노래와음악의난장을만들어냈는데,이번에는백현진이자신의그림들가운데안은미를떠올리게하는작품들을손수골라배수연시인과의협업에참여한것이다.

감각적시어와발랄한상상력의시인배수연이언어로짓는안은미,전방위예술가백현진이그림으로표상해낸안은미라니.세명의예술가가모두평범한일상을그러모아비범함으로둔갑시키는놀라운재주를자랑하는만큼이보다더흥겨운조합은없으리라.

즐거우면서도진지하게,
웅숭깊으면서도경쾌하게

시인이면서중학교미술교사이기도한배수연의글은어딘가조심스럽고수줍으며절제된듯보이지만,이책곳곳에서그가삶에서느끼는강렬한기쁨과호기심이제어되지못하고툭툭터져나온다.반복적이고무료한일상은그의언어와상상력을통과하면서흥분과즐거움으로가득해지고,우리마음에활기와신명을불어넣는다.그가출근길에이용하는사람들로빽빽한마을버스는그의상상속에서커피와도너츠가놓인왁자지껄한매장으로사람들을데려가는마법의버스가되고,승객모두는짧은일탈을즐긴뒤아무일도없었다는듯둠칫둠칫자신만의어깨춤을추며일상에복귀하는식이다.이런소란스러움과난리법석속에서고요히질문하고성찰하는나와우리.그것은바로안은미와그가보여주는춤의본질이기도하다.

안은미는사회가,시대가개인에게부과한통념과억압에맞서당당하게질문해온예술가이다.그는우리가당연하게생각해온당연하지않은것들을스스럼없이버림으로써외현에가려보이지않던본질을세상에드러내보였다.자신만의요란하고통쾌한방식으로,이세계에갇혀있고정체되어있던수많은에너지를사방에퍼뜨리고흘려보냈다.배수연의첫에세이집《요정+요괴,찐따》는이런안은미의예술세계에대한사랑의헌사이다.

모두의것인동시에그누구의것도아닌몸과말의세계

누구보다섬세하고예민한감각을지니고있었던어린시절,배수연시인은“발레라는단어가주는판타지”(〈사과춤딸기춤〉)에이끌려여동생과무용학원을처음찾았지만또래보다큰체격으로인해어리숙하고둔할거라는선생님의선입견속에얼마안가학원을그만둔다.그러다미술과철학을공부하던대학시절우연히친구를통해접한한국무용가김영희의공연을통해‘춤’을재발견하고,열렬한사랑에빠진다.

이제껏느껴본적없는낯선파장이툭,내안의단단한심지를부러뜨렸다.분명몸으로감각할수는있지만,인식안에서해석할수도전달할수도없는무엇이었다.당황했다.만져지지않는검은불길처럼,말할수없는아름다움과슬픔에덴것만같았다.그불길이강렬하지만아득해서,눈물이흘렀고멈추지않았다.무엇을보고있는지,왜그런지알수없었다._〈인생은엉뚱하게〉중에서

그리고이제그는세상만물에서춤을발견하고호흡하고체현한다.수영강습시간에천천히줄지어도는‘걷기’에서,오십일된어린조카의사소한동작에서,국어교과서에실린이동주시인의〈강강술래〉와난데없이우체국에나타난사마귀를발등에태워화단으로돌려보내려는직원의움직임에서배수연시인은그어떤것도가능한자유로운현대무용의본질을발견한다.그리고그의춤에대한이해는사회가정해놓은경계나틀을무람없이뛰어넘는안은미의세계와자연스레이어진다.

1991년〈도둑비행〉을준비하면서처음으로삭발한안은미는자신을에워싸던제약을하나하나깨뜨려나갔을뿐만아니라우리에게도굴레를던져버리고있는모습그대로살아가라고부추긴다.그는일반인들을등장시킨다수의작품을통해무대위에홀로존재하는예술이아니라삶속에개별적인모습으로존재하는모두의삶을풀어낸다.이런안은미와그의춤세계는배수연에게결코과거로돌아갈수없는전복顚覆의경험을안긴다.그는어느날안은미의공연을보고나서느낀주체할수없는기쁨을이렇게묘사한다.

호외요호외!
당신이사람이거나귀신이라면꼭봐야할공연!_〈서문〉중에서

그리하여“방안에개미한마리만있어도쑥스러워춤을추지못하는사람”(서문)이지만,“성당에서미사곡들을듣고부르는순간에는일렁일렁나도모르게몸”을흔드는(〈성전에서춤을〉)시인은안은미에대한예찬을이어간다.당신이안은미를전혀몰라도괜찮다고,당신이안은미와같은시대를살고있다는것만으로도충분하다고.아직당신은안은미의신작을볼기회가남아있다는의미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