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물 듯 저물지 않는

저물 듯 저물지 않는

$15.78
Description
아주 모호한, 그러나 그렇기에 현실적인 이야기!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 『저물 듯 저물지 않는』. 지금까지 저자가 한 번도 시도해보지 않았던 소설 속 소설이라는 형식으로 쓰인 이 작품은 우리 삶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 지독히 현실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나이 쉰이 넘도록 부모가 남겨둔 유산으로 먹고살면서 유일하게 열을 올리는 행위는 독서뿐인, 현실과 동떨어져 사는 듯한 탐독가 미노루와 그를 둘러싼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가 뚜렷한 기승전결 없이 그저 흘러간다.

쉰이 넘었지만 여전히 어른인 듯 아이인 듯 살아가는 미노루에게는 시간이 흐르면서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책임이 언제까지고 미뤄지는 듯하다. 주변 사람들은 미노루의 탐독을 답답하게 여긴다. 책 속에만 빠져 사느라 현실에는 통 관심이 없어 보이는 탓이다. 하지만 미노루에게 독서는 현실 도피가 아니다. 삶의 일부분, 오히려 현실보다 더욱 현실감 있는 세상이다. 현실은 밋밋한 반면, 미노루가 읽고 있는 소설 속에서는 예기치 못한 사건이나 연인 사이의 어긋남 같은 드라마가 펼쳐진다.

제목이 암시하듯 미노루가 사는 시간은 낮과 밤의 경계인 해 질 녘처럼 어스름하고 모호하며 때론 혼란스럽기도 하다. 미노루의 주변 인물들은 얼핏 제법 현실적으로 사는 듯 보이지만 이들의 시간도 어스름하고 모호하고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이곳에도 저곳에도 눌러 살지 못하고 왔다 갔다 하거나, 인정해버릴 수 없는 현실을 잠시나마 한숨 돌리려고 외면하는 중이거나, 언젠가 먼 미래에 행복했다고 느낄 그러나 지금은 도망치고 싶은 순간을 애써 견디고 있거나. 시작되고 끝나는 지점이 뚜렷하지 않은 이 이야기는 그렇기에 우리 삶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 지독히 현실적이다.
저자

에쿠니가오리

저자에쿠니가오리江國香織는1964년도쿄에서태어난에쿠니가오리는청아한문체와세련된감성화법으로사랑받는작가이다.1989년『409래드클리프』로페미나상을수상했고동화부터소설,에세이까지폭넓은집필활동을해나가면서참신한감각과세련미를겸비한독자적인작품세계를구축하고있다.『반짝반짝빛나는』으로무라사키시키부문학상(1992),『나의작은새』로로보노이시문학상(1999),『울준비는되어있다』로나오키상(2004),『잡동사니』로시마세연애문학상(2007),『한낮인데어두운방』으로중앙공론문예상(2010)을받았다.일본문학최고의감성작가로서요시모토바나나,야마다에이미와함께일본의3대여류작가로불리는그녀는『냉정과열정사이Rosso』,『도쿄타워』,『언젠가기억에서사라진다해도』,『좌안1ㆍ2』,『달콤한작은거짓말』,『소란한보통날』,『부드러운양상추』,『수박향기』,『하느님의보트』,『우는어른』,『울지않는아이』,『등뒤의기억』,『포옹혹은라이스에는소금을』,『즐겁게살자,고민하지말고』,『벌거숭이들』등으로한국의많은독자들을사로잡고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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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에쿠니가오리2018년신간장편소설출간!
문학독자를설레게하는‘스토리텔러’로서의새로운매력


시간이흐를수록더욱사랑받는작가에쿠니가오리가새로운소설로돌아왔다.신간『저물듯저물지않는』은‘소설속소설’이라는,지금까지에쿠니가오리가한번도시도해보지않았던형식으로쓰여더욱반갑다.나이쉰이넘도록부모가남겨둔유산으로먹고살면서유일하게열을올리는행위는‘독서’뿐인,현실과동떨어져사는듯한탐독가미노루와그를둘러싼주변인물들의이야기가뚜렷한기승전결없이그저흘러간다.‘현실’은밋밋한반면,예기치못한사건이나연인사이의어긋남같은드라마는미노루가읽고있는소설속에서펼쳐진다.
이소설은아주모호한,그러나그렇기에현실적인이야기다.등장인물들에겐시간이가고나이먹음에따라자연스럽게맞이해야할어떤결정의순간이유예되어있다.나름의설렘과즐거움으로유예된시간을보내기도하고,순간의안정감에기대기도한다.미성숙한과거를서둘러떨쳐내고미래로향하고픈때는지나온사람들,그렇게고대했던미래가마냥장밋빛은아니라는걸이미아는사람들.서둘러앞으로가기보다지금이저물듯저물지않는시간에그냥머물려는사람들.시작되고끝나는지점이뚜렷하지않은이이야기는그렇기에우리삶을그대로옮겨놓은듯지독히현실적이다.

저물듯저물지않는어느여름날의황혼
낮도밤도아닌,그어스름한때에머물러있는사람들


쉰이넘었지만여전히어린애같은생활패턴으로살고있는미노루는탐독가다.책을읽을땐밖이더운지추운지도모른다.부유한부모가남긴유산으로먹고사는데,유산은친구이자세무사인오타케가관리해주고있으니집이어디에몇채가있는지재산은얼마나되는지확실히알지못한다.자유분방한옷차림을즐기고,소프트아이스크림이좋아서가게를열었다.누나스즈메와한밤중에아무도없는자기아이스크림가게로침입해스릴을즐기기도한다.전여자친구와의사이에딸이한명있어서아빠노릇은제대로하고있지만,결혼은사양이다.어른인듯아이인듯살아가는미노루에게는시간이흐르면서누구에게나주어지는책임이언제까지고미뤄지는듯하다.
주변사람들은미노루의탐독을답답하게여긴다.책속에만빠져사느라현실에는통관심이없어보이는탓이다.하지만미노루에게독서는현실도피가아니다.삶의일부분,오히려현실보다더욱현실감있는세상이다.번역가김난주는“소설과현실을오가는미노루의시간은마치현실의시간이소설속시간을뒤쫓는느낌”이라고표현했다.실제로소설을읽고있는미노루의시간은인터폰소리나문이열리는소리또는찾아온누군가가부르는소리에툭툭끊기곤한다.
『저물듯저물지않는』이란제목이암시하듯,미노루가사는시간은낮과밤의경계인해질녘처럼어스름하고모호하며때론혼란스럽기도하다.몸은전철역플랫폼에있는데머릿속은온통하얀눈이쌓인북유럽에가있거나,한여름에겨울이배경인소설을읽다가현실의계절을‘여름같다’라고느끼거나.미노루의주변인물들은얼핏제법현실적으로사는듯보인다.미혼모로서아이를키우며미래의취직을위해미노루에게잘보이려하는유마,각자성실하게일하면서언젠가시골에별장을사겠다고꿈꾸는동성커플치카와사야카,미노루와의사이에딸을뒀지만책만읽는미노루에게질려‘보통의삶’을찾아평범한남자와결혼한나기사.그러나이들의시간도어스름하고모호하고혼란스럽기는마찬가지다.이곳에도저곳에도눌러살지못하고왔다갔다하거나,인정해버릴수없는현실을잠시나마한숨돌리려고외면하는중이거나,언젠가먼미래에행복했다고느낄그러나지금은도망치고싶은순간을애써견디고있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