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15.00
Description
아쿠타가와상 수상 작가 다나베 세이코 대표작
빛나는 감각으로 그려낸 사랑과 연애의 본질
‘내 인생 잊지 못할 사랑 영화 1위’
이누도 잇신 감독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원작

한국판 리메이크▶ 한지민·남주혁 주연, 김종관 감독 영화 〈조제〉 원작
2020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 일본 애니메이션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원작

싸한 사랑의 기억, 이 시대 최고의 연애소설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은 일본의 국민작가로 존경받는 아쿠타가와상 수상 작가 다나베 세이코가 ‘연애’를 테마로 쓴 단편소설집이다. 작가 다나베 세이코는 1963년 『감상여행』으로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하고 2000년 국가 문화공로자로 선정되기까지 소설과 에세이, 평전 등 240여 편에 달하는 작품을 펴냈으며, 특히 일본 2백만 부 베스트셀러 『신 겐지모노가타리』의 저자로 자국에서는 “다나베 겐지”라는 닉네임으로 불리는 관록 있는 작가이다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의 생을 관통하는 듯한 유머, 인간에 대한 날카로운 관찰로 진부함을 넘어 새롭게 사랑을 정의하고 있는 이 소설은 ‘이 시대 최고의 연애소설’이라 할 만하다. 독창적인 캐릭터와 간결한 문체, 묘하게도 가슴을 울리는 독특한 연애소설 9편을 엮은 이 연애소설집은 1985년도 출간 당시에도 큰 주목을 받았지만 표제작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이 2004년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이라는 타이틀로 영화화되면서 다시 한번 소설 독자와 영화 팬들에게 화제가 되었다. 그리고 ‘제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최고 화제작’, ‘제77회 《키네마준보》 선정 베스트 일본 영화’ 등 10여 년 동안의 꾸준한 사랑에 힘입어 2016년 ‘내 인생 잊지 못할 사랑 영화 1위(무비패밀리 조사)’에 선정되면서 한국의 관객들과 스크린에서 다시 만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최악의 하루〉〈더 테이블〉 등 로맨스 영화를 애틋하고 감성적으로 그리는 데 일가견이 있는 김종관 감독이 한국판으로 리메이크한 〈조제〉를 선보인다. “고전적인 멜로의 감성으로 재해석”했다는 말에 따라 조제를 사랑해온 독자 및 관객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으며, 각자 조제와 츠네오를 연기한 한지민과 남주혁 배우의 조합만으로도 커다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한 2020년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되었던 일본 애니메이션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도 2021년 1월 관객을 찾아갈 예정이다. 다나베 세이코의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은 이토록 여러 방식으로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 “조제, 조제, 조제…… 이 이름을 정말로 좋아했다. 마지막 컷을 촬영하면서, 다시 조제를 볼 수 없을 거란 생각에 울어버렸다.” _이누도 잇신(〈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영화감독)
* “엇갈릴 운명이기에 더욱 격렬하고, 짧은 인연이기에 더욱 강렬하게 혀끝에 남는 싸한 사랑의 맛. 사랑과 죽음과 이별은 모두 같은 맛.” _다나베 세이코
저자

다나베세이코

다나바세이코는일본문단을대표하는국민작가이다.그녀는단편소설의대가이자간사이사투리를쓴연애소설로유명하며,일상속에존재하는사랑의움직임을포착하는데있어탁월하다.세이코의소설은사랑을통해심리를이야기하고그것을통해인간을이야기한다.

1928년3월27일오사카에서태어나1947년쇼인여자전문학교국문학과를졸업했다.오사카를근거지로하는문학동인에참가해습작을발표했으며라디오드라마작가로도일했다.1958년『꽃사냥(花狩)』을출간하면서본격적인활동을시작했다.1964년「감상여행(感傷旅行)」으로제50회아쿠타가와상을수상했고천재하이쿠시인스기타히사조의비극적인일생을그린『꽃같은옷벗으니휘감기네(花衣ぬぐやまつわる)』로1987년여류문학상과1990년일본문예대상을,에도시대의전설적인하이쿠시인고바야시잇사를주인공으로한『비뚤어진잇사(ひねくれ一茶)』로1993년제28회요시카와에이지상과1994년제42회기쿠치간상을,센류시인기시모토스이후의일대기『도톤보리에비내리는날헤어진후(道頓堀の雨に別れて以?なり)』로1998년제26회이즈미교카상과1999년제50회요미우리문학상을받았다.일본문학에대한공로를인정받아2000년국가문화공로자에선정되었고2008년에는문화훈장을받았다.2019년지병으로별세했다.

50여년이넘는세월동안장편/단편소설,고전문학편역,평전,여행기,경수필등600여편에달하는작품을썼다.자신의고향인오사카의역사와문화,오사카지방사투리를적극적으로활용한다나베세이코의작품들은세대를이어많은사람들의사랑을받았으며TV드라마와영화,연극으로도여러차례옮겨졌다.여성의삶,여성의일과사랑,여성으로살아간다는것의즐거움과고달픔을경쾌하고일상적인언어로생생하게그려낸다는평을받고있다.야마다에이미,에쿠니가오리,가와카미히로미,오가와요코,와타야리사같은후배작가들로부터“읽으면서자라왔다”,“힘들때마다다시읽게된다”,“아무리어려운책을읽어도알수없었던것을그녀의소설에서배웠다”라는강한지지와존경을받고있다.

그를한국에널리알린단편소설집「조제와호랑이와물고기들」는영화로도더욱큰인기를얻었지만,얼핏보면여성장애인과일반남성의사랑을다룬소재의특이함으로여겨진다.하지만다나바세이코는사랑이라는남성과여성의관계에더주목하여섬세하게감성으로다루고있다.사랑을떠나서로를인간으로서존중하고이별마저도한사람의주체로서받아들이는인물의이야기를통하여독자들은절절한인간애를느끼게된다.다나바세이코가밝혔듯이남자와여자의관계는끝없는흥미의원천이며,파란만장한운명보다평범한일상속에서변해가는,그런종류의드라마가다나바세이코의마음을유혹한다.동시에독자들이다나바세이코의작품에유혹당하는이유도바로그런드라마때문이다.국내에소개된작품으로는그외에도‘노리코3부작’『노리코,연애하다』,『아주사적인시간』,『딸기를으깨며』외에장편소설『두근두근우타코씨』와소설집『감상여행』,『서른넘어함박눈』,『춘정문어발』등이있다.

목차

어렴풋이알고있었어007
조제와호랑이와물고기들039
사랑의관073
그정도일이야105
눈이내릴때까지135
차가너무뜨거워165
짐은벌써다쌌어197
사로잡혀서227
남자들은머핀을싫어해257

작품해설289
역자후기299

출판사 서평

두얼굴을가진,그녀들의멋지고도잔혹한아홉빛깔연애사
『조제와호랑이와물고기들』은꿈속같은설렘,그뒤에찾아오는무심과냉정,달콤하지만언젠가는부서지고말냉혹한연애의본질을담은독특한색깔의단편소설집이다.
나오키상심사위원,단편소설의명수,간사이사투리로쓴연애소설로유명한일본의국민작가다나베세이코는이아홉편의단편소설속에서인생과연애를향유하는“멋진이중인격”을지닌,때론냉정하고타산적이면서은밀히속내를감춘채사랑에임하는여성들의모습을실로흥미롭게묘사해놓았다.인간본능을관통하는듯한직선적이고도절묘한묘사는절로무릎을치게한다.감칠맛나는연극적대사와미묘한분위기를감지하게하는문어체의서술문이지그재그로숨차게바통을넘기듯이어진다.단어하나하나,글한줄까지특별한리듬과의미를싣고간다.그리하여그뜨악하고,사랑의환상과는거리가먼우리일상의연애사를입체적인캐릭터들을통해예리하고유머러스하게그려낸다.작품해설을한야마다에이미조차도이렇게혀를내두른다.

“저도모르게고개를끄덕이고만다.여자들의고개를끄덕이게하고,무릎을치게하고,놀라운탄성을발하게하고,절절한목소리로‘그래,맞아’하고소리치게한다.여자가자신의이중인격을자각할때,자기혐오에빠지느냐아니면자신을더욱사랑하게되느냐는,그여자의깊이에달려있다.천박한여자는멋진이중인격자가될수없고,이중인격을자각하더라도그것을여유있게바라볼수없다.그리고여자를멋진이중인격자로만드는것은멋진남자다.멍청한남자는여자를멋진배신자로만들어버린다.물론,여자도멍청해서는안된다.멋진이중인격자다운재능을갖추고있어야한다.
그런의미에서다나베씨의소설속주인공들은한결같이재능을갖추고있다.그재능이란인생을사랑하는재능이다.”

주인공여성들은모두연애를‘취미’로즐긴다.고급하고,지적이며,감각적이면서소탈한‘취미’로서연애를,결코그것을생활이나인생의중심에두지는않지만여가를내향유하듯한다.모두자기존재를긍정하고,모난자신의인격을수긍하면서나름대로만족스런삶과연애를추구하며살아간다.물고기같이자유롭게세상을유영하는존재들이다.그녀들은남자의속내를꿰뚫어보고,심술맞은자기성격과결점을잘알고있고,무엇보다도‘자신’을여성답고사랑스러워보이게연출하는특기를지니고있다.그것이바로여성만이가질수있는여유인지도모른다.그모습을보는것만으로도근사한기분이든다.
생을관통하는듯한유머에,남자와여자를깊이꿰뚫고있는듯한관능적묘사,또인생을달관한듯한표현들로넘치는아홉편의단편들은제각각색깔이다른연애사들을연주해나간다.


「어렴풋이알고있었어」는동생을먼저시집보내는두살위의언니고즈에가주인공이다.혼기를놓치고혼자망상속에빠져사는철부지노처녀.그녀는자기방에서손날을휘두르며혀짧은소리로“얍,얍!”“아,깐딱이야”를외치고,소설을읽다울면서도그모습이궁금해거울을들여다보다가거울에비친자기모습에취해더크게우는여자다.레이스달린공주같은옷을즐겨입고,동생의애인을제애인인양꿈꾸며주책스럽게살아간다.동생의결혼을앞둔고즈에의마음은기쁘고,쓸쓸하고,슬프고,신경질나고……묘하다.그미묘하고섬세한감정의단상들이작가특유의시니컬하고유머러스한문장속에서시종웃음을자아낸다.

「조제와호랑이와물고기들」의주인공조제는장애인이다.다리를쓰지못한다.사투리로내지르는조제의야유와욕설은고독하게살아온그녀가자신을지키기위해지니게된무기다.버릇없고제멋대로지만,그녀의말과행동에는오랫동안느껴왔을그녀만의힘겨운고독감이묻어있다.조제는언제나온힘을다해강한척하면서고독을참으려한다.세상을등지고살아온그녀에게는부처처럼달관한느낌도든다.조제의이상한존재감에이끌려그집을드나들던츠네오는그녀와함께살기시작한다.사랑을나눈두사람이같이찾은곳은호랑이우리.갇혀있는호랑이지만조제에게는두렵고광폭한세계그자체였다.사랑하는사람에게서용기를얻은조제는호랑이앞에선다.처음으로호랑이를가까이서대면하는조제의모습은자신의장애가각인시켜놓은세상에대한두려움과폐쇄본능을극복하게해주는사랑의힘을상징한다.또한‘물고기들’은방안에갇혀사는조제가자유롭게세상을헤엄쳐다니고싶은욕망을투영시키는대상이다.환상에젖어물고기처럼사랑속을헤엄치는조제.그러나조제는사랑이영원하지않다는것을잘알고있고,영원이라는낱말의덧없음도알고있다.하지만지금자기에게다가온사랑을있는그대로받아들이기로하고맑게살아간다.

「사랑의관」의주인공은이혼하고바쁘게살아가는29세의우네.그녀에게는유지라는19세의젊은조카가있다.열여섯살위이복언니의아들이다.유지는섹시한여인의향기를풍기는우네곁을맴돈다.우네도이젊은이가귀엽다.그러나그만큼우습다고생각한다.호의와차가운분석이우네의마음속에저항없이양립한다.뭔가를기대하고다가오는속보이는그저의를마음껏비웃는다.그리고그사랑을끄집어내듯파내서,흠뻑취해보고는,바로차가운땅속으로묻어버린다.정념의불꽃이튀고,그러고난뒤죽을때까지그비밀을사랑의관속에묻어버리기로작정한다.이중인격자우네에게있어남자란그저손바닥위에놓고굴릴수있는우스운존재일뿐이다.

「눈이내릴때까지」는아줌마같은소박한노처녀가즐기는삶과성에관한이야기다.남자들은알수없다.여자를이런기분에까지빠지게하는남자가도대체이세상에얼마나있을까,이정도로자기삶을긍정적으로즐기는여자가있을까,라고생각하게만드는묘한매력을가진단편이다.

연애라는것은냉정을잃고속을태우기도하고여차하면맹목적이되고마는일이다.상대를사랑하려면자신을사랑해야한다.단순한자기애가아니라상대를사랑하기때문에발휘되는“봉사의자기애”다.결국연애에있어서는여성이어른이다.그래서그들은모두멋진이중인격을가진히로인들로묘사된다.
“엇갈릴운명이기에더욱격렬하고,짧은인연이기에더욱강렬하게혀끝에남는싸한사랑의맛.사랑과죽음과이별은모두같은맛”이라는작가의말처럼이소설들은행복과등을맞댄슬픔,삶과등을맞댄죽음,그모두가하나가되어얽히고설켜돌아가는것이바로이세상이요,사랑하는남녀의이야기요,인간사임을보여주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