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주차장 찾기 (오한기 연작소설집)

무료 주차장 찾기 (오한기 연작소설집)

$14.00
Description
어째 좀 잘 안 풀리는(?) 현대판 봉이 김 선달
오한기식 생계백서, 첫 연작소설집 출간!
기존 소설의 관습과 문법을 흔들며 자전소설과 메타소설, 환상소설과 리얼리즘 소설이 뒤섞인 새로운 형식을 만들어온 작가, 오한기의 첫 연작소설집 『무료 주차장 찾기』가 출간되었다. 데뷔 후 십여 년간 그는 『의인법』 『바게트 소년병』 등 두 권의 소설집과 『홍학이 된 사나이』 『가정법』 등 세 권의 장편, 『인간만세』 등 두 권의 중편을 발표해오며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구축해왔다. 한국 문학에서 가장 “적극적이고 끈질긴 ‘소설가 소설’”(문학평론가 한영인)을 쓰는 작가 오한기는 “세상에서 가장 긴 한 편을 쓰는 매력적인 작가”(산문가 김신식), “일인칭으로 쓰였으되 삼인칭으로 읽힐 만큼 산뜻하여 늘 그의 자리가 커 보이는 작가”(소설가 전성태)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무료 주차장 찾기』는 ‘소설 이후의 소설’로 나아가려는 시도를 꾸준히 모색해온 오한기의 연작소설집으로, 「무료 주차장 찾기」, 「숲 체험」, 「반품 알바」 등 세 편의 소설들을 담았다. 이전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쓰는 화자’, 즉 소설가 ‘오한기’가 등장하는 연작들의 공통점은 ‘육아’와 ‘직업’이다. “비정규직 세입자” 신세인 ‘나’는 오전에는 알바를, 낮에는 주동을 돌보고 밤에는 글을 쓰며 “여기저기 영끌해서” 월 200만 원을 버는 처지로 온갖 부업들을 전전하게 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맞닥뜨리는 본업과 부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고용인과 피고용인이라는 위계질서는 자본이라는 견고한 틀에 의해 규정되어 있는데, “깔끔하게 구획된 하얀 선 내부의 보장된 공간”(「무료 주차장 찾기」)에 대한 갈망은 ‘무료 주차장’을 찾는 일련의 행위로 나타난다. 비용이나 권한, 위치 따위를 고려하지 않고, 애쓰는 자에게 주어지는 자리. 그것은 말 그대로 주차 공간이 될 수도 있고 전세사기의 염려가 없는 집이 될 수도 있고 밥벌이가 될 수도 있지만, 소설가인 ‘나’에게는 무엇보다도 ‘소설 쓰기’가 된다.

발문을 쓴 소설가 김화진은 “봉이 김 선달 식”으로 능청스럽게 들려주는 오한기 소설의 특징을 “고전미”에 있다고 꼽으며, 이번 소설들에서 본업인 소설가 외에 그의 직업이 한없이 늘어가는 것과 도마뱀 반품 알바가 도마뱀 보육 알바로 탈바꿈하는 ‘요술 같은 일’들이 벌어지는 것이 바로 ‘고전미’가 아니면 무엇이냐고 묻고 있다. 더군다나 풍자와 해학, 골계미야말로 오한기 소설의 매력인 과장과 허풍, 엄살과 비약에 있지 않은가. 그러나 재치 넘치는 입담과 익살로 심각한 상황 속에서도 시종 실소를 자아내는 허구의 이야기들 이면에는 냉정한 자기객관화와 현실직시가 뒷받침되고 있다. 신출귀몰한 N잡러 ‘나’의 변천이 버티고 견디는 날것 그대로의 생을 고증하는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다소 어지럽게 보이더라도 결국엔 하나의 선을 그리게 될 거라는”(「반품 알바」) 그의 믿음대로, 이렇게 ‘오한기 월드’를 향한 선이 또 한 줄 그어졌다.
저자

오한기

동국대학교문예창작학과를졸업하고,2012년《현대문학》신인추천에당선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의인법』『바게트소년병』,장편소설『홍학이된사나이』『나는자급자족한다』『가정법』,중편소설『인간만세』『산책하기좋은날』이있다.제7회젊은작가상을수상했다.

목차

발문
에세이를쓰기로하고소설쓰기_김화진(소설가)

무료주차장찾기
숲체험
반품알바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이보세요,오한기씨!
답답하게도덕책같은소리늘어놓고있네.
무료주차는우리권리라고요!”

표제작인「무료주차장찾기」에서편집자의제안을받고육아에세이를쓰기로결심한소설가‘나’는작가생활십년만에경쟁력이하나생겼다는사실을깨닫는다.“실제로아이를키운다는것”.그런데육아를시작한뒤로동선은집유치원놀이터가전부고,인간관계도일곱살딸주동과나자신(와이프‘진진’은주말부부로지내는중이다)뿐이라서녹록지가않다.그런‘나’에게때마침에세이로쓸만한“이슈”가생겼으니바로주동의유치원버스기사가‘무료주차장을찾으러간다’는메시지를남기고버스와함께사라진것이다.그러나주동을직접등하원시키느라글을쓰지못하는‘나’에게또하나의이슈가생기는데,부업으로하는온라인마케팅의급여를떼일위기에처했다는것.게다가주동의유치원친구동주의보호자이자아파트주민인조나는무료주차보장정책실현을위해유치원버스를직접찾아나서자며‘나’를부추긴다.에세이로쓸만한이슈들이휘몰아치는형국인데오히려그때문에쓸수없다는,“인생을형상화한듯한악순환”의아이러니.쓸거리가없어서못쓰고쓸거리가생겨도못쓰는’나‘는이제조나가설파한‘우리의권리’,즉무료주차의권리를되찾기위해‘조나2’가되어행동개시에나선다.


난이도최상,N잡러소설가‘오한기’의
극한반품알바!
오세아니아발도마뱀들과의생존전쟁

이번소설집에실린작품들의한축은‘육아’이기도하지만‘직업’이기도하다.「숲체험」에서‘나’의직업은“소설가,드라마작가,아빠(?)음식배달,블로거,무인문구점매니저”로늘어난다.그런데‘나’의머릿속을온통차지하는건‘무료주차’라는사실.「무료주차장찾기」에서‘에세이이슈’가추가되었다면,이번에는‘비극’이계속추가되는데올림픽공원주차장이늘포화상태이고요금이비싸다는것과그럼에도주동이울다가도뚝그칠만큼올림픽공원숲체험을무척이나좋아한다는것,그리하여매주“비극을강제체험”해야한다는것이다.‘나’에게있어직업만큼한없이늘어가는건돌봐야하는아이들이다.진진의직장동료인장과장이창업한무인문구점매니저일을하면서시작된또하나의‘비극’으로,‘나’는아이들에대한‘돌봄노동’이강도를더해갈수록더“전투적”으로소설을쓰게된다.“소설이운명이라고여겨질만큼”“행복과만족감”을느끼며.
「반품알바」는도마뱀구매대행반품알바를시작한소설가‘나’의이야기다.반려도마뱀해외구매대행을하는영화동아리선배의일을도와반품된도마뱀을회수한다는이단순한일에도하나의조건이있었는데도마뱀을되팔든보관하든알아서처리해야한다는것.와이프진진은생명체를사고판다는것이주동이보기부끄럽지않겠냐며만류하지만,가계경제의핵심축이자믿을구석이었던진진이직장에서정리해고를당하고아빠가네번째암수술을받는최악의상황에직면하게된다.도마뱀반품알바가비루한인생을반품할역전의기회가될수있을까?


“다소어지럽게보이더라도
결국엔하나의선을그리게될거라는믿음”
몽상가에서리얼리스트가된문학제일주의자

이번연작소설집에서오한기는그동안다른소설들에서보여온‘~되기’에대한가능성을가장현실적인욕망의실천으로보여주는데바로‘무료주차’를갈망하는것이다.『의인법』에서‘인간이하의존재’가‘인간인척’하거나『가정법』에서‘스스로원하는존재’가되려한오한기는“문학제일주의자가몽상가에서리얼리스트가돼가는”요즘그의소설의경향(「숲체험」)대로무료주차장을찾아야한다는실질적인문제에당면한자가곧작중‘오한기’가되는등치법을구사하고있다.
그러나‘무료주차’가상징하는“행복과안정,아름다움”(「반품알바」)은잠시환각처럼찾아온가치들로,자본주의에무난히편입하려는‘욕망’이아니며,‘쓰는자아’를유지또는회복하려는‘욕구’에가깝다.수익과가성비,효율성에안착하고자애쓸수록“새로운노예주로거듭”날뿐불균형하게작동하는사회시스템의근본대책이될수없으며,이는작가이자아빠인‘오한기’에게도마찬가지다.「숲체험」에서정규직을바라는듯하지만,부업이직업이되었을때되레그에반하고자소설쓰기에몰두했던것처럼.『무료주차장찾기』가육아와직업,먹고사는일의생계에대한‘백서’이면서쓰고또쓰겠다는선언이새겨진‘백서’로도읽히는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