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매일매일 : 빵과 책을 굽는 마음 (양장)

다정한 매일매일 : 빵과 책을 굽는 마음 (양장)

$17.00
Description
“손으로 반죽하고, 부풀어 오르길 기다리는 시간,
실패해도 스스로에게 너그러워질 수 있는
그 시간을 허락하는 일”
백수린이 전하는 빵과 책의 맛!
백수린 작가는 『다정한 매일매일』을 출간하고 나서 무척이나 빵을 좋아하는 사람일 거란 오해를 종종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빵 자체보다는 빵을 만드는 일이 꼭 필요했다는 그에게, 베이킹이란 실패할지라도 너그럽게 자신을 용서할 수 있는 일,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결과보다는 그 과정이 즐거운 일이다. 여전히 서투르고, 남들 앞에 선보여야 할 때면 자신이 없다가도 “사랑과 동경”만으로 계속해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작가에게 베이킹이란 ‘소설 쓰기’와 닮았다.
빵이 나오는 구절을 만나면 내용과 상관없이 그 책에 대한 애정을 느끼곤 했다는 작가는 “빵집 주인이 되고 싶다는 마음과 소설가가 되고 싶다는 마음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다가 결국 소설 쓰는 사람이 되었다”고 술회한다. 하지만 마침내 둘을 모두 가슴에 품을 수 있었는데 소설 쓰기는 “누군가에게 건넬 투박하지만 향기로운 빵의 반죽을 빚은 후, 그것이 부풀어 오르기를 기다리는 일”이기도 하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어쩌면 한 덩이의 “빵을 건네는 이의 마음으로” 소설 쓰기에 임해온 백수린 작가의 읽고 쓰는 나날들에 관한 기록인 동시에, 그러한 날들을 통해 우리에게 건네는 다정한 안부 인사이다.

내게 소설 쓰는 일은 누군가에게 건넬 투박하지만 향기로운 빵의 반죽을 빚은 후 그것이 부풀어 오르기를 기다리는 일과 닮은 것도 같다. (…) 나는 오늘 빵을 건네는 이의 마음으로 허공에 작은 빵집을 짓는다. 어딘가 있을 당신에게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 책들을 건네기 위해서._본문 28~29쪽
저자

백수린

저자:백수린
2011년경향신문신춘문예를통해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폴링인폴』『참담한빛』『여름의빌라』,장편소설『눈부신안부』,중편소설『친애하고,친애하는』,짧은소설『오늘밤은사라지지말아요』,산문집『아주오랜만에행복하다는느낌』등이있다.한국일보문학상,현대문학상,이해조소설문학상,문지문학상,김승옥문학상우수상,젊은작가상등을수상했다.옮긴책으로는아고타크리스토프의『문맹』,마르그리트뒤라스의『여름비』,아니에르노의『여자아이기억』,프랑수아즈사강의『해독일기』,시몬드보부아르의『둘도없는사이』등이있다.

목차

작가의말

당신에게권하고픈온도
사랑해서하는일21
별것아닌것같지만,삶을살아내게하는것들25
생일케이크│레이먼드카버,『대성당』
진실은언제나그자리에있다30
컵케이크│존치버,『기괴한라디오』
충만한삶,아름다운울림35
캉파뉴│마틴슐레스케,『가문비나무의노래』
정성으로가꾸는매일40
판콘토마테│데이비드디어도르프·캐서린와즈워스,『내식물에게무슨일이일어났을까?』
휴가의끝45
트로페지엔│베른하르트슐링크,『여름거짓말』
어른이된다는것50
파스트라미샌드위치│필립로스,『울분』
사악한표정의잭오랜턴과밤의시간56
펌킨파이│가브리엘가르시아마르케스,『꿈을빌려드립니다』
이세상에아주많은마음,마음들62
브라우니즈쿠키│김희경·이보나흐미엘레프스카,『마음의집』
나만의식빵66

하나씩구워낸문장들
소설쓰는마음175
상처는스스로빛을낸다81
마카롱│앤카슨,『남편의아름다움』
담담하고부드러운삶의조각들86
팬케이크│켄트하루프,『축복』
불확실한세계를읽어내는일90
초콜릿│훌리오꼬르따사르,『드러누운밤』
흔한빵을나눠먹고싶은사람95
멜론빵│기시마사히코,『단편적인것의사회학』
밤이깊어도걸어갈수있다면99
슈크림빵│캐서린맨스필드,『가든파티』
모국어바깥으로떠날때104
바움쿠헨│다와다요코,『여행하는말들』
삶이불가해한것인한,소설쓰기란108
티라미수│제임스설터,『소설을쓰고싶다면』
소설쓰는마음2112

온기가남은오븐곁에둘러앉아
나의개119
가족,가깝고도먼122
사과머핀│줌파라히리,『그저좋은사람』
‘나’,그알수없음에대해서126
침니케이크│아고타크리스토프,『존재의세가지거짓말』
서툴러경이로운당신130
호빵│엘리자베스스트라우트,『내이름은루시바턴』
상처를응시하는섬세한눈길134
바나나케이크│윌리엄트레버,『비온뒤』
이해와노력으로자라는마음139
도넛│도리스레싱,『런던스케치』
정직하고순수한기쁨143
오페라│프랑수아누델만,『건반위의철학자』
언제고다시이순간으로147
델리만쥬│파트릭모디아노,『어두운상점들의거리』
더하는글1:볕을찾는사람?겨울의맛151
붕어빵│델핀드비강,『고마운마음』
달콤한,그밤의기억156

빈집처럼쓸쓸하지만마시멜로처럼달콤한
다정히건네는말163
자신의과오를대하는자세168
자허토르테│토마스베른하르트,『모자』
사랑의자리172
생크림토스트│앙드레지드,『좁은문』
버리지못하고모아둔그리움178
롤케이크│켄리우,『종이동물원』
보온병가득담아온홍차와함께183
구겔호프│제임스조이스,『더블린사람들』
죽음이눈앞에다가왔을때무엇을떠올릴까188
아마레티│시바타쇼,『그래도우리의나날』
오늘도사랑하고사랑해야193
웨딩케이크│니콜크라우스,『사랑의역사』
우리의고독은부드럽다198
콜롬바│줌파라히리,『내가있는곳』
더하는글2:지하철단상여름의맛202
포카치아│하성란,『여름의맛』
떠나보내는여름208

갓구운호밀빵샌드위치를들고숲으로
사랑의편219
나무와나무사이를오래걷고싶을때224
호밀빵샌드위치│페터볼레벤,『나무수업』
세상에기적이존재한다면228
슈톨렌│로맹가리,『새들은페루에가서죽다』
같고도다른두경계인의편지233
호두과자│서경식·타와다요오꼬,『경계에서춤추다』
통밀빵을굽는온순한즐거움237
통밀빵│이한승,『솔직한식품』
‘나’의두려움에서‘우리’의연대까지244
스페인식샌드위치│호세캄파나리·에블린다비디,『난민이뭐예요?』
하지만괜찮다,그렇더라도250
옥수수빵│존윌리엄스,『스토너』
친애하는인생에게254
단팥빵│앨리스먼로,『디어라이프』
찻집상상260

출판사 서평

독자들의꾸준한사랑을받아온스테디셀러,
소설가백수린의첫산문집
『다정한매일매일』개정판출간

2020년출간이후독자들의꾸준한사랑을받아온백수린의첫산문집『다정한매일매일』의개정판이출간되었다.초판에서겨울의포근한온기를품은표지로선보였던『다정한매일매일』은이번개정판에서여름의환하고청량한빛을담았다.무엇보다도개정판출간을기념하여새롭게추가한두편의글(「지하철단상―여름의맛」,「볕을찾는사람―겨울의맛」)은가장최근의백수린작가의읽고쓰는나날들을엿볼수있어더욱반갑다.
“섬세한서사의결”,“대체불가능한아름다운문장”,“깊고천천한시선”.2011년등단이후다수의소설과산문,번역서에이르기까지성실하고도활발한행보를보여준백수린작가는한국일보문학상,현대문학상,이해조소설문학상,현대문학상을수상하면서평단과대중의호평을두루받아왔다.저력있는작가의탄생을예고한시작부터어느덧등단13년을맞은지금까지,독자들의가슴을늘뛰게하는그의작품은『폴링인폴』,『참담한빛』,『친애하고,친애하는』,『여름의빌라』,『눈부신안부』등으로이어지며불가해한삶의이면에자리한틈과이음새를정교하게포착해왔다.

『다정한매일매일』은《경향신문》에연재한글들을수정·보완하고새롭게쓴글들을더한것으로소설가로서의성찰과사유가오롯하게담겨있을뿐아니라,‘빵’과‘책’을매개로살펴온삶의세목들에대한마음을담은책이다.마카롱,도넛,캉파뉴,슈톨렌,바움쿠헨,포카치아등때론달콤하고때론슴슴한,세상의많은빵들만큼이나다채로운풍미를지닌한편한편의글들은작가가오래붙들려온책들에게로우리의시선을이끈다.문학작품은물론,‘난민’을주제로한그림책부터대중적으로널리알려진과학교양서,주변인과소수자에대한‘관찰’이아닌‘공생’을담아낸사회학보고서,원예지침서와식품교양서에이르기까지폭넓고다양한책들의면면을찬찬히펼쳐보노라면,현실에치여외면해온우리들마음안팎의풍경이“페이스트리의결처럼”겹겹이되살아난다.
이책은총다섯개의부로나뉘어있는데,첫번째‘당신에게권하고픈온도’에서는우리의내면을들여다보는일의중요성이,‘하나씩구워낸문장들’은소설쓰기에대한진솔한고민과각오가,‘온기가남은오븐곁에둘러앉아’는가족과친구,반려견에이르는주변의소중한관계에관한일화들이짧지만밀도높은글들을통해조목조목이어진다.네번째‘빈집처럼쓸쓸하지만마시멜로처럼달콤한’에서는사랑을통한인간의근원적인고독을,마지막인‘갓구운호밀빵샌드위치를들고숲으로’는인간과자연,문화안과밖의경계를넘어선연대를아우른다.

백수린작가는이번개정판출간을기념하여쓴「작가의말」에서‘다정하다’는것은‘상태’로서주어지는것이아니라‘태도’로서실천하는것일지도모른다면서,나자신에게,또타인에게도다정해지려노력하는사람이었으면좋겠다는바람을전하고있다.초판이출간되던무렵,코로나팬데믹시기에작가는“정다운사람들끼리향기로운차와빵을놓고마주앉아좋아하는책에대해근심없이이야기나눌수있”는날이오기를바랐다.그러한순간들의정다움을고스란히담아낸이책은,삶이고통스럽거나불행앞에서무기력해질때마다온기를간직한“한덩이의빵”이우리에게있음을잊지말자고당부하는것만같다.목청높여강요하는것이아니라다만차분한목소리로.매일매일이나에게다정하지않을지라도,나와타인의매일매일이다정하기를빌어줄수있는마음이우리에게있으리라는믿음을갖고서.

가능하다면,매일매일이내게다정하지않더라도,나는내가매일매일다정해지려노력하는사람일수있었으면좋겠다.‘다정하다’는것은어쩌면‘상태’로서내게주어지는것이아니라‘태도’로서내가실천하는것인지도모르니까.
_백수린,「새로쓰는작가의말」에서

“손으로반죽하고,부풀어오르길기다리는시간,
실패해도스스로에게너그러워질수있는
그시간을허락하는일”
백수린이전하는빵과책의맛!

백수린작가는『다정한매일매일』을출간하고나서무척이나빵을좋아하는사람일거란오해를종종받았다고한다.그러나빵자체보다는빵을만드는일이꼭필요했다는그에게,베이킹이란실패할지라도너그럽게자신을용서할수있는일,처음시작했을때부터결과보다는그과정이즐거운일이다.여전히서투르고,남들앞에선보여야할때면자신이없다가도“사랑과동경”만으로계속해나갈수있다는점에서,작가에게베이킹이란‘소설쓰기’와닮았다.
빵이나오는구절을만나면내용과상관없이그책에대한애정을느끼곤했다는작가는“빵집주인이되고싶다는마음과소설가가되고싶다는마음사이에서오락가락하다가결국소설쓰는사람이되었다”고술회한다.하지만마침내둘을모두가슴에품을수있었는데소설쓰기는“누군가에게건넬투박하지만향기로운빵의반죽을빚은후,그것이부풀어오르기를기다리는일”이기도하다는걸알고있었기때문이다.이책은어쩌면한덩이의“빵을건네는이의마음으로”소설쓰기에임해온백수린작가의읽고쓰는나날들에관한기록인동시에,그러한날들을통해우리에게건네는다정한안부인사이다.

내게소설쓰는일은누군가에게건넬투박하지만향기로운빵의반죽을빚은후그것이부풀어오르기를기다리는일과닮은것도같다.(…)나는오늘빵을건네는이의마음으로허공에작은빵집을짓는다.어딘가있을당신에게‘별것아닌것같지만,도움이되는’책들을건네기위해서._본문28~29쪽

엄마가만들어준달콤하고아련한기억,
도넛과도리스레싱
스무살그시절의위태롭지만찬란했던날들,
생크림토스트와앙드레지드
훈제고기의붉은빛에스며든‘울분’,
파스트라미샌드위치와필립로스……

『다정한매일매일』은‘빵’을통해책과삶에관한이야기를들려준다.어느주말,엄마가믹스를사다만들어주던도넛처럼달콤하고아련했던기억들은주저하면서도서로이해하려애쓰는모녀의모습을그린도리스레싱의「장미밭에서」를떠올리게한다.앙드레지드의『좁은문』은스무살봄에각인된“내인생첫다방의추억”을불러일으킨다.“돈은별로없고,젊음은아직귀한줄몰라”시간을‘낭비’하는데거리낌이없던스무살.불같은사랑을꿈꾸고또두려워하던그시절맛본‘무제한생크림토스트’는『좁은문』속청춘의열병을앓는두남녀의비극과도연결된다.또호밀빵사이에켜켜이쌓인훈제고기의붉은빛은필립로스의『울분』에나오는코셔정육점의도살이미지를연상시킨다.
그밖에도입속에서녹아금세사라지는마카롱의‘지독한’달콤함은이성으로는설명불가능한예술본연의아름다움에대한성찰을(앤카슨의『남편의아름다움』),굴뚝모양의헝가리빵침니케이크는“기이하고고통스럽지만동시에매혹적인”정체성의문제를(아고타크리스토프의『존재의세가지거짓말』)매개한다.마틴슐레스케의『가문비나무의노래』는오랜시간반죽을숙성시켜굽는캉파뉴로이어지고,독일에서크리스마스기간에먹는슈톨렌은로맹가리의「지상의주민들」에나타난연약하고보잘것없어보이는존재들의기적적인연대로까지나아간다.

소설을읽고쓴다는건,
“사람들은이따금그런생각을한단다”라고
읊조려주는누군가를만나는것

백수린작가는섣부른낙관이나위로의말은삼간다.누군가와단팥빵을나눠먹는순간에서조차도,우리는나름의상처들로각자의자리에서고독한존재들이라는사실을잊지않기때문이다.앨리스먼로의『디어라이프』에관한이야기를들려주며,사람들은누구나“타인에게쉽게발설할수없는상처”와스스로도이해할수없는“욕망과충동을감당하며사는존재”임을환기하는작가는,그럼에도우리의인생이친애할만한것인까닭은어디에있을까고민한다.그리고앨리스먼로가그토록쓸쓸한인간군상을그리면서도제목을‘친애하는인생에게’라고붙인것처럼,그답의실마리를다시‘소설’에서찾는다.이처럼은은하고감미롭게흐르다가도이내무뎌진감각과의식을예민하게건드리는글들에는작가가그간천착해온인생에드리운빛과그림자의일렁이는결들이고스란히담긴다.또한그와함께,“필사적으로,(…)소설을계속쓸수있는사람이되고싶다”는열의와,소설을읽고쓰는일이삶에한발짝더가까이다가가는것이리라는각오가글마다또박또박아로새겨져있다.
이책을통해자기앞에주어진하루하루를성심을다해통과해온한소설가의내면을투명하게마주함과동시에,스스로의내면또한정직하게그리고조금은더다정한눈길로바라볼수있을것이다.폭우속에있더라도언젠가비는멈출것이고,어둠속을걷는중일지라도“작고동그랗게빚은온기”를주먹안에꼭쥐고있는한우리에겐돌아갈곳이있다는걸믿으며.새롭게단장을마친『다정한매일매일』이각자의손에쥐어진온기처럼따스하고도환한빛으로모두의마음속에스미기를기대한다.

소설을읽고쓰는일은나의내밀한고백에“사람들은이따금그런생각을한단다”라고읊조려주는누군가를만나는행위가아닐까생각했다.그리고이런생각도들었다.소설이그런것이라면,당신과내가소설을읽고쓰는사람들인한인생은아직친애할만한것일수도있겠다고._본문25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