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천 가족 1 : 모리미 도미히코 장편소설

유정천 가족 1 : 모리미 도미히코 장편소설

$18.00
Description
“바보라서 숭고해진다. 우리는 그것을 긍지로 삼는다”
모리미 월드 사상 가장 장대하고, 가장 사랑스러운 이야기!
★ 시리즈 누계 60만 부 판매 돌파

★ 동명의 TV 애니메이션 방영 ★ 일본 서점대상 3위 수상


가문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시모가모가 사형제가 펼치는
폭소와 능청, 감동의 가족판타지
‘교토의 천재작가’, ‘21세기 일본의 새로운 재능’이라는 수식어가 따라 다니는 모리미 도미히코의 대표작 『유정천 가족 1』의 개정판이 출간되었다. 2007년과 2009년, 처음 일본과 한국에서 출간될 당시 독자들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은 이색적이고 유쾌한 본격 가족 판타지 소설로, 모리미 월드 사상 가장 장대하고 사랑스러운 이야기로 평가받는 〈유정천 가족〉 시리즈(총 3부작)의 제1부이다. 판매 누계 60만 부를 기록하고, 동명의 TV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이 시리즈는 많은 일본 독자들로부터 “모리미 도미히코가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이후 최고점을 경신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오래 사랑받고 있다.
『유정천 가족 1』은 겐토샤 《파피루스》에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연재된 소설을 개고한 것이다. 작가가 데뷔 전부터 구상해두고 언젠가 반드시 완결시키리라 마음먹은 이 3부작 완결의 장편은 무엇이로든 자유롭게 둔갑하는 너구리 주연에, 인간이 조연으로 등장하는 웃음과 감동이 넘치는 즐거운 가족소설이다.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가 현실에 발을 딛고 상상의 세계를 마음껏 넘나드는 이야기였다면, 『유정천 가족』은 실재하는 거리가 무대이긴 하지만 완전한 별세계를 그린 본격 엔터테인먼트 판타지다. 그러나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위대한 가장의 갑작스러운 죽음 뒤에 남겨진 가족들이 서로 똘똘 뭉쳐 역경을 헤쳐나간다는 참한 줄거리를 가진, 겨울을 앞두고 살이 통통 오른 너구리처럼 푹신푹신 푸근한 소설이다.
주인공 ‘나’는 다다스 숲에 사는 너구리 명문 시모가모 가문의 삼남 ‘야사부로’다. ‘나’는 혈연에 연연하지 않고 싶지만 왠지 그것을 거부할 수 없는, 그래도 늘 뒹굴뒹굴 놀고만 싶은 ‘보헤미안 너구리’다. 위로는, 책임감은 강하지만 위기의 순간마다 허둥거리는 못난 큰형, 너무도 소극적이어서 급기야 우물 속 개구리로 둔갑해 히키코모리가 되어버린 더욱 못난 작은형, 그리고 아래로는 언제나 가족을 불안하게 만드는 심약한 동생이 있다. 도성 안에 명성이 뜨르르한 위대한 너구리였던 아버지가 갑작스럽게 냄비요리가 되어 저세상으로 가버리자 사형제에게 시련이 닥친다. 견원지간인 작은아버지 집안에서 끊임없이 이들에게 시비를 걸어오기 때문이다. 그러다 결국 어머니와 큰형이 그들의 간계에 넘어가 너구리전골이 되기 직전의 상황에 처한다. 못났지만 가족애만큼은 남다른 이 가족은 똘똘 뭉쳐 어머니와 형을 구해내고, 다시 아무 일 없는, 그저 편하게 궁둥이 따뜻한 게 최고인 일상으로 돌아와 오순도순 신나게 살아간다.
너구리가 인간 행세를 하며 살아간다 해도 그럴듯할 것만 같은 고도古都 교토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이야기는 ‘거대한 전철’로, ‘어여쁜 여고생’으로, ‘삭은 대학생’으로 ‘검은 옷의 왕자’로 ‘무시무시한 호랑이’로 둔갑하는 너구리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입가에 웃음이 떠나지 않고, 또한 ‘가족의 사랑’과 ‘가족의 힘’이라는 주제가 가져오는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읽는 이의 마음을 시종 흐뭇하게 만든다.

※ 유정천(有頂天)은 불교에서 이야기하는 구천 가운데 맨 위에 있는 하늘이란 뜻으로, 즉 형체가 있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이다. 이런 뜻 외에 ‘유정천’에 오른 것처럼 무엇인가에 열중하여 자기 스스로를 잊는 상태, ‘기뻐서 어쩔 줄 모르는 상태’를 가리키기도 한다.
저자

모리미도미히코

저자:모리미도미히코
1979년일본나라현에서태어났다.교토대학교생물기능과학과에서응용생명과학을전공하고,동대학원농학연구과석사과정을수료했다.2003년『태양의탑』으로제15회일본판타지노벨대상을수상하며소설가로데뷔했다.2006년『밤은짧아걸어아가씨야』로제20회야마모토슈고로상을수상하고서점대상2위에올랐으며,이듬해발표한『유정천가족』이서점대상3위를차지하는등인기작가로자리잡았다.『펭귄하이웨이』로2010년제31회일본SF대상을수상하고서점대상3위로올라,다시한번모리미도미히코의명성을확인시켜주었다.그의작품은‘매직리얼리즘’기법으로현실과가상을교묘하게배열하는독특한세계관과고풍스러운문체,교토를배경으로하는것이특징이다.
그밖의작품으로『다다미넉장반세계일주』『여우이야기』『달려라메로스』『연애편지의기술』『요이야마만화경』『거룩한게으름뱅이의모험』『야행』『열대』등이있다.

역자:권일영
서울에서태어나중앙일보사에서기자로일했고,1987년아쿠타가와상수상작인무라타기
요코의『남비속』을우리말로옮기며번역을시작했다.유키신이치로의『#진상을말씀드립니다』,2019년서점대상수상작인세오마이코의『그리고바통은넘겨졌다』를비롯해마치다고의『살인의고백』,시게마쓰기요시의『목요일의아이』,모리에토의『클래스메이트』,이케이도준의『하늘을나는타이어』,오기와라히로시의『소문』등주로일본소설을우리말로옮겼다.그밖에에이드리언코난도일과존딕슨카가쓴『셜록홈즈미공개사건집』등영미권작품도번역했다.

목차

제1장납량상의여신13
제2장어머니와뇌신59
제3장다이몬지납량선전투111
제4장금요클럽163
제5장아버지가떠나던날217
제6장에비스가와소운의암약271
제7장유정천가족357

출판사 서평

위대한아버지의죽음,바다보다깊은어머니의사랑,
몰락한집안의바보사형제,그러나주인공은너구리?!

둔해보이는외모때문에의뭉스럽고미련한동물로인식되거나,혹은그러한사람으로비유되곤했던한국의너구리.천년묵은너구리가사람으로둔갑해버젓이인간의사위가되었다는이야기가우리설화에도나온다.한편일본의너구리는우리의너구리보다‘사랑스럽다’.지브리애니메이션〈폼포코너구리대전쟁〉의털북숭이천진한너구리들은자신들의보금자리를지키기위해둔갑술을이용해인간들을교란시키며전투를벌인다.그들은귀여운외모에익살스런행동을하고“재밌게사는게최고!”라는유머넘치는인생관까지지닌사랑스러운존재들로그려진다.
어수룩한남학생과순진무구여학생의러브코미디판타지『밤은짧아걸어아가씨야』로야마모토슈고로상을수상한모리미도미히코는『유정천가족』에서가슴이훈훈해지는가족애를그렸다.그런데이번소설의주역은너구리다.몸속에흐르는주체할수없는바보의피때문에손해를보고매번위기에처하지만그래도들끓는이피의세례로늘즐겁게살아갈수밖에없는,너구리들이다.
화자는교토시모가모신사옆다다스숲에사는명문시모가모가의삼남야사부로.그는너구리계의걸출한수장이었던아버지가너구리전골로생을마감하게될수밖에없었던이유를추적하는한편,본인의소질을살려‘대학생’으로‘여고생’으로‘오뚝이’로‘삼나무’로시시때때둔갑하면서그저재미만을좇는일상을추구한다.

“바보의피를타고났다”
너구리와덴구와인간이지은뭉실뭉실‘교토원더랜드’

소설은아버지가죽고난뒤에사형제와어머니가힘을합쳐숙적에비스가와가의도전에맞서는줄거리로꾸며진다.여기에또다른캐릭터로마법사와같은신묘한존재‘덴구’가등장하고,인간이었지만덴구수업을받고덴구보다더덴구다워진아름다운악녀벤텐,그리고너구리전골을먹는인간들의집단‘금요클럽’이등장한다.
자의식과잉의대학생을주인공으로한『태양의탑』으로데뷔한모리미는어수룩한대학생의일상과망상을그리는노선을고수해왔는데,이번소설에서도역시모리미판타지가펼쳐보여주는매력적인망상의세계를한껏만끽할수있다.너구리가전차로둔갑해교토시내를휘젓고다니고덴구의‘안방’은하늘을날고,거기에탄너구리들은인간들의불놀이를구경하며즐거워한다.모리미는“주인공이너구리이기때문에하고싶은대로맘껏할수있었다”고말한다.지상의인간,땅바닥의너구리,천상의덴구가만든‘교토원더랜드’는이렇게지어졌다.

“피는물보다진하다”를아는
영특한두너구리일가의불꽃튀는대결

가족이란?이에대한답이전부이소설『유정천가족』에들어있다.이소설에는다양한가족의다양한모습이있다.
교토다다스숲에사는너구리명문시모가모일가와이집안의숙적에비스가와일가.너구리하면뭐니뭐니해도교토의너구리가최고로유명하다한다.역사도있고전통도있고,능력또한뛰어나다한다.뭐,그렇다고한다.인간으로둔갑하고,인간들과섞여생활하는법을아는매우뛰어난너구리들이다.예를들어주인공야사부로는소설서두부터어여쁜여고생으로둔갑해뭇남성들의시선을교란하며교토거리를활보한다.그리고어느상점가뒤편에있는초라한연립주택에서생활하는스승의집을방문한다.하늘을날고세상을호령하고회오리바람을일으키는덴구스승이연립주택기거라니,이무슨속된짓인가하고생각해도어쩔수없다.잠깐이스승의면면을되짚어보면,과거에는‘뇨이가다케야쿠시보’로근방에이름을날렸지만,하늘에서추락해허리를다친뒤로는이퀴퀴한구석방에서칩거중이다.그는이곳에서와인을홀짝거리며고요히,그렇지만아주고집스럽게제자에게왕짜증을부리며살아가고있다.
다시본론으로.위대한너구리의총칭이라고도할수있었던아버지에비해아들들은너무도그릇이작다.장남은아버지의뒤를이으려는의욕은강하지만위기에처할때마다꼬리를감추고내뺀다.차남은상냥하고박식하나,그상냥함이너무지나친나머지아버지가죽고난뒤개구리로둔갑해우물밑바닥에처박혀버렸다.그리고동생인사남은아직어려서둔갑조차서툰어린아이다.
아버지가죽고난뒤숙적들이끊임없이이들을못살게군다.게다가‘금요클럽’이라는인간들의모임에서는연말을앞두고송년회냄비요리에넣을너구리를구하려고혈안이돼있다.어머니와큰형이결국숙부에게붙들려냄비에들어갈운명에처한일촉즉발의상황,모두가조마조마해하던바로그때,시험받은것은가족의‘정’이었다.

“같은?바보라도?춤추는?바보가?낫다고?한다.?
그렇다면?멋지게?춤추면?된다.”

남은못난이형제들은형과어머니를구하기위해뭉친다.또못된쌍둥이오빠들과악한아버지를둔에비스가와가의외동딸가이세이는고민고민끝에아버지와오빠들을고발한다.이는아버지를죽이는일이었으나,동시에아버지를살리는일이기도했다.이모습또한가족애다.가이세이는악행을반복하는가족을구하고,가문의정의를되찾기위해읍소한다.위대한아버지의위광에눌려부담과열등감을가지고살았던형제지만위기를극복하게해준힘의근저에는아버지에대한존경과어머니의끝없는사랑,그리고가족애가있었다.그래서싸울수있었다.포기하지않을수있었다.
서로돕고의지하며가까이에서살을부비고사는시모가모일가도,권력쟁취를위해악행을저지르긴해도가족끼리악착같이뭉치는에비스가와일가도,모두가족이라는이름아래놀라울정도로강력하게결속한다.아버지의이름에먹칠하지않기위해,또는아버지의야망과출세를위해…….그리고두가족은나름대로모두행복하다.어느쪽이더좋은가족의모습인지,더부러운지는각자의판단에달려있다.
좋아도나빠도단단하게뭉쳐살아가는너구리가족의이야기를통해작가는우리에게가족의참의미를묻고싶었는지도모른다.그러나그런교조적인해석보다는,가족을사랑하고형제자매를믿고유쾌하게살아가면세상은한없이밝고부드러운곳이라고말하려던것이아니었을까.결론을말하자면,가족은‘좋은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