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머리카락 마담의 숙소 (할머니의 우아한 세계 여행, 그 뒷이야기)

빨간 머리카락 마담의 숙소 (할머니의 우아한 세계 여행, 그 뒷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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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마흔하나에서 여든셋까지 세계 여행에서 만난 실날같은 인연을 하이쿠로 잇다.
저자 윤득한(1930년 생)은 1965년 한일협정이 맺어지던 해, 도쿄 미쓰코시 백화점에서 한국 전통 공예품을 알리는 〈한국전〉을 총괄하여 한일문화교류의 장을 개척했던 문화기획자이자 재일 여성사업가이다. 그가 구순에 돌아보는 여행의 기록은 그때그때 메모한 하이쿠에서 왔다. 첫 로마 방문에서 만난 숙소 마담과 투숙객, 남미 볼리비아 라파스의 폭우, 드골의 정치벽보가 붙은 로테르담 성당에서 클래식 연주를 함께 듣던 연인들, 통일 전 서베를린 공항에서 만난 거구의 흑인 운전사, ‘빨간 머리 앤’의 집에서 만난 홍콩의 비즈니스맨, 페루자 아시시 광장의 성당 종소리, 케네디가 암살되기 전 키웨스트, 브라이턴 숙소 정원의 첼로 독주, 조각구름 사이로 환하게 출몰하던 예루살렘의 보름달 등등. 1970년 이후 40여 년을 관통하며 경계인으로서 홀로 전진했던 한 한국 여인의 자기 프레임 찾기를 읽는다.
저자

윤득한

서울에서태어나한국전쟁중에중앙대학경제학과를졸업했다.미국시카고대학영화과에입학허가를받았지만재일교포사업가와결혼하여1953년일본으로건너갔다.일본문화계다양한인사들과친교를맺으며,한국과일본의문화교류에관심을쌓았다.1965년‘한일협정’을바로앞둔1월에도쿄미쓰코시백화점에서제1회〈한국전(韓国展)〉을개최하여한국의전통공예문화를알렸다.당시일본문화계에한국바람을일으켰고이후한큐,후쿠야,이즈쓰야등일본의지방유명백화점에서순회전시를열었다.그성과로한국공예품을파는자신의오리지널액세서리매장을백화점에열었다.초화(草絵)의창시자히다게이코,모리시게히사야,반준자부로등당대일본의예술가,배우들과친교를맺으며하이쿠,이케바나(꽃꽂이),다도,토키와즈를배웠고이케바나인터네셔널이사로도활동했다.1970년이후상품개발과사업확장을위해세계각지를여행했다.쓴책으로는《이냐시오의종(イグナチオの鐘)》,《아시시의종(アッシジの鐘)》이있다.

목차

머리말

빨간머리카락마담의숙소
-로마,1970년가을,내나이마흔하나

몽파르나스의연인
-파리,1971년,내나이마흔둘

칸초네를부른의사
-시실리,1978년,내나이마흔아홉

서베를린의추억
-베를린,1984년,내나이쉰다섯

발트해,동경하던섬생활
-스톡홀름과오슬로,1989년,내나이예순

지금도곁으로다가서는친구
-오키나와·도쿄·하코네·닛코·도쿠시마·대만·타히티·리오,
1975~1989년,내나이마흔여섯에서예순

빨간머리앤을찾아서
-마이애미·키웨스트·그린게이블즈,1987년,내나이쉰여덟

한사람만을위한라이브
-브라이턴,2006년,내나이일흔일곱

아시시,내마음의여행
-페루자,1975~1998년,내나이마흔여섯에서예순아홉

가우디의꿈그대로이어지다
-바르셀로나,2012년,내나이여든셋

내가느낀일본소화(昭和)의정서
-일본,1953년부터,내나이스물넷부터

일본에서한국전(韓?展)을열다
-도쿄미쓰코시백화점,1965년,내나이서른여섯

하이쿠로붙잡은여행조각들
하이쿠로만남은여행조각들

맺음말

출판사 서평

경계인윤득한할머니의
40년간세계여행뒷이야기

한국전쟁당시‘육영수여사의영어선생’이었고,
1965년‘한일협정’직전,도쿄미쓰코시백화점에서한국전통공예전〈한국전〉의개최자였던
구순나이윤득한할머니의
경계인으로서세상살이와여행이야기,그리고하이쿠

-하이쿠
해외여행지에서만난인연은짧고가늘다.이를안타까워하는여행자는스케치로,일기로,사진으로인연을잡아두고자한다.‘하이쿠’도그한방법이다.구순할머니가마흔한살에서예순세살이될때까지40여년동안세계각처를여행하며만난인연들을그때그때쪼가리메모로기록한‘하이쿠’를바탕삼아책한권을온전히엮어냈다.
신비롭다.우리는고작80년대초‘해외여행자유화조치’이후몇몇나라로한정해서여행이시작되는데,1970년부터해외에나가다니.그것도그냥우리글의‘시’가아니라일본인들도짓기어려워하는‘하이쿠’로기록하다니말이다.

-윤득한
비밀은이책의작가인윤득한할머니(1930년생)의삶에있다.윤할머니는한국전쟁당시중앙대학경제학과를졸업하고뉴욕대학의영화과입학을허락받지만,재일교포사업가인남편을만나1953년일본으로건너갔다.영화에대한꿈은접었지만당대일본연예계와문화계인사들과교류하며하이쿠,다도,이케바나,토키와즈등일본문화를익혔고,1965년1월한일협정이이뤄지기6개월전에도쿄한복판에있는미쓰코시백화점에서한국전통공예문화를알리는〈한국전(韓國展)〉을성황리에마무리했다.이후일본전국의유명백화점들에서전시회를순회하며한일간문화교류의개척자로,한국공예품매장을운영하는사업가로성장했다.이를계기로상품개발을위해당시각국으로돌며개최하던세계엑스포에참가하고,남편의사업을돕고자,또일본문화계인사들과함께하며본격적인해외여행을다니게되었다.이렇게40여년을세계각처를돌아다니는‘여행자’로,70여년을일본거주한국인이라는‘경계인’으로살게된다.
-여행자
윤할머니의세계인으로서감성은여행지곳곳에서만나는사람들과사연들,풍경들을전하는이야기와이를집약해놓은하이쿠에서읽을수있다.자신을‘동양에서온공주’로환대하던첫방문지로마의빨간머리카락마담과투숙객들을다시재회할수없는안타까움,파리몽파르나스다락방에서한때를보냈던조젯의갑작스런죽음소식,여섯번이나방문했던프란체스코성당에서의깨달음,통일이전서베를린의스산함,체코슬로바키아가분리되기전프라하의숙박비흥정,오슬로국제열차에서본검은머리고아들에대한책임감,시실리섬의병원에입원하여봤던이탈리아인들의가족애,밀레니엄을기념해로마거리에팔락이던렘브란트의‘돌아온탕자’노보리,35년을알고지내던브라질친구데이지의병사,병자들과함께한브라이턴에서의연주회,어렵게입장을허락받아들어간가우디‘성가족성당’미사의숭고함등등.책에는앞전세대세계인들의희로애락을가로질러뚜벅뚜벅걷는필자의종회무진을도처에서만날수있다.

-경계인
책의표지를보면우리말로책을옮긴사람이츠치다마키라는일본인이다.재밌게도책은한국국적의저자가일본어로글을쓰고,일본인이한국어로번역했다.두경계인의공동작업이라고할까?저자는일제시기어머니로부터남몰래한글을배웠고,해방후《리더스다이제스트》를달달암기했으며,한국전쟁중대구에서만난왕교수의소개로육영수여사의영어선생까지했다.(135쪽)이후불어와이탈리아어로말할정도로언어에뛰어났으나이제구순의저자는한글로글을쓰기어렵게된것이다.
한국을알리는영화를찍고싶었던꿈은한국전통공예품으로알렸지만,일본에서산70년저자인생은일본의쇼와(昭和)시기두부전골을그리워한다.역시경계인으로살게된아들들에게윤할머니는미안해했다.장성한아들은‘경계인이기때문에오히려자유로움을느낀다’(60쪽)고한다.윤작가는‘울타리를없애는일은저절로되지않는다’며‘본능을거슬러야한다’고‘남이만들어놓은프레임에스스로갇혀버리는건너무나위험하다’(61쪽)고말한다.

구순나이에도일본헌법개정반대모임에참석하고있는윤득한작가는아직도한국과일본사이경계인,동양과서양사이경계인으로살면서개인과세계의경계를고민하고있다.윤작가의절실한자기프레임찾기의과정이이여행기의행간에고스란히배여있음을확인할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