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예쁜 걸 먹어야겠어요 (박서련 일기)

오늘은 예쁜 걸 먹어야겠어요 (박서련 일기)

$14.80
Description
“이래서 일기를 써야 하는 거지”
소설가 박서련의 일기이자 다소 뒤늦은 자립기,
세상 유일한 ‘내 편’이 되어줄 어제의 기억과 오늘의 기록들

2018년 제23회 한겨레문학상을, 2021년 제12회 젊은작가상을 수상하고 『마르타의 일』, 『더 셜리 클럽』등을 발표하며 활발히 활동해온 소설가 박서련의 첫 산문집이 출간되었다. 2015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등단 이후 작가로서 본격적인 행보를 걷는 동안의 일기들을 엮은 이 책은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마음을 담은 ‘매우 사적인 글’이자, ‘다소 뒤늦은 자립기’이며, “일기만이 내 편”라고 말하는 작가의 분신과도 같은 소중한 기록들이다.
『오늘은 예쁜 걸 먹어야겠어요』는 ‘일기-여행기-월기’로 구성되어 일기라는 범주 내에서도 다채로운 형식의 글을 만나볼 수 있다. 괄호로 표현되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들과 인상적인 구절 등에는 별색을 사용해 읽는 재미를 더했다. 일기는 문자 그대로 하루의 기록이지만 이틀에 걸쳐 쓰이기도 하고, 며칠 동안의 소회를 적는 글이 되기도 한다. 일기의 형식도 길이도 제각각, 나 자신 앞에서 격식을 차릴 필요 없듯이 ‘자유로움’ 그 자체다.
월기는 달마다 쓰는 한 편의 일기이자 그 달의 인상적인 일이나 생각, 감정에 관한 글로, 가장 ‘최근 버전의 박서련’에 가깝다. 그리고 그 사이 여행기가 있다. 쇼핑과 미식과 불만과 피곤함과 소소한 웃음이 가득한 4박 5일간의 상하이 여행기다.
무엇보다도 일정한 기획이나 의도 없이 박서련 작가가 실제로 쓴 일기를 모았기 때문에, 더욱 내밀하고 진솔하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이다. 거침없이 욕설을 내뱉는가 하면 친구들과 맛집이나 카페 투어를 하고, 사용 못해도 너무 ‘취향’이라 이상한(?) 소비를 하거나 등단 이후 처음으로 원고 청탁을 받거나, 새로운 사랑을 만나고 문학상을 수상하는 등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즐거운 일도 많았던 그간의 하루하루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내가 쓴 글 가운데 가장 재밌는 것이 일기”라는 작가의 말처럼, 이 책에 실린 일기들은 한없이 우울해하며 나락으로 떨어지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당당함과 유쾌함을 잃지 않는다. 외로워도 슬퍼도 작가는 기어이 내 눈에 ‘예쁜 걸’ 먹으면서 절망에만 웅크려 있지 말 것을 우리에게 일러준다. 어느 원통했던 날 밤, ‘아 내일은 이삭토스트 먹어야지’ 하고 다짐하며 잠을 청한 것처럼.

오늘은 예쁜 걸 먹어야겠어요,
라고 하고 집 근처의 돈가스 가게에 갔다.
이 얘기를 하면 다 웃는데
그 집 돈가스는 예쁘다.
_본문 중에서
저자

박서련

철원에서태어났다.
소설을쓴다.
설탕이달고
소금이짠것처럼.

목차

작가의말을대신하여

일기
이런나라서미안해
베들레헴의인구조사
모라토리엄
티라미수는맛있기도어렵고맛없기도어렵다
없었던일로
소문속의나는산나보다활력이있어서지금도나보다반보쯤앞서걷고있다
*
Unsocializedpartyanimal
사랑만이살길이다2.0
클리셰
조졌죠?
죽고죽어일백번
Andthenfireshotdownfromtheskyinbolts
무슨일이일어나고있나요
첫눈전후의대략
스포일드차일드
난슬플때목욕을해
전조
나도사랑해
예후
웰빙
또시작이니
완전히글러먹은아가씨
Previouslyinmylife
안됐다
재밌는얘기좀해줘

여행기
상해여행기:모사익의모색

월기
부분적시간여행
사적트리비아
꾀주머니
한번가봅시다동무의숲
엉엉
소비일기:반지편
비바엘리자베스뱅크스
이사전야
프리비어슬리인마이라이프시즌2
알게되겠죠

출판사 서평

누구에게도털어놓을수없는마음,
하지만누군가는꼭들어주었으면하는말

산문집의첫시작은2021년12월1일의일기이자‘작가의말’이다.작가는“오랜만에쓰는일기”라는고백과함께이런말을덧붙인다.“나는일기가아니지만일기는나니까.”이처럼작가의분신과도같은일기들가운데마흔한편의글을골라펴낸것이이책이다.일기라서,일기니까,일기라는이유로가능한속엣말과외침들.일기라서,묘사와설명은더없이디테일하다.일기니까,날것의표현과감정은통쾌한공감을준다.일기라는이유로,그러니까실제일기를엮었으므로,그어떤글보다도박서련이라는사람,즉‘나란존재’에가까이있다.
믿었던사람에게실망하고좋아하는마음앞에서주저하며‘문학한다한다’호언해놓고글이써지지않아좌절하면서도,신기하고맛있는거먹으면서감탄할기회를노리고,졸린눈비벼가며구박도받아가며밤새워게임을한다.미국영화에서혐오발언일삼는캐릭터보고탄식하는가하면애인주려고믹스테이프만들려다다량의자원과시간을갈아넣기도하고…….어떤면에선내모습이거나내친구모습이거나아는언니또는동생을닮은것만같은데.이런작가의솔직하고유별난모습들이그저고맙기도하고마냥재밌기도하고.

나는예쁘고산뜻하고재미있는것들에대한
나의직관을아끼는사람이고
나는내기준에서너무벗어나있고
나는내가그만죽었으면좋겠다.
제일싫은건이렇게형편없으면서도죽고
싶지않은너절함이다.
_본문중에서

“나대체뭐한거야?왜이렇게됐지?
……잘모르겠다.매일매일이그런일투성이다”

문장형식도눈길을끈다.다른여느문장보다괄호와말줄임표와줄표가많이쓰이는것도특징이랄수있다.차마끝맺지못하는문장엔마침표도생략했다.자유로운형식에담기는자유로운감성과생각들.괄호로감춘것을드러내고말줄임표로못다한마음을보이며줄표로세밀하게부연하면서,그렇게,작가는뻗으면잡을수있을밀접한거리에서우리에게손을내민다.
폴오스터『빵굽는타자기』의첫문장으로산문집의문을열고싶었다는작가.“어떤길고어두운시기를지나온사람이그때는……그랬다,하고담담하게줄여말하는심정”을담고싶었다고.이책의글들은데뷔무렵부터우리앞에‘박서련’이라는이름을각인시키는작가로자리매김하기까지,길다면길고어둡다면어두울시기의기록들이기도하다.그러나문학을하면서때론실패하고거절당하며자격지심과패배감의누더기가되는마음이었을지언정,즐거움도기쁨도친구들도맛있는음식도동반했던그한시절을함께겪어내는듯한뜻밖의감동도전해져온다.

지금쓰는이소설을내가완성하길바라는사람은세상에아무도없다고.
세상이원치않는다고.안좋은일들이자꾸생기는것도무리는아니지.
그러니까오히려끝까지써야하는거야.아무도원치않는이글을.
……그런존재들.그런존재들을이기는거란말이죠.글을끝까지쓴다는건.
_본문중에서

“정말나도참나구나……
그생각을하니까안심이되어서잠이잘왔다”
더단단한‘나’로곧게설수있도록
매일을쓰고또쓴다는것

‘내가왜우는가를정확하게이해해줄’일기,‘나의나됨을감당하기힘들때’생각나는일기,‘이상한일들을맘껏이상하게여겨도’되는일기,‘맹목적으로나를긍정해주는’세상유일한내편인,일기.더욱단단한‘나’로곧게설수있도록작가는매일매일을그렇게쓰고또썼는지도모른다.어제를기억하고,오늘을기록하면서.내일다가올시간들속으로계속나아가기위해서.
잠시멀어졌더라도언제고돌아갈일기가곁에있기에박서련작가는오늘도한발을더내딛는다.이렇듯작가의옆에,그리고우리의앞에‘일기’가놓여있다.

내일기에서만큼은이런일들을마음껏이상하게여겨도되겠지.
일기말고는내편이없다는생각을한다.
지나고보면더그럴것이다.
_본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