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역문예론 (임우기 비평문집 | 양장본 Hardcover)

유역문예론 (임우기 비평문집 |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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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독창적이고 전복적인 한국 문예이론의 집대성!
기존 문학예술론의 한계를 넘어서는 독창적·전복적 비평이론의 장을 열다
창조적 유기체로서의 독창적 문예비평의 장을 만나다

저자 임우기 평론가는, 오랫동안 우리 한국문학사에서 보기 드문 독창적 문학비평 작업을 해왔다. 저자는 문학예술 작품을 분석하면서 종래의 작품 분석에 주요한 이론적 분석 방법 틀을 적용하는 대신, 작품 자체에 내재되어 있는 창조적인 생명의 핵심을 밝혀 보여줘 왔는데, 그것은 저자의 문예비평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창조적 유기체론’이라 이름할 수 있다.
‘창조적 유기체론’을 특징으로 하는 ‘유역문예론’은 작품의 표면에 드러나는 화자나 사건, 중심 주제를 둘러싸고 그것을 작동시키는 일종의 ‘힘’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 힘은 우뚝 선 작품의 바닥에 가라앉아 있으나, 그것이 하나의 생명임을 증거한다는 의미에서 ‘그늘’이며, 눈에 띄지 않으나 작품을 속속들이 감싸고 있다는 면에서 ‘은미한’ 것이기도 하다. 또한 예술 작품의 생동하는 움직임을 관통한다는 점에서 역동적인 유기체론이며, 외부적인 이론적인 분석 틀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독창적이고 근대 비판적인 이론이다.
저자는 새로운 문예이론의 가능성을 확립한 전작 『네오 샤먼으로서의 작가』에 이어 이번 비평집 『유역문예론』에서 ‘유역문예론’의 사상적 연원과 방법론적 세부, 다양한 문학예술을 망라한 비평작업을 통해 한국사회와 문학사에서 희귀하고 독보적인 문예비평의 한 장을 펼쳐놓고 있다.
총 4부로 이루어진 이 책의 1부에서는 ‘유역문예론’의 근본 문제의식을 살핌으로써 ‘열린 개념’으로서의 ‘유역’을 이해하고 한국이라는 특수한 ‘유역’의 예술 작품을 분석하는 방법론의 세부로서 동학, 단군신화, 샤머니즘, 귀신론 등을 논한다. 2~4부는 1부에서 정립한 ‘유역문예론’을 바탕으로 각각 시, 소설, 영화·미술 작품을 분석하여 기존의 문예이론이 짚어내지 못했던 작품에 드리운 ‘그늘’, ‘창조적 유기체’가 활동하는 ‘은미한’ 지점을 밝힌다.
저자

임우기

문평(文坪,1990년대초大山김석진선생이지어주신號),본명은임양묵(林楊黙).문학평론가.대전에서태어나대학및대학원에서독어독문학을공부했으며,1985년「세속적일상에의반추」(김원우론)로비평활동을시작했다.『살림의문학』(문학과지성사,1990),『그늘에대하여』(강,1996),『길위의글』(솔,2010),『네오샤먼으로서의작가』(달아실,2017)등의평론집을펴냈다.
『영화가있는문학의오늘』32·33호(2019년가을·겨울호)에「유역문학론」1,2를발표하였다.이를바탕으로34·35·36호(2020년봄·여름·가을호)에걸쳐‘유역문예론’의관점으로본봉준호·이창동·홍상수감독의영화세계에대한평론을연재하였다.이를묶어『한국영화세감독,이창동·홍상수·봉준호』(솔,2021)를펴냈다.

목차

서문‘욕망의재교육’을위하여

1부유역문예론
ㆍ유역문예론의序-예술에서의鬼神의존재와작용에관한試論
ㆍ유역문예론1-동학에이르기까지
ㆍ유역문예론2-문예의진실한형식과내용에관한고찰

2부시론
ㆍ수운동학과巫의상상력-‘비국소성’과巫의눈:신동엽론
ㆍ참여시의존재론적의미-辛東門혹은4ㆍ19전후현실참여시의존재론
ㆍ존재와귀신-김수영시의‘거대한뿌리’
ㆍ기형도시의유기체적자아-“가는비……오는날,사람들은모두젖은길을걸어야한다”
ㆍ非근대인의시론-『녹색평론』의故김종철선생님께
ㆍ이슬의시,鬼神의시-『조재훈문학선집』발간에삼가부침
ㆍ자재연원의시-오봉옥시집『섯!』의숨은뜻
ㆍ소리의시,生活의시,자연의시-육근상『여우』,김용만『새들은날기위해울음마저버린다』,이나혜『눈물은다리가백개』
ㆍ시적존재론ㆍ무위이화의시적의미-강민,송경동시인의시

3부소설론
ㆍ流行不息,‘家門小說’의새로운이념-안삼환장편소설『도동사람』
ㆍ소설이라는이름의鬼神-심아진소설집『신의한수』
ㆍ겨레의얼을‘씻김’하는‘소리체(正音體)소설’의탄생-김성동『國手』
ㆍ유역문예론의시각으로본세소설집-반수연『통영』,이경란『빨간치마를입은아이』,김이정『네눈물을믿지마』
ㆍAI와문학-가즈오이시구로『클라라와태양』

4부영화ㆍ미술론
ㆍ홍상수영화의‘창조적신통’-창조적유기체로서의영화
ㆍ예술창작에서의‘假化’-修行과呪願:송유미화백의그림에대하여
ㆍ「入山」,펼침과수렴의순환-권진규의조소작업
ㆍ화가김호석의초상화-김호석화백의「黃喜」,「눈부처」
ㆍ원시반본의예술-김준권화백의판화작업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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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역사적전통속에이어져온역동적비평론,
창조적유기체로서의문예이론을만나다

『유역문예론』의근간이되는‘유역(流域)’개념은‘근대’와‘전통’을‘중심’과‘주변’으로구분짓고후자를열등한것으로규정하는서구근대이성중심주의의이분법적구획에반대한다.이러한탈-이성중심주의적실천은기존에열등한것으로폄하되었던주변부‘전통’을새롭게규명하고‘근대’의폭력성을비판하는것을넘어‘전통’과‘근대’모두를‘유역’이라는열린네트워크의장위에서평등하게교류가가능한결절점들로사유한다는점에서서구이성중심주의의이분법적구획을되풀이하지않고극복하는기획의결실이라고할수있다.
1부의「유역문예론의序」에서는강연문형식을,「유역문예론1」과「유역문예론2」에서는인터뷰형식을통해‘유역문예론’의이모저모를살펴본다.이론을전개하는데있어기왕의평문이아닌새롭고낯선형식을시도한까닭은독자에게좀더친근하게다가가“유역문예의뿌리깊은토대와이론내부의역동적이면서도은미한사유의다채로움을자유롭게직설하면서도심도있게소개하기위함”(8쪽)이다.
1부에서중점적으로소개하는‘유역’은“공동의지리·역사·생활·언어등고유한문화공동체적전통을가진주민들혹은국민들이거주하는지역을뜻하고동시에이들간의‘교류’와‘연대’를추구하는유동적이고포괄적인”(46쪽)전지구적차원의개념이다.저자는제국주의의피침을받은피식민민족이나국가의문학을규명하는데있어서구의‘세계문학’과는다른관점의보편적문학성개념을새로이설정해야할필요성을설파하며‘세계문학’의대안적개념으로문학에서문화까지를포괄하여그외연을확장한‘유역문예’를제시한다.‘유역문예론’은“특수성과보편성,유역성과세계성간의변증법적인상호관계를대전제로삼”아각자“자기가선자리에서주체성의뿌리를찾”(52쪽)으려는실천의과정속에서가능해진다.동학과단군신화,샤머니즘,귀신론등이소환되는것은바로이러한맥락에서이다.즉,저자는우리고유의‘유역문예’를실천하기위한구체적인방법론으로서“한민족의근원정신또는집단무의식의원형”(62쪽)이라고할수있는우리의전통이론과사상을문예이론에맞게재맥락화한다.한국이라는특수한‘유역’의문예를분석하기에가장적합한‘현실적인이론’의가능성을한국의전통에서발견하는것이다.
저자가전통이론과사상을재맥락화하면서강조하는것은무엇보다그것에내재된‘동적인힘’이다.단군신화에서천신인환웅이웅녀와결혼하기위해잠시인격으로화(化)하여나타난것을이르는‘가화(假化)’,수운동학에서의‘한울님귀신’의존재,타자의한을해원하는샤먼의고통스러운입무의식등에서공통적으로나타나는기(氣)의화생은예술작품이그심층에자체로품고있는창조적에너지를설명해준다.즉,‘유역문예론’은예술작품을창조적에너지를생성해내는유기체적존재로보면서기존비평이간과한‘창조적유기체’로서의작품에내재한‘역동성’을조망해내는놀라운장면을보여준다.이러한재맥락화는근현대에이르러‘미신’으로폄하되어왔던‘귀신’과‘샤먼’에새로운위상을부여하고,한민족의연원으로부터새로운해석의지평을발견함으로써단군신화를열린텍스트로새롭게자리매김하도록한다.
‘유역문예론’은작품을분석하는것뿐만아니라문예창작을하는데있어서도주목할만한시사점을전달하고있다.서구근대의‘이성적존재’에서벗어나야한다는‘유역문예론’의전언은낱낱의작가로하여금서구이성중심주의합리성의풍토에서비롯한표준어주의를극복하고작가고유의‘개인방언’을이룩할수있도록하는사상적발판을마련한다.

예술작품을살아숨쉬게하는생동적비평개념을만나다

이책의2~4부는1부에서정립한‘유역문예론’을이론적틀삼아행한작품분석의실례로구성되어있다.2부에서는시,3부에서는소설,4부에서는영화·미술을대상으로하며문학작품만을분석하는것에그치지않고영화와미술작품까지아울러분석의영역을확장하여‘유역문예론’의지평을한번더넓혀간다.‘유역문예론’이이론의적용범위를문학에한정하지않고예술분야전반을포괄하고있는것은,문학과영화,미술을비롯한예술분야전체가각각의고유한문화적전통을공유하고있는공동체즉,‘유역’위에서성립된다는인식에서이다.다시말해,‘유역’이라는바탕이없는예술은불가능하며낱낱의작품이근저에품고있는‘유역’을가장잘밝혀설명해줄수있는문학예술론이‘유역문예론’인것이다.
2부시론에서는신동엽,신동문,김수영,기형도,윤중호,조재훈,강민등근현대한국시사의한획을그은시인들뿐만아니라현재활발히활동중인오봉옥,육근상,김용만,이나혜,송경동시인의작품에서시인이‘시적존재’와유기체적관계를맺는순간,즉세속적삶의어려움속에서도근원성에대한고민을잃지않는시정신을포착한다.특히2부의첫글「수운동학과巫의상상력」에서신동엽의장편서사시『금강』제14장의‘눈’을,김수영의1957년작「눈」과백석의「남신의주유동박시봉방」에나오는‘눈’과비교하며세시인의‘눈’이미지에눈[雪]과눈[眼]이‘동시성의상호작용’하고있음을짚어내는지점은한국시사에남을새로운발견이라할수있다.
3부소설론에서는은폐된내레이터의작용을중심으로안삼환,심아진,김성동,반수연,이경란,김이정,가즈오이시구로의작품을분석한다.안삼환의장편소설『도동사람』을분석하면서‘가문소설’의개념을‘유역문예’의관점에서새로이규정하고은미한영역에서가까스로드러나는‘성(誠)’에주목한다.심아진의소설집『신의한수』에서는소설을추동하는귀신의시간을,김성동의대하소설『國手』에서는작가의고유한‘개인방언’이성취한드높은문학적성과를규명하는것에초점을맞춘다.
4부영화·미술론에서는홍상수의영화,송유미의드로잉,권진규의조소,김호석의초상화,김준권의판화에서나타나는미적원리를‘유역문예론’의관점에서분석한다.홍상수의영화〈북촌방향〉을중심으로분석하면서‘과거-현재-미래’가유기적으로혼재하는양상을살피고,송유미의드로잉연작「무한에대한상상」에은폐된기운생동의양상을분석한다.

근대이성중심주의와합리주의의한계를극복할수있는문예론적비전을외부가아닌,우리자신이선자리에서발견하는『유역문예론』의자생적문예이론은이론적빈곤상태에빠진오늘날한국문학비평계에큰반향을불러일으킬만하다는점에서한국문학이기다려온일대사건이다.
『유역문예론』이펼쳐보이는방대하고도치밀한작업은오늘날한국문학뿐만아니라한국의문화전반에서자취를감춘실천적이고도근원적인예술성,물질문명사회에대항하는‘창조적인본주의’의필요성과가능성을환기한다.이는인간과자연이상호유기적인관계를맺었던세계의복원을요청함으로써한국문화예술의내일을전망하고예술의저변을확대할수있는소중하고도절박한시도가아닐수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