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만세 (오한기 소설 | 양장본 Hardcover)

인간만세 (오한기 소설 | 양장본 Hardcover)

$13.00
Description
실종된 세계, 실종된 의미,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만세’를 외치는 오한기식 ‘진짜’ 리얼리티
제7회 젊은작가상 수상 작가 오한기 신작
한국 문학에서 가장 실험적인 시도를 보여주는 작가 대열의 선두에 선 오한기의 『인간만세』가 〈소설, 향〉의 다섯 번째 책으로 출간되었다. 답십리도서관 상주 작가 경험기를 토대로 한 『인간만세』는 그의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기존 소설의 관습과 문법을 비틀며 ‘소설 이후의 소설’이라는 새로운 형식을 향해 종횡무진 나아간다. 소설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청탁으로, 작품을 써야 하는 소설가 ‘나’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소설을 구상하는 과정에서 나는 그간 있었던 도서관에서의 일화들을 떠올리고 있는데, 그의 앞에는 중대한 두 가지 문제가 놓여 있다. 바로 강연용 무선마이크를 분실했다는 것과 어디선가 계속 ‘똥!’이라는 외침이 들려온다는 것. 상주 작가 자리를 위태롭게 하는 마이크는 과연 어디로 갔을까, 그리고 이 괴이한 외침은 도대체 누구의 짓일까. ‘나’는 이 두 가지 문제를 두고 무척이나 괴로워하는데, 상주 작가를 그만두면 될 일이겠지만 그리 간단하지만은 않다. 문학이란 과연 무엇이고, 인간 존재란 또 무엇인가라는 거대한 질문들이 ‘똥!’이라는 단말마로 요약되고 마는 것을 가만히 두고 볼 수만은 없는, ‘나’는 다름 아닌 ‘작가’이기 때문이다.
그의 작품을 꾸준히 좇아온 독자라면 이번에도 ‘쓰는 화자’를 내세운 오한기의 더욱 집요하고도 꾸준한 탐색이 놀랍고도 반가울 것이며, 처음 만나는 독자라도 시대착오적인 등장인물들, 어처구니없지만 정교한 상상력, 비논리를 논리적으로 끌어가는 내러티브와 기묘한 핍진성을 마주하며 ‘소설 그 자체로서의 소설’이 불러일으키는 신선한 사유와 감각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2012년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한 오한기 작가는 3년 만에 첫 소설집 『의인법』을 출간하고, 이후 홍학으로 변해가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담은 첫 장편 『홍학이 된 남자』, 글로벌 자본주의 시대에 ‘새로운 역사적 적대’를 창조해낸 『나는 자급자족한다』, 타자-되기의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한 『가정법』 등을 펴내며 왕성한 창작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가장 적극적이고 끈질긴 ‘소설가 소설’의 발신처”(문학평론가 한영인), “앞으로의 소설이 나아가야 할 한 방향”이라는 호평을 받아온 오한기 작가는 이번 신작 소설 『인간만세』에서도 독보적인 존재감을 또 한번 증명해낸다.
저자

오한기

동국대문예창작학과를졸업했고,2012년《현대문학》신인추천으로등단했다.소설집『의인법』과장편소설『홍학이된사나이』『나는자급자족한다』『가정법』이있다.

목차

인간만세7

이제부턴정말휴머니즘뿐이야!:『인간만세』로본오한기론-강보원

작가의말201

출판사 서평

답십리도서관상주작가타이틀수호를위한종횡무진도서관활극!

답십리도서관상주작가인‘나’는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청탁으로임기를마치기전제출해야하는소설을구상중이다.그러나‘나’의앞에는해결못한몇가지문제가있었는데하나는답십리고전강독회의유일한회원인KC.화학과교수인그는틈만나면문학은대체무슨의미가있는거냐고‘나’를몰아세운다.상주작가입지를지켜야하는‘나’로서는그를그저인간의화를돋우기위해설계된로봇이라여기며분노를삭힐뿐이다.
다음은답십리도서관관장과일제무선마이크.장차스스로문화부장관이될몸이라믿어의심치않는소설가출신관장이마이크를잃어버린‘나’에게잔소리를퍼붓기때문.같은제품을사서내밀어도소용없다.동일한일련번호가매겨진마이크를무조건찾으라며편집증적강박을드러내는관장.‘나’는관장을“훈수를두기위해서라면영혼이라도팔인간”이라정의내리고비장의수법을쓰기로한다.바로피하고숨기신공이다.
한때는한달에200만원벌기가이렇게쉬운줄몰랐다고쾌재를불렀건만,상주작가로서감당해야하는고난은정도를더하며계속된다.마이크분실의원인은동시특강수강생이던초등학생민활성이란아이가마이크를들고달아났기때문인데,그뒤아이의외침이마이크를타고도서관전체에울려퍼졌던거다.“똥!”이라는외마디소리는작업실에서,수업시간내내,KC가문학혐오발언을던질때도,관장의잔소리폭격에도무차별적으로,불시에,잃어버린무선마이크를타고‘나’의귓전을맴돈다.

문학의가치를부정하는교수-로봇KC
마이크를갖고달아난초등학생민활성
도서관에울려퍼지는의문의‘똥!’소리……

그리고갑자기날아든의문의예고장,
“문학적으로작가님을살해하겠습니다”

KC,관장,민활성,마이크,똥소리등으로이어지는일련의사건들이답십리도서관내에서벌어지는소동에불과했다면,이제도서관밖에서상주작가로서의존립을위태롭게할중대한예고장이날아든다.“문학적으로작가님을살해하겠습니다”라는단한줄의메일이바로그것이다.발신인은“상주작가가되기위해태어난인간”,진진.답십리동에서나고자라5살때부터30년간꾸준히도서관을드나들며,습작품도데뷔작도장편소설도모두이곳에서완성한막강한‘지연’의소유자인그는걸작을쓸가능성이라곤전혀없는‘나’때문에상주작가선발에서밀려났다는데원한을품는다.그가문학적자존심을걸고승부를가르자며결투를신청했지만‘나’는무시해버렸고,그러자‘살해하겠다’는메일을보내온것이다.진진의협박은여기서멈추지않고지근거리를맴돌며반경을점점좁혀오고,마이크의행방은여전히오리무중이며,그와중에도민활성의“똥!”소리는끊임없이울려퍼진다.‘나’는집필을방해하는온갖공작에도무사히작품을쓸수있을까.아니,무사히상주작가임기를마칠수나있는걸까.

소설에의한,소설을위한,소설의‘소설’
“기대해.진정한리얼리즘소설을보여줄게”

한편,현재‘나’의목표는훌륭한리얼리즘소설을쓰는것이다.‘나’는“인간의근원적본성과내면에대한소설,인간본연의아름다움을소설화”하기로결심하는데,그래서떠오른게바로‘똥’이다.인간이아닌생물종을배제하고생각하면,먹고배설하는존재인인간을통찰하기에더없이적합한소재라는것.심지어똥은사회시스템의오류와국가차원의음모를방증하는것이기도하다.그러나‘나’의집필계획은공무원후배의무반응에금세좌절되는데,‘나’는타고나길비위가약해서,‘똥’이란비유가식상해서,후대도서관상주작가에게‘똥의작가’로소개되고싶지않아서등등의이유까지더하여결국똥의포화로지구가멸망하게된다는내용의소설쓰기를포기하고만다.
리얼리즘소설을쓰겠다는‘나’의열망은곧‘걸작’을쓰고자하는욕망과도맞닿아있다.그러나‘나’의비장한결심은때로얼토당토않은이유들로손쉽게좌절되고,어느누구에게도환영받지못하고조롱당하며,그에다시“리얼리즘이별거야?현실이잖아.내현실은도서관이야”라며리얼리즘에대한욕망을불태우는무한반복의굴레에빠져들게된다.리얼리즘소설을화자가구현하고자하는‘진정한문학’으로치환하면,곧문학의효용과가치에대해끊임없이의구심을제기하면서도계속쓸수밖에없다는아이러니한작가로서의숙명처럼도읽힌다.소설속리얼리즘에대한‘나’의다짐과정의는수시로모습을달리하다가점차오한기식의‘진짜’리얼리즘으로이끌어가는데,그와동시에“나는지고있다.분명내가창작해낸환상에지고있는것이다.이게나의리얼리즘이다”라는‘나’의절규에직면하게된다.

“문학에서도현실에서도당신이이겼습니다.YOUWIN!”
속지않기위해서슴없이길을잃는자들의
무모하고도대담한행진
라캉이“속지않는자가길을잃는다”고말할때
오한기의인물들은“길을잃으면속지않는다”라고
외치며서슴없이길을잃는다._강보원(‘작품해설’중에서)

그럼에도우리의의문은여전하다.똥-괴물EE의배속에서울리는민활성의마이크목소리는대체무엇이고,똥소리는과연무엇을가리키는걸까.게다가진진이화자의분신이아니라실존하는작가라하더라도,상주작가가무엇이기에김수영의후배운운하며“무기없이”“온몸으로”싸워쟁취해야한단말인가.그러나과장된사고와행동을하는인물들이벌이는비현실적이고우스꽝스러운사건의연쇄가도리어이부조리한세계를또렷이비춘다는점은역설적이다.바로그때문에『인간만세』는실소를짓다가끝내는통렬한자기직시에가닿게하는‘거대한농담’에가까워보인다.
KC,관장,민활성,마이크,똥소리,괴물EE,진진,그리고‘나’.속지않기위해서슴없이길을잃는자들의행보는마치작가오한기의분신들이이루어낸무모하고도대담한행렬처럼도읽힌다.정연한논리와인과관계가무너진서사안에서의미는산화되며종국에는무엇이현실이고허구인지조차분간할수없게만든다.결국“세계자체의전면적실종”이라는모든것이무화되는지점에다다라서는,행위주체가비장하면비장할수록그모습은더욱우스워질뿐이다.그러나오한기의소설속인물들은세계에속지않기위해전심전력으로싸워나가는“미친인물”들일지언정“결코바보가아니”다.답십리도서관이라는특수하고제한된공간안에서제식대로세계와존재의부조리를자유분방하게고증해내는이들은,세상이나를속일지라도결코속지않겠다는자기확신과의지를가지고서그렇게끊임없이‘인간만세’를외치고있다.

작가정신〈소설,향〉
소설,향香을담다:소설,반향響을일으키다:소설,향向하다
작가정신〈소설,향〉은1998년“소설의향기,소설의본향”이라는슬로건으로첫선을보인‘소설향’을리뉴얼해선보이는중편소설시리즈로,“소설의본향,소설의영향,소설의방향”이라는슬로건으로새롭게시작하고자한다.‘향’이가진다양한의미처럼소설한편한편이누군가에는즐거움이자위로로,때로는성찰이자반성으로서술될수있으리라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