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중호 시전집: 시 (양장본 Hardcover)

윤중호 시전집: 시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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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시의 길, 삶의 길로 엮은 윤중호 시전집, 詩
시인 윤중호는 사람을 아끼는 게 제일이라는 믿음에 투철했고,
무엇보다도 사회의 밑바닥 사람들과 함께 있는 것에서 행복을 느낀 철저한 ‘비근대인’이었다.
-김종철(『녹색평론』 초대 발행인)

윤중호 시인의 18주기를 맞아, 시인이 생전에 남긴 시들을 오롯이 묶은 ‘윤중호 시전집’이 나왔다. 이 시전집은, 그의 첫 시집인 『본동에 내리는 비』(1988), 두 번째 시집 『금강에서』(1993), 세 번째 시집 『靑山을 부른다』(실천문학사, 1998)와 유고시집 『고향 길』 (2005)에 수록된 시 전편을 출간 순서대로 한데 모았으며, 유고 시와 미발표 시 각 1편을 더해 247편의 시를 담았다.
윤중호 시인은, 1984년 계간 『실천문학』으로 등단한 이래 작품활동과 함께 야학활동, 출판 편집, 잡지 기자로 활동해왔는데, 그가 무슨 일을 하건 그의 일과 시에는 가까운 이웃의 삶이 함께했다. 2004년 48세의 이른 나이로 타계하기까지 윤중호 시인은 독보적인 개성과 타협하지 않는 저항 정신으로 불꽃 같은 삶을 살았으며, 그의 시에는, 이웃과 시대의 모습, 우리 삶의 장소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번 ‘윤중호 시전집’은 시집의 출간 연도 순으로 묶었으며, 시 전집의 주제를 그의 시 「詩」에서 빌어 전집의 제목으로 삼았다. 유고시집 『고향 길』을 여는 시이기도 한 「詩」는, 어머니가 매일 걸었던 행상 길이자, 평생의 삶을 담아낸 ‘詩’이다. 온 마음을 다해 끝도 없는 길을 걸었던 어머니의 길이 곧 詩였다. 이 시는 걷다 돌아온 집에 피어 있는 노란 수세미꽃이 되기도 하고, 시인의 삶에서 피어나기도 했으며, “덧없어, 참 덧없어서 눈물겹게 아름다운” 삶의 시간, 어머니, 민중의 얼굴이 되기도 했다. 윤중호의 시는 “끝없이 내빼는” 길 위에서 부른 시인의 노래이며, 길 위의 고된 이들에게 건네는 눈물겨운 말들이며, 그 길을 걷게 하는 사랑이었다.
오직 자신의 몸, 두 다리로 ‘詩’의 길을 걸으며, 세상의 가장 낮은 곳에 함께한 윤중호의 시 정신은 오늘날 더 깊은 울림으로 다가온다. 이번 『윤중호 시전집: 詩』 출간은 그의 시 세계를 문학사적으로 다시금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저자

윤중호

1956~2004
1956년충북영동에서태어났다.1984년계간『실천문학』으로등단했으며,‘삶의문학’동인으로활동했다.격월간『세상의꿈』을창간했고,월간『새소년』편집주간,보리출판사편집장등을지내며시와동화를썼다.시집『본동에내리는비』,『금강에서』,『靑山을부른다』,『고향길』이있고,산문집『느리게사는사람들』,동화『두레는지각대장』,그림책『감꽃마을아이들』,『돌그물』등이있다.2004년9월영면하였다.

목차

엮은이의말

1부본동에내리는비
2부금강에서
3부靑山을부른다
4부고향길

유고시
미발표시

해설_비非근대인의시론_임우기
시집『고향길』발문_김종철

윤중호의삶
작품찾아보기
후원해주신분들

출판사 서평

시대를노래한천부적인시인,낮은자리에서탄생한사랑의말들,

총4부구성으로수록한윤중호시전집은,1980년대에서2000년초반까지윤중호시인의작품활동을망라했다.1부‘본동에내리는비’에서는시인이1980년대중반서울본동에살며만났던시인의일상과이웃들의이야기가펼쳐지고,2부‘금강에서’는1980년대윤중호가만나온인물들의성품과표정을다양하게담고있다.3부‘靑山을부른다’에서는자신과뭇생명을키워준삶을‘靑山’이라는이름으로다시불러내고있으며,4부‘고향길’에서는,평생가난한이웃의삶과함께하며시를써온시인이,삶,죽음,사랑과생명의근원적장소를돌아보고있다.
1980년대와1990년대에젊음을보낸윤중호시의바탕에는,사람에대한지극한사랑이자리하고있으며,그의시는고립된가난속에서살아가는이웃들,저잣거리의외침들,들풀의아름다움을날카롭게포착한다.당시에는문학을통해민중의삶을시적주제로탁월하게형상화한작품들이많았는데,윤중호시인은자신만의방식으로시대와이웃의얼굴,그구체적인삶의자리를들여다보며민중의맨얼굴과삶의모습을담백하면서도명징하게그려내고있다.
특히1부‘본동에내리는비’와2부‘금강에서’는시인이,고립된이웃의장소로깊이들어가각인물들의모습과삶의기척을섬세하고생생한언어로전해주고있다.특히「본동일기」연작과「안면도」연작에서는,본동판잣집골목과야학활동을하며안면도에서만난이들의모습과그장소성을뛰어나게형상화하고있다.
그의이웃들은,전형적으로그려지는민중의관념성에서완전히벗어나있으며,삶의핍진성을탁월하게포착한보편성으로오늘날더욱깊은울림을주고있다.그인물들은시대적관념의열정에서성급하게드러난것이아니라,시인이자기삶의자리에서만난이웃과의연대감을바탕으로,세심한관찰과사랑으로형상화한얼굴이다.“본동의가파른골목길에”살던시인에게,“한쪽눈은백내장으로보이지않”는좌판행상아주머니의얼굴이본동의진짜모습이다.시인이“옆집지현이의손을잡고”걸어가면,“딸이냐고,입을가리고웃으셨다.”(「본동일기아홉」,부분)는아주머니의얼굴이,윤중호에게는‘詩’가되는것이다.
윤중호의시는인물의얼굴을또렷이그리면서도,당시의시대성과역사성을놓치지않는다.그의시에는삶의고됨과해학이동시에있으며,이웃의비극은대상화되지않는다.“판잣집만즐비한산동네에”고립되어있던가난은“나좀내비둬”말하지만,“바람”과“예배당종소리”와“눈”과열렸다닫히는“부엌문”들과함께있다.“모진죄가무엇인지를모르”지만,시인은“새벽은오겠지”하며세계에대한전망을열어놓는다.(「본동일기둘」부분)
또그의시는삶의소리로가득차있으며,시인은그런소리들에마음을쓰고관찰하고,이웃과연결되고나누려고한다.시인은그곳으로눈돌리지않을수없고,시를쓰지않을수없는것이다.““내가벽을쿵쿵두드리자그아저씨한물간목소리로“총각왜시끄러워서그랴”“아뉴볼륨좀높여달라구유”어쩌구악을쓰며신이”났다.시인은스스럼없이안부를묻고안심하며,방한켠의라면상자를보며“신명”을내는것이다.(「본동일기다섯」부분)
이것이윤중호가자기시대를살며,민중의얼굴을그려내는방식이었다.이렇듯윤중호시인은관념을걷어낸체험의깊이에서비롯된시들을통해서일상적으로만나는이웃들에대한관찰을넘어스스로이웃과함께하는삶을보여주었다.


이제됐습니다

시인은3부「청산을부른다」와4부「고향길」을통해우리생명과사랑의근원을돌아본다.‘고향’은단순히물리적장소를넘어구체적인삶의장소에뿌리내린원형적공간이다.유고시「가을」에서는“이.제.됐.습.니.다.”라며고향과만난다.윤중호의시에는결핍이나절망이없다.그의시의바탕에는‘금강’과‘청산’의시간과공간이있으며,그시공간의형상인‘고향’이있다.역사를간직한그장소들에서시가계속움직이고자라나니,그의시는애초에삶이시작된자리를향해열려있으며,이미다마련돼있었던것이기도하다.
시집『고향길』을두고“역사상가장파괴적이고어리석은이시대에있어서가장근원적인,그러면서지금우리들에게가장필요한이야기”라는김종철(문학평론가)의지적도있지만,시인이“어두워질수록더욱또렷해”질수있는것은,이러한‘고향’공간안에그의시가자리해있기때문이다.그래서시인은“고향길”에서다시시의길을열어가고자한다.고향은,“흙바람벽에기대어/빨간웃통드러낸채/누더기에서이를잡고있는/늙은거지의희미한미소.”(「고향,또는늦봄오후」)와함께하는존재이기도하다.‘전댕이할머니’,‘황새말당산나무할아버지’,‘경은이성님’의얼굴이고향의얼굴이자시의얼굴이되는것이다.
‘윤중호시전집’은,사람들속에서시인이걸어온길과생명을키운‘금강’과“청산”을지나“시”의자리를낳은“고향길”로향해가는두터운길의페이지들이다.
그의시는“온갖잡티를태우는뜨거운불에/쩍쩍,금간틈새에서/푸르른산바람소리를키우”는장소였으며,그‘詩’의장소에서시인은,“자유라는말,정의라는말,노동이라는말,그리고살만한세상이라는말,그날길위에서서스스로채찍질하며고개숙여몸을던져도좋다고생각했다.”시인은그‘詩’의길에서“한때는귀신이펑펑울그런해원의詩를쓰고싶었다.[…]서로의묵은업장을눈물로녹이는그런詩.”를쓰려고도했다.그리고이제그가도착한‘詩’의길은“아무것도이룬바없으나,흔적없어아름다운사람의길,어두워질수록더욱또렷”한것이다.(「영목에서」,4부고향길)
그가걸어온길은,모두“덧없어,참덧없어서눈물겹게아름다운지친”(「詩」)어머니의길,‘詩’의길이다.윤중호시전집출간은,2022년시의자리,삶의자리,문학의자리에서다시발견되어우리시의또다른길을발견하는소중한기회가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