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 딕 (개정판)

모비 딕 (개정판)

$28.00
Description
출간 13주년 기념, 새롭게 만나는 전면 개역판!
국내 최고의 김석희 번역으로 읽는 『모비 딕』 완역본
“세상에서 가장 위험하고 긴 항해가 끝나면,
두 번째 항해가 시작된다……”

거대한 우주의 신비를 닮은 지구상에서 가장 커다란 포유동물에게 바치는 외경의 찬가이자, 고래에 관한 방대하고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모비 딕』. 『리어 왕』, 『폭풍의 언덕』과 함께 영어로 쓰인 3대 비극으로 일컬어지는 『모비딕』의 전면 개역판이 출간되었다. 허먼 멜빌이 격조 높은 서사시적 산문체로 써내려간 『모비 딕』은 서두에서부터 고래에 대한 ‘어원’ 탐구와 ‘발췌록’ 문헌이 등장하고, 포경선을 탄 이력이 있는 작가의 체험과 도서관에서 조사하고 연구한 고래와 포경에 대한 갖가지 지식이 총망라된 독특한 소설이다. 출간 당시에는 어렵고 낯설다는 이유로 외면당했지만 작가가 죽고 30여 년 후에 재평가되기 시작했고 오늘날 미국문학을 대표하는 걸작이 되었다.

『모비 딕』은 공포와 외경을 불러일으키는 거대한 흰색 고래 ‘모비 딕’에게 한쪽 다리를 빼앗긴 뒤 복수를 위해 대서양으로 인도양으로 태평양으로 추적을 거듭하는 에이해브 선장과 그와 한배에 올라탄 선원들의 처절한 결투와 종말을 그린 작품이다. ‘피쿼드’ 호의 선원들은 지구상의 모든 바다로 이어질 이 놀라운 추격을 시작할 때부터 그 거대한 ‘흰색의 공포’에, 원시적인 자연에 이미 지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들은 아름답고도 무서운 항해를 통해 천신만고 끝에 겨우 ‘모비 딕’과 만나지만 복수의 순간은 파멸의 순간이었고, 무수한 질문들을 집어삼키는 바닷속으로 조용히 가라앉고 만다.
고래와 포경업에 관해 인류가 탐색하고 축적해온 지식들, 우주와 인간에 대한 철학적 명상들로 가득한 이 소설은 부정적이고 우울한 세계관에 영혼이 마비되어버린 에이해브의 비극을 통해 인간 영혼의 다의적인 패배와 승리, 파괴의 충동, 선과 악의 갈등, 그리고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해 다시금 되돌아보게 한다. 대양에서 펼쳐지는 에이해브와 모비 딕의 대결은 자연의 의지에, 우주의 힘에 대항하는 인간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고, 그때 그 바다는 우주의 섭리와 삶의 비극을 가르치는 장場이 된다.

이 책은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모비 딕』 완역본을 번역, 소개하는 데 시초가 된 김석희 번역가가 전면적으로 원고를 대조·수정하여 개고한 것으로, 기존판에서 150여 개의 역주를 추가하는 등 ‘결정판’으로서 손색이 없도록 보완했다. 이와 더불어 등장인물 소개, 작가 연보, 역자 해설 및 대담 등을 통해 소설에 담긴 심오한 함의를 파악할 수 있게 도왔으며, 항해 지도는 물론 포경선 일러스트와 사진, 포경선 선체 및 갑판 구조 등 포경업에 대한 구체적인 사전지식이 없는 독자들을 위한 관련 자료들도 풍성하게 수록했다. 이번 개역판은 가장 위대한 작품 중 하나로 꼽히는 『모비 딕』의 깊고 넓은 세계를 보다 심층적으로 이해하게 해주는 길잡이가 될 것이다.

저자

허먼멜빌

저자:허먼멜빌

1819년,미국뉴욕에서부유한무역상집안의8남매중셋째로태어나유복한유년시절을보내나13세에아버지가거의파산상태에이른후죽자농장일꾼,가게점원,학교교사등을전전하며가족의생계를돕는다.20세에상선의선원이되어영국의리버풀까지항해했고,22세에다시포경선의선원으로남태평양에나갔으며,1844년에군함의수병이되어귀국하였다.이때의경험을살려쓴작품으로,포경선에서탈주하여남태평양마르키즈제도의식인종마을에살았던경험을그린『타이피』(1846),타히티섬에서겪은모험을엮은『오무』(1847),태평양을무대로한우화적소설『마디』(1849),리버풀을왕복하는상선생활을그린『레드번』(1849),군함에서겪은체험을토대로한『하얀재킷』(1850)등이있다.

『모비딕』은1851년10월런던에서『고래』(3권)로,11월뉴욕에서는『모비딕,혹은고래』(단권)라는제목으로출간되었다.너새니얼호손은“멜빌이쓴책은대단하다!”라고찬사를보냈으나평론가와독자들의반응은냉담했다.이어니힐리즘의책『피에르,혹은모호함』(1852)을발표하지만혹평을받았으며판매도저조했다.그럼에도멜빌은글쓰기에매달렸고,걸작중편『필경사바틀비』(1853),미국독립전쟁을풍자한『이스라엘포터』(1855)를출간했다.1857년장편『사기꾼』을출간한후로는소설을발표하지않았다.1866년뉴욕세관의검사관으로임명되어19년간일했으며,그사이72편의시로구성된『전투조각과전쟁의양상』(1866)과성지순례를다룬장편서사시『클라렐』(1876)을펴내기도했다.1891년72세의나이에심장비대증으로세상을떠났다.유고로는미완성중편『빌리버드』(1924)를남겼다.



역자:김석희

서울대학교인문대불문학과를졸업하고대학원국문학과를중퇴했으며,1988년한국일보신춘문예에소설이당선되어작가로데뷔했다.영어·프랑스어·일본어를넘나들면서존파울즈의『프랑스중위의여자』,허먼멜빌의『모비딕』,헨리소로의『월든』,F.스콧피츠제럴드의『위대한개츠비』,생텍쥐페리의『어린왕자』,알렉상드르뒤마의『삼총사』,쥘베른걸작선집(20권),시오노나나미의『로마인이야기』시리즈등많은책을번역했다.

목차

어원21
발췌록23

제1장어렴풋이보이는것들43
제2장여행가방51
제3장물보라여관57
제4장이불76
제5장아침식사81
제6장거리83
제7장예배당87
제8장설교단91
제9장설교94
제10장진정한친구107
제11장잠옷112
제12장간추린생애114
제13장외바퀴손수레117
제14장낸터컷123
제15장차우더126
제16장배130
제17장라마단148
제18장퀴퀘그의표시155
제19장예언자160
제20장출항준비165
제21장승선168
제22장메리크리스마스172
제23장바람이불어가는쪽해안178
제24장변호179
제25장덧붙임185
제26장기사들과종자들186
제27장기사들과종자들(계속)191
제28장에이해브선장197
제29장에이해브등장,이어서스터브
등장202
제30장파이프205
제31장매브여왕207
제32장고래학209
제33장작살잡이장226
제34장선장실의식탁229
제35장돛대망루237
제36장뒷갑판245
제37장저물녘256
제38장황혼258
제39장첫번째밤번260
제40장한밤중,앞갑판261
제41장모비딕271
제42장고래의흰색283
제43장잘들어봐!295
제44장해도296
제45장진술서303
제46장추측314
제47장거적짜기317
제48장최초의추적320
제49장하이에나333
제50장에이해브의보트와부하들그리고페달라336
제51장유령의물보라339
제52장‘앨버트로스’호344
제53장사교방문347
제54장‘타운호’호의이야기352
제55장괴상한고래그림들378
제56장덜잘못된고래그림들과
제대로된포경장면그림들384
제57장그림·이빨·나무·철판·돌·산·별등에나타난고래들389
제58장크릴392
제59장오징어395
제60장작살줄399
제61장스터브,고래를죽이다403
제62장작살던지기410
제63장작살받침대412
제64장스터브의저녁식사413
제65장고래고기요리423
제66장상어학살426
제67장고래해체428
제68장담요430
제69장장례434
제70장스핑크스436
제71장‘제러보엄’호의이야기439
제72장원숭이밧줄447
제73장스터브와플래스크,참고래를잡은뒤이야기를나누다452
제74장향유고래의머리―비교연구459
제75장참고래의머리―비교연구464
제76장파성퇴468
제77장거대한하이델베르크술통471
제78장기름통과들통473
제79장대초원478
제80장머리482
제81장‘피쿼드’호,‘융프라우’호를
만나다484
제82장포경업의명예와영광498
제83장역사적으로고찰한요나502
제84장창던지기504
제85장물보라507
제86장꼬리513
제87장무적함대520
제88장학교와교사들535
제89장잡힌고래와놓친고래539
제90장머리냐꼬리냐544
제91장‘피쿼드’호,‘로즈버드’호를
만나다548
제92장용연향556
제93장조난자559
제94장손으로쥐어짜기565
제95장사제복569
제96장정유화덕571
제97장램프577
제98장쌓기와치우기578
제99장도블론금화581
제100장다리와팔―낸터컷의‘피쿼드’호와런던의‘새뮤얼엔더비’호가만나다590
제101장술병599
제102장아르사시드군도의나무그늘605
제103장고래뼈대의치수610
제104장화석고래613
제105장고래의크기는줄어드는가?절멸할것인가?618
제106장에이해브의다리623
제107장목수626
제108장에이해브와목수630
제109장선장실의에이해브와스타벅635
제110장관속의퀴퀘그639
제111장태평양646
제112장대장장이648
제113장대장간651
제114장도금장이655
제115장‘피쿼드’호,‘배철러’호를만나다658
제116장죽어가는고래661
제117장고래파수꾼663
제118장사분의665
제119장세개의촛불668
제120장첫번째밤번이끝날무렵의
갑판678
제121장한밤중―앞갑판뱃전679
제122장한밤중의돛대망루―천둥과
번개681
제123장머스킷총682
제124장나침반바늘686
제125장측정의와줄690
제126장구명부표695
제127장갑판699
제128장‘피쿼드’호,‘레이철’호를
만나다702
제129장선장실707
제130장모자709
제131장‘피쿼드’호,‘딜라이트’호를
만나다715
제132장교향곡717
제133장추적―첫째날723
제134장추적―둘째날735
제135장추적―셋째날746
에필로그762

옮긴이의덧붙임765
작가연보783
부록793

출판사 서평

“나는사악한책을썼습니다”(허먼멜빌)
다양한암시와상징으로오늘날까지도
무수한해석과평가를양산하고있는문제작

집착과광기에사로잡힌한인간의투쟁과파멸을그린전율적인모험소설이자최고의해양문학,미스터리와공포가충만한고딕소설이자뛰어난상징주의문학또는자연주의문학.이처럼다양한각도로해석되고평가되는『모비딕』의화자는방랑벽을타고난허먼멜빌자신의분신과도같은존재인‘이슈메일’이다.
이슈메일은육지생활에염증을느끼고경이롭고신비로운괴물,거대한고래를직접만나기위해뉴욕맨해튼을떠나뉴베드퍼드에도착한다.그리고이곳여인숙에서만난,문신을한괴기한야만인퀴퀘그에게기독교도에게서좀처럼발견할수없었던진정한인간애를느끼게되고,그와함께낸터컷으로향한다.그들은포경선‘피쿼드’호에승선하게되고크리스마스날운명적인항해에나서는데,배에오르기직전일라이저라는광인에게파멸적인운명에대한경고를듣게된다.‘바다에도전하는자는영혼을잃게될것’이라는신부의경고를듣지않고포경선‘피쿼드’호에오른이슈메일은출항한지며칠이지나서야모습을드러낸선장에이해브를보고놀란다.한쪽다리가없는그는고래뼈로만든의족을하고있었고,‘모비딕’을찾아복수하기위해이배에타고있었다.
에이해브는무리한항해를말리는일등항해사이자독실한기독교도인스타벅의충고도뿌리치고모비딕을쫓아대서양에서희망봉을돌아인도양으로,또태평양으로항해를계속한다.그리고마침내오랜항해끝에그동안여러포경선에서던져진작살이무수히꽂혀있는흰고래를발견하게된다.

“도서관을누비고대양을편력한결과의소산”
24만단어,전체135장으로구성된
고래에대한방대하고도절대적인지식의백과전서

19세기미국의포경업계는큰번영을구가했다.포경선수는전유럽의포경선을다합친수의세배나많았다.당시미국의고래잡이들을오랫동안괴롭히던거대하고흉포한고래‘모카딕MochaDick’에대한이야기가1839년5월《니커보커매거진》에실렸는데,이보다앞선1820년에일등항해사출신의오언체이스는『포경선‘에식스’호의놀랍고도비참한침몰기』를펴내면서‘모비딕’이란흉포한고래가적도바로남쪽에서‘에식스’호를침몰시켰다고쓰기도했다.1941년,젊은포경선원이었던멜빌은‘애커시넷’호를타고고래잡이를나갈때이책을읽었고나중에『모비딕』을쓰기전오언체이스의아들과만나서정보를얻기도했다.『모비딕』의모티브는바로이『포경선‘에식스’호의놀랍고도비참한침몰기』였다.
『모비딕』은거대한흰고래를죽이려는집념에사로잡혀바다를헤매는에이해브의추적에얽힌이야기지만본문에서가장많은부분을차지하는것은‘고래학’이다.고래의생태와활동,포경기술과포획한고래의처리및가공에대한설명은너무도상세하여마치교과서같은느낌을준다.그런이유로지난세기초까지이소설은도서관의문학서가보다오히려수산업서가에꽂혀있곤했다.멜빌은마르키즈제도의식인종마을에살았던경험을그린『타이피』를쓸때도남태평양에관한모든문헌을샅샅이뒤진끝에야작품을완성했는데,특히이『모비딕』을쓸때는그과학적정확성에완벽을기하고자했다.
24만단어,전체135장으로구성된이소설은우선고래에대한어원탐구에서부터시작된다.이어지는문헌발췌부분에는『성경』에서플리니우스의『박물지』를거쳐셰익스피어,몽테뉴,존밀턴의『실락원』,제임스쿡의『항해기』,너새니얼호손,찰스다윈까지,거대한괴물또는힘센거인‘고래’에대해거론한글들이폭넓게소개된다.놀랍도록꼼꼼한이기록들은도서관의책들을통해얻어낸것이며,멜빌은심혈을기울여완성한자신의이소설을“도서관을누비고대양을편력한”결과의소산이라고말했다.

“지나간내생애의거센파도여,
내죽음의물결을더욱높게일게하라!”
방랑자이슈메일이지켜본바다,그리고인간의비극

비극적인서사시『모비딕』은소설의화자이슈메일이포경선에올라이항해의목적을알게되기까지를그린부분,대서양에서희망봉을돌아태평양까지이어지는항해부분,마지막으로모비딕과의결투와‘피쿼드’호의침몰을그린세부분으로나누어진다.이이야기들을처음부터끝까지이끌고가는것은에이해브가아닌화자‘이슈메일’이다.그는에이해브선장이이끄는포경선‘피쿼드’호에승선하여흰고래‘모비딕’을쫓는항해를처음부터끝까지지켜본다.엄혹한삶의현실을밑바닥까지체험한이슈메일은침착하고냉정하고분석적인태도로우리에게세상이라는가면너머의진실을보여주며,파멸을향해내달린‘피쿼드’호에서유일하게살아남은인물이되어동료의죽음을대가로얻은삶의비밀을전한다.
이슈메일의눈에비친선장에이해브는불가지의존재를용납할수없고또직접자신이알아낼수있다고자신하는존재였다.선장은이슈메일을비롯한선원모두에게‘모비딕’보다더한두려움과공포의대상이었다.태평양에서펼쳐진3일간의대격투.이슈메일은바다와함께에이해브와모비딕의대결을지켜본다.거기에는삶의한가운데로쳐들어와만사를부질없는것으로만들어버리는싸늘한침묵,그리고어떠한기록도허락지않는바다의관용또는무자비함이있을뿐이었다.

“미국근대문학은『모비딕』과함께시작되었다!”
인간사유의깊이와광활한상상력의
한정점을표상하는대작

『모비딕』은미국문학의최고걸작으로꼽히지만출간당시평론가들은물론일반독자들의반응은냉담했다.1851년가을,『모비딕』이처음출간되었을때이소설을헌정받은작가너새니얼호손은“이책은정말대단하다!나에게큰감동을안겨준다”라고극찬했지만,멜빌이일흔두살의나이로죽기전까지미국에서3,000부남짓팔리는등상업적으로도실패한작품이었다.그러다가작가탄생백주년이지난1920년대에칼밴도렌(『미국의소설』),레이먼드위버(『허먼멜빌』평전)같은문학가들이그의생애와작품을연구하고재평가하면서그위대성을논하는평문이쏟아지기시작했다.위버는『모비딕』을“19세기미국이낳은가장뛰어난소설적상상력”이라고평했으며,루이스멈포드는“셰익스피어의『햄릿』,단테의『신곡』과같은수준의문학작품”이라고상찬했다.영국의소설가서머싯몸은『모비딕』을세계10대소설가운데하나로꼽으며문학적위상을높이세웠다.소설의첫문장인“내이름을이슈메일이라고해두자”는세계문학에서가장유명한문장으로일컬어지기도한다.
노벨연구소가선정한세계100대문학작품의하나이기도한『모비딕』은토머스핀천,코맥매카시,윌리엄포크너,버지니아울프,조이스캐롤오츠등현대영어권작가들에게가장많은영향력을끼친작품으로꼽힌다.인간사유의깊이와광활한상상력의한정점을표상한이작품은세계문학의판테온에서빠트릴수없는대작으로서,마침내그명성이세상에알려진이후한세기가지난지금까지도찬란하게빛나고있다.

비극도너무장엄하면슬픈게아니라아름답게느껴진다.그걸미학에서는‘숭고미’라고하는데,내가뭔가고양되는느낌,그래서내삶이구원받는느낌이드는것―그게문학을,예술을추구하고경험하는이유가아닐까.(…)감히말하건대,『모비딕』만큼그런독서의즐거움을주는책도드물것이다.―김석희(번역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