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인생(큰글자도서)

나의 인생(큰글자도서)

$35.00
Description
‘노동’과 ‘결혼’을 통한 인생의 의미 찾기
러시아의 대문호 안톤 체호프가 남긴 ‘인생’에 대한 두 편의 중편소설을 한데 엮은 『나의 인생』은 작가정신에서 선보이는 러시아 고전 산책 세 번째 작품이다. 이 책은 체호프의 중편소설 「나의 인생」과 「삼 년」을 한 권으로 묶은 소설집으로 두 남자의 두 가지 인생 여정을 체호프 특유의 절제된 문체로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특히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들은 러시아어를 완역하여 국내에 첫 선을 보이는 것이다.
시대를 초월하여 전 세계의 독자들로부터 깊은 공감과 사랑을 받고 있는 거장의 작품답게 이 책에 실린 두 편의 인생 이야기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네 삶의 모습을 고스란히 투영하고 있어 백 년이라는 시공간의 간극을 가뿐하게 메우기에 충분하다.
『나의 인생』은 타고난 신분과 배경을 버리고 ‘펜’ 대신 ‘페인트붓’을 붙잡은 한 남자의 인생 역정(「나의 인생」)과 결혼을 통해 일탈을 꿈꾸지만 녹록지 않은 삶의 진실을 깨닫게 되는 또 한 남자의 이야기(「삼 년」)가 수록되어 있다. 모순된 사회, 위선적인 인간 군상 속에서 진정한 삶의 가치를 찾으려는 인물들을 통해 작가는 ‘인생이란 무엇인가’라는,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 삶의 화두를 던진다. 특히 이 작품선집의 표제작이기도 한 「나의 인생」은 러시아 현대문학 비평가인 D. S. 미르스키가 “시적 파악과 의미 면에서 체호프의 걸작으로 인정될 만하다”라고 평한 바 있다.
청년실업과 구직난, 급증하는 이혼율, 사랑에 대한 근원적인 회의, 학벌을 갖고 연줄을 잡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현대인들의 아픔과 시련을 반추하게 하는 두 작품은 ‘노동’의 참 가치와 ‘결혼’의 참 의미에 대해 근본적인 성찰의 계기를 마련해준다. 독자들은 이 두 편의 소설을 통해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롭고 중후한 느낌의 체호프를 만나게 될 것이다.
저자

안톤체호프

1860년남부러시아의항구도시타간로크에서잡화상의3남으로태어났다.16세에모스크바대학의학부에입학한후파산한일가를부양하기위해유머잡지에안토샤체혼테,안체발다스토프,루벨등의필명으로칠년간400편이상의단편을기고했다.이후본격적인문학을지향하면서「광야」「초원」「등불」「지루한이야기」등을발표,작가로서의명성을얻었다.1890년에는단신으로시베리아를횡단하여르포르타주『사할린섬』을발표했다.「6호실」「삼년」「나의인생」「다락이있는이층집」등사회문제를테마로한작품을발표하는한편,난민구제나콜레라방역,학교와도서관건설등의료ㆍ사회활동에도열성적이었다.「귀여운여인」「개를데리고다니는부인」「약혼자」등주옥같은작품으로단편소설대가로서의지위를확립했다.젊어서는짧은풍속극을즐겨썼으나,만년에는극작에주력하였다.특히〈갈매기〉〈바냐아저씨〉〈세자매〉〈벚꽃동산〉은체호프의4대희곡으로불린다.지병인결핵이악화되어1904년요양지인남부독일의온천지바덴바이러에서44세를일기로세상을떠났다.

목차

나의인생
삼년
역자후기
체호프연보

출판사 서평

타고난신분을버리고‘펜’대신‘페인트붓’을붙잡은한남자와
결혼으로일탈을꿈꾸다가삶의진실을깨닫는또한남자의이야기

「나의인생」의주인공미사일은귀족사회의위선과허울에환멸을느끼고그굴레를박차고나선의지에찬젊은남자이다.대학을졸업한비슷한처지의젊은이들이모두넥타이를매고번쩍거리는구두를신고사각의책상앞에안주했지만,미사일은지적노동에회의를품고육체노동자의길을걸어가리라결심한다.그는주위의편견과질타에도아랑곳하지않고‘펜’대신‘페인트붓’을잡고지붕과벽을칠하면서무식하고거칠지만순수한노동자의삶속으로서서히용해되어간다.대학으로,기업으로,화이트칼라의대열에끼기위해안간힘을쓰는현대의우리와마찬가지로블루칼라의노동자미사일을바라보는주위의시선은동정과탄식뿐이다.
소설의인물들은‘아버지’로상징되는절대권력과보수적사회제도에대한알레르기반응을주체하지못하고‘바깥’을꿈꾼다.아홉번째직장에서도쫓겨나계층사회의무능력자로아버지의질타를받던주인공미사일,가계부정리와손님접대가인생의전부이던누이클레오파트라,항상새로운인생을편력하는아내마리야빅토로브나등모두가기존의울타리를벗어나려는‘몸부림’이라는공통분모를가지고있었으며,그‘일탈’의꿈을위해속박의가지를쳐내고세상을향해자신의존재를외쳐댄다.
인생최고의행복을맛보게해준아내,그의인생관에동조하고심지어독려까지했던그녀가떠나고유일하게의지하던누이마저사생아를낳고죽었지만미사일의삶에대한의지는꺾이지않는다.오히려시련을거치면서그는점점더자유를느끼게되고,자신이선택한삶과세계,곧‘나의인생’에편안히안착하게된다.
러시아의현대문학비평가이자문학연구가인D.S.미르스키는이작품을체호프의최고작품중하나로꼽으면서“톨스토이의맑고지적인문체에접근한,시적이고도상징적인걸작”이라평했다.

「삼년」의라프쩨프와율리야는결혼을통해자신의삶에달라붙은진부한일상을떼어내려고했지만,얻으려했던‘행복’은결혼생활의권태와고독으로좌절되고만다.쓸쓸한성장기와청년기의음울한반항을모두반납하고,개선과보상을기대했던결혼생활이었지만미래에대한행복한‘환상’은그저신기루일뿐이다.자신을사랑하지않던아내율리야로부터결혼삼년만에사랑한다는말을들었지만라프쩨프의가슴에는이미열정이사라지고없다.앞마당을벗어나지못하는정원의검둥개처럼결국그도자기앞에주어진인생의길을무덤덤하게걸어간다.
증오하던아버지의가업을이어가는라프쩨프의우울한모습을통해체호프는아무리발버둥쳐도헤어나오지못하는운명의굴레와그속에서고뇌하는인간을그렸다.그러나그의시각은‘비관’이아니라,깊은우수와고통에직면한인간의진중하고엄숙한‘깨달음’이다.
마치유행가의한구절같은“살다보면알겠지”는「삼년」의대미를장식하는마지막지문이다.이소설에흐르는체념적인이미지는이마지막독백으로깊은여운을남긴다.
열등감과자신을억압하는것들을벗어던지고새로운삶을꿈꾸었지만돌아오는건실망과회의,이별과죽음,별수없는체념뿐.끝없는목마름으로살아가는우리의삶도시대와역사만다를뿐모두같은여정을지나치고있는것은아닐까.그러나두편의소설주인공들의암울한인생에서도꺾이지않는의지와소리없는절규는독자들의가슴을때린다.아마도체호프의작품이지금까지끊임없이읽히는이유는그가사람과진리와땀흘리는삶에대한애정을북돋워밝은미래에대한희망을독자의가슴속에심어주기때문일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