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다는 말은 차마 못했어도

괜찮다는 말은 차마 못했어도

$13.00
Description
그 어느 때보다 ‘위로’를 필요로 하는 시대에 데뷔 28년차 소설가 함정임이 몸과 마음으로 터득해낸 진언(眞言)들
“쓴다, 괜찮다는 말은 차마 못했어도……”

작가정신의 ‘슬로북(slow book)’은 ‘마음의 속도로 읽는 책’으로, 자신의 속도를 잃어버린 현대인들에게 능동적인 삶의 방식이자 일상의 혁명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획된 에세이 시리즈다. 함정임의 『괜찮다는 말은 차마 못했어도』는 ‘슬로북’ 시리즈의 세 번째 책이다.

『괜찮다는 말은 차마 못했어도』는 함정임 작가가 부지런하고 꾸준하게 세상을 읽어온 목소리들을 풀어놓은 산문집이다.
함정임은 『이야기, 떨어지는 가면』, 『아주 사소한 중독』, 『내 남자의 책』 등 다수의 소설집과 장편소설을 발표하고, 『그리고 나는 베네치아로 갔다』, 『나를 미치게 하는 것들』, 『그림에게 나를 맡기다』, 『파티의 기술』, 『먹다, 사랑하다, 떠나다』와 같이 여행·미술·파티·요리 등 다방면을 아우르는 산문집을 펴냈다. 대학 강단에서 소설 창작과 이론을 가르치지만 언제나 자신의 본업은 ‘글쓰기’로 보는 함 작가에게 이번 산문집은 개인의 아픔으로부터 사회의 통증까지 모두 품어 안으려는 ‘괜찮냐’라는 위로의 안부인사이기에 더욱 각별하다.

이 책의 제목 『괜찮다는 말은 차마 하지 못했어도』는 작가가 독자들에게 보내는 치유의 메시지다. ‘괜찮다’라는 말은, 괜찮지 않지만 가까스로 그것을 삭이고 있거나 그전에 괜찮지 않았음을 전제로 한다. 우리의 삶은 종종 그 말을 내뱉는 것조차 힘겨운 상태에 놓이고는 한다.
작가가 들려주는 세상의 모든 사연을 통해 독자들의 마음에 귀 기울이고, 그 마음을 보듬고 다독이며 자신과 세상을 사랑하는 길로 나아가게 하는 것. 작가는 섣부른 위로나 성급한 조언이 아니라 진정 어린 다독거림으로 억눌린 자아의 숨을 터준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굴곡진 산맥과 황막한 사막과 울창한 밀림 따위로 이루어져 있다. 함정임 작가는 그 삶을 소설가라는 읽고 쓰는 사람으로서 살아왔기에 이해하고, 이제 그 삶을 살아가려는 청춘들에게 그리고 그 삶에 지쳐버린 군상들에게 자신의 걸음걸이로 함께 걷는 페이스메이커(Pace Maker)가 되어준다. “괜찮다는 말은 차마 못했어도” 괜찮다는 말보다 더 가닿을 수 있는 응분의 위안을 건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산문집을 읽고 나면 “가도 가도 끝이 보이지 않”는 세상이라 해도 “우리는 서로의 발소리를 들으며 한동안 말없이 걸었”노라고, 비로소 고백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세상의 모든
겨우 존재하는, 아름다운 것들에게

안부를 묻고
삭히며 털어버리며 걷고
손을 내밀어 가만히 얹고
보듬어 안고,

잠에서 깨어나 잠들 때까지
그곳이 어디든,
별일이 없기를.
저자

함정임

1964년전북김제에서태어나,이화여자대학교불어불문학과를졸업하고중앙대학교대학원문예창작학과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1990년『동아일보』신춘문예에단편소설[광장으로가는길]이당선되어등단하였다.
소설집『이야기,떨어지는가면』『밤은말한다』『동행』『당신의물고기』『버스지나가다』『네마음의푸른눈』『곡두』『저녁식사가끝난뒤』가있고,장편소설『행복』『아주사소한중독』『춘하추동』『내남자의책』이있다.
그밖에도『하찮음에관하여』『인생의사용』『지금살아있다는것은』『나를사로잡은그녀,그녀들』『그리고나는베네치아로갔다』『나를미치게하는것들』『소설가의여행법』『그림에게나를맡기다』『파티의기술』『먹다,사랑하다,떠나다』『무엇보다소설을』등다양한산문집을펴냈다.현재동아대학교한국어문학과교수로소설창작과이론을가르치고있다.

목차

작가의말

당신의여름은괜찮습니까
삶의움직임,또는방향
잃어버린마음을찾아서
니스를생각함
카뮈의체코슬로바키아이야기
수즈달의저녁종소리
예술가와부엌
향은단어향수는문학
작가에게모국어란무엇인가
박물관에서소설을꿈꾸다
톨스토이의무덤에서
여름밤스승생각
유월을떠나보내며
광장으로가는길
성난눈으로돌아보다
당신의여름은괜찮습니까?

검은숲길을걸어한참을
달맞이언덕의단상
봄빛고요너머
부산을말할때이야기하고싶은장면들
수월관음도를향한미美의여정
셰르부르에내리는비
포도밭지나은빛물결쪽으로
칼보다강하고죽음보다영원한것
소설을쓴다는것은
쌍계사와소설이만날때
바닷가언덕에서의프로방스추억여행
캘리포니아드리밍,서부에서열차타기
부산국제영화제에서바라나시를추억함
영매로서의소설가를생각하는새벽
검은숲길을지나한참을
고독의아홉번째물결너머

내마른손으로너의작은손을잡고
그해3월,아무일도일어나지않았다
창작자와수집가
나혜석과자화상
작가의유년에대하여
예술가의어머니
스물한살,피아노,그리고조성진
화가를품은바다,바다를사랑한화가들
내가눈앞에보고있는저사람은누구인가
아나톨리아의꽃
파리옥탑방철학자의귀환을환영함
세상에서가장아름다운결혼식
세상에단하나뿐인삼나무도마
베네치아에서울다
모든것이밝혀지는순간
내마른손으로너의작은손을잡고

사랑에관한긴이야기
새로운천사는어디에
악령들린사람들
2016년,겨울,파리
단순한마음
아르토의편지질이의미하는것
보들레르를만나는시간
간절곶에두고온마음
소설로차린저녁식사
기자와소설가
박경리와『토지사전』
필경60년,혼의울림
문학으로함께살아간다는것
상트페테르부르크도스토옙스키의집에서
잘가요,엄마
그리고삶은계속된다
사랑에관한긴이야기

출판사 서평

예술에서사회,개인의삶에서타인과의관계까지아우르는통찰력,
웅숭깊은눈동자로삶의속살에숨은상처를쓰다듬다

소설은자기안에억눌린자아에귀를기울이고,숨을터주는것부터출발한다.
차마보여주기부끄럽지만,드러내놓고나면마음이가벼워지고,자유로워진다.
마음이자유로운사람은자신과세상을사랑할수밖에없다.
소설쓰기의본질이구원에있는이유가여기에있다.
-?잃어버린마음을찾아서?

함정임작가는글쓰기의역할에대해위로의숙명으로설명한다.“쓰기는자기안에웅크리고있는상처받은마음을들여다보고보듬어안아주는”일임을강조한다.“자기안에억눌린자아에게귀를기울이고,숨을터주는것”,그것이바로글을읽고쓰는사람이해야할일이며,슬픔과아픔으로저무는우리시대를다시회생시키는숨결이라는것이다.그래서작가는“가까이에서멀리에서,너나할것없이상처받은마음을위로하고,잃어버린마음을되찾”자는제언과함께,자신이겪어온모든체험을토로하며,읽는이들과함께다독일수있는위로의공동체를만든다.
작가의정처‘바닷가서재’에머무르며그녀가되살펴보았을수많은이야기들은,지금이시대가얼마나큰위로를필요로하는지깨닫게한다.한국과세계각지를떠돌며머릿속으로되뇌었던사유의문장들과자신의책상에펼쳐놓은노트에끼적여둔성찰의메시지들은따스한어루만짐의손길과도같다.
“괜찮다”고함부로덮어두려는안일한위로보다도더고요하고도더진실한안부인사인것이다.

가까이에서멀리에서
‘괜찮다’는말대신건네는
너,나,우리들의이야기

불온과불안과불화를숨김없이,남김없이드러낸이야기들을세상에끄집어내는것은함정임작가의소설과산문에공통적으로나타나는특징이다.이같은경향은함정임작가의산문에서더더욱두드러진다.
소설은예술의특성상그본질을다소숨길수밖에없지만,산문은그본질을있는그대로발화하려는성격을띠기때문이다.“혀끝에맴도는말을품고살았다”고서두를떼는작가의말은,바로그때문이다.
함정임작가는이번산문집?괜찮다는말은차마못했어도?에서자신이읽어간사연들에게“괜찮냐”고묻지못하면서,“괜찮냐고물어보고싶을때가많았다”고고백한다.그까닭은,그러한물음이“세상에서가장어려운일이되었”기때문임을우리는안다.
함작가는말한다.“사람마다고유한얼굴생김새가있고,눈빛이있고,음색이있고,화법이있듯,”사람들은저마다“이야기를품고있다”고.저마다제각기다른사연을품고있기에,그것을함부로자신과같다고이야기할수없는조심스러운사려깊음.
함작가는그러한마음으로쓸수밖에없는자신의운명을받아들이고,자신의이야기를들려주고당신의이야기를청한다.함작가가세계를유랑하며사유한성찰의흔적들을빠짐없이,허나정연하게내놓는까닭은바로그때문이다.
함작가는이책을통해자신의고유한목소리들이훑어온세상의모든사연들을독자들과공유하려한다.

내안에웅크리고있는마음을
들여다보고
보듬어안아주는시간

“살아가면서우리는눈앞이캄캄해지는순간을경험한다.실내에있다가정오의햇빛속으로나아갈때,영화관로비의환한조명아래에서휘장을제치고어둠속으로들어갈때,두눈을뜨고앞을보고있지만,앞을전혀분간할수없는상황에처하게된다.
그러나우리는당황하지않는다.얼마되지않아빛은빛대로,어둠은어둠대로눈앞본연의모습을드러내준다는것을알기때문이다.”-?모든것이밝혀지는순간?

이땅의이웃이라고할수있는무수한사람들에게내몫으로주어진이야기들을들려주는일.함정임작가는그것을소설가의소명으로생각하며,그것이어렵고까다로운일이아니라다만“괜찮냐고묻는것”에지나지않는다고가만가만고백한다.
“살다보면,뜻밖의선물이주어지는일이있는데,이때선물이란가까운사람들에게받는책이나꽃같은물질형태가아닌,어떤영혼과의만남형태가되기도한다”(?파리옥탑방철학자의귀환을환영함?)는것을작가는아는것이다.그래서일까.
함작가는“나를잠못들게하”는“먼곳의일”까지헤아리기위해,삶의아득하고요원한지평까지찾아여행하는것이다.그리고지금여기,그녀는자신의가슴속에묻어온이야기들을셰에라자드처럼독자들에게속삭여줄준비가되어있다.행복은인간에게본능의영역이다.
때로는벅차게용솟음치며희열을느끼고,또때로는절망적으로고통을겪으며,우여곡절끝에도달한세밑,나자신과가족,친구들을위한따뜻하고다정한위로의말.함정임작가가건네는안부인사를한자한자천천히매만지며,환희와슬픔전부를나누자.세상을읽어가는기분을함께누리기위해.

여기에모인글들은
추모의마음으로
애도일기를쓰듯
파도치는바닷가서재에서
건져올린하찮지만
고유한삶의편린들이다.
혀끝에맴돌던말들을
여름의안부처럼
건네본다.
-<작가의말>중에서

작가정신에세이시리즈
슬로북(SLOWBOOK),마음의속도로읽는책

작가정신의새로운산문집시리즈‘슬로북’은백민석의쿠바여행에세이『아바나의시민들』을필두로동시대와호흡하는한국대표작가들의작품을선보일예정이다.‘슬로북’은속도지상주의시대에‘느려질수있음’의가능성을누리면서,자신만의속도를찾아내는발상의전환을꾀할것을권한다.
‘빠름’과‘느림’모두를자유자재로구가할수있는과정,그것이책을통해‘느림’을향유하는능동적인진화인것이다.그런의미에서‘슬로북’은책에대한이야기가아니라삶의방식에대한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