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영에서 김수영으로 (시·생활·번역)

김수영에서 김수영으로 (시·생활·번역)

$25.00
Description
우리가 아는 김수영에서, 다시 백 년의 시인 김수영으로
“시나 소설을 쓴다는 것은 그것이 곧 그것을 쓰는 사람의 사는 방식이 되는 것이다”
한국문학의 장에서 여전히 사유와 해석의 새로움을 현재적으로 갱신하는 전위의 시인 김수영(1921~1968). 시 「공자의 생활난」에서 시인은 “동무여 이제 나는 바로 보마”라고 하는데, 이는 김수영의 시 세계를 대표할 만한 선언이다. 시인은 기존의 관습과 선입견에서 깨어나 ‘바로 보는’ 존재로서의 시인으로 스스로를 규정한다. 그런 시인에게 바로 보아야 할 것은 사물이나 현실, 타자만이 아니었다. 시인은 자기 자신마저도 정시하고 탐구해야 할 시적 대상으로 삼아 자기 내부의 속임수와 허위의식을 치열하게 성찰하고 고발하면서, 끊임없이 스스로와 자신의 시 세계를 변화시키고 갱신해나갔다.
김수영 시인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여, 김수영연구회는 김수영의 시와 삶을 전방위로 가로지르며 그동안의 연구 성과를 갈무리하고 그의 시 세계가 지닌 첨예한 역동성을 포착하고 확장시켰다. 특히 김수영의 번역 작업이 그의 시 세계에 미친 시적·사상적 영향을 밀도 있게 고찰했다. 시인 김수영에게 있어 시 세계의 갱신은 시인 자신의 변모와 함께 가는 것이었다. 이 책에 실린 15개의 논의들은 시와 삶이 치열하게 만나는 김수영의 면면들과 그것이 불러일으키는 특유의 감각이 어떻게 그의 시 세계를 만들어내는가에 주목함으로써 김수영 시를 읽는 새롭고도 입체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시인 김수영에서 사상가 김수영, 스타일리스트 김수영과 읽고 번역하는 김수영까지 입체적인 김수영을 만나볼 수 있다는 것 또한 이 책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이다.
총 4부로 이루어진 『김수영에서 김수영으로』의 1부에서는 한국문학사에서 김수영이 지닌 현재적 위상을 검토하고 시인에 대한 2천 년대의 연구사를 총괄하는 한편, 시인 김수영과 인간 김수영이 만나는 다양한 지점을 살펴보았다. 2부에서는 김수영의 시가 어떻게 고정된 틀을 탈피하여 자유와 혁명, 사랑의 지평으로 나아가는지를 깊이 읽어본다. 경계, 바로보기, 니체, 자본 담론, 시간이라는 키워드는 김수영 시의 역학을 좀 더 선명하게 감각할 수 있게 해준다. 3부에서는 김수영의 외국 문학 번역 작업이 김수영 시의 날카로운 현대성에 끼친 영향과 그가 어떤 사상적인 영향 속에서 시의 감각과 시대에 대한 예리한 감성을 만들어갔는지 다양하게 짚어보면서 외국 문학과의 대결을 통해 새로운 단계로 나아간 김수영의 시 세계를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4부는 앞으로 도래할 김수영 연구의 비전을 논했다. 김수영 연구의 한계와 전망을 검토하며 이후에도 계속해서 새롭게 갱신될 김수영 문학의 다음을 예비하고 있다.
『김수영에서 김수영으로』를 통해 우리는 우리가 아는 김수영에서 우리가 몰랐던 김수영으로, 탄생 백 주년의 시인 김수영에서 계속해서 읽히고 재의미화될 다시 백 년의 시인 김수영으로, 김수영의 다양한 면모들과 여전히 갱신될 가능성을 지닐 김수영의 시 세계의 역동성을 이해할 수 있다.
저자

김수영연구회

염무웅
문학평론가.영남대학교명예교수.1964년『경향신문』신춘문예로등단후『창작과비평』주간,한국작가회의이사장,국립한국문학관관장등을역임했다.평론집으로『문학과시대현실』등이있다.

박성광
서강대학교국어국문학과에서「김수영시의나르시스적주체와자유주의이데올로기연구」로박사학위를받았으며,한양대학교창의융합교육원에출강중이다.

임동확
시인.한신대학교문예창작학과교수.시집으로『매장시편』『태초에사랑이있었다』『길은한사코길을그리워한다』,저서로『사람이꽃보다아름다운이유』『우린모두시인으로태어났다』등이있다.

남기택
문학평론가.강원대학교자유전공학부교수.저서로『근대의두얼굴김수영과신동엽』『경계와소통,한국현대문학의다층성』『제도너머의문학』등이있다.

이경수
문학평론가.중앙대학교국어국문학과교수.저서로『불온한상상의축제』『바벨의후예들폐허를걷다』『춤추는그림자』『이후의시』『백석시를읽는시간』『아직오지않은시』등이있다.

이성혁
문학평론가.한국외국어대학교와세명대학교에출강중이다.저서로『시적인것과정치적인것』『시,사건,역사』등이있다.

김응교
시인.문학평론가.숙명여자대학교기초교양학부교수.시집으로『부러진나무에귀를대면』『씨앗/통조림』과세권의윤동주이야기『처럼』『나무가있다』『서른세번의만남,백석과동주』,평론집으로『김수영,시로쓴자서전』등이있다.

신동옥
시인.한양대학교에출강중이다.시집으로『웃고춤추고여름하라』『밤이계속될거야』등이있다.

이영준
문학평론가.경희대학교후마니타스칼리지교수.엮은책으로『김수영전집1,2』『꽃잎』『시여,침을뱉어라』『김수영육필시고전집』등이있다.

오길영
문학평론가.충남대학교영문과교수.저서로『아름다움의지성』『힘의포획』『아름다운단단함』『포스트미메시스문학이론』등이있다.

고봉준
문학평론가.경희대학교후마니타스칼리지교수.저서로『반대자의윤리』『다른목소리들』『유령들』『비인칭적인것』『문학이후의문학』등이있다.

오영진
한양대학교국어국문학과에서현대시를공부했다.한양대학교에리카교과목‘소프트웨어와인문비평’을개발,‘기계비평’의기획자로활동해왔다.컴퓨터게임과웹툰등디지털문화의미학과정치성을연구하고있다.

김상환
서울대학교철학과교수.철학관련저서이외에김수영론으로『풍자와해탈혹은사랑과죽음』과『김수영과〈논어〉』를출간했다.

박지영
성균관대학교동아시아학술원연구원.저서로『번역의시대,번역의문화정치』『‘불온’을넘어,‘반시론’의반어』등이있다.

김명인
문학평론가.인하대학교국어교육과교수.저서로『희망의문학』『불을찾아서』『자명한것들과의결별』『폭력과모독을넘어서』『김수영,근대를향한모험』『문학적근대의자의식』등이있다.

목차

머리말

1부다시보는김수영
ㆍ김수영이수행한문학사의전환-그의역사적위상에관한단상들│염무웅
ㆍ김수영,생성하는텍스트-2천년대이후연구사와그쟁점│박성광
ㆍ‘세계의촌부’김수영과댄디,그리고선비│임동확
ㆍ김수영시와여행,모빌리티│남기택

2부다시쓰는김수영
ㆍ경계의시인김수영-죽음과사랑과자유에대한사유를경유하여│이경수
ㆍ김수영시의사물‘바로보기’-1950년대전반기시를중심으로│이성혁
ㆍ김수영글에서니체가보일때│김응교
ㆍ김수영시의자본담론│신동옥
ㆍ김수영시의시간-김현승의김수영시해설에대한재검토│이영준

3부‘번역체험’으로보는김수영
ㆍ이식과변용-김수영시론과번역│오길영
ㆍ너머를상상하는‘번역’과변화하는시론-1950~1960년대를중심으로│고봉준
ㆍ‘사랑’의방법론-김수영과월트휘트먼│오영진

4부다시,백년의시인김수영
ㆍ‘온몸’의시인김수영의오직한편│김상환
ㆍ김수영문학의심연을탐사해가는길-김수영번역연구20여년의성과와과제│박지영
ㆍ내시는모두사기다!-김수영과의대화│김명인

미주

출판사 서평

스스로를갱신하는김수영에서김수영으로
‘김수영의시와생활’

『김수영에서김수영으로』의1부에서는김수영시인의전체적인상을살펴본다.한국근대문학사에서김수영이지닌문학사적위상을검토한염무웅문학평론가의논의와2천년대이후김수영연구사의주요경향성을정리한박성광연구자의논의는오늘날한국문학에서김수영이라는이름이가지는상징성을분명하고정확하게보여준다.이어임동확시인은김수영의시와산문중‘멋’에관련된글들이적지않은것에주목하여,댄디즘과김수영의차이를살핌으로써스타일리스트로서의김수영을발굴해낸다.김수영에게‘멋’이란“현대와전통,혁명과고독,꽃과(거대한)뿌리,자유와(대지에의)구속,첨단과정지등그사이에끼여꼼짝달싹할수없는”“모순과이율배반을오랫동안‘온몸’으로극복하고자했던삶의치열성속에서배어나온”(77쪽)것이었다.남기택평론가는김수영의삶과문학,“시세계전체를관류하는화소”(107쪽)로여행이있음을밝혀낸다.1부의논의들은오늘날우리에게시인김수영이어떤의미인지를환기하는동시에“우주의안경을쓴”(77쪽)세계의촌부로서의김수영,여행자김수영등낯선김수영의모습을만날수있도록해준다.
2부에서는김수영의시가어떻게관습이나억압적현실,선입견같은고정된틀을탈피하여자유와혁명,사랑의지평으로나아가는지를깊이읽어본다.이경수평론가는불안과실패같은타자의부정적인면까지도끌어안으며끊임없이갱신되는김수영시의사랑에서고정된경계를넘나드는상상력을,이성혁평론가는김수영의1950년대전반기사물시에서이분법적구도에내재한모순을바로보고성찰함으로써이를넘어서고자하는움직임을궁구한다.시인이자평론가인김응교는김수영을니체와겹쳐봄으로써김수영의시에서이웃과인류를비롯한“타자의모든일이자신과관계있다고생각하는태도”(198쪽)와위버멘쉬적사랑을발견한다.신동옥시인은자본담론이라는방법론으로써김수영시에나타나는일상과생활의아주미세한부분들이“자의식을모두소진하고서야끌어안는애정,즉사랑의동학”(244쪽)을통해미학화되고있음을규명해낸다.이영준평론가는김수영시에대한김현승의해설을비판적으로검토한다.“김수영의대표작으로가장자주거론되는「풀」에서풀을민중으로,바람을억압세력으로읽”(249쪽)는김현승의이분법적해석은김수영사후50년간이나통상적인해석으로서우리사회에널리받아들여졌다.이영준평론가는김현승의이항대립적사고를비판하는한편,김현승이미처보지못했던김수영시의시간을감지해냄으로써김수영시가지닌변화의감각을짚어낸다.
경계,바로보기,니체,자본담론,시간을통해바라본김수영의시는끊임없이이동하며생겨나는사랑과자유,혁명의가능성을담지하고있다.2부의논의들은김수영시내부의역학을분명하면서도입체적으로제시해주고있다.

현대성과의대결을통한김수영의자기-되기
“내시의비밀은내번역을보면안다”

시인김수영이영어와일본어로된수많은외국서적을읽고우리말로번역했다는것은잘알려지지않은사실이다.시인에게번역이란먹고사는문제를해결하게하는생활의물적기반이자,최전선의사상을받아들이고새로운근대의흐름을흡수하는하나의통로였다.이러한김수영의‘번역체험’은한편으로시인이새로운대상과의대결을통해뚫고나가넘어서야만하는것이었다.시인은서구의철학과문예사상에수동적으로영향받는것을경계하고이를자기만의것으로전유하고변용하고자했다.이를통해김수영의시세계는끊임없이변화를도모함으로써새롭고유일무이한‘자기-되기’로나아갈수있었다.시인의산문「시작노트」에나오는“내시의비밀은내번역을보면안다.”라는대목은바로이러한지점을암시하고있다.
김수영시인의‘번역체험’과시세계가맺고있는관계를규명하는작업은2천년대초반까지만해도거의주목받지못했다.그러나이후한국의문학연구장에서번역을“문명사적발전을추동하는매개로바라보는인식적전환이이루어지면서”(402쪽)김수영의시와번역의관계를밝히는작업이활발하게진행되고있으며,3부의논의들이바로그중요한결실이라고할수있다.3부에서는김수영이어떻게외국문학과대결했는지,그결과로서김수영시세계는어떤새로운단계로나아갔는지를조명한다.
3부의서두에서오길영평론가는,김수영이생계를위해청탁받아작업했던번역물외에개인적으로번역했던다양한장르의텍스트들을검토하며김수영이일관된문제의식으로텍스트를선택하여발췌해서옮기고있음을밝힌다.시인이자독서가이자비평가로서김수영이특히관심을기울인대상은“당대유럽과미국문학의시세계였다.”(304쪽)그런데이때,시인이서구의현대시론과초현실주의에서배운것은기법이아닌“세계를바라보는시각과태도와정신이다.”(305쪽)오길영평론가는서구의사상과문예사조를통해김수영이“언론의자유,시의자유가용인되지않는당대의”(317쪽)현실과비판적거리를유지했음을발견한다.고봉준평론가는1950~1960년대김수영의번역활동을초기와후기로나누고후기번역물인‘이오네스코’의산문「벽」과‘하이데거의릴케론’이김수영의시론과시세계가변모하는데특히중요한비중을차지하고있음에주목한다.이에따르면시인은이오네스코의‘반연극’개념을뚫고나감으로써‘반시론’에,하이데거의릴케론과의대결을통과해‘존재로서의시’에다다를수있었다.이어오영진연구자는김수영의시와월트휘트먼의시를겹쳐읽으며김수영이휘트먼을통과해“김수영문학만의개성”,“‘사랑’이라는김수영문학의핵심적주제”(388쪽)를형성해나갈수있었음을규명한다.
시인에게있어‘번역체험’은억압적이고경직된당대의정치적현실과먹고사는생존의문제와같이“시세계에변화를강제하는외부적요소”즉,“매순간예고없이침입하여시에대한그의사유를뒤흔들고변화를강제하는타자였다.”(344쪽)시와시론이한자리에매이거나정체되지않도록,계속해서변모해나가도록시인을추동하는매개체의역할을했던것이다.3부의논의들은김수영시세계의역학중하나로이러한‘번역체험’이있었음을규명한다.

오랫동안김수영문학을탐구해온김수영연구회의『김수영에서김수영으로』는김수영의시와시론이담지한현대성이어디에서비롯되었는지를분명하게보여준다.김수영의시가지금까지도회자되고오늘날의사회현실과도단단하게접합될수있는이유는‘김수영에서김수영으로’스스로를끊임없이갱신하고변화시키고자했던시인의정신에있다.이책『김수영에서김수영으로』는생활인이자노동자로서의김수영과번역가로서의김수영,사상가로서의김수영등시인김수영의다채로운형상을교차시키며김수영시세계를새롭게조명하는의미있는연구성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