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산타 (물구나무 세상보기)

블랙 산타 (물구나무 세상보기)

$12.00
Description
판화 기법으로 그림책 속에 외로움이 행복으로 바뀌어 가는 과정을 새겨 왔던 작가 김명석의 『블랙 산타』에는 이 낯선 산타의 이야기가 실낱같이 가느다란 연필 선으로 구현되어 있다.

저자

김명석

1983년충남서천에서태어나배재대학교환경조각과를졸업하였다.평소아동미술과일러스트에관심이많았다.홍익대학교교육원에서판화수업을받고2010년첫창작동화'빨간등대'를만들었다.그림책'빨간등대'는눈높이아동문학상을받았다.

출판사 서평

블랙산타가어떤산타냐고?
어둠속그림자처럼남몰래숨어들어
선물을가져가는산타지!

해마다크리스마스가되면날씨는추워도마음만큼은훈훈하고행복해집니다.가족과함께,친구와함께보내는크리스마스는상상만으로도따뜻해지고요.우리이웃에게는나눔과온정의손길이끊이지않습니다.이런크리스마스를조금더즐겁게만들어주는게바로산타클로스입니다.산타클로스하면,하얀수염이덥수룩하게나있고,빨간옷에인자한웃음을짓는할아버지가떠오릅니다.산타클로스는크리스마스이브에순록이끄는썰매를타고와서굴뚝을통해집안에몰래들어가착한아이들을위한선물을놓고간다고하지요.
하지만그림책『블랙산타』의산타는아닙니다.산타클로스와비슷해보이면서도어딘가다릅니다.부리부리한커다란눈,높다란담을풀쩍풀쩍손쉽게넘을듯이가늘고긴다리,금방이라도기다란혀를날름거려선물을쓱싹할듯커다란입…….짝짝이신발도모자라헤진옷을누덕누덕기워입은블랙산타는허리춤에온갖열쇠를주렁주렁달고있지요.손에는손전등을,선물꾸러미에는밧줄까지.쉿!이건비밀인데요.이게다블랙산타가선물을손쉽게가져가는비법이래요.블랙산타는어둠속에슬그머니모습을감추는그림자처럼아무도모르게집안으로숨어들어선물을가져가요.선물에는주는이의마음과정성,받는이의기쁨과행복이담겨있지요.블랙산타는이런선물로남몰래기쁨과행복을나누어주고다니는산타클로스와는정반대라는말씀!블랙산타의이야기를어디한번들어볼까요?


이굴뚝에서저굴뚝으로,잿빛세상을누비며
행복과기쁨을훔치는블랙산타

사실,블랙산타는외로운아이였답니다.쓸쓸하고추운크리스마스이브를맞이하기전까지는말이지요.크리스마스가다가오는떠들썩한분위기는세상을행복하게물들이고있지만,아이에게는선물을줄가족도친구도없습니다.그래도그럭저럭잘참았는데,집에도착하자마자느껴지는냉기에슬픔이북받쳐오릅니다.외로움이라는낯선감정이곪을대로곪아터져버리고맙니다.집안에더는머물수없었던아이는결국밖으로뛰쳐나가자기만의방식으로세상에뛰어들기로합니다.그게바로‘블랙산타’입니다.선물을건네는산타가아닌,선물을가져오는산타가되기로한겁니다.
친근감이라고는느껴지지않는두꺼비,블랙산타는남루한산타복장을하고굴뚝을몰래들어갑니다.밤이다가기전에선물을하나라도더가지려는블랙산타!이제선물꾸러미가가득차고,헤아릴수없을만큼선물이많아졌지만블랙산타는조금도행복해지지않습니다.남의선물을가져가는나쁜행동을했지만그런블랙산타의모습은어쩐지안쓰러워위로해주고싶어지지요.그건아마도블랙산타의순수함이고스란히느껴지기때문일겁니다.세상에어떻게나아가야할지갈피를잡지못하고외로움을어떻게이겨내야하는지모르는블랙산타에게서이제막사춘기에접어든아이의방황과반항이엿보이기도합니다.『빨간등대』『행복한두더지』등판화기법으로외로움이행복으로바뀌어가는과정을그림책속에아로새겨온그림책작가김명석은판화에모두담아낼수없었던치밀하고환상적인세상을『블랙산타』에서실낱같이가느다란연필선으로구현하고있습니다.특유의미적감각을잃지않았음은물론,미세한선하나하나를몇차례나되풀이해가며선을덧입혀입체감을더해완성한한컷한컷그림에는글보다더많은이야기가담겨있습니다.촘촘한그림에눈을바짝대고꼼꼼히살펴보면,세상을좀더비틀어보는익살맞은유머감각뒤에숨겨진이야기를찾을수있습니다.
작가는외로움의색깔을흑백으로표현했습니다.행복과마음따뜻한즐거움이묻어나는크리스마스이브의세상을색감이라고는없는잿빛으로말이지요.그대신,외로움을주체하지못하는블랙산타만은도드라져보이게화려한빨간색옷을입고있습니다.이름은‘블랙산타’이지만빨간산타와,크리스마스지만‘블랙’으로물들기라도한듯색감을잃어버린세상.이역설적인표현은외로운블랙산타의눈에비친세상을보여주며책속이국적인풍경으로독자를이끕니다.


블랙산타에게필요한진짜선물은무엇일까?

조금만눈높이를낮추면세상은달라보입니다.예전에는보이지않았던사소한것들이나,들리지않았던이야기가들려오는가하면,미처생각하지못했던부분을깨닫게될때도있지요.블랙산타도그렇습니다.선물을가지러다니며마주친가족들의모습은블랙산타의생각만큼풍성하지만은않습니다.선물이없어도아빠와함께하는게더좋은아이,서로선물을양보하는가족,불우이웃돕기모금함…….이모든광경은블랙산타가꿈꾸었던크리스마스이브의모습이자,자신을돌이켜보는계기가됩니다.
잘잘못을가려주고,마음이담긴충고나조언을해줄친구나가족이있었다면아이도‘블랙산타’가되지않았을지모릅니다.남의행복과마음이담긴선물을빼앗는다고해서내가행복해지지는않는다는사실을,외로움에서벗어나려면용기를내어먼저한발다가서야한다는사실을아이는몰랐던겁니다.외로움을극복하는방법을몰랐던아이는두둑한선물꾸러미와함께크리스마스이브의해프닝을겪고나서야깨닫습니다.그래도괜찮습니다.누구나잘못을하면서배워나가는거니까요.반성과뉘우침끝에산더미같았던선물은모두제자리를찾고,블랙산타는자취를감춥니다.그자리에는텅빈선물꾸러미와아이만남았지요.
다가오는크리스마스에는아이도집밖으로새로운걸음을내디딜지도모릅니다.마음을나눌새로운가족과친구를찾아서말이지요.주위에블랙산타처럼혼자라너무외롭고쓸쓸해서힘들어하는이들이있을지도모릅니다.주위를돌아보고등을토닥여주세요.블랙산타가가져갔던선물보다더귀하고값진마음이돌아올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