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을때재미있으면좋으니까
‘여러이름’을뒤집어쓰고‘여러존재’로
환승하며살아봐야지”
한정현작가의환승은‘좋아하는마음’과닿아있다.“경험해보지못한세계는좋아하는사람을통해봐야한다”는작가는‘좋아하는마음’의필터를거치면,사라졌던이들이보인다고말한다.이책에서자신의내면을향했던‘환승’은주변인물들을살피고보듬는것부터시작하여역사에서지워진존재들,퀴어,여성,이민자등이름을남기지못하고사라져간인물들을알아보고깊이이해하기위한것으로확장된다.
자신의소설『소녀연예인이보나』에등장했던제인과이보나,주희도그렇다.거대한역사의흐름속에서도집요하게‘자기자신’에게집착하는‘개인’들에게작가는시선을둔다.공간과시간의제약이사라지고,시대의억압과차별을한순간에뛰어넘을수있는세계를원했다는작가는,문학과비문학,예술영역을자유롭게넘나들며,좋아하는힘으로나아가는삶에대한이야기들을담담히털어놓는다.
“역시나나는나와같은인물들이궁금했던것일까.거대한바람속에서옷과머리를깃발처럼휘날리며서있는인물들.”
_「오래살아서더자주환승해야지」중에서
“환승하세요,자기자신으로”
온전히나로숨쉴수있도록,
나를지켜준무수한이름들에관한환승기록
작가가생각하는사랑의최초이자최후의환승지는바로‘자기자신’으로,오롯이나로환승하여온전한‘내’가남는것이다.작가는지난연애에서알게된자기자신에대해(「사랑과(비)문학」),해외에서지냈던경험과그곳에서만난친구들과의관계에서,적당한거리감이오히려서로를더자세히들여다볼수있다는것을깨달으며환승을거듭한다.(「우정과문학」)
더나아가,과거유기견이었던반려견과의추억을회상하며,인간이아닌존재가주는사랑으로자신의영역을확장시켜환승한다.(「비문학혹은비인간영역」)보다온전하게‘나’로설수있도록자신을지켜준모든‘환승’들을통해한정현작가특유의개인들을담담히직시하는마음에대하여,더나아가“서로의아름다움을발견하고기꺼이손을잡았던”나와너,그리고우리에대해생각해보는시간이될것이다.
‘인간한정현’에서‘작가한정현’으로,
한정현의영화로보는‘환승인간’이야기
어릴적집안에수많은영화비디오테이프들이있었다는한정현작가는,아버지의영향으로처음영화보기를시작했다.첫기억에남은영화는히치콕감독의〈새〉.어린나이에본영화라서인지공포로각인되어한동안조류공포증을앓기도했다.작가에게영화는곧‘생활’이었고,영화와영화속등장인물들을통해훗날‘인간한정현’에서‘작가한정현’으로환승을거듭하게된다.
2022년채널예스‘한정현의영화적인순간’이라는제목으로연재한14편의칼럼들도그렇게탄생하게되었다.직장의미래도,돈도없는한미혼여성이혼자의힘으로살아가기위해허구속돈을찾는여정을그린〈쿠미코,더트레져헌터〉부터가족의관계성을그린영화〈콜럼버스〉까지.사회곳곳의다양한일면을다룬영화들과영화속인물들은자신의작품세계를구축하는기반이된다.『환승인간』을통해‘인간한정현’에서‘작가한정현’으로환승하는과정을따라가다보면,결국작가개인이아닌우리모두의이야기를하는것을알수있다.작은이야기가모여하나의커다란이야기가만들어지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