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하스 의자(리커버)

웨하스 의자(리커버)

$13.80
Description
에쿠니 가오리의 2001년 작. 사랑이 허용되지 않는 두 사람(중년의 독신 여성과 딸이 있는 유부남)의 사랑을 에쿠니 가오리 특유의 간명하고 명징한 언어로 이야기한다. 화가이자 스카프, 우산 디자이너인 여자의 일상은 고요하다. 매일 그림을 그리고 애인을 기다리고 가끔 길고양이들에게 먹이를 주며, 동생의 연애에 귀 기울인다. 얼핏 똑같아 보이는 하루하루가 지속되지만, 애인의 사랑 안에서만 숨 쉴 수 있는 여자는 자신이 조금씩 ‘망가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부모의 보호와 가정이라는 울타리 안에서만 존재를 지탱할 수 있는 어린아이와 같은 여자의 내면. 그녀가 어른이기를 주장하고, 이 사랑을 벗어나려 할 때 그녀에게는 죽음과도 같은 이별이 기다리고 있다. 그녀가 선택한 사랑의 마지막 모습은 어떤 것일까. 조그맣고 예쁘지만, 누구도 앉을 수 없는 ‘웨하스 의자’와 같은 절망 속에서, 그 절망조차 문제 삼지 않고 자신을 긍정하는 강함. ‘사랑’ 혹은 ‘절망’ 그 사이에서 지극히 고독함을 고백하고 있는 이 소설은, 읽고 나면 한없이 쓸쓸하지만, 또 따스해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2021년 리커버 개정판으로 번역가 김난주의 꼼꼼한 번역, 일러스트레이터 오하이오의 담담한 표지 일러스트가 『웨하스 의자』를 한층 더 깊이 있게 만들었다.
저자

에쿠니가오리

江國香織
1964년도쿄에서태어난에쿠니가오리는청아한문체와세련된감성화법으로사랑받는작가이다.1989년『409래드클리프』로페미나상을수상했고,동화부터소설,에세이까지폭넓은집필활동을해나가면서참신한감각과세련미를겸비한독자적인작품세계를구축하고있다.『반짝반짝빛나는』으로무라사키시키부문학상(1992),『나의작은새』로로보노이시문학상(1999),『울준비는되어있다』로나오키상(2003),『잡동사니』로시마세연애문학상(2007),『한낮인데어두운방』으로중앙공론문예상(2010)을받았다.일본문학최고의감성작가로불리는그녀는『냉정과열정사이Rosso』,『도쿄타워』,『언젠가기억에서사라진다해도』,『좌안1·2』,『달콤한작은거짓말』,『소란한보통날』,『부드러운양상추』,『수박향기』,『하느님의보트』,『우는어른』,『울지않는아이』,『등뒤의기억』,『포옹혹은라이스에는소금을』,『즐겁게살자,고민하지말고』,『벌거숭이들』,『저물듯저물지않는』,『개와하모니카』,『별사탕내리는밤』등으로한국의많은독자들을사로잡고있다.

목차

웨하스의자
옮긴이의말
개정판옮긴이의말

출판사 서평

'웨하스의자'란...
나는그하얀웨하스의반듯한모양이마음에들었다.약하고무르지만반듯한네모.그길쭉한네모로나는의자를만들었다.조그맣고예쁜,그러나아무도앉을수없는의자를.
웨하스의자는내게행복을상징했다.눈앞에있지만-그리고당연히의자지만-절대앉을수없다.
 
웨하스의자는말그대로과자'웨하스'와'의자'의합성어이다.과자로만든의자는현실세계에서는존재하지않는것.과자로만든의자니까보기에는예쁘고갖고싶고달콤한향이느껴질지몰라도절대로앉을수는없다.의자란본질적속성에충실하지못하다.
그리고곧부서지고부식되고마는웨하스는언젠가는사라지고말기때문에시간이란것에귀속된다.끝이예정되어있는것이라고도할수있다.
결국,이작품제목이암시하는것은겉으로보기와는달리,어떤상황에근본적인큰문제가있다는것을얘기하며,그문제로인해언젠가는끝을맞게되는상황이오리라는것을보여주는것이라할수있을것이다.
 
“사랑해.”
애인은나의눈을가만히쳐다보고는,
“나도사랑해.”
하고말했다.똑바로,성실하게.
나는매일조금씩망가져간다.
  
작품에서주인공은한남자를사랑한다.그리고그도그녀를사랑한다.
그런데사랑의단어를속삭이면서,'매일조금씩망가져간다.'고고백하고있다. 
'사랑하는것'자체는예쁘고,달콤하고,그것이진실이고전부인데,그런데왜이런의식이작용하는가?
결국,주인공의사랑은현실에서지속되기어려운상황이기때문이다.
그사랑은이루어질수없다.마치과자로만든의자에는부서지기때문에앉을수없는것처럼.
왜냐하면,애인에게는부인이있고,두아이가있다.
결국'웨하스의자'는처음부터장애를안고사랑을시작한주인공의상황을비유한것이라고할수있다.
그녀에게웨하스의자는언제까지행복을상징할것인가….
 

작품의주인공
“내가기억하는한,나는당신을처음만났을때이미사랑에빠졌어.어떻게그럴수있었는지는잘모르겠지만,한눈에반한것도아니고,그냥당신을처음만났을때,이미당신을사랑하고있었어.”
 
주인공여자는스카프,우산,디자이너로인생에서처음으로찾아온사랑에진심으로기뻐한다.그녀자신의독백처럼,그녀는찾아온사랑을절대놓아주지않으려는어린아이같기도하고,한편현실을너무나도잘파악하고있기때문에애인에게더는매달리지못함에대해슬퍼하기도한다.
사랑하지만,그대상으로인해더욱더짙어지는외로움과고독속에서그녀는애인으로인해존재하는자아를더욱강하게인지해갈뿐이다.그런그녀에게미래를위해선택을해야만하는순간이점점다가온다.


초판편집자서평
에쿠니가오리에대해얘기하면서현실의본질적인고독과결핍,그리고소수를바라보는따뜻한시선에대해빼놓을수없다.대표작『냉정과열정사이』로에쿠니가오리는‘사랑’이라는보편적감수성을흔들어놓으며독자들에게어필되었지만,같은‘사랑’이라는소재임에도호모남편과알코올중독자아내,그리고남편의애인이라는상식너머에있는세사람의사랑과우정을그린『반짝반짝빛나는』이나한남자를사이에두고기묘한우정을키운리카와하나코가등장하는『낙하하는저녁』같은작품등이존재하기때문이다.
이번『웨하스의자』에서도에쿠니가오리는사회적표면으로떠오르진않았지만주변에서얼마든지있을수있는상황,사람들이미처모른체하고있는부분에대해살며시표면으로드러내보이며그본질에대해독자들에게새로운질문을던진다.예를들어,작품속에서다음과같은부분,
 
동생이대학원생과헤어졌다고한다.(…중략…)대학원생에게4년이나사귄여자가있단다.
‘그게이유야?’(…중략…)동생은분개하고있다.
(…중략…)4년을사귀었다면,아마도그는그녀를좋아하는것이리라.하지만,그렇다고동생을좋아하지않는다고는할수없다.
‘네가그남자를좋아하는감정,그리고그남자가너를좋아하는감정은어떻게되는데?’
‘몰라,다끝났어.’동생이말한다.
‘나는언니하고달라.그런거꼬치꼬치안따져.’(본문96~97page)
 
처럼,흔히,불륜이라고말할수있는관계(부인이있는남자를사랑하는한여자,가정을가진남자가사랑하는여인.그리고그들의사랑)에대해문학의사회학적역할을톡톡히해내고있다고본다.
물론,저자는그들의관계가지극히합리적이라거나행복한결말이기다린다는식의청사진을내놓지않는다.단지,어쩔수없이사랑한사람이‘부인이있는남자’였을뿐인한여자가있고,그녀의사랑과주변에대해고운시선으로바라봐줄뿐이다.고통과슬픔이예정돼있다해도소중하게다가온사랑을정직하고충실하게맞이한사람들에대해서말이다.
한개인으로써누구나가지켜야할법이있고,사회적규범과개인적도덕이있다는것을무시하면서살수는없지만,그런것들을위해사람들은또한얼마나많은것들을흘려보내며놓치고있는지생각해보는것도좋을것이다.또한평범한사람들이납득하기어려운이러한관계는어찌보면,결국소외된사랑의한전형이될수도있을것이다.


개정판편집자서평
17년전처음소개된에쿠니가오리의『웨하스의자』가세월의흐름에발맞춰새로운해석과함께리커버개정판으로조금더꼼꼼하게다듬어졌다.역자의더욱세밀하고예민한언어로새롭게탄생한『웨하스의자』를소개한다.

멋진애인이있지만사랑만으로는쉽게채워지지않는주인공의고독과결핍,외로움.그러나그절망에무너지지만은않는강한소설이다.우리는주인공을통해어린아이에서어른으로성장하고자신의절망을끌어안으며긍정하는법을배울수있을것이다.

나는그하얀웨하스의반듯한모양이마음에들었다.약하고무르지만반듯한네모.그길쭉한네모로나는의자를만들었다.조그맣고예쁜,그러나아무도앉을수없는의자를.
웨하스의자는내게행복을상징했다.눈앞에있지만-그리고당연히의자지만-절대앉을수없다.
_본문p.72

웨하스는달콤한크림이묻어있지만매우쉽게부서지는과자다.주인공의사랑은그런웨하스로만든의자처럼위태롭고불안정하다.주인공은사회에서환영받지못할관계(미혼의여성과가정이있는남성의사랑)를지속한다.그고독과절망속에서주인공은애인이있어야만완전해지는어린아이에가까웠으나죽음과도같은통과의례를거친뒤,혼자도망가지않고계속해미래로나아갈수있는힘을갖게된다.

나와동생은죽음은평온한것이라고생각한다.아니,그렇게생각하기로했다.죽음은언젠가우리를맞으러와줄베이비시터같은것이다.우리는모두,신의철모르는갓난아기다.
_본문p.45

또한주인공은죽음을그다지두려워하지않는다.오래전아빠가가르쳐준대로죽는건슬픈일이아니라고도생각한다.이러한담담하고담백한힘에서주인공의사랑은더욱선명해지고강인해지는것이다.우리는죽음의문턱앞에서주인공이사랑과자신을위해어떤선택을할것인지,다정한마음으로바라볼수있다.우리는비록웨하스로만들어진의자에앉을수는없지만,외로움이사무치는날홍차한잔에각설탕과웨하스를곁들여달콤함을음미하는순간을즐길수는있을것이다.