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어라, 내얼굴 (김종광 에세이)

웃어라, 내얼굴 (김종광 에세이)

$13.00
Description
“위로받아서 웃고, 짠해서 웃고, 기가 막혀 웃고,
분해서 웃고, 절묘해서 웃고, 깨져서 웃다”

?데뷔 20년차, 생계형 소설가
김종광의 소박하지만 아름다운 나날의 기록들

작가정신의 ‘슬로북(slow book)’은 ‘마음의 속도로 읽는 책’으로, 자신의 속도를 잃어버린 현대인들에게 능동적인 삶의 방식이자 일상의 혁명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획된 에세이 시리즈다. 김종광의 『웃어라, 내 얼굴』은 ‘슬로북’ 시리즈의 네 번째 책이다.

김종광은 “웃는 모습이 예쁜” 소설가다. 여느 소설가들처럼 진지하고 고뇌하는 표정이 아니라 보는 이로 하여금 몸과 마음을 무장 해제시키는 환하디 환한 웃음은 그의 트레이드마크다. 1998년 《문학동네》에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래, 첫 소설집 『경찰서여, 안녕』부터 『모내기 블루스』, 『처음의 아해들』 『놀러 가자고요』에 이르기까지, 그의 작품을 관통하는 주된 요소는 풍자와 해학, 그리고 유머일 것이다. 김종광이 소설에서 그려온 웃음은 때론 능청스럽고 걸출한 입담으로, 서슬 시퍼런 아이러니로, 유쾌하고 짠한 페이소스로 끊임없이 변이해왔다.
‘작가의 말’에서 밝힌 것처럼, 짧은 소설의 성격이 강했던 앞선 산문집과 비교해볼 때 ‘진정한 의미’의 첫 산문집이기도 하다는 『웃어라, 내 얼굴』은 그가 일평생 추구해온 웃음의 결정체이자 그 진면목을 확인하게 한다. 이 책은 올해로 데뷔 20년차를 맞는 소설가 김종광이 그동안 쓴 1500여 개의 산문 가운데 가려 뽑은 126편의 글이 수록되어 있으며, 4부로 나뉘어 있다. 1부는 함께 부대끼며 살아가는 사람 그 이상, 소설의 원천과도 같은 가족이라는 존재와 관련된 일화들로, 사사롭지만 파란만장한 일상다반사를 다룬다. 2부는 공자의 괴력난신(怪力亂神)이라는 말에 비추어 사회의 구석구석을 예리하게 살핀다. 3부는 어버이의 날, 어린이날, 법의 날, 근로자의 날, 환경의 날 등 법정기념일에 관한 고찰이다. 4부는 읽고 쓰고 생각한 것들에 관한 기록으로, 당대를 살아가는 소설가로서 풍부한 단상들을 엿볼 수 있다.
김종광에 따르면 우리는 극심한 괴력난신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괴력난신이란 ‘이성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불가사의한 존재나 현상’을 가리키는데, 가장 기본적인 ‘입장 바꿔 생각해보기’를 해봐도 이해가 안 되는 일이 부지기수라는 것이다. 최선을 다해 열심히 일하는 위대한 생활인들은 왜 제자리만 맴돌 뿐인지 분하고 서럽다. 총선에서는 그 나물에 그 밥 같은 자들 중에서, 도둑이 될 가능성이 가장 적어 보이는 분에게 한 표를 주겠다고 다짐해야 할 정도다. 그럼에도 이성적 설명과 판단을 계속하여 괴력난신에 저항하는 것이 곧 사는 즐거움이 될 거라고 김종광은 믿는다. 공자가 괴력난신에 대해 말을 삼갔다는 것은, 괴력난신을 수수방관하자는 게 아니라 가능하면 줄여보자는 뜻이 아니겠는가, 하고.
『웃어라, 내 얼굴』은 스스로 생계형 소설가라 칭한 김종광이 괴력난신 공작소 같은 세상 속에서 영위해간 나날들에 대한 진솔한 기록이자, ‘천생 이야기꾼’으로서의 작가적 소신과 세계관이 담겨 있다. 낙천과 천진을 오가는 맑은 성정(性情)을 지닌 작가가 들려주는 126편의 이야기는 웃음의 진정한 의미를 곱씹어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와 안식을 되찾아줄 것이다.
저자

김종광

1971년충남보령출생.중앙대학교문예창작과에서공부했다.1998년계간《문학동네》여름호로등단했다.2000년《중앙일보》신춘문예에희곡「해로가」가당선되었다.신동엽창작상과제비꽃서민소설상을받았다.
소설집『경찰서여,안녕』『모내기블루스』『낙서문학사』『처음의아해들』『놀러가자고요』,중편소설『71년생다인이』『죽음의한일전』,청소년소설『처음연애』『착한대화』『조선의나그네소년장복이』,장편소설『야살쟁이록』『율려낙원국』『군대이야기』『첫경험』『왕자이우』『똥개행진곡』『별의별』『조선통신사』,산문집『사람을공부하고너를생각한다』등이있다.

목차

1부가족에게배우다
석탄박물관11|바늘13|단추16|아낌없이주는나무19
아이의외박22|열심24|안경쟁이26|등록금28
숙제30|참가상32|형보다나은아우34|욕36
마개따기38|퇴소식40|계산42|물가상승44
대출세계관46|왜싸워?48|컴퓨터방출50|예능프로52
깜찍이54|배드민턴56|큐빅맞추기58|불량가게60
변신62|샤브샤브64|열쇠빌리기66|동심이된것처럼68
더불어노는재미70|가시와취미72|어머니는야담가74
찜질방76|바둑가르치기78|불안속의평균80
참는다는것82|진짜꿈84|덜미안해할게!덜고마워할게!86

2부괴력난신과더불어
괴력난신91|일하라고가난한겨93|노가다와삼계탕97
수캐99|도배값101|바쁜소년103
넉넉했던105|풀구경107|나쁜기억109
게임의한계111|실수와자학113|롤모델115
뒤풀이풍경117|승부의관건119|어떤계획121
사탕123|우표126|기억의책을넘기며129
실수는재미있다133|스스로반짝이는별137|소수의힘141

3부무슨날
부담스러운날145|삼일절149|거짓의날151
투표153|또다시투표를155|식목일158
벌금160|법의날162|법은잘모릅니다164
근로자의날166|어린이날168|어버이날170
스승의날172|부부의날174|환경의날176
슬픈태극기178|주말180|광복절182
대이동스트레스184|우스운날186|체육의날188
학생독립운동기념일190|농업인의날192|순국선열의날194
입시날풍경의변화196

4부읽고쓰고생각하고
돼지띠소설가의새해바람203|그분은해내셨다!207|계륵210
비릊다212|헌책사냥217|싸대기219|저널리즘221
아쿠타가와상223|칙칙한세대225|국방부불온서적227
진짜돈키호테229|독서와글쓰기의애증231
후배독서가들은외롭지않기를233|독창성237|지원금239
생각241|이야기243|논술245|기행문247|하극상실세249
기억저장251|알파고에게묻다253|굶주림255
위대한독서씨앗들에게257|재미는발견되는것259
책놀이공원261|책을많이읽으면263
요즘드라마는누가왜볼까265|부끄러움을가르쳐주는객지274
「껍데기는가라」읽기276|나는삼국지가재수없다278
옛이야기에담긴교육·수련·연대·협동281
글쓰기로스트레스를푸는세상286|이기적인선생님!291
죄와벌은왜그토록읽혔을까?296|낮잠찬미301
고전소설전傳의위대함307|소설은빈곤탐구중313
소설씨와의인터뷰319|독서하는때가가을이다325
낙서를해라!329|소풍을떠나자333|웃어라,내얼굴338

작가의말342

출판사 서평

지난20년간쓴1500여개의산문가운데
좋은글이라고우길(?)작정인글들만골라묶다!

『웃어라,내얼굴』은20년차소설가의생활에대한탐구인동시에,그의눈에비친하루하루를성실히살아가는‘위대한’생활인들에대한탐구이기도하다.자신은‘생활인’의반열에감히낄수없고,무늬만전입인백수소설가라는겸양의말을하는김종광은그누구보다생활인의편에서서,생활인의고충을이해하고,생활인의보람과기쁨을응원하는작가다.‘김유정의반어,채만식의풍자,이문구의능청스런입담’을갖추었다는평가를받는그답게,서민들의삶을포착하여촌철살인의유머와감동을선사하는해학과구수한입담은이번산문집에서도여전히빛을발한다.무엇보다가장큰이유는다름아닌‘생활밀착형’글들이기때문이다.
프로야구냐<1박2일>이냐를두고일곱살짜리아들이랑채널쟁탈전을벌인다든가,와인마개하나따지못한다고아내와대판싸운다거나,돕겠다고나선농사일에서피뽑으러들어가서는벼를죄밟아놓는바람에아버지성질만돋운다든가.강상경해취직의고배를마시던동생은서울이쉽지않은땅이라고토로하면서“형이유약한성품에다가직업이소설가라돈벌일은없고제앞가림만해도천만다행인상황이니,나라도좋은데취직해서부모님을기쁘게해드려야겠는데”라는장광설을덧붙인다.
김종광의글은에둘러말하는법없이솔직하고직설적이다.그래서더뭉클하게와닿는다.읽고쓰고생각하기를부단히노력해온사람이가진근면함과내공이배어있어곱씹어읽을수록깊이를더한다.누구나공감할법한일상사부터시작해,사회구조적불합리에대한날선비판,역사·정치·교육·문화전반의통찰,소설가로서의직업적사명까지두루아우른글들은생동하는삶한복판으로우리를이끈다.무엇보다그곳엔김종광만이구사하는웃음기어린희로애락이있다.무비판적인긍정의웃음도,안일한희망의성질을지닌웃음도아니다.자조적이지만비관적이지않고,비판적이지만위악적이지않다.사람냄새물씬풍기는털털한웃음,때때로우리자신을비추는솔직하고담백한웃음이기에은근하게,오래도록마음을잡아붙든다.

“‘세상에이런일이’천지다.
괴력난신의파노라마다.
하기는나부터가이해할수없는괴력난신덩어리다.”

일찍이공자는‘괴이한일[怪],이상한힘[力],인륜을어지럽히는일[亂],귀신에대한일[神]’등‘이성적으로설명하기어려운불가사의한존재나현상’에대해서는말하지않았다고한다.그러나김종광에따르면우리는극심한괴력난신의나날을보내고있다.가장기본적인‘입장바꿔생각해보기’를시도해봐도,도저히이해가안되는일이부지기수라는것이다.
먼저,가난이다.작가는,가난한집에서태어나가난한마을에서자랐고현재는가장가난한사람들이모인것으로정평이나있는동네,즉‘문단’에서영위하고있다고말한다.자신도가난하지만,왜그렇게주변엔온통가난뱅이들뿐인지,최선을다해열심히일하는이위대한생활인들은왜가도가도제자리만맴돌뿐인지,분하고서럽다며울분을토하기도한다.정치는또어떤가.국회의원총선에서는그나물에그밥같은자들중에서,도둑이될가능성이가장적어보이는분에게한표를주겠다고다짐해야할정도다.
교육도괴력난신의영향아래자유롭지않다.청소년들은책을많이읽으면비판정신이발달하기때문에초등학교때까지만반강제로책을읽고중·고등학교때는책을가까이하지못한다.어린이는미취학아동때부터공부기계,사교육시장의봉같은소비자로살아야할운명에놓인다.
그러나이처럼괴력난신이벌어지는세태속에서도이성적설명과판단을부단히계속하여,괴력난신에저항하는것이곧사는보람이자즐거움이될거라고김종광은믿는다.공자가괴력난신에대해말씀을삼갔다는말인즉슨,괴력난신을수수방관하자는게아니라가능하면줄여볼노력을해보자는뜻이아니겠는가,하고.

“다짐삼아얼밋얼밋그려진
웃는내얼굴보고주문을읊어본다.
웃어라,내얼굴!웃어라,내소설!”

?웃음의종류와수효를헤아리는일이곧우리삶의면면을들여다보는일임을김종광산문을읽다보면절로깨닫게된다.위로받아서웃고,짠해서웃고,기가막혀웃고,분해서웃고,절묘해서웃고,깨쳐서웃는다.기득권체제에경계와감시를늦추지않는호령하는웃음도있다.그리고그웃음들이다시울음보다더강한웃음기머금은소설로화하기를작가는염원하고있다.불혹의나이를앞둔다한들,그애증어린‘웃기는’소설에대한‘미혹’을집어치우는순간,삶은활력을잃고말거라는게작가의생각이다.
김종광은자기스스로에게,그리고우리들에게도삶이라는거창한무엇이전에그것을이루는하루하루,나날의생활들을버티게해줄다짐또는주문을읊어보길권한다.“웃어라,내얼굴!웃어라,내소설!”이라고.소설을위해,아니‘웃음’을위해기꺼이생의미혹을끌어안은작가의미소어린얼굴이유난히밝게빛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