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우스트

파우스트

$12.00
Description
결혼한 여인을 사랑한 한 남자와 억압된 삶을 살아가는 한 여인의 욕망을 통해
욕망과 희생, 사랑의 본질을 섬뜩하리만큼 아름답게 그려낸 작품
* 이반 투르게네프의 대표작 「세 번의 만남」 「파우스트」 「이상한 이야기」 수록
결혼한 여인에 대한 한 남자의 사랑과 파멸을 예술적으로 그려낸 투르게네프의 대표작 『파우스트』. 러시아 대문호의 작품들 중에서 중단편을 엄선해 가볍게 읽을 수 있도록 구성한 「러시아 고전산책」 시리즈의 다섯 번째 책이다. 투르게네프의 자전적인 작품으로 섬세한 심리묘사, 탁월한 성격 묘사, 예술적 구성의 완성미가 돋보이는 작품이라 평가받고 있다. 무엇보다도 『파우스트』는 욕망과 희생, 사랑에 관한 예리한 관찰을 통해 삶의 본질에 대한 인간의 문제를 심오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주인공인 파벨은 9년 만에 영지로 돌아온다. 어느 날 대학 시절 동창인 프리임코프가 이웃에 살고 있으며 그의 아내가 젊은 시절 좋아했던 베라 니콜라예브나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탈리아인의 피가 흐르는 베라는 어머니로부터 엄격한 교육을 받으며 성장했다. 베라의 어머니는 시(예술)에 의한 강렬한 정열의 각성을 두려워하고, 그런 어머니 밑에서 자란 베라 역시 모든 예술 작품과는 담을 쌓은 채 살아간다. 그런 베라에게 파벨은 괴테의 『파우스트』를 읽어준다. 베라는 파우스트적 세계에 눈뜨게 되고 결국 그녀 스스로가 억제해왔던 삶의 욕망, 자유의 열정을 새롭게 발견하게 된다.
이 책에는 『파우스트』 외에도 주인공의 심리와 여인의 사랑, 절망을 환상적인 필치로 섬세하게 서술한 「세 번째 만남」, 종교적 믿음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이상한 이야기」가 함께 수록되어 있다.

* 최고의 러시아 고전과 최상의 원전 번역으로 만나는 세기의 수작, 작가정신 <러시아 고전산책> 시리즈. 19세기 러시아 리얼리즘 문학의 거장 도스토옙스키부터 러시아의 대표 소설가이자 사상가인 톨스토이, 근대 희곡의 아버지로 불리는 천재적 작가 체호프, 러시아의 3대 문호 가운데 한 사람으로 불리는 투르게네프 등의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 영원한 삶의 화두를 던져주고 있다.

[줄거리]
세 번의 만남
‘나’는 자신의 영지에서 사냥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 어느 날 우연히 어느 저택을 지나다가 여자가 부르는 이탈리아 노랫소리에 깜짝 놀란다. 예전에 이탈리아 소렌토에서 바로 똑같은 목소리가 부르는 노래에 이끌려 어느 아름다운 여인과 그녀의 연인을 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나’는 러시아 마을에서 여인과 그녀의 연인을 다시 보게 된다. 몇 년 뒤 ‘나’는 페테르부르크 가면무도회장에서 여인을 우연히 만난다. ‘나’는 여인의 입을 통해 연인과의 관계를 비롯해 그 연인에게 버림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변심한 연인의 모습을 본 여인이 절망에 찬 모습으로 뛰어나가자 ‘나’도 뒤따르려 했지만 여인의 슬픈 시선을 보고 이내 단념한다. 여인은 ‘나’에게 있어 꿈처럼 나타나 한순간 사라진 동화 속 존재로 영원히 남을 것이다.

파우스트
파벨은 9년 만에 영지로 돌아온다. 어느 날 대학 시절 동창인 프리임코프가 이웃에 살고 있으며 그의 아내가 젊은 시절 좋아했던 베라 니콜라예브나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탈리아인의 피가 흐르는 베라는 어머니로부터 엄격한 교육을 받으며 성장했다. 베라의 어머니는 시(예술)에 의한 강렬한 정열의 각성을 두려워하고, 그런 어머니 밑에서 자란 베라 역시 모든 예술 작품과는 담을 쌓은 채 살아간다. 그런 베라에게 파벨은 괴테의 『파우스트』를 읽어준다. 베라는 파우스트적 세계에 눈뜨게 되고 결국 그녀 스스로가 억제해왔던 삶의 욕망, 자유의 열정을 새롭게 발견하게 된다. 그러나 부정한 정열과 예술에 의한 감정으로부터 베라를 교화시키기라도 하려는 듯 죽은 어머니 유령이 베라 앞에 나타나고 이후 베라는 이상한 병에 걸려 시름시름 앓다가 결국 죽고 만다.

이상한 이야기
‘나’는 약 15년 전 어느 도시에서 머무르면서 부유한 지인과 그의 열일곱 살 난 딸 소피를 만난다. 어느 날 ‘나’는 호텔 하인을 통해 바실리라는 청년을 만나는데, 이 청년은 죽은 이를 보여주는 신비스러운 능력이 있다. ‘나’는 무도회에서 소피와 대화를 나누던 중 우연히 바실리에 대해 이야기를 하게 된다. 소피는 청년의 능력을 종교적인 기적, 믿음, 성스러움과 연결시키면서, 인간은 자기희생, 자기비하를 실천해야 한다고 말한다. 2년 뒤 ‘나’는 소피가 가출했다는 소식을 듣게 되고, 얼마 후 허름한 여관에서 우연히 바실리와 소피를 만난다. 소피는 과연 신념에 따라 바실리에게서 ‘신의 인간’의 모습, 스승의 모습을 발견하여 그의 뒤를 따르고 있었다. ‘나’는 소피를 이해할 수는 없지만 한편으로는 자기희생, 자기비하라는 목적을 향한 그녀의 실천에 감탄을 금치 못한다. 소피는 결국 가족에 의해 집으로 끌려가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숨을 거둔다.
저자

이반투르게네프

ИванС.Тургенев(1818~1883)
톨스토이,도스토옙스키와함께러시아문학을대표하는국민작가.투르게네프는1818년러시아의오룔에서부유한귀족가문의아들로태어났다.어릴때부터외국인가정교사에게영어·프랑스어·독일어·라틴어를배웠다.1833년모스크바대학문학부에입학하고,다음해페테르부르크대학철학부언어학과로옮겼다.1836년대학을졸업한후1838년부터1841년까지독일베를린대학에서철학·고대어·역사를배우고,베를린에서바쿠닌등진보적인러시아지식인들과친교를맺게되어그들의영향을받는다.1841년러시아로돌아와비평가벨린스키를만나게되면서본격적인작가의길에들어선다.1847년《동시대인》지제1호에농노의비참한생활을그린연작《사냥꾼의수기》중제1작이발표되면서문단의주목을받게된다.1861년파리로떠난이후생애대부분을외국에서보내며활발한작품활동을하였다.조르주상드,플로베르,공쿠르형제등많은문인을만나가깝게지냈으며,특히나돈독한사이였던플로베르를통해에밀졸라,알퐁스도데,모파상등대표적인자연주의작가들도소개받을수있었다.모파상은투르게네프를가리켜‘플로베르보다훨씬더위대하다’고평하기도했다.투르게네프는러시아에서가장서구적색채가짙은작가로평가받고있으며,1840~1870년대의사회문제를주제로삼고있다.특히서정미넘치는섬세한문체,아름다운자연묘사,정확한작품구성,줄거리와인물배치상의균형,높은양식과교양은널리알려져있다.
투르게네프는시,희곡,산문등모든장르에걸쳐광범위한창작활동을했는데,대표작으로는「사냥꾼의수기」『루진』『귀족의보금자리』『전날밤』「첫사랑」『아버지와아들』『연기』『처녀지』등이있다.1883년프랑스파리에서척추암으로죽었고,유언에따라페테르부르크묘지의벨린스키곁에안장되었다.

목차

세번의만남007
파우스트065
이상한이야기155

옮긴이후기205
투르게네프연보215

출판사 서평

유럽이가장사랑한러시아작가,투르게네프
아름다운시적문체로시대의그늘과세계의베일을들추다
러시아고전하면도스토옙스키와톨스토이를떠올리게된다.그러나도스토옙스키와톨스토이보다앞선러시아문학의대표작가는바로이반투르게네프였다.특히러시아작가가운데예술과문학의중심이었던유럽에서가장먼저큰명성을얻었던러시아작가였다.조르주상드,플로베르,공쿠르형제의친구였고,파리문학모임의유명인사였다.모파상은투르게네프를가리켜“플로베르보다훨씬더위대하다”고평하기도했다.유럽에서오래활동한만큼,그는러시아에서가장서구적인작가였다.
많은독자들은그의시적이고투명한문장에매료되었다.그의아름다운문장은빛을바래지않아현대인의가슴에도아련한잔상을남긴다.서정미넘치는맑은문체와자연묘사,정확한작품구성,균형잡힌인물구도,수준높은양식과교양으로시대와지역을넘어지금을살아가는독자들의마음을끌어당긴다.
그렇지만그의문장이정말아름다울수있는이유는그문장이담아내는시선때문이다.그는1840년에서1870년에이르는러시아사회를문제의식을갖고바라보면서당대러시아인들의삶을그의작품속에투영했다.농노제도의폐단과러시아농도들의삶을서정적인문장으로그려낸「사냥꾼의수기」가특히그러하다.투르게네프의작품은도스토옙스키처럼주의(主義)나주장을꾀하거나톨스토이처럼교화(敎化)를도모하지는않는다.그는인간과사회의진정한탐구자이기를원했다.투르게네프는사회적으로중요한변화와사건,현실의참모습을솔직하게제시할뿐이었으며특정한결정이나판단을내리질않았다.이것이바로투르게네프문학의진정한가치이다.
그렇다면그의단편은어떠한가.장편소설이영화와같다면단편소설은사진과같다.순간적인찰나를포착해생의단면을그려내고정문일침으로독자의뺨을때리는것이단편소설의맛이다.영리한소설가는긴인생을짧은이야기로풀어낼줄안다.우리는이명제를투르게네프의「세번의만남」,「파우스트」,「이상한이야기」에서확인할수있다.

『파우스트』는괴테의작품아니던가?
“『파우스트』는괴테거아니야?”라고질문할수있겠다.“제목이잘못된건아니고?”라고따질수도있겠다.‘파우스트’는고유명사이니‘첫사랑’같은일반명사로된동명의작품이또있기힘들다.그런데투르게네프는괴테의대작을버젓이제목에올려놓고러시아어느마을에서벌어진귀족들의이야기를들려준다.
주인공알렉산드로비치는9년만에고향집에들렀다.그동안많은것들이변했지만,단하나그의옛사랑벨라만은예전의앳된모습그대로이다.그녀는프리임코프의아내이자한아이의어머니가되었지만,9년전처럼엄격한‘어머니의법’에순종하여소설이나시등상상력의산물인문학류는읽지않고있다.왜그런걸까?
간단하게말하면이작품은‘욕망’에대한이야기이다.주인공파벨알렉산드로비치는고향집에서오래전에읽었던책『파우스트』를발견한다.그는친구에게보내는편지에서『파우스트』를다시만난감회에대해이렇게말한다.“오랫동안잠들수가없었어.내청춘이다시금되살아나환영처럼눈앞에어른거리더군.마치불길처럼,독약처럼나의혈관을뛰어다니고,심장은터져버릴듯이파도치고있었어.온갖욕망이끓어오르는거야.”문학이주는정서적격동,이리비도(혹은융이말하는그림자)는그것을긍정적으로일깨우는사람에게창조적원동력이되지만,그것을억누르는사람에게는무서운폭풍우가되어그를집어삼킨다.알렉산드로비치는전자에해당하지만,벨라는아마도후자였을것이다.알렉산드로비치는벨라가억눌러놓은이욕망의영역을조심스레일깨우기위해그녀와주변사람들을모아놓고『파우스트』를낭독해주지만,결국너무늦게감정의격동을경험한벨라는‘폭풍우’에떠내려가고말았기때문이다.그녀는알고있었다.“메피스토펠레스는악마로서가아니라,‘모든사람의마음속에있을수있는그어떤것’이라”는사실을말이다.결국벨라는그녀의초자아라고할수있는어머니의우려대로되고만다.상징적으로말하자면‘메피스토펠레스’를따라가게된것이다.
소설의끝에서독자들은이해하게될것이다.투르게네프가왜괴테의작품과같은제목을이단편소설에붙였는지말이다.아마도그것은‘파우스트’라는단어가투르게네프의소설을통과하면서고유명사를넘어일반명사가되기때문일것이다.

이상하고아름답고신비한여인에대한이야기,
「이상한이야기」와「세번의만남」
투르게네프의단편을읽다보면한가지묘한공통점을발견하게된다.그것은남자주인공이사모하는여자주인공들의특성이다.소설에등장한여인들은어딘가신비롭고무표정하다.영리하고진실하며조금은순수한마음을가지고있다.그런데이여인들이가지고있는그신비로움은소설속에서일종의기묘함으로나타나며,그기묘함은사건발생의전제가된다.
「이상한이야기」에서‘나’는어느지주의딸인소피에게관심을가진다.그는소피에대한첫인상을이렇게서술한다.“전체적으로그녀에게서받은인상은뭔가아픔이라기보다는기묘함이었다.내눈앞에있는이소녀는단순히수줍음많은시골아가씨가아니라내가이해할수없는특징을지닌독특한존재였다.이존재는나를끌어당기지도,밀어내지도않았다.물론나는제대로이해할수없었다.다만이보다더진실한영혼을지금껏만난적이없다는사실만은확실히느낄수있었다.”불행하게도이영민하고줏대있는소녀는독실하지만왜곡된신앙심을가지고있었다.소피는믿음이기적을일으키는데,그믿음은자기희생과자기비하에서시작한다고굳게믿는다.
2년뒤,‘나’는우연히소피를다시만나게된다.그때소피는가출한지석달째였고,바실리라는남자와함께있었다.바실리는죽은사람을불러올수있는능력이있다고소문이난남자였다.소피는바실리가매우독실한사람이며,그런사람은마땅히존경을받아야한다고생각했다.그리고자신의‘믿음’을실천하기위해‘자기희생’을기꺼이감내하며바실리와함께순례의길을떠났던것이다.결국소피는순수함과진실함,굳건한믿음이라는그녀의성격때문에아무도이해할수없는길을선택했고,소설밖에있는우리에게소피의삶은신비주의와맹신에대한‘이상한이야기’로남는다.
「세번의만남」에나오는여인은좀더‘평범’하다.사랑하는연인과의밀회를위해신비로울수밖에없었던여인이다.러시아어느마을에살고있는‘나’는이탈리아여행때본묘령의여인을이웃마을에서우연히다시보게된다.그녀는이탈리아에서처럼자신의연인을간절히기다리고있었다.그녀의아름다움과신비로움에매료된나는그녀의집을찾아가지만,문지기에게그집에는젊고아름다운그녀가아닌나이많은두자매가살고있다는이야기만듣는다.1년뒤,그는어느가면무도회에서연인과헤어진그녀를만나이야기를나누게되면서베일에싸여있던사건의전말을알게된다.하지만그들앞에그녀의옛연인이다른여자와함께나타나는바람에그녀는무도회장을떠나고,‘나’는영원히붙잡을수없는꿈처럼사라져가는여인을바라만본다.
투르게네프는여인과사랑이라는단순한원형위에성격을부여하고어딘지이상한상황을부여한다.플롯은간결하지만독자에게어떤잔상을남긴다.인화지위에나타나는피사체의형태처럼삶의실루엣을가슴속에그려보고싶다면주저없이지금투르게네프를펼쳐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