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비소리

숨비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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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해녀는 숨을 참지 않으면 테왁 망사리 채우지 못하는 걸 알기에 숨을 참고 물속으로 들어간다.
해녀들이 내쉬는 [숨비소리]를 '생과 사의 경계'라고 표현하거나 '생애 최후의 날숨'이라고도 한다. 그동안 참고 참았던 나의[숨비소리]다.
잘나고 성공해서 자서전을 내는 것도 아니고 문학적 감성과 지식이 있어 수필집을 내는 것도 아니다. 그동안 험한 삶을 살아오면서 가장(家長)이라는 이유로 묻어둔 말 못 하고, 답답하고 울분을 토하고 싶을 때 가슴 깊이 새겨 놓은 글이다.
흐트러진 글들을 추슬러 활자체로 모아 정리해서 나의 숨비소리로 내뱉어 본다. 행복이 없는 불행한 천국에서 IMF라는 다리를 건너서 또 행복한 지옥에 버티며 적어 두었던 글들이다. 죽고 싶을 만큼 힘들 때 유서처럼 쓴 글도 있고 처절하리만큼 외롭고 억울하고 분해서 심장을 찢어 짜낸 피로 쓴 글도 있다. 자식이 성장하여 나의 도움 없이도 홀로서기를 할 나이가 되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살고 있다.
조금씩 긴장이 풀리고, 산 나이보다 얼마 남지 않은 살 나이가 열 손가락 이내로 꼽을 수 있는 나이가 되니 후회의 글과 감사의 글을 적을 수 있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다른 사람이 보면 두서없는 글이고 말도 안 되는 글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렵고 힘들 때 순간순간 나를 버티게 한 소중한 자음, 모음이다.
출판으로써는 부끄럽고 무모한 짓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이 세상에 책이라는 탈을 씌워 숨비소리로 이 세상에 내보내 본다. 이 글을 출판하기 위해 많은 용기가 필요했다.
IMF라는 다리를 건너와서 행복한 지옥에서 20여 년 이상을 살아보니 때가 중요하다는 걸 느꼈다. 때를 놓치면 영원히 잡을 수 없다는 것을 살면서 수백 번을 경험했다.
그렇기에 지금이 아니면 그동안 가슴 깊이 숨겨 놓은 흩어진 자음, 모음들이 연기처럼 사라질 것 같아서 마지막 인생 용기를 내어보았다.
저자

이명규

저자:이명규

1.60~80년대극장집아들에서IMF때부모형제의배신으로교도소에간사람

2.자살을세번이나기도하였으나운좋게살아남은사람

3.40중반에알거지가되어처갓집골방에서초등학교1학년아들을누구의도움없이대학교졸업시킨사람

4.행복이무엇인지60이넘어서알았는사람

5.이승에미련도여한도없는지금저승으로간다고해도아무후회없는사람

6.누구나한글만안다면아니한글을몰라도책한권은낼수있다고용기를준사람

목차


1.숨비소리첫페이지를비우며책머리에‘숨비소리’
2.숙명과필연그리고인연
3.삶이뭐냐고궁금해하지도묻지도마라
4.목구멍이포도청
5.대수롭지않은잡다한이야기잡설
6.오!하느님
7.준비없는영원한이별책속에짧은글
8.IMF다리난간위에올라서서책속에짧은글
9.IMF다리를건너서면서
10.맺는글불행한천국과행복한지옥의선택권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아직가보지못한저승에는지옥과천국이분명히정해져있는줄모르지만,이승에는분명하게정해진천국과지옥은없다.살만큼살아보니분명하게알겠다.천국같았는데도불행했고지옥같았는데도행복했다.참을성없는인간은항상불볕더위에는더워죽겠다며추운겨울을그리워하고,겨울한파에는추워죽겠다며여름을그리워한다.어려움을맞닥뜨릴때더우면타죽을것같고,추우면얼어죽을것같지만,지나고나면따뜻하고,시원해서좋았을일들이다.6개월전에일은잊어버리고6개월후에다가올것도생각하지못한다.지금당장더워서죽겠고,추워서죽겠다는것은미약하고보잘것없는인간의삶의모습이다.살아보니그렇다.이승에는천국도지옥도없다.힘이들어삶의의미가없어포기하고,희망이없으면사는곳이지옥이다.아무리힘들어도삶의이유가있고찢어질듯가난해도누군가에게나의존재가치가있다면사는것에보람을느끼고그곳이천국이다.사형수의꿈은무기수이고,무기수의꿈은감옥살이기간이정해진유기수이고,유기수의꿈은감형을받아형기를마치고교도소에서석방되는것이다.교도소에갇혀있는죄수들은교도소밖이모두천국이고,병원에서환자복을입고있는사람들은환자복을벗은병원밖이모두천국이다.식물인간은잃었던정신이돌아오면천국이고,하반신마비환자는걸을수가있으면천국이고,청각장애인은들을수있으면천국이고,시각장애인은볼수있으면천국이다.불행한천국과행복한지옥의선택권은오직나에게있다.내마음이지옥이면지옥에사는것이고,내마음이천국이면그곳이천국이다.나는오래살기를바라지않는다.이만큼사는것에충분히감사한다.내나이보다오래사는사람이수없이많지만,내나이되기전에세상을떠나는수없는사람들보다는천국에살고있다.이승의천국과지옥은멀리있는곳이아니다.교도소든병원이든쪽방이든내일아침해를볼수있는그곳이천국이다.대통령이나수천억가진부자나천하를가진잘난사람도내일떠오르는아침해를볼수없다면그곳이바로지옥이다.스스로내일을포기한사람이수없이많다.2021년기준한해31만7천여명이사망했으며그중에서1만3천여명이자살했다.하루870여명이죽기싫어도병이나사고로인하여본인의의사와관계없이죽는다.이들중37명이내일을포기하고본인이직접자신을살해하고이승과등졌다.특히,10~40대사망원인1위가자살이고40~60대의사망원인중2위가자살이다.자살하는원인은어떤이유에서든삶에만족하지못하고사는것이고통스럽고죽으면고통이사라질것이라는죽음의유혹때문이다.나역시그런유혹에서벗어나는데가장으로서처자식에대한최소한의책임과의무라는핑계로버티었다.자존심이상하고자괴감도들었고초라한내몰골이삶을더힘들게했다.지나고나면나에게관심을가지고보는사람은하나도없는데스스로그런생각을하고살았다.지나고나면별것아닌데지날때까지힘들었다.내몸을마음대로움직일수있고,밥먹는데지장없고먹은밥이소화가잘되어대변으로잘나오고,내의사를전하는데지장없는정신이있으면누구나모두행복하다.숨쉴수있는이행복을아무도모른다.몇초몇분동안숨을참고숨비소리한번으로살수있다.하지만,교도소에있는사람도,암에걸린사람도,돈이없는사람도,세상어떤어려움이있는사람도단10분이라는짧은시간동안숨을쉬지못하면지옥행이라는걸잊고산다.불행한이유는단한가지뿐이다.그것은"지금자신이행복하다는사실을모르고살아가기때문이다."죽을만큼참다가생사의갈림길에서숨비소리를낼수있는그것도행복이다.숨비소리를내지않으면물숨이되고물숨은곧죽음이다."죽음이바로지옥이고행복의반대편을쳐다보며유혹하는것이불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