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소설, 잇다’의 첫 번째 책
『우리는 천천히 오래오래』
백신애와 최진영,
시대를 넘어 이어나가는
여자들의 사랑의 실험
『우리는 천천히 오래오래』
백신애와 최진영,
시대를 넘어 이어나가는
여자들의 사랑의 실험
‘소설, 잇다’의 첫 번째 책 『우리는 천천히 오래오래』가 작가정신에서 출간되었다. ‘소설, 잇다’ 시리즈는 근대 여성 작가와 현대 여성 작가의 만남을 통해 한국 문학의 근원과 현재, 그리고 미래를 ‘다시, 또 함께’ 바라보자는 취지에서 기획되었다. 강경애, 나혜석, 백신애, 지하련, 이선희 등 근대 대표 여성 작가들의 중요 작품을 오늘날 가장 사랑받는 현대 작가들의 소설을 통해 변주함으로써, 근대 여성 작가의 마땅한 제 위치를 찾아내고, 오늘날의 세상에서는 현대 작가가 어떻게 그 궤적을 이어나가고 있는지 확인해보고자 한다.
『우리는 천천히 오래오래』에서는 백신애 작가와 최진영 작가의 소설을 담았다.
백신애는 식민지 조국을 떠나 만주와 시베리아에서 방황하는 실향민들을 그린 「꺼래이」(1934), 현모양처의 삶을 살았음에도 미쳐버릴 수밖에 없었던 여인의 심정을 담아낸 「광인수기」(1938), 「아름다운 노을」에서는 소년을 사랑하는 화가를 통해 여성의 애욕을 그려내는 등 민중의 궁핍한 삶에 대한 관심으로부터 여성의 능동성을 금기하는 사회적 억압을 의문시하는 데까지 다양한 문제에 걸쳐 있었다.
최진영은 제13회 백신애문학상 수상자로 여성, 비정규직, 실업 청년 등 사회적 약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왔다.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제15회 한겨레문학상을 받은 『당신 옆을 스쳐간 그 소녀의 이름은』을 비롯해, 죽은 연인의 몸을 먹는 애도의 방식을 통한 처절한 사랑과 이별 이야기(『구의 증명』)와 친족에 의한 성폭력 피해 여성의 일기(『이제야 언니에게』) 등을 통해 사회에서 소외되고 배제된 이들이 자기 삶을 찾아가며 끝까지 살아내는 방식을 그렸다.
이 책에 실린 백신애의 소설 「광인수기」(1938), 「혼명에서」(1939), 「아름다운 노을」(1939)은 작가의 생애 마지막에 쓴 후기 주요 작품으로, 실제로 이혼과 고통스러운 투병의 시간을 통과하면서 발표된 것이다. 작품 속 주인공들은 전향 지식인의 부인으로서 남편의 외도를 목격하며 미쳐버린 여성이거나, 가부장제 가족제도로부터의 탈피를 부르짖는 이혼한 신여성이거나, 13세 연하의 소년에 대한 연모의 감정을 예술적 욕망으로 치환하려는 화가이다.
표제작인 「우리는 천천히 오래오래」에서 최진영은 백신애가 백 년 전에 제기했던 여성 억압의 문제를 “사랑이 주는 다정함과 위안, 설렘과 따뜻함”으로 풀어낸다. 이번 소설에서 그는 백신애의 작품들에서 보여지는 강렬한 정념에 이끌리는 사랑이 아닌 “서서히 사로잡히는” 사랑을 그린다. 사십 대 여성과 이십 대 여성의 사랑이지만, 그 사랑은 ‘금지된 욕망’도 ‘파격적인’ 무엇도 아니기에 “가장 편안하고 평범한 얼굴”을 하고 있다. 두 주인공을 둘러싼 환경은 백신애가 살던 백 년 전과 동일하게 21세기에도 여전히 진행 중인 “여성을 비롯하여 소수자를 억압하는 가부장적 사회에 대한 분노와 공포”와 멀리 있지 않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들의 사랑은 “직장과 가정이 주는 피로감” 안에서 나를 나이게 하는 자유로운 순간이 되기도 하고, 평범한 일상 안에서 ‘반짝 빛을 내는’ 순간이 되기도 한다.
백신애가 선택했던 사랑의 ‘정체’와 최진영이 선택한 사랑의 ‘힘’이, 그리고 두 사람이 그려낸 ‘사랑의 연대’가 “천천히, 오래오래” 우리 곁에 머물며 계속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우리는 천천히 오래오래』에서는 백신애 작가와 최진영 작가의 소설을 담았다.
백신애는 식민지 조국을 떠나 만주와 시베리아에서 방황하는 실향민들을 그린 「꺼래이」(1934), 현모양처의 삶을 살았음에도 미쳐버릴 수밖에 없었던 여인의 심정을 담아낸 「광인수기」(1938), 「아름다운 노을」에서는 소년을 사랑하는 화가를 통해 여성의 애욕을 그려내는 등 민중의 궁핍한 삶에 대한 관심으로부터 여성의 능동성을 금기하는 사회적 억압을 의문시하는 데까지 다양한 문제에 걸쳐 있었다.
최진영은 제13회 백신애문학상 수상자로 여성, 비정규직, 실업 청년 등 사회적 약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왔다.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제15회 한겨레문학상을 받은 『당신 옆을 스쳐간 그 소녀의 이름은』을 비롯해, 죽은 연인의 몸을 먹는 애도의 방식을 통한 처절한 사랑과 이별 이야기(『구의 증명』)와 친족에 의한 성폭력 피해 여성의 일기(『이제야 언니에게』) 등을 통해 사회에서 소외되고 배제된 이들이 자기 삶을 찾아가며 끝까지 살아내는 방식을 그렸다.
이 책에 실린 백신애의 소설 「광인수기」(1938), 「혼명에서」(1939), 「아름다운 노을」(1939)은 작가의 생애 마지막에 쓴 후기 주요 작품으로, 실제로 이혼과 고통스러운 투병의 시간을 통과하면서 발표된 것이다. 작품 속 주인공들은 전향 지식인의 부인으로서 남편의 외도를 목격하며 미쳐버린 여성이거나, 가부장제 가족제도로부터의 탈피를 부르짖는 이혼한 신여성이거나, 13세 연하의 소년에 대한 연모의 감정을 예술적 욕망으로 치환하려는 화가이다.
표제작인 「우리는 천천히 오래오래」에서 최진영은 백신애가 백 년 전에 제기했던 여성 억압의 문제를 “사랑이 주는 다정함과 위안, 설렘과 따뜻함”으로 풀어낸다. 이번 소설에서 그는 백신애의 작품들에서 보여지는 강렬한 정념에 이끌리는 사랑이 아닌 “서서히 사로잡히는” 사랑을 그린다. 사십 대 여성과 이십 대 여성의 사랑이지만, 그 사랑은 ‘금지된 욕망’도 ‘파격적인’ 무엇도 아니기에 “가장 편안하고 평범한 얼굴”을 하고 있다. 두 주인공을 둘러싼 환경은 백신애가 살던 백 년 전과 동일하게 21세기에도 여전히 진행 중인 “여성을 비롯하여 소수자를 억압하는 가부장적 사회에 대한 분노와 공포”와 멀리 있지 않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들의 사랑은 “직장과 가정이 주는 피로감” 안에서 나를 나이게 하는 자유로운 순간이 되기도 하고, 평범한 일상 안에서 ‘반짝 빛을 내는’ 순간이 되기도 한다.
백신애가 선택했던 사랑의 ‘정체’와 최진영이 선택한 사랑의 ‘힘’이, 그리고 두 사람이 그려낸 ‘사랑의 연대’가 “천천히, 오래오래” 우리 곁에 머물며 계속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우리는 천천히 오래오래 - 소설, 잇다 1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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