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의 셔츠 (얀 마텔 장편소설)

20세기의 셔츠 (얀 마텔 장편소설)

$13.00
Description
맨부커상 최대 베스트셀러 『파이 이야기』의 작가이자
세계 문단의 독보적인 존재 얀 마텔
그의 소설의 시작과 미래를 보여줄 대표작 3종 리커버 특별판 출간

소설이라는 예술이 죽어간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얀 마텔의 소설을 읽어보라.
_알베르토 망구엘( 『독서의 역사』의 저자)

맨부커상 최대 베스트셀러 『파이 이야기』의 작가 얀 마텔. 출간된 지 1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독자들 사이에서 꾸준히 회자되며 사랑받고 있는 그의 대표작 3종(『헬싱키 로카마티오 일가 이면의 사실들』, 『셀프』, 『20세기의 셔츠』)의 리커버 특별판이 출간되었다. 이번 특별판에서는 그의 소설 미학을 오롯이 담아내면서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산뜻한 표지와 미니멀한 판형으로 재단장하고, 각 권마다 시인 김혜순, 여성학자 정희진, 소설가 조경란, 서평가 이현우 등 이 시대의 영향력 있는 명사들의 추천사를 실어, 지금 우리가 얀 마텔의 작품을 다시 읽어야 하는 이유를 새롭게 조명했다.

얀 마텔이 들려주는 또 하나의 놀라운 이야기인 『20세기의 셔츠(원제 : Beatrice & Virgil)』는 인류 역사상 가장 참혹한 비극 가운데 하나인 홀로코스트에 관한 소설이다. 그러나 이 소설에서 홀로코스트는 나치의 강제수용소에서 희생당한 사람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얀 마텔은 우리 주변에 있는, 어쩌면 내 안에 각인되어 있는 광기와 증오도 이와 비슷한 것이 아닌지 묻고 있다. 그것은 동물 학대, 성 차별, 인종 차별이라는 이름으로, 그리고 국수주의와 제국주의, 신자유주의라는 이름으로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이 모든 불합리하고 무차별적인 폭력의 고유명사가 바로 오늘날의 홀로코스트이며, 따라서 작가의 말대로 “셔츠가 어디에나 있듯이, 홀로코스트는 어디에나 있다”.

서평가 이현우는 “이 소설은 우화라는 장치를 통해서 홀로코스트의 비극을 새로운 방식으로 환기하는 작품”이라고 말한다. 홀로코스트를 ‘새롭게’ 기억하기 위한 그 지난한 과정을 통해 우리는 21세기의 ‘지옥’까지도 동시에 마주하게 된다. 홀로코스트는 역설적이게도, 완전히 재현 불가능한 역사의 상흔이면서도 우리 삶의 지근거리에서 언제라도 재현 가능한 역사의 현재이기 때문이다. 『20세기의 셔츠』는 홀로코스트를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사실적이지 않고 순전히 상상적인 방식, 그러나 그 사건의 정서만은 그대로 반영하는 방식으로” 써낸 소설이다. 우리는 이 소설을 통해 일상 가까이에 있는 폭력이라는 불편한 진실과 마주하는 동시에, 인간의 신념을 밝혀줄 새로운 안내자를 만나게 된다.
저자

얀마텔

저자얀마텔은1963년스페인에서캐나다외교관의아들로태어났다.캐나다,알래스카,코스타리카,프랑스,멕시코등외교관인아버지를따라다양한곳에서어린시절을보냈으며성인이된후에는이란,터키,인도등지를순례했다.캐나다트렌트대학에서철학을공부하고다양한직업을거친후,27세때부터글을쓰기시작했다.1993년[헬싱키로카마티오일가이면의사실들]로데뷔했고,이후[셀프]와[파이이야기][20세기의셔츠][각하,문학을읽으십시오][포르투갈의높은산]을썼다.2002년맨부커상을수상한[파이이야기]는전세계41개국에서출간되며베스트셀러로떠올랐으며,얀마텔은이작품으로단숨에세계적인작가로발돋움했다.그는책속에서기독교·이슬람교·힌두교를동시에믿는인도소년파이의사유와모험을통해‘삶을어떻게볼것인가’라는문제에대해이야기한다.[파이이야기]는2013년이안감독의영화<라이프오브파이>로개봉되어수많은관객과평론가들에게호평을받았다.
“소설의운명은반은작가의몫이고반은독자의몫이다.독자가소설을읽음으로써작품은하나의인격체로완성된다”고말하는마텔은캐나다새스커툰에서아내앨리스카이퍼즈와네자녀들과함께살고있다.

목차

한국어판서문
20세기의셔츠
옮긴이의말

출판사 서평

“모든것이끝나는어느날,
우리가겪은일들을어떻게말해야할까?”
“……그건우리가살아남을때말이지.”
단테의[신곡]에대한가장충격적인오마주이자
포스트홀로코스트문학의기념비적작품

[파이이야기]가‘인간과동물의소설’이라면[20세기의셔츠]는‘인간과동물의우화’다.
얀마텔의홀로코스트소설에서그리고있는것은‘인간과동물’이라는운명공동체다.
얀마텔은과연홀로코스트에대한새로운표현방법을창출해낸것일까?
소설의마지막페이지가그의답변이다.
_이현우(서평가,인문학자)

[20세기의셔츠]의주인공인소설가헨리는홀로코스트에대한픽션과논픽션을한권의책으로엮어내기위해출판사관계자들과접촉하지만,돌아온것은새로운삶의공간으로떠나고싶을정도의절망감뿐이다.그런그가아내와함께옮겨간낯선도시에서팬이보낸이상한우편물하나를받는다.봉투안에는플로베르의단편소설「호스피테이터성쥘리앵의전설」과누군가가쓴「20세기의셔츠」라는희곡의일부분,그리고“선생님의도움이필요”하다는짧은메시지.헨리는마침같은도시에살고있는그에게직접답장을전해주려고봉투에적힌주소를따라간다.그곳은그와동명인박제사헨리의‘박제상회’였다.박제사를만나게된헨리는그후시간이날때마다박제상회에들러박제사가쓴우화식희곡「20세기의셔츠」를조금씩읽어나가면서박제사에대한충격적인진실속으로빨려들어간다.
헨리는플로베르의단편소설속주인공쥘리앵이이유없이동물사냥에심취해동물들을학살한내용을희곡「20세기셔츠」와연결지으면서,박제사가동물들이이처럼비참하게죽어가는것을이야기하려고했을거라고짐작한다.그러나그렇게확신하는바로그때,헨리는자신의확신으로부터배신당한다.희곡에서당나귀와원숭이,즉베아트리스와버질을해치는잔인한소년이실제로누구를가리키는지깨닫는순간,자신이희곡속에등장하는학살의희생양이될위험에처하기때문이다.

“홀로코스트는당신의박동하는심장에서멀지않은곳에있다”
‘기억의진실’을찾기위한
홀로코스트에대한잊히지않는우화

영문학자알라이다아스만은그의저서[기억의공간]에서“기억의진실은다름아닌사실의변형에그본질이있을수있다.기억이란설령명백히거짓이라고하더라도다른어떤차원에서는진실한것이라고할수있다.(…)이진실을포착하려면정신분석가나예술가가있어야한다”라고말했다.언어로재현된기억의재구성에의존한기존홀로코스트소설과얀마텔의소설이갈라지는지점이바로여기다.
얀마텔은홀로코스트에대한기존의건조한정의에서‘예술의자유로움’을놓친것을언급하면서,우리가“홀로코스트는언제나홀로코스트여야한다는강박”에서벗어나야한다고말한다.또한“홀로코스트를생각하고묘사하는새로운방법들을허용하지않는다면(…)홀로코스트는언젠가역사의먼지속에사라질것이다.홀로코스트가우리마음속에영원히존재하려면,언제까지나색바랜낡은사진으로만우리에게보여서는안될것이다”라고말한다.이것만으로도우리는베아트리스와버질의안내를받아볼만한이유를얻게된다.

“돌이킬수없는증오에대한얘깁니다.
버질과베아트리스는그런증오에
‘잠깐만!’이라고소리칩니다.”

대부분의홀로코스트소설이역사적이고사실적인내용과묘사에중점을두고있는데반해,얀마텔은이러한기존의문법을깨고소설속의희곡이라는이중구조를도입했다.사무엘베케트의[고도를기다리며],드니디드로의[라모의조카],단테의[신곡],이세작품의모티프가녹아있는이희곡은셔츠라는나라의허리쯤에서벌어지는당나귀베아트리스와원숭이버질에대한이야기이다.그러나이이야기는교훈을주기위한단순한우화가아니다.거대한비극앞에서베아트리스와버질의이야기는너무나천진하며슬프고가슴아프다.단테의[신곡]에서주인공이베르길리우스와베아트리체의인도를받아지옥과연옥과천국을여행했듯이,소설속의주인공과우리는버질과베아트리스의안내를받아새로운방식으로역사적진실에닿게된다.‘우화’라는형식이접목된이희곡은소설의핵으로서우리심장속에홀로코스트에대한다른차원의기념비가된다.
실패한소설과흥미로운희곡,소설가헨리와박제사헨리,홀로코스트와동물학살,박제된야생동물들과살아있는애완동물들,그리고플로베르의단편소설.절묘한상징,치밀한구성,대비되는구도,서술적소설과우화적희곡의묘한어우러짐을통해우리는어느새소설속에몰입하게된다.얀마텔은언뜻느슨해보이는전체이야기구조속에서,잠시방심하고있는사이진실의단편들을하나씩벗겨보여준다.마침내소설의끝에서그진실의단편들이퍼즐처럼맞춰지는순간,독자들은경악과감동의소용돌이속으로빠져들게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