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속의 빈터 (개정판)

숲 속의 빈터 (개정판)

$7.00
Description
동인문학상 · 이상문학상 수상작가 최윤의 중편소설 『숲 속의 빈터』. 서른을 갓 넘긴 ‘나’와 민구는 결혼하지 않은 채 동거하기로 하고 단순하고 행복한 삶을 꿈꾸며 시골에 집을 얻는다. 그들은 광으로 쓰였던 곳을 개조해 자신들만의 목욕탕을 만들어간다. 어느 주말, ‘나’는 건너편 산 둔덕의 작은 빈터에서 전라의 늙은 남자가 자위행위를 하는 것을 목격한다. 하지만 민구는 잘못 본 거 아니냐며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목욕탕 배수관 공사를 하러 온 ‘천우공사 아저씨’를 통해 알게 된 그 남자의 정체는 경악할 만한 것이었다. 육군 주임상사 출신인 남자는 어느 맑은 오월 대낮에 M16 에이 원 소총을 갖고 집을 나서 길에서 만난 마을 사람들을 이유 없이 쏴 죽였던 사람이었다. 그는 경찰로 넘겨졌으나 감옥에 가지 않고 정신병원에 있다 마을로 돌아왔다. 그리고 집 뒤의 방공호에서 가스폭발 사고로 죽었다고 했다. 그러나 그가 죽은 것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 이후로도 남자는 가끔씩 숲속의 빈터에 나타난다. ‘나’와 민구는 배수관 공사는 끝났지만 타일은 붙이다 만 목욕탕으로 향한다. 그들은 욕조 안에 몸을 담근 채 말한다. 봄이 되기 전에 빈터에 전나무를 심어버리자고.
저자

최윤

저자최윤은1953년서울에서태어났다.서강대국문학과및같은대학원을졸업하고프로방스대학교에서불문학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서강대학교불어불문학과교수로재직중이다.1978년『문학사상』에허윤석의단편을중심으로쓴평론「소설의의미구조분석」을발표하여문단에등단하였고,1988년『문학과사회』여름호에중편소설「저기소리없이한점꽃잎이지고」를발표하며소설가로서의첫발을내디뎠다.작품으로장편소설『너는더이상너가아니다』『겨울아틀란티스』『숲속의빈터』『마네킹』『오릭맨스티』,소설집『저기소리없이한점꽃잎이지고』『속삭임속삭임』『첫만남』,수필집『수줍은아웃사이더의고백』,비평연구서『에밀졸라연구』(공저)『한국문학과기호론』이있으며,역서로는『부영사』『미하일바흐찐―문학사회학과대화이론』이있다.1992년「회색눈사람」으로동인문학상,1994년「하나코는없다」로이상문학상을수상하였다.이외에대한민국문학상(번역부문),대산문학상(번역부문)한국번역대상을수상하기도했다.

목차

개정판작가의말
초판작가의말

숲속의빈터

작품해설_빈터,빈타일,빈시간
최성실(문학평론가)

출판사 서평

▶책소개

동인문학상·이상문학상수상작가최윤의중편소설

“숲은깊고푸른것이아니라음험하고위태로웠다.”
우연히파고드는일상의폭력과무관하게스며드는과거의속력


한국현대소설사에서독특한위치를점하고있는중편소설의의미와가치를되살려오늘날의독자들에게단편의미학과장편의스토리텔링을다시선보이고자소설향시리즈중에서5편을골라특별판으로출간하였다.〈소설향특별판〉으로출간된『숲속의빈터』는동인문학상과이상문학상수상작가인최윤의중편소설이다.이작품은일상생활에서마주치게되는폭력이얼마나불온하고강력한힘을발휘하는지를통해,이데올로기시대를마무리하고맞는일상이숨겨진과거와밀접하게연결되어있다는묵시록적인메시지를전한다.동거하기로약속한,서른갓넘은여자와남자는일상의피로를씻어낼‘목욕탕’을갈망하며전나무숲이있는시골에집을얻는다.그러던어느날그들앞에한늙은남자가나타나집건너편숲속의빈터에서환한대낮에나체로자위행위를하는사건이벌어진다.이일로그들은목욕탕을꾸리는일을미루게되고,늙은남자에얽힌엄청난사건의진상을알게된다.작가최윤은아무렇지않은듯한문투로일상안에작은사건하나를불순물처럼삽입시키면서,서사의일상성에모종의불길함을제공한다.특별한기교나희귀한실험을거치지않고도여러갈래의의미와울림을복병처럼숨기는그의솜씨는,소설이라는이야기가‘사건’에서‘서사’로이르는얼개의구체화과정임을깨닫게한다.그것은일상의폭력이인간의심리에파고드는,과거의속력이사연의물리에스며드는적나라한과정이다.전원을꿈꾸는두남녀의생활에갑작스레찾아온낯설고불편한타인의존재는삶의이면에숨은비극이얼마나강력해질수있는지를보여준다.“깊고푸른것이아니라음험하고위태로운숲”에서사랑과미래를약속하는두젊은연인의일상이어떻게붕괴되는지,그힘이얼마나파괴적인지독특하고역설적인서술을통해한국소설이담을수있는시대의민낯을낯설고우아하게보여준다.

▶출판사소개

숲속의‘빈터’,
결코메워질수없는‘마이너스’의의미


무엇이우리의삶을흔드는가?예기치않은타인이출현할때이다.『숲속의빈터』는풍경처럼자연스럽게일상으로들어오는낯선타인과관계의영역을어떻게영위해야하는지를다루고있다.한남자의출현은부부의삶에조금씩균열을가한다.숲속건너편에처음모습을드러낸남자는부부에게유령처럼취급당하지만이허구의존재는점차부부의일상에가시화된다.그리고허구의존재가실재하는인간으로드러나면서일상을흔들었던문제는리얼한공포가된다.그들이선택한것은사소한일상의회복이다.갈라진틈새를메우고손질하는복구의방법으로문제를해결해나갈수있다고믿는의지로귀결된다.숲속의빈터에전나무를심기로한것이다.추위에잘견디며숲을이루는전나무는일상의공포를상쇄하는푸른상징이다.그들이단하나바랐던목욕탕이있는삶은일상의안락,평범한행복을의미하는것이었지만이제는타일이붙여지지않은시멘트벽과바닥의적나라한모습으로전락한다.이것은숲속의빈터를연상시킨다.
이제빈터는채워야할추한공간이된다.부부는희망이랄것도없는나무심기계획을세우며현재의목욕탕이주는안락함을더는열망하지않는다.도시를피해정착한숲속마을조차도이제는둘만의안락한공간이될수없다는현실은자못비극적이다.그럼으로써이소설은자신만의공간이얼마나중요한지를역설적으로보여준다.부부가이곳으로오게된것은우연이었으며,마을에서일어났던과거의사건또한우발적으로벌어진일이었다는점에서일상에내재된폭력과공포의심각성을체감하게되는것도이소설의구조적특징이다.이빈터는전나무로메꾸어야할공간이되지만결코메꿀수없는마이너스로서의빈터이기도하다는이중의미를지닌다.그러나원점으로의회복을가능하게하는빈터라는점에서아직푸른색의타일만큼희망은존재한다.물론그희망은절반짜리에불과하다.절반은과거로부터이어진폭력의역사이며나머지절반은심은전나무들이푸르게숲을이루게될미래의몫인것이다.

세계의붕괴속에서,단절이아니라소외를견뎌내면서
고독한자신을증명해낸다섯작가들,

*소설향특별판

무심하게다가오는작은폭력의힘(『숲속의빈터』),
언어와서사의무의미(『하품』),
본능적인감각의유혹과허기(『아주사소한중독』),
타락과파괴에대한치명적인숙명(『전갈자리에서생긴일』),
성장없이치르는성년식(『죽은올빼미농장』).

작가정신소설향시리즈는,한국문학의현장에서활발하게창작하는신진에서원로에이르는다양한연령층의작가들이쓴중편소설을한권의단행본으로펴내는기획으로시작되었다.당시로서는파격적이었던이러한출판기획은중편소설의현주소를정리함으로써,장편과단편으로편중되어있던한국소설의구획을갱신하는동기가되었다.실제로단편이라는지루한반복을벗어나고싶은일탈욕구와장편이라는무거운중압감을피하고싶은부담감은작가들의창작에큰적이라고할수있다.그런의미에서소설향시리즈를통해출현한수많은중편소설들은단순히출판경향의변화만이아니라소설문학의내적변화마저시도하게된셈이다.이러한맥락에서대표적인작품인최윤의『숲속의빈터』,정영문의『하품』,함정임의『아주사소한중독』,이응준의『전갈자리에서생긴일』,백민석의『죽은올빼미농장』에새로운옷을입혀내놓는것은,소설향시리즈의현재적의미를재확인하는작업이될것이다.
이번에소설향시리즈중에서특별판으로다시선보이는다섯편의소설은,인간의말초적인심리를다룬다는점에서공통된특징을가지고있다.이데올로기체제의붕괴로‘개인’에함몰될수밖에없었던현대인의내면을분석하고(백민석의『죽은올빼미농장』),말과이야기가가진허위에눈뜨기위해수없는무의미에집착하는‘개인’속의‘개인’을찾는장르적질문을던지기도한다(정영문의『하품』).또정치와사회와이념의무게에짓눌려외면해왔던감각을철저한극단적인폐허로가는파국(이응준의『전갈자리에서생긴일』)혹은감정과의중독적인관계(함정임의『아주사소한중독』)로드러내는가하면,일상의사소한변화가주는커다란파문을과거역사와의연결로상징화(최윤의『숲속의빈터』)한다.이처럼다섯편의소설들은각기서로다른다채로운색깔을가지고있으나,저마다역사의이념적무게너머에감추어져있던심리에탐닉하는방법을제시한다는점에서다시읽어볼만한주요한국문학의범주에속할수있다.

▶주요내용

서른을갓넘긴‘나’와민구는결혼하지않은채동거하기로하고단순하고행복한삶을꿈꾸며시골에집을얻는다.건너편에빈터가있고그뒤로전나무숲이펼쳐져있는이집에필요한것은목욕탕뿐이다.그들은광으로쓰였던곳을개조해직접목욕탕을만들기로하고없는시간을쪼개벽에시멘트를바르고타일을붙이며자신들만의목욕탕을만들어간다.어느주말,‘나’는건너편산둔덕의작은빈터에서전라의늙은남자가자위행위를하는것을목격한다.하지만민구는잘못본거아니냐며중요하게생각하지않는다.마침내민구도그남자를보게되면서그들이사는주변공간은더이상안락하고자유로운공간이되지못한다.목욕탕배수관공사를하러온‘천우공사아저씨’를통해알게된그남자의정체는경악할만한것이었다.육군주임상사출신인남자는어느맑은오월대낮에M16에이원소총을갖고집을나서길에서만난마을사람들을이유없이쏴죽였던사람이었다.그는경찰로넘겨졌으나감옥에가지않고정신병원에있다마을로돌아왔다.그리고집뒤의방공호에서가스폭발사고로죽었다고했다.그러나그가죽은것을본사람은아무도없다.그이후로도남자는가끔씩숲속의빈터에나타난다.‘나’와민구는배수관공사는끝났지만타일은붙이다만목욕탕으로향한다.그들은욕조안에몸을담근채말한다.봄이되기전에빈터에전나무를심어버리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