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발밑에는 피렌체보다 화려한 부여가 있다

당신의 발밑에는 피렌체보다 화려한 부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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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작고 조용한 부여 안에 담긴
크고 찬란한 부여
2022년 봄, 방송사 프로듀서 출신의 국제 교류 전문가, 디자인 연구자, 예능작가, 사진작가, 콘텐츠 연구자가 모여 다섯 가지 관점의 부여 답사 가이드를 만들기로 의견을 모았다. 여러 차례 부여를 방문하며, 부여가 가진 매력을 발굴하고 스토리텔링 과정을 거쳐 로컬 콘텐츠를 만들었다. 부족한 점이 없지 않지만, 새로운 방식의 인문 도시 답사의 방식이라 자부한다.
그 자부심으로 독자 여러분을 고아한 초승달이자 보름달의 도시 부여로 초대한다. 오랜 세월 미의 정수를 이어온 고대 왕국의 마지막 수도이자, 미래의 역사가 더욱 확장될 도시 부여는 이탈리아의 피렌체에 견주어도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 다만, 그 흔적이 우리의 발밑에 묻혀 있을 뿐이다. 동북아시아의 공예와 건축 혁명의 시발점이었으며, 문화예술의 수도였던 부여의 모습을 떠올리면 안타까움은 더욱 사무친다. 하지만 부여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하늘 높은 땅을 지키며 보듬고 있고,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으니 부여의 온전한 모습은 보름달같이 복원될 것이다. 당신의 발걸음도 큰 힘이 될 것이다.
저자

최경원,정길화,김진태,김수

서울대학교미술대학산업디자인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에서석사학위를받았다.서울대학교,연세대학교,성균관대학교,이화여자대학교,국민대학교등에서강의하고있으며,현재성균관대학교디자인학부겸임교수를역임하고있다.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등에서한국문화관련연구프로젝트를진행했으며,2010년에현디자인연구소를설립하고,한국문화를현대적으로해석하는디자인브랜드‘훗컬렉션’을운영하고있다.그동안쓴책으로『아름다워보이는것들의비밀우리미술이야기』(전3권)『끌리는디자인의비밀』『GreatDesigner10』『디자인인문학』『알레산드로멘디니』『좋아보이는것들의비밀GoodDesign』『디자인읽는CEO』등이있다.

목차

머리말

1.작고조용한부여안에담긴크고찬란한부여

부여라는이름,부여라는공간에들어있는또다른부여
백제의도시구조와부여의도시구성
부여를만든성왕
첨단의계획도시부여
부여의무게중심
백제의네번째수도,부여의동생아스카
능사의최고보물백제금동대향로
화려한백제문화
부여에들어있는또다른부여를찾는1박2일여행가이드

2.부여로동기부여하니,여부가있겠습니까

부여를부여안고...
부여역사를부여잡다
우리는지금부여로간다
누가부여하늘을보았다하는가
아직도‘꿈꾸는백마강’
부여,여부가있겠습니까
조경전문가김인수소장이추천하는부여1박2일

3.규암을걷다

부여의과거와현재,미래로떠나는시간여행
의자왕의자온대와수북정
부여만물상유광상대표
자온길을만들다,책방세간박경아대표
수월옥이건동대표
부여청년창고8인의대표
나무모리김정미대표
북토이정진희대표
패션스튜디오홍조이소영대표
목면가게·부여서고,송성원대표
선화핸즈최정민대표
부여제철소김한솔대표
수북로1945김준현대표
다올전통찻집강현희대표
부여당일치기추천코스

4.그곳에가면부여의맛이있다

[말과밥]
연꽃빵과대추차백제향
정미소가있던카페구교정미소카페
대를잇는맛장원막국수
비가오면생각나는그‘주막’
싸고맛있는김해뒷고기
노브랜드치킨생존기둘리스치킨
콩국수에담긴세상사는맛옹달샘분식
추억의동태탕똥각시
채리와야콥의1박2일추천코스

5.땅의힘으로,땀의힘으로

부여의오늘을지켜내는농업장인들
목이쓸정도로단부여멜론,유재훈부여군멜론연합회장
실패해도기회를세번주는왕대추,이호인해살이영농조합법인대표
40년전추억의단내,서창원그린농원대표
억울한씨없는수박,박종관수박연합회장
밥맛이없을땐밤맛으로,유용범밤사무국장
앞으로읽어도거꾸로읽어도토마토,정택준세도농협토마토공선회장
무량사에가면표고버섯,이재영삼보영농조합법인대표
부여제철소가제안하는간단한굿뜨래요리
나의1박2일추천코스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지금의부여는금강이유유히흐르고아담한산과들판이평화롭게펼쳐진,조용하고살기좋은대한민국의지방가운데하나다.1읍15면으로이루어진군으로,중요한장소들이모두엎드리면코가닿을거리에있어서다리품만잘팔면아름다운부여를많은시간이걸리지않게경험하고볼수가있다.공간이이러니시간도마찬가지다.작고평화로운만큼이곳에서는시간도금강의흐름만큼이나느리고유유자적하다.외지에서온사람이라면부여의이시간에익숙해질시간이잠시필요하다.이런부여아래에는공간적으로나시간적으로나완전히다른모습의부여가잠자고있다.이름부터가그렇다.부여는원래기원전2세기경부터494년까지,멀리북만주지역을지배했던예맥족국가의이름이었다.부여는고조선이멸망한뒤고대한반도북부와드넓은만주를책임졌고,고구려와백제가만들어지는뿌리가되었다.이런부여의흐름은백제가고구려장수왕의남하정책에밀려수도를두번이전하면서한반도남쪽으로내려왔고,지금의부여,사비라불렸던백제의세번째수도에까지내려온다.(19-20쪽)

1400여년이지난뒤에모습을드러낸백제금동대향로는그간백제문화를두고오가던말들을단번에무색하게만들었다.백제문화는소박하니,인간적이니하는말들이찬란하게빛나는이보물앞에서는아무런힘을쓰지못하게되었다.백제금동대향로는앞발을치켜든용한마리가연꽃봉오리를물고있는듯한형상인데,크게세부분으로구성되어있다.맨위의봉황,향로의몸통,용모양받침대다.각각의부분들은서로다른조형성으로만들어졌다.우선맨위의봉황은유려하게흐르는곡면을중심으로만들어져있다.봉황의몸통에서부터긴꼬리까지이어지는곡면의흐름은페라리같은최고급자동차를연상시킬정도로뛰어나다.(중략)향로하나를이런수준으로만들었다면다른것들은또어떻게만들었을까?백제금동대향로가던져주는남은숙제다.(84-89쪽)

성흥산성에는유명한‘인생사진성지’가있다.산성위로가면늙은느티나무한그루가보인다.이나무는외견상키22미터,가슴직경125센티미터,수령400여년으로관측된다.바로‘성흥산사랑나무’다.자연경관과학술적인면에서가치를인정받아천연기념물제564호로지정되었는데그것이전부가아니다.화제의발단은SBS드라마〈서동요〉(2006년)다.(중략)이후이나무가배경으로등장하는영화와드라마가한두편이아니다.〈계백〉,〈일지매〉,〈여인의향기〉,〈신의〉,〈대풍수〉,〈육룡이나르샤〉등등.특히2019년〈호텔델루나〉촬영지로알려지면서단숨에‘노을맛집’의사진성지로자리잡았다고한다.그로부터성흥산을찾아인생샷을찍으려는젊은청춘남녀들이폭발적으로늘어났다.나무는한그루인데스마트폰을이용해반전을시키면하트모양을만들수있다.인스타감성과인싸문화를중시하는젊은이들이줄지어기다린다.(132-134쪽)

규암을걷다보면일제강점기의규암백화점건물과정치인김종필이자주머물렀다는백마여관등적산가옥의흔적이진하게남아있다.그외에1950~1960년대에지은것으로보이는오래된건물도상당수다.규암은1950년에요정과술집이무려63개나있었다는데에서알수있듯이물류의중심지였다.충남서남부교통의요지이면서서해의배들이규암까지들어오는육상과해상의교차점이었던것이다.마을을걷다보면시대감각이흐릿해진다.내가걷는이순간이2022년인지,아니면1970년대인지,그것도아니면1940년대인지헷갈린다.규암백화점맞은편정원이있는근사한2층양옥집역시지금이어느시기인지혼돈스럽게만들었다.어쩌면규암에서가장아름다운건축물로손꼽힐만하다.(223-224쪽)

충청도는말의억양이낮고속도가느리고/어감이세지않은데/충청도는말과음식이서로닮았다/충청도사람들은의견을말할때도/내의견을반만말하고나머지반은/상대방에게맡긴다/식당에가서메뉴를고를때도/“밥은뭐먹을겨?”/물어보면딱부러진대답이돌아오는게아니라/“뭐든괜찮유~~맵지만않음돼쥬"/이런식이고/"술은뭘로헐겨?”/“뭐든괜찮유~~막걸리가워뗘유?”/이런식이다/타지역사람들이볼때는주관이뚜렷해보이지/않지만충청도사람들은이것을/상대방에게결정의여지를좀더주려는배려라고/생각을한다/충청도음식도말과비슷하다/음식의주재료와양념이서로의영역과선을/넘지않고조화를이룬다/주재료보다양념이세지않고양념의주장이강하지않아서주재료의맛을받쳐주는그야말로양념의역할을할뿐이다/양념이주재료의영역을넘어서는건그야말로/충청도식으로‘경우’가아닌것이다/말도세지않고/음식도세지않고조화를이루는맛!!/그것이충청도의맛이고‘영락없는’부여의맛이다(263-264쪽)

부여군에서는굿뜨래부여10품이라고이름을짓고,청정자연에서생산되는열가지농산품을선정한다.2022년기준10품에는수박,밤,토마토,양송이,멜론,딸기,오이,표고버섯,왕대추,포도가선정됐다.여기서딸기,오이,포도를제외한일곱가지농작물은2021년기준으로국내점유율1위를차지하고있다니,부여군이농업에서얼마나중요한위치를차지하고있는지보여준다.백제의향기가묻어나는고도라고만생각했지,우리가흔히접하는많은농작물이부여에서생산된다니좀생경하기도했다.부여여행은눈도즐겁고입도행복한여행이될수있을거란생각이들었다.(345-34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