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레나폴리스 (조선수 소설집 | 양장본 Hardcover)

제레나폴리스 (조선수 소설집 | 양장본 Hardcover)

$14.00
Description
간결하고 정밀한 정경 속, 마침내 당도한 미니멀한 세계
조선수 첫 소설집 출간!
해부학자의 핀셋으로
냉정하게 붙들어낸 기이한 풍경,
일상에서 느껴지는 균열 속에
트릭처럼 숨겨진 타자를 포착하다

2016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작품활동을 시작한 조선수의 첫 번째 소설집. 다양한 소재에 대한 관심과 다채로운 스타일로 자신만의 글쓰기를 지속해온 작가 조선수의 소설들은 독자에게 이 시대의 파편화된 일상을 확대하고 축소해 또 다른 '나'를 바라보게 한다. 2016년 『한국일보』 등단작 「제레나폴리스」를 비롯해 장기간에 걸쳐 발표한 6편의 작품과 최신 미발표작 「아는 사람은 언제나 보이잖아요」까지 총 일곱 편의 소설을 모아 엮었다. 이번 소설집은 작가의 예민한 감각과 집요한 시선으로 포착한 삶의 ‘숨겨진’ 조각을 하나하나 집어내 우리 앞에 내놓는다. 조선수는 살아 숨쉬는 평범한 이들의 일상에 갑작스레 찾아온 균열과 여백을 통해, “트릭처럼 숨겨놓은, 우리가 미처 보지 못했던 일상의 타자”들을 발굴해 나간다.
저자

조선수

전북익산에서태어나이화여대를졸업했다.
2016년『한국일보』신춘문예에단편소설「제레나폴리스」가당선되어등단했다.

목차

Pull
제레나폴리스
마저럼
종이호랑이
아는사람은언제나보이잖아요
손톱
파두츠의구두장이

해설_정은경_틀린그림찾기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냉정하게집어낸기이한풍경과삶의균열

조선수의소설은우리삶의구석을응시하는것에서시작된다.그녀의소설에서는평범하면서도평범하지않은인물이이야기의구심점이된다.미국교도소에서죽음을기다리는아시아인사형수,주상복합아파트로고양이를돌보기위해출근하는가사도우미,구직시기를놓친출판사계약직직원,어린아이와반려동물이휘말린사고에서진실을잃어버린남자,사람들에게시달리는여행가이드,리히텐슈타인의구두장이등다소무기력하거나수다스럽거나활기차거나침울한이들은각자의자리에서삶을마주한다.이들의일상을유지하는것은각자의체념적태도다.그들이체념하기까지,무기력해지기까지,타인의말을듣기보다자신의이야기를쏟아내며고통을토로하기까지,삶은어디서부터잘못되었는가?무엇이잘못되었는가?그러나이에사력으로매달리지는않는이들은모두현대를살아가는우리의모습과어딘가닮아있다.

작가는일정한틀을거부하는방식으로“모호한긴장감”으로가득한이야기를선보인다.소설에배치된국적을가늠할수없는배경과간결한문장으로제조해낸인물들은현대인의모습과닮아있다.무감한마음아래인물들의숨은욕망과희미한분노,체념과의혹을넘나드는줄타기는일상에갑작스러운균열을내기도한다.이로써이들의평범한일상은긴장과불안속에서탈현실의통로를만들기도한다.정은경문학평론가는조선수의인물들에대해“그들은우리가미처보지못했던일상의타자들이다.(…)그들은어느순간상식과통념을흔들면서위협적형상으로우리에게달려든다.그리고그들의손아귀에붙들리고마는우리는,끝내그것이타자가아니라우리의얼굴임을확인하게된다.”라고평하고있다.

위장된세계를긁는상식과통념을흔드는인물들

조선수의소설에우리가주목해야하는이유는이들의삶에포함된우리의조각들때문이다.표제작인「제레나폴리스」는주상복합아파트‘제레나폴리스’에출근하는가사도우미‘메이’의생일파티에서시작한다.이호화로운아파트의꼭대기층에서일하는메이는주인이집을비운사이친구들을초대해주인행세를하며파티를즐긴다.그집에는주인의고양이만남아있다.그러나시간이흐를수록메이는아파트나부에대한욕망을드러내기보다,그집에서키우고있는고양이의행방을계속해서떠올린다.고양이는어디로사라졌을까?고양이는살아있을까?
조선수는주인공의비정규직신분에서발생하는열등감을전폭적으로폭발시키기보다고요하고서늘한방식으로이야기를전개한다."좀처럼감정의진폭을드러내지않는건조하고냉정한문장"과"모호한긴장감"이(『한국일보』신춘문예심사평)이어지는내내이들의삶은구석에몰려있던이들의존재를강력하게증명하는또다른증거가된다.
더불어조선수는공중을부유하는삶을당겨일상이펼쳐지는지면을인식하게한다.오랜시간게임을하며인생을흘려보내다,계약직으로입사한출판사에서낙선작을읽으며‘호랑이’라는단어를찾는김(「종이호랑이」)과회사에서스트레스를받으면종이를갈기갈기찢는수용(「마저럼」)의이야기에서인물들은소외와압박속에서손톱으로무언가를끊임없이긁어대고찾아헤매기도한다.그런데작가는이러한인물들을‘힘센호랑이’와‘냄새를만드는냄새감별사’라는,상상력으로만든세계로이끌어가이들을더넓은지평으로인도한다.

일상에서느껴지는이질감,
트릭처럼숨겨진‘우리’들의이야기

열다섯명의여행객이참여한북유럽패키지여행에서자신의이야기를‘친구이야기’로위장한채한남자를쫓는여자(「손톱」)와수박을먹으며살고싶다는열두살의꿈을이루기위해캄보디아에일하러간주인공이화장실에서전해들은리히텐슈타인의무궁화거리를찾는이야기(「파두츠의구두장이」)등마치잘짜인구도의연극처럼매끄럽게펼쳐지는조선수의소설에는풀,주상복합아파트,향신료,영정사진,종이,마저럼,손톱,구두와같은평범한사물들이각자의무게를지니고놓여있다.좀처럼요동치지않는건조한문장속에서폐부를날카롭게찌르고들어오는조선수의예민한시선은우리가삶에서주목하지않았던존재들을수면위로올려드러낸다.상상력을바탕으로재구성한현실의문제는정은경문학평론가의평처럼“우리들의익숙함과평범함을비웃듯오점으로치부된그들의실존을명백하게증언”하며,“현실의문제적장면을포착하여감각적으로형상함으로써독자들의시선을‘일상의이면’으로향하게하는”문학의존재적의의를완성하는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