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부니 구름이 흩어지네 (허정 스님의 게송과 시로 배우는 불교)

바람이 부니 구름이 흩어지네 (허정 스님의 게송과 시로 배우는 불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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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지은이 : 허정 스님

1965년 동화사로 출가, 의현 스님을 은사로 득도했다. 1976년 석암 스님을 계사로 비구 계를 수지했으며 2년 뒤 법주사 승가대학을 졸업했다. 조계종 총무원 사회국장, 제 10대 중앙종회의원, 대구 용연사 주지, 조계사 주지, 서울 북아현동 금륜사 주지(창 건), 조계종 포교원 연수부장, 경찰청 경승 등을 지냈다. 1995년부터 파주 심학산에 약천사를 창건, 도량 불사를 하며 포교에 진력하고 있다.
저자

허정

목차

1부부처님의게송
짐을버린홀가분함
법을어기지않는효도
차오르는달과같이
지팡이보다못한아들
부처님의농사
닦을것과끊을것
인생이무상하게느껴질때
무엇을좋아하고무엇을싫어하랴
나를버리면‘명중’이다
한생각을쉬는힘
한결같이좋은인연
번뇌도기쁨도본래없다
계산없는마음으로
목숨걸고공부하라
자기를낮추는만큼
엿장수마음대로
헌신하는마음
마음의출가
‘번뇌군사’에게항복받기
저언덕으로건너가자
기름이다해불이꺼지듯
진품으로살자
좋은친구나쁜친구
끊어지지않는깨달음
백세시대를잘사는법
공양받을자격
분수를지켜라
뿌리깊은효행의전통
자기를이기는법
나눔과무소유의덕

2부중국선사들의선시
본래한물건도없으니
바위에앉으니안개와구름걷히네
나에게포대하나있으니
빈배가득밝은달빛만싣고
봄바람베는것과같으리
지옥이두렵지않다네
있는것과없는것의차이
가지끝의허공을보라
너자신을알고싶거든
누가지옥에들어가는가?

3부한국선사들의선시
내모습을보고미소짓다
산승이힘을얻는때
없는가운데길있으니
등불밝혀줄스승이없네
여섯개의창문에비치는것은?
맑고푸른곳으로올라가네
꿈속에사는인생삶속에꾸는꿈

4부거사ㆍ선비들의시
마음이공하면급제하리라
생로병사의고통제거하려면
시냇물소리부처님설법일세
시비와분별을놓아버리고
바다에서나온진리
한곡조거문고소리누가알랴
금강의진신을공경하여
흰돌맑은물꿈속에보이리
인생은온통꿈만같아
차달이는연기피어나네
외진마을벗이없어
진작부터산이그리워

출판사 서평

시공을초월한진리의원음을들으며
아침에는흰구름밤에는밝은달빛


게송과시의묘미는압축과리듬에있다.압축된언어로다양한의미를전한다.풀어놓으려면한이없고압축하려면단몇마디말로도가능한것이진리의세계다.게송과시는압축된언어에독특한리듬을부여하여진리를전달하는기능을한다.
우선게송은여러경전들에서공통적으로적용하는의미전달의방식이다.부처님이어떤상황에서어떤가르침을자세히설명하고나면,그것을요약하여짧은게송으로다시정리하는방식이다.아마문자가정착되지않은시대에부처님의가르침이입에서입으로전해지는과정에서불가피하게적용된전달방식일것이다.
부처님이어떤상황에대해이러저러한이야기를통해가르침을펼쳤을때,그장황한설명이고스란히구전되기는어렵다.그래서리듬을얹은게송으로압축하여전하는것이효과적이었을것이다.
시는문학의중요한장르다.동서양을막론하고수많은시론이유통되고있음은누구나아는사실이다.시는불교와접목되어서도다양한형태의작품으로전해져왔고지금도창작되고있다.불교와만난시의대표적인형식이경전속의게송을필두로선시와열반송,출가시,오도송등으로자리잡아왔고요즘은‘현대선시’라는이름으로창작되기도한다.
시와게송은어떤관계인가?같고도다르며다르면서도같은관계라할수있다.전문적인문학이론에서이둘의관계를정의하는것은상당히복잡하고이론도많을것이다.그러나문학이론의차원이아니라불교를공부하고시와게송을통해마음을힐링하려는입장이라면굳이그둘의관계를복잡하게분별할필요가없을것이다.시와게송은압축적이고리듬을가지며불교적가르침혹은깨달음의세계를전하기위해지어진것이라는공통점이훨씬중요하다.
‘시삼백詩三百사무사思無邪’라는공자의말은워낙유명하다.
공자는〈논어〉‘위정’편에서이렇게말했다.“〈시경〉에삼백편을정리한것은한마디로말해,시삼백편은모두마음에삿됨이없기때문이다.”라고.이를후대에서는삼백편의시를알면마음에삿됨이없다고해석하기도했다.공자가정치를논하는자리에서느닷없이시얘기를던진이유는시가인간심성에끼치는바를잘알기때문이었을것이다.시는교훈의기능말고도정서를순화해주는기능이있다.공자는시에대해〈논어〉‘양화편’에서이런말도남겼다.
“시는정서를일으키며詩可以興얻고잃는것을볼수있으며可以觀무리와사귀게하고可以群원망하되노하지않으며可以怨가까이는아비를섬기고멀리는임금을섬기고邇之事父遠之事君금수초목의이름을많이알게한다多識於鳥獸草木之名.”
불교와시의만남도아주자연스러운일이었을것이다.경전의편찬자들은언어의경제성과음악성을집적集積하는시를통해부처님의가르침을보다효과적으로유통하려했을것이다.그러한영향이중국불교에서더욱확대되었고,특히선불교에서자신의마음자리를드러내는방법으로가장적효適效했던것이시였던것이다.그래서선시라는독특한장르가개척되었고,수많은선수행자들이수많은선시를지어자신의마음자리즉깨달음의상태를드러냈다.
이렇게볼때게송과시는불교를배우고느끼고공감하는가장빠른길이라할수있다.시와게송이야말로가르침과깨달음의경지를가장함축적이고리드미컬하게담은그릇이다.
이책에서는바로그점에주목하여우리가조금만관심을가지면쉽게만날수있는시와게송들을선별하여거기에함축된의미를풀어보고자한다.물론시와게송이라는장르를따로분류하지는않는다.시가게송이고게송이시라는불가분의관계성을인정하지않을수없는측면도있다.
게송과시를통해불교를공부하는일은즐거움이다.압축된언어의세계를풀어내어거기농익은진리의향기를맡을수있다.그래서경전에전하거나옛선지식들의문집이나어록등에전하는시와게송들을통해불교의진실한가르침을배우고자아함부의중요한게송과선사와거사혹은선비들이남긴이름난시들을한데모으고조촐한설명을덧붙였다.전문적인문학과학술적입장에서시와게송을분석하고해석하는것보다는그의미를통해불교의교리혹은삶의가치를배우고마음을정화하는데초점을맞추고자했다.이것이승려로서내가할수있는최선의범위다.
이한권의책에수록된게송과시편들을독자여러분들이읽고느끼고가슴에새겨넣는다면,시공을초월한진리의원음들이해탈지견의공덕으로익어갈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