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니 옴마 어무니 말씀 (양장본 Hardcover)

엄니 옴마 어무니 말씀 (양장본 Hardcover)

$17.00
저자

나해철

저자:나해철
1956년전남나주영산포에서태어났다.1976년천마문학상시부문대상을수상했으며,1982년『동아일보』신춘문예로등단했다.한국작가회의이사를역임했으며,‘5월시’동인이다.
시집으로『무등에올라』『동해일기』『그대를부르는순간만꽃이되는』『아름다운손』『긴사랑』『꽃길삼만리』『위로』가있으며,2014년4월29일부터페이스북에하루에한편씩올린304편의연작시를묶어『영원한죄영원한슬픔』을,창세마고신화와건국환국단군신화를합해하나의신화로묶은『물방울에서신시까지』(솔출판사)를펴냈다.

목차

시인의말·5
시인의詩論·9
일러두기·20

제1부
오메·28
감사·30
비단이불·35
그러지마세요·38
시간들·41
늦단풍한잎·43
항아리·45
거시기·48
어머니연보·50
어머니와식사·58
사람살이·62
할아버지의논·65
홍시·70
붉은댕기·74
설날에·77
비바리·79
몰랐지라우·82

제2부
아침에·86
동굴언어·88
사투리·94
홍익인간의언어·106
한자는·122
광명·126
태풍·128
한송이꽃·130
동짓달기나긴밤을·133
머슴·135
아리랑아라리오·137
우리의사명·140

제3부
마고신·146
수수께끼·149
오지다·153
머시기그분·157
꿈에·160
우리들·163
속이탄다·167
한사람·171
동서남북도없이·173
어즈버·177
임금님들·180
좋구나·184

제4부
평안도사람·190
퉤퉤·192
나라걱정·196
엄니옴마어무니말씀·200
새·203
언니·206
엄마의말씀·208
옹헤야·210
아따!·212
거허!·216
마음이야기·218
불꽃·225
지랄하네·228
흰눈·231

제5부
나의시간·242
고맙습니다·244
있다·248
누렁소야!이몸뚱이야!·250
체험이라니·258
네·262
다솜·265
아니랑게·269
마음과몸·272
아유하방아찧다·275
비단짜기삶·282
낙타·285
어머나·288
목이긴구두·290

덧붙이는글·294
찾아보기·298

출판사 서평

산스크리트어에흐르는생명,우리말에깃들다

『엄니옴마어무니말씀』은어머니의목소리를통해생명의뿌리를노래하며,언어의태초로거슬러올라간다.시인은우리말이지닌신성성과영성의근원을산스크리트어와의연결속에서탐색한다.말이단순한소통의도구가아니라,세계를인식하고신성을체현하는생명의씨앗이었음을시로증언한다.북히말라야에서한반도까지이어지는언어의숨결을따라,인류정신사의원형을복원하고자한다.삶과자연,인간을하나로이어주던본래의언어를되살리며,우리말속에잠든신성과생명력을다시불러낸다.『엄니옴마어무니말씀』은잃어버린말의근원을되찾아오늘의세계에새숨을불어넣는노래이다.

민족의숨결과존재의빛을찾아가는치열한시적순례

『엄니옴마어무니말씀』은1부에서어머니라는존재를생명의근원이자신성한존재로바라보며,모성과생명력의신비를시로풀어낸다.2부에서는우리말이처음태어났을때지녔던신성함과영성에대한경외를노래하고,말의뿌리속에숨은문화와역사적힘을일깨운다.3부에서는사라지고잊혀진민족의고대사를애틋하게복원하려는마음을담아,북히말라야부터한반도까지이어지는역사의흐름을복원하려한다.4부에서는삼국,사국시대이래일제강점기를거치며왜곡되고축소된민족의정신사,언어사,역사를통렬히성찰하고,현재의훼절되고위축된정치현실을비판하며우리민족본래의크고웅장한기상을되살릴것을소망한다.5부에서는존재의본질과시작과끝을오랫동안사유한끝에체험한자유롭고안온한세계를노래한다.이는샤머니즘을뿌리로삼아발전한인류정신사의흐름속에서,무아와공성의체험으로연결되는깊은초월적깨달음을품고있다.이시집은어머니의목소리와함께,말과기억,존재의뿌리를찾아나서는치열한시적여정이자,민족과인간존재를향한근원적구원의기록이다.

책속에서

언어,즉말은그것을쓰는족속의모든것이담겨있습니다.말의뿌리가그민족의뿌리입니다.부디이시집이우리말과우리역사의뿌리를되살리고우리민족의위대한정신을되찾는데도움이되기를갈망합니다.우리국민이본래의위대한정신으로화평한정치를시행하여민족의통일을이룩하고인류를평화로이끄는사명을실천하면좋겠습니다.
(「시인의말」중에서)

시는혼의노래입니다.그러므로제대로된시는영원하고불변불멸하는세계그자체입니다.저는저의시가혼의시가되기를소원합니다.
아름다움이라는것은존재들이조화를이루어평화롭고평온한상태인것을의미한다고생각합니다.인간의삶도세상속에서억눌림이없이자유롭고평등할때조화롭고아름답습니다.그러한순간들은영원하고불변불멸하는세계가인간의삶에서찰나찰나비춰보이는것이라고생각합니다.신비로움도마찬가지입니다.저의시가그러한찰나찰나에머물기를소원합니다.
(「시인의時論」중에서)

모어는하늘이나태양혹은별그리고그외의모든자연체가들려주는말씀이며소리이기도합니다.그러므로모어에는잘이해하지못하고올바로듣지못하는존재들을위한수많은의성어와의태어가있습니다.수많은부사와형용사가있습니다.
많은곡조로발성되는음절들이이른바사투리라는형식으로존재합니다.우리는모어인우리말에서사어가되어잃어버린단어들과고어라고잊혀져가는많은말들그리고사용을피하여사라져가는각지역의사투리를되살려야만합니다.이시집에서여러번말씀드린것같이초창기의한자는우리말을문자화한것입니다.한자교육을되살려서우리말을더쉽게이해하고더풍부하게하여야합니다.한자로된우리의고전을읽을수있게하여서우리문화를더욱풍성하게하여야합니다.
(「시인의時論」중에서)

<오메>

오메
나뭇잎떨어지는것보니께
마음이그렇다야

나도가야할텐디
아니가고있다야
못가고있다야

오메
엄니그런말씀마세요
오래오래사셔야지요

오메
저뿔건나뭇잎떨어지는것보니께
그런생각이더든다야

나뭇잎되어
훨훨은하수건너면
칠성님을만날텐디야

<사람살이>

어떻게
살아지냐고,살아지냐고물어보셨지요
어머니,
이렇게저렇게살아지더라고요

살림이쪼개지고
살림살이가온데간데없어져도
아침은날마다오고
밤은어두워졌지요
살아나갔다라고도말씀드리겠어요

살아지더라고요
어머니
지금에사말씀드리지만죽음인가도했어요
그래도사는것이좋았고또좋았어요
그렇게해야했겠지만요

그래서그동안
죽지마!
살아봐!
같이살자하고,
제시를읽는아이들과젊은이들에게말해왔어요

어머니,
언능가고싶다는말씀은하지마세요
밤하늘북두칠성北斗七星이부른다고하지마세요
오래오래사세요
살으마!하고
언제까지라도살아있겠다고말씀해주세요
약속해주세요

<어즈버>

어즈버
지나간세월이여
아차!
깨달은순간,
찰나찰나가기쁨이고
순간순간이자유로움이거늘

소란스러움을돋게하는충만한고요속에서
소울음우는고을이피어난다
힘든일도뿌리치지않고겪어내며묵묵히살아온
사람들이보인다
붉은대지와하나가된흰옷들이하얗게빛난다

삼라만상에스며든사람들이
함께우리가된만물들과우리끼리잘지내자며
아하좋다!좋아!하는데
빙그레웃는내모습도보인다

찰나에벙그는
만년의시간이펼치는고요속에
소들이우는울음이흰구름으로떠있다

<새>

어디에있습니까
지난밤
고요를환하게비춰주던
새한마리

갑자기
쑥꾹꾹쑥꾹꾹울어
천지의침묵를깨우던

아하
소리없이
소리없이만물을거느리는세계를
날개저어가던범종은
어디에서침묵하고있습니까

세상이
뒤틀려서
아틀려서또다시소란스러움에빠졌습니다
거짓이정치를하고전쟁을합니다

아兒를잉태하듯이
아낳아아이를안듯이
고요를품고소리너머로돌아간
허공중의자유로운몸짓이여
지금어디에있습니까

<목이긴구두>

걸으면서하나의생각에매달려
땅바닥을밟았다
나라는생명의시작과끝그리고현존은
어떤의미인가하고집중하고집중하였다

때로는
걸음걸이하나,하나에마음을모았다
펼쳐진세계와시간과한덩어리가되는것처럼느낄때도있었다
한걸음,한걸음을대지를다지듯온전히인식하였다
걸음마다발바닥에닿는지구별과소통하였다

고등학교때문학의밤준비로계단을뛰다가접질러
넘어져끊긴발목인대부위가시큰거려
어른이되어서는
발목을높이감싸는구두를자주신었다

많이헤지고구린냄새가배었어도
목이긴구두가좋았다
그러던어느날
어느찰나이후
그구두를쓰레기통에버렸다
발걸음이자유로움속에있었기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